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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won 님의 서재입니다.

푸른 하늘에 가린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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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won
작품등록일 :
2020.05.11 20:06
최근연재일 :
2020.06.0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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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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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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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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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에이 산의 괴수 (6)

DUMMY

포진을 마친 후 지부장들은 각자 수석 간부를 데리고 한 자리에 모였고 아키히로는 탐탁지 않은 얼굴을 하며 서두를 떼었다.

“그런데 이건 아무리 봐도 오버하는 것 같군. 고작 몇 기에 지나지 않는 괴수가 아닌가. 그리고 도술을 쓰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신체적인 능력이 좀 우수한 것에 지나지 않은데 고작 그 정도를 상대하려고 우리 전체가 오다니... 그냥 우리 나고야 지부에 맡기셨다면 쉽게 끝났을 일을...”

“의외로군. 교주께서 나서신다고 했을 때 눈물까지 흘릴 기세로 말을 늘어놓던 녀석이 그런 말을 하다니 말이야.”

아키히로의 불평에 분시치는 시니컬한 표정으로 답하였다. 그것에 아키히로는 눈을 부릅뜨며 분시치를 보았다.

“멍청한 놈아. 교주의 말씀은 곧 신의 뜻과 같다. 그것에 어찌 토를 단단 말이냐. 그러는 너 역시도 그 때 조금의 반대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아는데?”

“교주께서는 언제나 옳으시니까. 이렇게 강수를 두시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보았다. 반대로 너는 지금 그런 교주의 뜻에 의문을 품고 있지 않은가. 그것이 신을 대하는 태도라고 볼 수 있나?”

“그, 그것은...”

분시치의 반박에 아키히로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자 그의 옆에 서 있던 여인이 빙긋 웃으며 나섰다.

“호호. 아키히로 님이 교주께 의문을 품으시다니요. 말도 안 되는 오해입니다. 단지 교주께서 나서실 일도 없이 우리 나고야 지부의 힘으로 임무를 해결해보이겠다는 각오를 보이신 것입니다.”

“음? 아. 맞아. 그런 뜻이었다. 그렇고말고.”

나고야 지부의 수석 간부인 ‘쥬리나’의 말에 아키히로는 다소 어설프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그런 쥬리나를 마사무네는 심상치 않은 표정을 지었다.

‘쥬리나... 나고야 지부의 두뇌와도 같은 여자. 항상 경박하고 생각 없어 보이는 아키히로의 나고야 지부가 우리 도쿄 지부에 맞먹을 정도로 성장한 데에는 저 쥬리나의 존재가 컸지. 그러나 라이벌 같은 것이 아니라 이렇게 아군으로 본다면 쥬리나처럼 든든한 존재도 없을 것이다. 이번 임무에서 어떤 활약을 할지 기대가 되는군.’

그리 생각하는 사이에 호법 신도는 막사 밖으로 다가와 교주의 입장을 알렸고 이번에도 모두는 무릎을 꿇었다. 그 직후 교주는 안으로 들어왔고 모두에게 일어서게 한 후 탁자 위에 무언가를 올려놓았다.

“이게... 무엇입니까?”

“저번 사태 때 투명화 술을 쓰는 괴수가 있다고 하였다. 그것을 상대할 도구이다. 불투명 가루라고 이름을 짓기는 했는데 뭐 달리 불러도 좋다.”

“불투명 가루요? 호오. 신기하군요. 이렇게 몸에 잘 붙는 가루가 있다니...”

마사무네는 앞장서서 병 속에 담긴 것을 가볍게 뿌려보며 말하였다. 그 가루는 대단히 가벼운 듯 바람이 불지 않은 막사 속에서도 수직으로 떨어지지 않고 옆으로 떠다녔다. 그리고는 어딘가와 접촉을 하면 그대로 붙어서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거기에 낮에는 짙은 청색을 띄지만 밤에는 형광색을 빛내는 특수한 성질이 있지. 충분히 재고가 있으니 아끼면서 쓸 필요는 없다. 진군 중에 조금씩 뿌리면서 활용한다면 그 괴수를 충분히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아! 그리고 그 괴수들에 대해서 이름을 지어보았다. 다들 잘 듣고 신도들에게 알리도록 해라.”

교주의 설명에 마사무네는 약간의 의문을 품었다. 일종의 기습을 당한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상대에 대한 맞춤 준비물이 다 있다는 것에 대한 놀라움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교주의 위대함에 대해서 새삼 느끼고 있었다.

“일단 투명화 술을 쓰는 괴수의 이름은 나이더스라고 하겠다. 그리고 놀라운 신체 능력을 가진 괴수의 이름은 일렉트라. 지면을 움직이며 성과 같은 모습을 한 괴수의 이름은 블록이 되었다. 다들 알아들었겠지?”

