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대 대 삼대
이제 강호는 조선의 하동 삼대 영웅이 접수한다.......!!!
관정의 흰 손은 마치 쇠처럼 단단하여 청구가 무영권으로 허공을 격하여 권풍을 날려 부딪치자 쇳소리를 낼 정도여서 청구도 내심 경계하는 마음을 가지고 직접 부딪치는 것보다는 허공을 격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추노하와 추영영은 청구의 몸에서 시전되는 무영권을 보면서 감회가 일었다.
-아!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무영권의 심오한 무리가 실전되는 줄 알았더니 형님이 시전하는 무영권만 보더라도 그 맥이 이어지겠구나. 이번 일이 끝나면 형님을 모시고 무영권을 완벽히 전수받아야 되겠다.-
청구의 무영권은 그야말로 경지에 올라 어느 한 방향을 정하여 권을 내지르면 그의 권에서 내기가 발출되면서 실제로 권을 치는 것보다 몇 배의 위력을 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관정은 청구의 몸 근처에 다가가지도 못한 상태에서 자신을 향하여 퍼부어지는 청구의 내기를 막는데도 힘이들 지경이라 공격은 먼 뒷전의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이럴수도 있는가? 권을 가볍게 질러도 내기는 더욱 세차게 뻗으니 뚫고 들어간다는 것은 꿈조차 꿀 수 없구나. 나의 지난 세월은 부질없는 짓이 되고 말았구나.-
추노하와 추영영은 가전무공인 무영권의 놀라운 위력에 입만 벌리고 있었다.
-아! 엄청나구나. 무영권의 위력이 저 정도라면 과연 천하에 저 권을 받아낼 사람이 몇이나 될 것인가. 다른 무공을 전혀 신경쓰지 말고 일생토록 무영권을 익히리라.-
놀란 사람은 그들만이 아니었다.
마교의 모든 사람들은 청구가 시전하는 무영권의 엄청난 위력에 개안하면서도 좌절감을 맛보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관정의 표정에서는 영웅말로의 회한을 읽을 수 있어서 관영복을 비롯한 마교의 사람들은 자못 침통한 표정으로 장내의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관정이 천천히 손을 거두면서 청구를 향하여 포권을 취했다.
“이 관모가 비로소 눈을 뜬 기분이외다. 많은 깨달음을 주셔서 감사하오. 나는 이제 비로소 무공의 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으니 이 또한 감사를 드리오. 그동안 못했던 장강에서 낚시를 드리우고 싶구려.”
청구 역시 포권을 하고 허허로운 웃음을 띠면서 말했다.
“좋은 말씀이외다. 내가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관대협과 함께 장강에서 술을 벗삼아 낚시를 드리우고 싶소. ”
청구는 말을 마치고 관정이 있는 곳으로 뚜벅뚜벅 걸어가 그의 어깨를 부둥켜 안았다.
관정 역시 청구의 어깨를 부둥켜 안으며 말했다.
“동감이오. 나 역시 남대협과 술잔을 기울이고 싶소. 혹시라도 시간이 되시면 본교를 찾아주시오. 내 좋은 술을 구해다 놓으리다.”
“좋소, 내 설사 귀교에 찾아가지는 못하더라도 그 마음은 잊지 않겠소. 혹시 아오? 돌아가는 길에 장강 어귀에서 관대협을 뵐 수 있을지?”
“하하하! 좋소, 좋아. 그땐 내 낚시 솜씨를 마음껏 자랑할 수 있을 것이오. 펄떡거리며 뛰는 잉어를 잡아 안주로 삼고 마음껏 술을 마실수 있기를 바라겠소. 나는 이만 가보겠소.”
청구가 그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잡지 않겠소. 난 이시간 이후로 관대협을 마음속의 벗으로 알겠소. 관형! 잘 가시오.”
관정의 표정에서도 이별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했다.
“남형! 보중하시오.”
관정은 곧바로 몸을 돌려 관영복을 향해 말했다.
