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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님의 서재입니다.

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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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작품등록일 :
2012.10.06 07:38
최근연재일 :
2012.09.24 19:17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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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6,257

작성
12.07.3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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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개성 - 6

DUMMY

“이 이야기는 말이다. 사업자금을 마련하려는 심청이(본명이 아닐 것이다)의 활약을 기록한 것이다."

"네? 사업자금이요?"

"그래 영어로는...비즈니스 펀드라고 하더구나."

"영어도 많이 공부하셨나 봐요?"

"아직 배우는 중이다."

"여하튼 이때의 심청이 나이는 십대였지만 얼굴은 당대 최고의 미녀 급이었고, 현실에 대한 많은 경험과 상황판단도 빠르며 또한 배포도 있고 머리도 어느 정도 똑똑한 여자였다."

"어째서 그렇죠? 그런 내용은 안 나오는데..."

"그 얘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자."


"그럼 내용을 간단히 보기로 할까. 맹인인 아버지가 눈을 뜨겠다고 공양미 삼백석을 시주하기로 하고, 이를 안 심청이가 뱃사람에게 몸을 팔게 되지. 바다 한가운데서 제물이 된 심청이는 용왕의 도움으로 연꽃을 타고 살아난다. 이리저리하여 왕후가 된 뒤 맹인잔치를 열어 아버지를 만나고 이때 아버지는 눈을 뜨게 된다.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다...라는 얘기지. 자 어떠냐?"

"예 뭐가요? 그게 대략 맞는 얘기 아닌가요? 설마 용왕이나 연꽃 등이 허구라고 그러시는 건가요?"

"무슨 소리냐? 다른 세상에서 온 괴물들이 판치고 있는 현실에서 용왕이 왜 없겠느냐? 그런걸 의심하는 게 문제겠지."

"......"

"여기서의 문제는 마지막 내용이지. 바로 아버지가 눈을 뜨는 부분이다. 이런 저런 자료에서 보니 서양에 대단하신 성인이 계셨더구나. 행적 중에, 눈먼 자를 눈뜨게 하실 정도로 대단한 분이시지. 그러나 많은 세월이 지나서는 이 세상...지구의 반대편에서 이런 비슷한 기적이 일어나도 사람들은 진짜니 가짜니 하며 무관심하게 되더구나. 수많은 정보 속에서 판단의 오류가 생기거나 그저 그럴 수도 있다고 쉽게 생각하는 것이지. 그러나 현대의 의학이 발달했다 해도, 사람들이 관심 없다 해도, 이런 일은 말 그대로 기적일 수밖에 없다. 하물며 그 옛날에는 더욱더 그렇지 않았겠느냐?"

"그...래서요?"

"이 부분이 허구라는 얘기다."

"히잉. 그럼 심봉사가 눈을 못 뜬다는 말이야? 그럼 너무 불쌍한데..."

"아니, 처음부터 봉사가 아니었다."

"......"


"이야기의 진실은 이렇다. 십대 중반쯤의 심청이는 사업자금이 필요했다. 그러나 어린 여자에게 쉽게 돈을 투자할 사람은 거의 없었지. 시대적으로도 그럴 거고, 그래서 심청이는 심도 있게 계획을 세웠다. 제일 먼저 심학규...그냥 심봉사라고 하도록 하자. 나중에 아버지 역할을 하는 심봉사에게 접근하여 일시적인 동업을 하기로 한다. 본인은 딸로 행세하고 심봉사는 장님으로 행세하게 했다. 그리고 심봉사에게 눈을 뜨고 싶어서 절에 공양미를 시주하게 됐다고 소문을 내게 한다. 그리고 두 번째로 뺑덕어멈이라는 여자를 섭외하게 되지."

"말씀 중에 죄송한데, 뺑덕어멈은 심청이가 팔려간 뒤에 나오지 않습니까?"

"앞뒤를 보면 그렇지 않다. 문장에 안 써있다고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 이 여자의 주된 역할은 뱃사람들과의 딜이다. 아까 말했듯이 심청이가 직접 나서기에는 시대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이지. 심봉사 역시 나설 수 있는 작전이 아니고. 그래서 심청이는 뺑덕어멈에게 초단기 거래의 기술을 교육하고, 이 교육을 받은 뺑덕어멈은 뱃사람과의 딜을 훌륭히 성공한다. 이후는 자기 몫을 받기위해 심봉사의 부인 역할을 하며 지내게 되지."

"부인...역할..."

"여하튼 뱃사람에게서 삼백석의 쌀을 받은 후 심청이는 바다로 나간다. 그리고 용왕의 제물로 바다에 던져지지. 그러나 그녀는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돌아온다."

"힝. 포구에서 던졌나? 어떻게 돌아와?"

"용왕에게 제물을 바치는 것이니 바다 한가운데 까지는 아니어도 꽤 나갔을 거다. 대략 50~100킬로미터는 나갔겠지."

"왜 그런 거리가 나오나요?"