“물론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괴수의 종류는 이 세 가지가 전부가 아닐 수 있다. 그러니 추가로 다른 괴수가 생길 때의 이름도 정해두었다. 첫째는 라스, 그 다음은 나탈리이다. 다들 기억해두거라.”

“네? 아. 네.”

보지도 못한 종류의 괴수 이름까지 짓는 교주의 말에 마사무네 등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나 일종의 대비라고 생각하며 그들은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괴수의 명칭까지 정한 후 도음진리교는 휴식에 들어갔다.


그리고 다음날 그들은 계속 나아가 히에이 산의 중턱에 다다랐다. 거기까지 오는 동안 그들은 조금의 저항도 받지 않았다. 홋카이도 분타에서 요괴들을 다 청소했기 때문이었지만 그래도 그들은 이상함을 느꼈다. 그 괴수들이 한 번 정도는 습격을 할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군요. 이 정도 왔으면 기습 같은 것을 해올 줄 알았는데.. 우리의 대비가 완벽에 가깝기는 했습니다만 이렇게 신중하게 나오는 것은 이상합니다. 괴수인데 지능이 있을 리도 없고...”

“허허. 어째서 지능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코우킨의 홋카이도 분타를 공격한 것은 매우 좋은 기습이 아니었느냐. 계속되는 연승으로 사기가 오르면서 방심하고 있던 홋카이도 분타를 나이더스를 통해 습격하여 흔들고 그 직후 일렉트라로 강타를 먹인 후 블록으로 퇴로를 막아 최대한의 피해를 입혔다. 이것이 우연이라고 보는 것은 아니겠지?”

“설마... 교주께서는 저들이 우리 수준의 지능이 있다고 보시는 겁니까?”

“어쩌면 평범한 인간의 지능 이상일 수도 있겠지.”

교주는 듣는 입장에서는 소름이 돋을 수 있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면서 후덕하게 웃었다. 그 말을 들으며 마사무네는 교주가 왠지 괴수들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갔다.

그렇게 도음진리교단의 군세는 히에이 산의 정상 부근까지 진군하였다. 일전에 코우킨 등이 온 곳보다 300미터 정도 더 온 것이었다. 그곳은 주변에 밭을 일궈도 될 정도로 경사가 완만한 평지 지대가 많았다. 긴 산행 끝에 쉬운 코스에 들어설 수 있게 되자 신도들은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미소를 지어갔다. 이는 마사무네, 아키히로 등 상위 신도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들은 곧 표정이 굳어졌다. 그들 사이에 서 있던 교주의 전신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기 때문이었다.

‘고오오오오오오’

‘뭐, 뭐야. 이 느낌은... 설마 교주님에게서 나오는 기운인가? 어찌 인간에게서 이런 기운이 나올 수가 있단 말인가.’

‘불사이긴 해도 몸은 약해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큰 착각이었다. 이것이 바로 수백 년의 세월 동안 도음진리교를 이끌어온 교주님의 힘인가.’

‘그런데 갑자기 왜 지금...?’

마사무네, 아키히로, 분시치는 그렇게 생각을 이어가며 교주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투기를 뿜던 교주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돌려 코우킨과 한베에게 말을 걸었다.

“참으로 훌륭한 선택을 했었구나. 코우킨과 한베여... 너희가 기습을 당했을 때 맞서려고 했다면 아마 전멸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교주의 말에 코우킨과 한베는 영문을 모른 탓에 서로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그들을 뒤로 하고 교주는 대열의 선두에 섰고 평지 지대로 발을 디뎠다. 감히 교주를 앞에 세울 수는 없다는 생각에 마사무네 등은 서둘러서 교주의 뒤를 따랐고 곧 그들의 시야에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 같은 광경이 펼쳐졌다.

“아르르르르...”

“크아아아아아!”

그것은 바로 평지 지대에 포진하고 있는 괴수들의 존재 때문이었다. 블록의 수가 셋. 일렉트라의 수가 열이 넘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배는 더 많은 수였다.

“으음! 어서 불투명 가루를 던져라. 나이더스의 존재를 찾아내야 한다!”

“아, 알겠습니다!”

적의 포진에 모두가 혼란스러워 할 상황에서 마사무네는 달랐다. 그는 최대한 빨리 지금 상황에서 최선의 생각을 해냈고 그의 지시에 도쿄 지부의 신도들은 불투명 가루를 담은 종지를 전방을 향해 던졌다. 그것은 날아가다가 끈이 풀렸고 그 속에 있던 불투명 가루는 사방으로 퍼졌다.

