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 줄 수 있어?
### -제 8화 - 도와 줄 수 있어?
진실을 밝혀야 할까?
기영은 아무도 믿고 싶지 않았다. 오서준이라는 남자를 믿을 수 있을까?
지금은 그 누구도 믿어서는 안될 것 같은 생각에 기영은 고개를 내저였다.
" 미안해..비밀은 너한테 말하고 싶지 않아."
" 정말로? 난 너를 도와주려고 했는데, 이러면 널 도와 줄 수 없잖아. "
그 말이 사실일까?
오서준은 윤석훈이라는 남자와 절친한 사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 친한 친구를 버리고 자신을 선택할 수 있을까? 어쩌면 점점 재미 있어 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다.
" 날, 도와 줄 수 있어? 윤석훈은 너와 절친한 친구라고 들었어. 그런데, 날 선택할 수 있을까? 회장이 되기 위해서는 주변의 사람들이 필요하는 걸 알고 있어.. 그래서 이제부터 사람을 좀 모으려고 해. 그렇게 되면 너가 필요하거든. 내편이 되어줘. 석훈을 버려줘. "
이건 힘든 조건이겠지..
어떻게 10년친구를 버릴 수 있을까?
기영은 서준이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졌다.
" 야, 그건, 힘든 일이잖아. 난 널 좋아해. 그렇다고, 어떻게 10년 친구를 버릴 수가 있냐고, 그럴 수는 없어. "
역시 나 누구나, 10년 동안 알고 지낸 친구를 버릴 수 있을까..
그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 그렇구나.. 그럼 너와의 인연은.. "
" 뭐라고? 난 너와의 인연이 여기까지 끝날 정도로 내가 쉽게 좋아하는 거라 생각했던 건 아니겠지? 아 진짜, 어렵고 어렵다. 너 지금 친구의 우정을 선택하던지, 사랑을 선택하던지 이거냐. "
" 어~, 맞아.. "
서준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건 아니지만, 사랑을 이용해서라도 회장의 자리는 그 만큼 절신한 존재였다.
" 생각할 시간을 줘. 난 단한번도 석훈을 배신한 적이 없어. 으아~, 하지만, 난 널 잃고 싶지 않아. 널 선택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
설마, 이렇게 쉽게 넘어 올 정도로 10년 우정이 무너지는 것일까?
기영은 서준의 말에 당황 스러웠다.
처음부터, 석훈이와 우정을 갈라 놓을 생각은 없었으니까..
" 우선, 넌, 날 위해서 스파이 노릇을 해줘야 해. 석훈이와 친한 친구처럼 지내주면서 많은 계획이나, 우리가 필요한 자료들을 빼와 주면 돼. 날 위해서 해줄 수 있어? "
" 스파이? 그 그건 쉬운게 아니잖아. "
" 그래서 내 오른팔이 되어 달라는 얘기야. 이제부터 난 아버지처럼 두목이 되어 볼 생각이거든.. 작은 조직부터 시작하고 싶어. "
서준이는 생각보다 싸움을 잘하면서도, 남들보다 두뇌 회전이 빠른 놈이다.
이 남자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어쩌면 조직을 만드는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석훈이라는 남자는 분명 대단한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많은 친구들을 사귀면서 필요하면 자신의 편으로 만들 수 있는 놈이라는 건 소문으로 이미 알고 있었다.
" 하~, 까짓거 널 위해서 스파이 되어 줄께. 그 대신에 약속 지켜. 회장이 되면, 나와 결혼하자. 그러면 널 위해서 목숨을 바칠께. "
결 결혼이라고?
기영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회장이 되기 위해서 몸과 마음을 바칠 각오는 되어 있지만,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 결혼은 하고 싶지 않았다.
" 그 그래.. 내가 회장이 된다면 결혼은 생각해 볼께. "
" 정말이지? 젠장, 이 사실을 알게되면 난 석훈이에게 죽을꺼야. 하지만, 석훈이보다 너가 더 중요해. "
이 말을 진심으로 받아 들여도 되는 것일까?
기영은 서준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의문이 들고 있었다.
혹시, 석훈이 명령을 받아서 일부러 이러는 건 아닐까?
