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제일미 봉소앵과 운정가쵸
이제 강호는 조선의 하동 삼대 영웅이 접수한다.......!!!
그 흑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 사람이 나서더니
“어디 그 말이 맞나 시험해볼까?”
하면서 수중에 있는 담뱃대에 태연히 불을 붙여 한 모금 쭈욱 빨았다.
그사람은 다름아닌 남청구였다.
그 말을 들은 흑의인은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지 한동안 말을 못하다가 청관대사를 바라보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소림사에 얼간이가 많다더니 어디서 이런 얼간이가 굴러들어왔소?”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한 명의 인영이 그에게 번개같은 빠르기로 공격하여 들어갔다.
“아부지, 일마가 먼지나도록 맞아봐야 정신을 차리겠지예.”
그 인영은 아버지를 욕하는 것을 들을 수 없어 끼어든 남점두였다.
잠시전까지 말을 나누던 흑의인영은 남점두가 빠른 속도로 공격해오자 두 손을 앞으로 끌어올리며 남점두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러나 그것은 일격만 막았을뿐 그 뒤로 밀려오는 삼십육타의 연환공격에 막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자신의 몸을 동네북으로 만들고 말았다.
아니 일격을 막은 것도 본능적으로 막았던 것 뿐이다.
그 다음부터는 뻔히 눈으로 보이는데도 자신의 손이 미처 따라가질 못해 자신의 몸을 내줄수밖에 없었다.
“퍼버버버벅”
신나게 터지는 소리가 끝나갈 무렵 마지막 한 마디 말을 귀에 담는 것을 끝으로 그는 정신줄을 놓았다.
“욕을 할때는 만만한 사람에게 해야제. 안그라모 디지게 맞는기다. 알긋제?”
삼십여명의 흑의인들은 깜짝 놀랐다.
저럴 수는 없었다. 그 고수를 저렇게 간단히 눕혀버리다니........
흑의인 서넛이 믿어지지 않는지 등뒤의 검을 뽑으면서 남점두를 향하여 공격해 들어왔다.
남점두는 담뱃대를 들어 들어오는 흑의인들의 공격을 간단히 막아내며 다리로는 흑의인들의 옆구리를 한 방씩 먹여댄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두 명의 흑의인이 나뒹굴었다.
아마도 갈빗대 몇 대는 족히 나간것 같았다.
이미 소림 승려들이 삼십여명을 둘러싸고 백팔나한진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어 흑의인들이 탈출하려해도 힘든 상황이다.
청관대사의 말소리가 다시 들렸다.
“보시오, 시주들이 반항하면 할수록 몸에 고통만 더해지는 것이오. 믿지 못한다면 더 시험해봐도 좋소.”
“미친 소리! 그렇게 실없는 소리를 할 시간이 있으면 그 시간에 염불이나 외시오.”
흑의인 중 하나가 이렇게 쏘아부치자 십여명의 흑의인이 앞으로 나오더니 두 명과 합세하여 남점두를 공격하여 들어왔다.
그때 두 명의 인영이 뛰어들어 그들과 어울려 싸우기 시작했는데 특히 노인의 신형은 놀라울정도로 빨라 흑의인들 사이를 미꾸라지처럼 요리조리 빠져나가며 태극권의 묘리로 일권씩을 먹여댄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하고 가벼운 일격이었지만 이 일격속에는 무서운 암경이 실려있어 한 번 적중된 사람은 다시 일어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열두명의 흑의인들이 땅바닥을 뒹구는데 걸린 시간은 뜨거운 차 한 잔을 마실 정도의 시각.
남아있는 약 이십여명의 흑의인들은 기가 막혀 어찌할 줄을 몰랐다.
자신들이 알고 있는 무림 고수중 앞에 있는 자들처럼 높은 무위를 가진 사람이 있나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무기력하게 사로잡힌다는 것은 무림인으로서 더없는 수치가 아닐수 없었다.
그들은 서로의 눈을 바라 보면서 각자 검을 뽑았다.
