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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won 님의 서재입니다.

푸른 하늘에 가린 진실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드라마

듀얼won
작품등록일 :
2020.05.11 20:06
최근연재일 :
2020.06.0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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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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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음진리교 (7)

DUMMY

“그렇다면 하나 더 묻지. 어째서 한국의 강령들을 데려가려는 것이냐. 그들을 뭐에 쓸 수 있다고?”

“흠... 우리 교단은 태초부터 중대한 임무가 있었다. 그것은 훗날 있을 인류 종말의 전쟁에 맞서 무기를 완성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무기를 위해서는 령의 존재가 필요하다.”

“령의 존재? 대체 무슨 무기를 만들려는 것이지?”

“신령탄이란 것이다. 인간의 령은 그 존재 이유를 알 수 없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도 없는 무언가가 있지. 그리고 우리 교단의 역대 교주들은 그 령에 대해서 연구를 하였고 곧 그것이 대단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에너지를 무기화할 경우 상당한 파워를 분출할 수 있음도 알게 되었지.”

신령탄이란 단어에 이수재와 비류는 눈을 번득이며 서로를 보았다. 이것은 시오데란드 교에는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었다.

“령이라... 그렇다면 그 무기는 거의 완성되었겠군. 수백 년의 시간에 걸쳐서 령을 모았을 테니 말이야.”

“아니다. 신령탄이라는 병기를 고안한 것은 현 교주님 때부터이다. 교단의 역사에 걸쳐서 내려오는 인류 종말의 전쟁에 맞서기 위한 무기가 필요하다고 그분은 보았고 여러 연구를 통해 이 병기를 창안해내셨다.”

“뭐? 그런 것을 만들 수 있다고? 어떤 계시 같은 것도 없이?”

“후후. 그 분의 경지는 우리나 너희 같은 자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하늘의 계시를 직접 받을 수 있고 상상도 못한 비술을 쓰기도 한다. 신령탄도 그 중 하나이지. 간단히 몇 개의 령을 넣어서 쏜 것만으로도 산을 박살낼 정도였다. 그런 신령탄의 에너지를 완전히 충전할 수 있다면 인류를 종말시킬 존재가 나타난다고 해도 능히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고로는 도음진리교단의 교주를 떠올리자 자부심이 가득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하였다. 이것에 이수재는 자신이 알고 있는 령의 상식을 떠올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령이란 것은 그리 오래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죽어서 신체에서 분리가 된 후에는 얼마 버티지 못하고 소멸해버린다. 간혹 원념이 너무나 강한 령이 사념체가 되어서 그 공간에 존속하게 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건 제대로 된 령이라고 할 수 없지. 그런데 어떻게 신령탄에 넣어서 에너지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지?”

“그, 그것은...”

이수재의 질문에 고로는 처음으로 말을 머뭇거렸다. 지금까지 고문이 무서워서 술술 말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에 눈치가 빠른 비류는 몇 년 전 일본에서 있었던 사건을 하나 떠올렸다.

“사이비 종교의 신도들 수십 명이 집단으로 독극물을 먹고 자살했던 사건... 혹시 도음진리교가 관여한 것이었습니까?”

“헉!”

“비류. 그게 무슨 소리지?”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령은 신체에서 분리되면 곧 소멸합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죽은 후에 찾아가서 령을 수집하려고 하면 늦습니다. 제대로 된 령을 수집하기 위해서는... 죽을 것을 알고 미리 가서 대기했다가 신체에서 나오는 령을 빨아들이거나, 아니면 살아있는 자에게서 령을 강제로 뽑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사이비 종교 집단의 신도들이 동시에 독극물을 먹고 죽었던 그 사건... 여러 가지가 확인되지 않고 끝난 미궁의 사건인데 저는 여기서 방금 들은 신령탄의 냄새가 강하게 나는군요.”

“으음... 뭐 부인은 하지 않겠다. 그것은 교주의 뜻이셨다. 령의 수집이 지지부진한 것에 그분은 분노하셨고 이에 고위 신도 중 하나가 과잉충성을 하기 위해서 지부의 신도들을 몰살시켜 그들의 령 수십 개를 가져왔지.

그러나 워낙 많은 이가 죽은 사건이었던 탓에 지나치게 이슈화되었고 그것을 덮기 위해서 교주님께서는 정치권 등에 손을 쓰셔야 했다. 이후로 그런 짓은 자제하기로 했지. 그것은 우리 교단으로서도 가슴 아픈 과거이다.”

