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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톰브링어 님의 서재입니다.

스멜 오브 데블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스톰브링어
작품등록일 :
2016.05.15 11:44
최근연재일 :
2019.10.02 15:18
연재수 :
181 회
조회수 :
401,274
추천수 :
2,723
글자수 :
987,148

작성
16.05.15 11:51
조회
15,825
추천
86
글자
10쪽

제 1화 - 양희서의 등장 (1)

스멜 오브 데블을 연재합니다. 현대 판타지물입니다. 재미있게 써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DUMMY

스멜 오브 데블



제1화 - 양희서의 등장(1)


소나타는 성수대교를 타도를 가르는 돌고래처럼 지나쳤다. 청담동 일대의 강남 번화가를 빠르게 벗어나 차는 분당의 조용한 숲길로 접어들었다. 엔진소리가 커지면서 비탈길이 나타났다. 하얀 화강암 축대 밑을 돌아 대나무 숲이 유리창 속에 조경된 세련된 철골구조 빌딩 주차장으로 택시가 미끄러지듯 진입하여 주차되었다.


“손님, 도착하셨습니다.”


우바택시 운전사가 정중하게 말했다. 그는 능숙하게 문을 열고 필요 이상으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쓰레기 저 주세요.”


그는 조금 전 차를 타고 가다가 건넨 캔디의 껍질을 돌려받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미 지불되셨습니다. 좋은 시간 보내십시오.”


차가 사라지자 김성준은 건물 앞에서 출구를 찾았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건물의 출입구도 없었고 사람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헉!”


그는 소스라쳤다. 바로 뒤에 웬 여자가 서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흰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의사나 간호사처럼 보였다.


“이곳은 원래 이래요?”

“예?”

“사람을 이렇게 놀래키냐구요?“

“아닙니다. 놀라셨으면 죄송합니다. 절 따라오시죠.”


그녀가 유리문에 손을 대자 센서에 불이 들어오면서 유리문이 스르르 열렸다. 밖에서 보면 영락없는 그냥 유리창이었는데 특정 부분에 손을 대면 센서가 켜지는 모양이었다. 건물에 들어오자 잠시 뒤에 고기를 굽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실내에 대나무 숲이 조경된 상쾌한 복도를 지나 잔디밭에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광장에 도착했다. 그곳에도 키큰 대나무가 가득했다. 은은한 조명 때문에 푸른 대나무 잎들이 환상적인 형광빛 푸르름으로 빛났다.

실내에서 밖으로 연결된 유리문들이 병풍처럼 접히고 건물 밖이 환하게 보였다. 아스팔트 위로 긴 생머리의 여자가 운전하는 하얀 컨버터블 벤츠 한 대가 미친듯한 속도로 그의 곁을 지나쳐갔다. 그 순간 마치 바람이 자신을 밀어내는 것 같았다. 그 바람 속에 너무나 강한 향수의 향이 났다. 그는 그 장면이 언젠가 겪었던 데자뷔처럼 여겨졌다.


“내가 저걸 언제 보았지? 영화였나? 어떻게 실내로 밖의 향기가 들어왔지?”


그가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을 때 그녀는 그에게 손가락을 까닥거려 따라 오라는 사인을 보냈다. 그는 순간 목자에게 끌려가는 양처럼 땅 속 더 깊은 곳으로 한발한발 내려갔다. 그녀는 계속 양치기처럼 휘파람을 불어댔다. 지하 이층의 공간에는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대화소리가 울렸다. 고기굽는 내음과 철판구이틀에서 올라오는 수증기와 담배연기가 거대한 구렁이처럼 엉겨있었다. 식당은 매연과 소음으로 가득한 시내 한복판 같아서 그는 편두통을 느꼈다.


“앉으세요.”


그녀의 목소리는 명령조였지만 듣기 거북하지는 않았다. 비좁은 소파에 호호거리는 여자들의 데시벨 높은 소리에 귀가 멍멍했다. 그런 부류에게서 풍겨나오는 고급 향수 내음에 계속 골이 흔들거렸다. 커다란 방에 두팀으로 나뉜 큰 소파에는 서로 아는 사람들인지 아니면 모르는 사람들인지 알 수 없었지만 십여 명의 사람들이 각기 다른 화제의 이야기를 하며 앉아 있었다. 그중 유난히 머리카락이 긴 여자가 옆의 남자에게 영어로 욕을 했다.


fuck off!(꺼져!)