청관대사가 청구를 향해 말했다.
“사백께서는 잠시 쉬시지요. 나한진이 준비되었으니 제자들에게 맡기시지요.”
“그렇게 하십시다. 나한진 구경도 해봐야 나중에 할 말이 있겠지요.”
하동 삼대가 청관대사의 뒤로 물러설때에 두 사람이 앞으로 나오더니 그 중 한 명이 말했다.
“그대들은 우리가 맡아주지.”
청구의 눈이 반짝 빛나는가 싶었는데 옆에서 남건우가 금새 끼어들더니 한마디 한다.
“할배랑 아부지! 지가 함 해보겠심더.”
하더니 상대를 향하여 근사하게 자세를 갖추며 상대를 바라보았다.
남건우 앞에 서 있는 상대는 너무 아름다워 전의를 상실하게 만들 정도의 미인이었다. 미인이라면 이미 추영영과 천선희를 통해 많이 단련된 남건우였지만 눈앞의 여인은 전혀 다른 미감(美感)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남건우는 속으로 생각했다.
“우째 중원 가쓰내덜은 못난 사람이 없다카이. 저걸 우애 때리노? 그냥 내는 피하기만 할까?”
상대가 검을 뽑았다.
남건우는 그녀가 검을 뽑자 자세를 낮추면서 상대를 응시했다.
봉소앵은 그가 자세를 낮추는 것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럼 맨손으로 나와 대적을 하겠다는 거야? 미친........ 이곳이 소림사고 지금 당장은 자신들이 유리하니 만용을 부리는건가? -
그녀가 서서히 검을 들어 검극을 천원을 향하게 하다니 일순간 거리를 급격히 줄이며 검을 휘둘러 공격해 들어왔다.
청관대사와 몇몇 사람들의 입에서 ‘억’하고 놀라는 소리들이 터져나왔다.
그만큼 상대의 검법이 정묘하게 남건우를 공격하며 들어왔기 때문이다. 남건우 역시 그녀가 공격해 들어오는 순간 피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지만 자신도 모르게 몸을 틀어 자신을 베어오는 일검을 흘리고 오른손으로는 봉소앵의 옆구리 혈을 노렸다.
봉소앵은 자신의 일검을 가볍게 피하며 오히려 자신의 옆구리를 노리며 들어오자 오른발을 축으로 몸을 팽이처럼 빙글 돌려 피하면서 연속해서 삼검을 휘둘러 남건우의 세군데 요혈을 찔러갔다.
남건우는 상대의 수비가 워낙 빠르고 공격은 섬전같아 자신이 공격을 했으나 역으로 상대가 공격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준 격이라 깜짝 놀라면서 뒤쪽으로 몸을 날리고서야 간신히 공격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남건우는 봉소앵의 검법이 정묘하고 그 변화가 빠른 것을 보고 내심 놀랐다.
-이 가쓰내의 공격이 성난 벌맹그로 사납군. 조심해야 되겠어.-
봉소앵은 앞에 선 자의 신형이 빠르게 움직여 자신의 검을 피해내는 것을 보고 생각했다.
-이자는 한가닥하는 놈인가 보구나. 내 검을 가볍게 피해내는 것을 보니.... -
봉소앵이 더욱 매섭게 검을 휘두르며 남건우를 공격하여 들어가자 남건우가 또 펄쩍 뛰어 피했다.
봉소앵은 검을 고쳐잡고 검 끝에 자신의 모든 정신을 집중한다음 몸을 날려 가전무공으로 남건우를 찔러 들어갔다. 이 공격은 남건우가 피하는 방위를 차단한 공격으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지 못하게 봉쇄하는 무서운 공격이었다.
남건우가 옆으로 피하는 것은 봉소앵이 원하던바라 그 치명적인 일검을 피할 수 없게 되고 어느 방향으로든 몸을 움직이면 제이, 제삼의 공격이 이어지게 되는 검왕 봉하진의 절초였다.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