‘스스스스’

불투명 가루는 천천히 도음진리교단의 군세로 접근하던 나이더스들의 몸에 붙었다. 이에 나이더스들은 자신의 몸이 보이게 된 것에 움찔하였고 그 사이에 마사무네는 나이더스의 규모도 파악해냈다.

“총 여덟입니다. 그렇다면 적의 수는 20기 정도입니다. 이 정도면 큰 피해 없이 승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교주님. 공격 명령을...”

“허허. 언제나 침착한 마사무네도 겪어본 적이 없는 적 앞에서는 허둥대는구나.”

“네?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예상과 다른 움직임, 예상보다 더한 규모를 보여준 적들이다. 그런 적을 상대할 때는 급하게 대응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 숨겨둔 전력이 더 있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교주는 빙긋 웃으면서 마사무네의 실착을 짚어주었다. 이에 마사무네는 놀란 얼굴로 고개를 숙였고 교주는 시선을 전방으로 돌린 후 나직이 말하였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하구나. 어떤 자가 이들을 이렇게 조종할 수 있는지 말이야. 아무도 따라오지 말거라.”

교주는 그리 말하고는 산책이라도 나온 듯 천천히 전방을 향해 걸어갔다. 기세가 흉흉한 괴수들을 앞에 두고 그렇게 다가가는 모습에 아키히로는 기겁을 하며 말리려 하였다. 그런 그의 앞을 막아서는 팔이 있었다. 바로 쥬리나였다.

“아키히로 님. 지금은 나서실 때가 아닙니다. 교주님을 믿고 기다리시지요.”

“하지만 저것들에게 교주께서 당하시기라도 한다면...”

“호호. 교주님을 믿고 따른 것이 30년입니다. 이렇게 당하실 분이라면 우리가 그렇게 모시지도 않았겠지요.”

쥬리나는 여장부와 같은 눈빛으로 말하였고 이에 아키히로는 바로 생각을 바꾸고 교주의 뒷모습만을 바라보았다.

그런 교주의 접근에 일렉트라와 나이더스는 처음에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다가 곧 살기를 뿜으며 다가섰다. 그 순간 교주의 전신에서 아까보다 더한 투기와 살기가 흘러나왔다.

“케에에?”

그것에 일렉트라와 나이더스는 본능적인 공포를 느끼고 물러섰다. 그런 그들에게 전혀 시선을 주지 않으며 교주는 조용히 말을 걸었다.

“나오시게. 더 숨어있지 말고 말이야. 이들을 조종하는 이여...”

“음? 너는 나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 것인가...?”

마치 허공을 향해 말을 건 것과도 같은 그것에 놀랍게도 답변이 나왔다. 돌을 쌓아서 만든 일종의 임시 성벽의 뒤에서 무언가가 기다란 목을 드러내며 나타난 것이었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식물과 같이 생긴 괴수였다. 그 괴수의 개체수는 한 둘이 아니었다. 이것 역시도 열 기 정도에 해당하였다.

이를 보며 마사무네는 방금 자신의 진언대로 총공격을 했다면 저 괴수의 존재에 의해 낭패를 보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괴수의 머리 위에는 누군가가 앉아있었다. 그 존재는 사람이었고 놀랍게도 어린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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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히에이 산의 괴수 (2) 20.06.01 27 0 11쪽
25 히에이 산의 괴수 (1) 20.05.29 31 0 11쪽
24 도음진리교 (9) 20.05.28 36 1 12쪽
23 도음진리교 (8) 20.05.27 33 0 12쪽
22 도음진리교 (7) 20.05.26 25 0 12쪽
21 도음진리교 (6) 20.05.25 28 0 11쪽
20 도음진리교 (5) 20.05.22 32 0 12쪽
19 도음진리교 (4) 20.05.21 35 0 12쪽
18 도음진리교 (3) 20.05.20 29 0 12쪽
17 도음진리교 (2) 20.05.19 37 0 12쪽
16 도음진리교 (1) 20.05.18 39 0 12쪽
15 봉신대의 기억 (3) 20.05.16 41 0 20쪽
14 봉신대의 기억 (2) 20.05.16 35 0 13쪽
13 봉신대의 기억 (1) 20.05.15 30 0 15쪽
12 악령 회수 (3) +1 20.05.15 40 1 14쪽
11 악령 회수 (2) 20.05.14 36 1 14쪽
10 악령 회수 (1) 20.05.14 38 1 14쪽
9 죽고 살아난 자 (4) 20.05.13 35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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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죽고 살아난 자 (2) 20.05.12 46 1 13쪽
6 죽고 살아난 자 (1) 20.05.12 51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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