남자는 피우던 담배를 여자에게 집어던지고는 자리를 떴다. 김성준은 억지로 마지막 자리에 앉았지만 어색함은 여전했다. 양쪽의 큰 소파 사이에서는 요리사들이 철판구이 요리를 하고 있었다. 고기를 굽고 야채나 새우와 랍스터 같은 것들이 익으면 두명의 여자가 테이블로 그것들을 옮겼다. 흰옷을 입고 그를 안내한 여자도 그중 하나였다.


“의사가 아니고 요리사였군.”


김성준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는 좌우를 둘러보았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열심히 세영을 찾았다. 사람을 불러놓고 아무도 그에게 아는 척을 하지 않는 것은 아무래도 무슨 흉계 아니면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김선배! 오셨어요?”

“어! 세영아!“


세영이 웬 남자와 방으로 들어왔다. 그는 그제서야 다소 안심했지만 세영의 어깨를 잡고 나타난 검은 수트의 남자에게 자꾸 눈이 갔다.

‘저 남자가 애인인가?’

세영과 인사를 나누자마자 그의 옆에 쪼르륵 연이어 앉은 미니스커트의 네 여자가 성준에게 인사를 건넸다.


“세영이 선배님이에요?”

“반가워요!”

“미남이시네”

“쎅시하시구! 후후”


그녀들은 모두 한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은 사람들 아니면 자매 혹은 친척들 같았다. 그는 조심해야지 하면서도 네 명의 여자를 당하지는 못하리라는 운명적인 혹은 촌스럽기 그지없는 불안감을 느꼈다.


“김성준입니다.”


굳이 세영의 소개로 하나하나 인사를 하는 치레가 번거롭다는 표정을 그는 일부러 강하게 지었다. 그들은 다시 자신의 이름을 대보라면서 무슨 퀴즈 게임하는 사람마냥 다그치다가 깔깔거렸다.


“호호호, 이름 촌스러! 그래? 그래! 호호호호”


그녀들은 자기들끼리 깔깔거리기도 하면서 곤혹스러워하는 수컷의 몰락을 즐기는 모양이었다. 그들만의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주문이 지나가고 수레에 음식을 가득 실은 요리사가 옆에 와 서서 절을 하고 지글지글 치익치익거리는 소음 때문에 그는 다시 편두통에 시달렸다.

세영은 간간이 웃어주면서 시선은 주지만 김성준은 불안한 표정이었다. 그들만의 세계에서 그들의 대화가 만발하고 폭탄 같은 웃음이 터지고 불꽃놀이 같은 건배가 연거푸 이어졌다. 그들의 잔 부딪히는 소리는 글래디에이터의 칼을 부딪치는 소리와도 흡사했다.


“어이! 형씨!”


검은 양복이 김성준에게 야릇한 표정으로 물었다.


“오늘 무슨 날인지 아세요?”

“예? 무슨 날이라니요? 전 잘 모르겠는데....”

“아니에요. 선배, 그냥 장난이에요! 희서 오빠! 왜 이래!”


세영이 그를 말리며 분위기를 수습하려했지만 검은 양복은 막무가내로 세영을 뿌리쳤다.


“이거 놔! 우리 내기했다! 분명히 난 돈도 걸었어!”


양희서라는 치는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돈 봉투를 꺼내들어 흔들었다.


“아니, 이러지 않기로 약속했잖아요! 희서오빠! 장난이 지나치잖아!”

“무슨 약속?”

“인사만 하기로 했잖아요!”

“그래! 지금 인사하잖아! 세영아! 넌 좀 빠져있어!”


양희서는 세영을 억지로 소파에 앉혔다.


“사실은요. 성준씨, 아, 이렇게 불러도 되지요? 참! 난 양희서요! 우리 막내 세영이가 미리 말을 안한 것 같은 데 우린 이미 순서대로 자기 애인을 선보여주고 식사를 한번씩 같이 했거든요, 그래서 이제 세영이 차례가 되었는데 아직 애인이 없다잖아요. 글쎄. 그럼 아는 남자 아무라도 좋다구해서 이런 자리가 마련됐어요. 김성준씨가 마침 거래처 분이고, 참! 이번에 용진실업에 입사하셨다고요? 맞죠?”