“얘야, 나는 가거니와 너는 비무를 하고 이분들에게 최대한 편의를 봐 드리거라. 내가 이 자리에 있어봤자 도움이 될 것이 없구나. ”
관영복의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아버님은 이미 모든 집착을 버리셨구나. 오히려 보내드리는 것이 아버님을 편하게 해 드리는 것이다.-
“예, 아버님. 저는 이분들과 비무를 하고 이분들에 대한 것은 아버님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관정은 관영복의 말이 끝나자 관정은 관천천을 향해 무언가 말을 하려다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관영복이 청구를 향해 다시 포권을 하면서 말했다.
“아버님께 많은 양보를 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비급을 전해주신 것만도 평생 감사를 드려야 할 일인데 이처럼 은혜를 베푸시니 어찌 다 갚아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후 만약 본교의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칼산이나 끓는 물속이라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청구가 손을 가볍게 흔들면서
“아니외다. 나 역시 관형을 만나 손속을 나눈 것에 대해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하고 있소이다. 은혜라니 가당치 않은 말씀이오. 비급에 관한 것은 온전히 임자에게 돌아간 것이니 추호라도 마음속에 부담을 갖지 마시오. 대장부가 마음을 통하면 다른 것은 모두 자질구레한 일이 되고 마는 것이라오. 나는 관형이 한마디 말을 해도 천마디 말을 한 것보다 무거운 것임을 알고 있소. 고맙소.”
관영복이 내심 감탄하면서 생각했다.
-이 사람은 겉으로 보기와는 달리 그릇이 매우 크구나. -
그가 고개를 들어 남점두를 쳐다보면서
“관영복이라고 합니다. 이젠 우리들의 비무를 시작해야 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오늘 부친께서 아버님을 평생의 친구로 삼으셨으니 우리들 또한 평생의 친구가 되는 것이 어떻겠소?”
남점두가 두 걸음 나와 포권을 하면서 말했다.
“반가운 말씀이오.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외다. 아버님들이 그랬던 것처럼 관형과 속이 후련하게 손속을 나누어 봅시다.”
관영복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무인이라면 말보다는 무공으로 말을 하는 것 아니겠소? 우리는 검으로 겨뤄보는 것이 어떻겠소?”
남점두가 역시 고개를 끄덕이더니 남건우에게로 가서 남건우가 메고 있는 검을 받았다.
“좋소이다. 우리들도 승부를 내는 것으로 족합시다. ”
관영복이 쾌히 승낙하고 관천천에게 검을 받아 검집에서 검을 뽑은 후 몇 걸음 앞으로 나와 기수식을 취했다.
그가 검을 뽑고 기수식을 취하자 주변에는 삽시간에 차가운 한광이 어렸다.
그의 자세는 중검(重劍)처럼 한없이 무거워 보였는데 그것은 마치 태산이라도 가를 듯한 기세였다.
남점두 역시 검집에서 검을 뽑아 검집을 남건우에게 넘겨주고는 관영복과 마주하여 섰다.
관영복은 검을 두 손으로 쥐고 가슴앞으로 세웠고 남점두는 두 손으로 검을 잡고 자신의 오른발쪽으로 검끝을 기울여 땅을 향하게 했다.
이들 뒤에 있는 마교의 모든 사람들이 순간 숨을 죽이고 둘을 응시했으며 남점두의 일행 역시 침을 꿀꺽 삼키며 연이은 세기의 대결을 손에 땀을 쥐고 지켜 보았다.
그때 남점두의 귓전에 전음이 울려퍼졌다.
‘너는 사부님의 유시대로 삼푼의 양보를 하거라’
그것은 청구의 전음으로 무원대사가 소실봉 정상에서 마교의 전전대 교주인 관무음의 말을 청구에게 전해주었던 내용이었다.
“마음이 이는 곳을 따라 검을 휘두르니 검로로다. ”
관영복이 낭랑한 목소리로 말하면서 순간적으로 도약하며 검을 휘둘렀다.
차가운 한광이 서린 관영복의 검이 허공에서 부챗살처럼 맑은 빛을 내며 수십개의 검으로 나뉘어 남점두를 향하여 날아갔다.
남점두는 한 호흡 길게 숨을 들이키고
“멋진 수법이오!”
하고 외치며 번개처럼 빠르게 검을 휘두르니 검과 검이 부딪치는 소리가 연속적으로 ‘챙챙챙’ 하며 맑게 울려퍼졌다.
- 작가의말
연이은 삼대의 대결입니다.....^^
청구와 관정의 대결에서 많은 칭찬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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