서준의 진심이 어디까지인지 모르는 기영은 우선 서준이에게 믿는 척이라고 해야할 것 같아 웃어보이며, 얘기하고 있었다.
" 고마워.. 서준아, 10년 친구보다 날 믿어줘서. 앞으로 기대할께. "
서준은 기쁨 마음으로 샴페인을 따라주었다.
얘기하고 있는 동안, 음식은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었다.
스테이크를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썰으려고 하자, 서준은 썰어놓은 자신의 것과 바꿔치기 해주었다.
" 내가 썰어 놓은 걸 먹어. 맛있을거야. "
" 고 고마워.. "
" 뭘 이정도 가지고 그럴까.. 우리 그냥 사귈까? "
" 미 미쳤구나.. 그렇게 되면 내가 여자라는 걸 들켜버릴 꺼야. 들켜버리게 된다면 난, 아버지에게 혼나는 것 뿐만 아니라, 엄마가.. "
" 엄마? 엄마가 왜? "
이정도는 얘기해도 되는 것일까?
아버지라는 사람은 분명이 회장이 되지 않는다면, 어머니를 괴롭힐 수 있는 인물이다.
" 아 아니 아니야. 못들은 걸로 해줘. 나중에 회장이 되면 모든 걸 얘기해줄께. 그 전에는 말할 수 없어. 미안해. "
말하게 되면, 모든 걸 망쳐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이 느껴져 기영은 불안한 표정으로 서준을 바라보았다.
" 뭔가 이유가 있겠지. 알았어. 너가 말할 수 있을 때 그때는 알려줘. 차근 차근 기다려줄께. "
어떻게든 알려달라고 때를 쓸줄 알았는데, 믿음이라는 건 이런 것일까?
기영은 서준이가 어떤 남자인지 조금씩 알고 싶어졌다.
" 고 고마워. 서준아. "
" 오늘 데이트는 마음에 들었어? 석훈이 때문에 영화는 못봤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가자. "
" 난, 영화는 액션 영화를 좋아해.. 히어로 같은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거든.. 여자가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지? "
" 뭐? 우와 이런 우연히 있을까? 나도 좋아하거든. 우리 공통점 한가지 찾았네. 다음에는 정말 내가 예매해둘테니까 꼭, 한번 같이 가자. "
" 어~, 그래. "
친구라고 생각해도 되겠지..
기영은 단 한번도 친구를 사겨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편안하면서 의지하고 싶은 이 기분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혹시, 친구란 이런 마음인지 새삼스럽게 느낀 기영은 서준이라는 남자를 친구로써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고 있었다.
모처럼, 정말 맛있는 한끼 식사였다.
깨끗하게 먹어치운 기영의 모습을 보고는 기분이 좋은지, 서준은 자리에 일어나 카운터에 걸어가 식사비용을 결제했다.
기영은 덩달아서 자리에 일어났다.
" 오늘은 늦었으니 집까지 데려다 줄께. "
" 안 그래도 되는데.. "
" 이렇게 헤어지는 게 아쉬어서 말이야. "
서준은 기영의 손을 잡고는 식당 밖으로 나갔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서준은 좀 더 걷고 싶다며, 먼 길을 걷고 있었다.
언제나 항상, 집, 아르바이트, 학원, 학교 이렇게 밖에 모르는 기영은 친구라는 존재가 새롭게 다가오고 있었다.
아니면, 남자의 손이 이렇게 크고 넓었던 것일까?
의지 할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건 좋은 의미인지 기영은 따뜻한 손을 바라보며, 서준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 야, 기영아, 그렇게 쳐다보면 내가 쑥스럽잖아. 너 생각보다 귀엽거든. "
에? 귀여워? 어디가?
" 나, 티셔츠도 입었고 남자처럼 스포츠 머리를 하고 있는데 어디가 귀엽다는 거야? "
" 말하면, 키스해줄 것도 아니잖아. "
키스라고?
한번도 키스라는 걸 생각해본적이 없는 기영은 서준의 말에 이해할 수 없었다.
앞으로 걸어가고 있을 때쯤, 누군가가 기영을 툭치며 밀어버렸다.
그러자, 서준에게 멀어지다니, 길바닥에 철퍼덕 앉아버렸다.
" 야, 남기영 잘 만났어. 오늘 너 재삿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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