“예, 맞아요.”

“좋아요. 그런데 세영이가 애인이 아니고 그냥 대학 선배라구 해서 우리가 내기를 했지요. 김성준씨가 온다 안 온다에 우리 돈을 걸었거든요. 그래도 명색이 내기인데 이겨야 하겠지요. 모두 백씩 걸었으니까 이기면 누군가는 천만 원을 따겠네. 우리는 모임 이름이 십인회거든요. 세영이 불렀을 때 무조건 오면 그는 아마 거의 애인이 아닐까 하고 얘기하는 중이구요. 후후후”

“희서 오빠! 그만해!”


세영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녀는 화가 난 듯 쌜쭉하면서도 억지로 웃어보이곤 화장실에 가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영이가 나가버리자 곁에 앉아있던 네 여자는 동시에 담배를 꺼내 물었다. 갑자기 담배연기가 일대를 휘감았다. 다리를 꼬고 붉은 원피스 사이로 꼰 다리를 천천히 움직여보는 강선배라는 여자가 제일 괜찮아서인지 김성준은 그녀에게 자꾸만 눈길이 갔다. 그는 이상하게 그녀에게 정욕이 느껴졌다. 색색거리는 그녀의 숨소리와 함께 김성준은 그녀와 침대에서 뒹구는 상상을 하기 시작하려는데 세영이 툭 쳤다.


“선배! 뭐해?”

“응? 아무것도....”

“미안.....희서오빠가 장난이 심해.”

“아냐. 괜찮아.”

“선배는 우리 강선배가 마음에 드나봐? 호호”

“응? 누가? 뭐?”

“저기 빨간 원피스 입은 언니 이쁘지? 강선배라고 요즘 잘나가는 디자이너야. 어머? 잠깐 선배!”


세영은 다시 양희서가 건너 테이블로 데려갔고 김성준을 쳐다보던 강선배라는 여자는 오늘 하루 끝까지 책임질테니 함께 가자면서 윙크를 해보였다. 또 그는 그녀에게 그는 정욕이 느껴진다. 무슨 영문인지 몸이 붕 떠있는 것 같고 여자들은 웃는다. 테이블 맞은 편에 앉은 그는 다시 얼굴이 빨개지고 다른 여자가 자기가 춤선생 출신인데 한번 땡기자면서 김성준에게 몸을 밀착시킨다. 그러자 강선배라는 여자도 김성준의 옆으로 와서 다가앉는다. 그는 다시 여자들은 높은 음 웃음으로 두통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 사람들이 한꺼번에 섹스를 하는 장면을 보고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힌다.


“어어어어?”


순간 온세상이 물렁해진다. 그의 생각은 그의 시야를 일렁거리게 만들고 이윽고 건물이 휘어지고 벽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여자들이 허공중으로 두둥실 떠오르고, 요리사 세명과 건너 테이블의 열명의 아가씨들 그리고 양희서와 세영와 강선배라는 여자까지 십여 명의 사람들이 공중에서 서로를 부둥켜안고 허우적댄다. 결국 그 많은 사람들의 몸부림과 부딪힘 그리고 그들의 과격한 공중비행으로 철골구조 건물의 유리창들이 깨져나간다. 유리 파편들이 대나무 숲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난다. 유리창이 연달아 깨지는 소리가 음악처럼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순간 김성준의 입에서는 커다란 웃음이 터진다.


“으하하하하하하!”


그리고 어디선가 커다란 폭발음이 들린다.


“콰광! 쾅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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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제 172화 - 깨달음(3) +1 17.03.20 587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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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제 166화 - 악마의 일상(7) 17.02.25 714 5 13쪽
166 제 165화 - 악마의 일상(6) +2 17.02.22 841 5 11쪽
165 제 164회 - 악마의 일상(5) 17.02.19 885 4 15쪽
164 제 163화 - 악마의 일상(4) +2 17.02.16 955 5 12쪽
163 제 162화 - 악마의 일상(3) 17.02.12 1,176 6 14쪽
162 제 161화 - 악마의 일상(2) 17.02.08 1,096 6 14쪽
161 제 160화 - 악마의 일상(1) +2 17.02.05 1,221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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