"바다의 용왕이 해안가 가까이 집짓고 살진 않았을 것이다. 또한 남경과 무역을 하는 뱃사람들이니 동해나 남해용왕은 아닐 것이고 서해 용왕에게 제물을 바쳤을 것이니 그 정도로 추측하는 게 합당하지. 예로 남해용왕에게 바쳤다면 한참 더 나갔을 것이다."

"그럼 더더욱 동생 말대로 돌아올 수 없지 않나요? 어떻게 돌아와요?"

"수영해서 왔다. 보통사람에게는 불가능 할지 몰라도 심청이는 가능하지."

"흥. 어떻게 가능해? 뻥도..."

"가능했을 것이다. 심청이는 보통사람이 아니었으니까."

"어째서 보통사람이 아닌 게 되죠?"

"그것도 나중에 얘기하도록 하자. 그래서 육지로 돌아온 심청이는 심봉사와 뺑덕어멈의 몫을 떼 주고는 사업자금 확보에 성공한다는 얘기다. 물론 심청이가 태어난 얘기나 뺑덕어멈이 벌 받는 얘기 정도는 아이들을 위한 추가 정도로 보면 되겠지.”

“......”

“......”

“헤헷. 그래서 심청이가 무슨 사업을 하는데?”

“역시 머리 좋은 막내가 내용파악이 빠르구나. 거기까지 생각을 하니. 반에서도 질시를 많이 받겠어.”

“우웅. 내가 좀 그래. 아저씨도 머리가 좋은데. 나 머리 좋은 거 아저씨만 알잖아. 나 반에서 왕따야. 역시 천재는 외로운 건가? 아저씨도 외롭겠다. 그래도 내가 있으니 힘내.”

“그래, 애들이 왕처럼 따른다는 거로구나. 정상은 외로운 법이지. 그래도 왕따를 꼭 유지하며 살도록 해라.”

“응. 근데 무슨 사업?”

“사업은 바로...”

“바로?”

“바로...술집을 연단다. 이천년대 수준으로 보면 단란한 술집정도. 물론 나중에는 최고 수준의 술집으로 성장했을 거라고 본다.”

“흥, 앞뒤 안 맞는 얘기로 애들을 놀려요. 쳇.”

“아저씨. 뭔가 근거가 있으니 말씀하시는 것이겠죠?”


“말했듯이 당대 최고 미녀 급의 여자며 현실의 많은 경험과 상황판단이 빠르고, 배포도 있으며 머리도 똑똑한 여자가 그 당시 돈을 많이 벌려면 뭘 하는 게 빠르겠냐? 시장에서 좌판을 벌릴까? 나이 많은 부자에게 첩으로 들어갈까? 일단 이름을 보기로 하자. 심씨 성이야 작전용이니 당연히 의미가 없겠지. 청이 남는 구나. 본명은 아니겠지만 이 이름은 그냥 전해져 온 게 아닐 것이다. 오래된 구전에는 여러 가지...힌트가 섞여있지. 여기서 청은...심청이가 청루를 열었다는 의미다. 처음부터 홍루를 열기는 힘들었겠지. 초기 인건비가 장난이 아닐 거거든. 그랬다면 공양미가 삼천석 정도로 전해지고. 이름도 심홍이가 됐을 거다.”

“흥.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안 맞는 부분이 있잖아요. 아까 얘가 얘기했듯이 심청이의 미모와 성격 등 하고 또 뭐였더라. 그래, 심청이가 보통사람이 아니라는 얘기”

“그래요 아저씨. 아무리 아저씨 얘기가 맞다고 해도 그런 내용이 끼어있는 한 수긍하기가 어렵잖아요?”

“조금이라도 수긍을 하기는 하는 거냐?”

“그게...아무래도...없는 얘기니...”

“왜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예? 그런 내용은 본적이 없는데요?

“학교에서 역사를 배울 때 어떻게 배우지?”

“그야 기본적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시간 순으로 배워나가죠.”

“그리고?”

“어떤 역사적 사건이 다른 사건의 시작이 되기도 하고 영향을 주기도 하지요. 그런 일들은 그 당시는 몰라도 후세에 보면 확실히 다르죠. 뭐 여러 가지가 많겠지만 과거를 바로 알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 그렇다면 왜 심청이의 이야기가 이것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

“......”

“헤헷. 그럼 다른 이야기도 있다는 거구나. 아저씨. 심청이가 살아온 얘기가 있다는 거야?”

“그래. 역시 왕따라 그런지 이해가 빠르구나. 바로 그렇단다.”

“히히. 뭘 그 정도가지고. 근데 심청이 큰 이야기 궁금해.”

“다른 사람은 별 관심 없는 거 같은데 우리 왕따는 더 듣고 싶으냐?”

“엉, 다른 얘들이 모르는 걸 많이 알고 있어야 계속 왕따를 유지하거든.”

“그래. 막내가 왕따를 유지하는데 필요하다니 조금 더 얘기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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