비류가 다 아는 듯이 날카롭게 바라보며 말하자 고로는 순순히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그것을 들으며 이수재는 욕설이 목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참았다. 지금은 고로에게 최대한 진술을 듣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었다.

“그럼 그 후로는 어떤 쪽으로 전환을 한 것이지?”

“동물이나 요괴들의 령을 뽑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이는 실패했다. 그들은 령이란 것이 없었다. 령은 오직 인간만이 가진 특수한 존재였지. 그래서 낙담을 하던 차에 대단히 특별한 무언가를 마주하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강령이다.”

“강령? 흠흠. 강령이 대체 무엇이지? 무엇이기에 이렇게 바다를 건너서 원정을 올 정도인 것이냐.”

이수재는 강령에 대해서 알고 있으면서도 시치미를 떼며 물었다. 이에 고로는 교주란 자가 너무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답하였다.

“환생이란 것을 믿지 않는 우리 교단에는 없는 개념이지만...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논리는 아마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일 것이다. 과거에 매우 강렬한 업적을 쌓은 영웅이나 호걸 등의 령이 윤회를 거쳐서 현대에 다시 환생하는 것이지. 그들의 령은 일반인의 령에 비해 백 배 이상이라 할 정도로 강렬하다. 그렇기에 강령이 강림한 자는 대부분이 눈에 띠는 존재로 크게 되지. 교주께서는 강령의 존재를 아신 후 그들을 추적할 수 있는 탐지 장비를 만들어내셨다. 그 후 우리는 일본 전역을 누비면서 여러 강령들을 채취하였고 신령탄의 에너지를 괄목할 정도로 충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목표치에 비하면 3할도 되지 않을 정도로 부족한 상태에서 일본의 강령들은 모두 사라졌다. 그렇게 대단한 존재인 만큼 그 개체수가 그리 많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 지지부진하던 차에 교주께서 얼마 전 놀라워하시면서 말씀하셨다. 한국에 최소 수십 단위 이상의 강령이 나타났다고 말이다. 이는 일본의 몇 배에 달하는 양이었지. 이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이에 우리는 강령 채취의 목적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탐사의 의미를 겸하면서 한국으로 온 것이다.”

“으음...”

고로는 긴 설명을 마친 후 숨을 골랐다. 그리고 이를 들으면서 이수재는 도음진리교의 교주란 자에 대해서 왠지 모를 압도감을 느꼈다.

‘비슷한 부분이 많은 교단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기원이나 내려져오는 교리 등 많은 것이 비슷하다. 그러나 그것을 이끄는 교주로서의 차이는 상당하구나. 나는 나의 도술 등을 발전시키는 것만 생각했는데 저들의 교주는 놀라운 병기와 장비 등을 만들고 있다. 그 과정에서 미친 짓과 같은 일을 저지르기도 했지만... 확실한 것은 상대 교단이 매우 강하다는 점이다.’

“한국의 정체불명 교단의 교주여. 우리와 함께 하자. 네가 강령들을 보호하고 있는 것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교단은 절대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자들이 아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인류의 종말을 막는 것이다. 그러니 너희 나라에 있는 강령들을 우리에게 바쳐라. 그럼 미래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칠 수 있다.”

“흥! 인류 종말을 막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우리 시오데란드 교단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우리 교단의 교리에 그를 위해 살아있는 자를 희생시켜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강령들은 엄연한 생명이고 나름 훌륭하게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나 김 삿갓은 교주로서 그들을 지킬 것이다. 비류. 이 자를 가둬라. 빠져나가지 못하게 잘 묶고 말이야.”

이수재는 고로의 말을 받아치면서 손짓을 했다. 이에 비류는 비술을 썼고 밧줄들은 이미 묶여 있는 고로를 다른 방식으로 결박하였다. 모든 것을 다 실토했음에도 풀어주지 않자 고로는 처음에는 발끈하였으나 곧 그것을 참으면서 의미 모를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를 이수재와 비류는 보지 못했다.


“고로가 사라졌다고?”

“네. 하루토 님. 저의 탐지봉을 사용한 흔적도 발견했습니다. 아무래도 정효준의 강령을 쫓아서 간 듯 합니다.”

“고로 이 자식이... 하긴, 그 제멋대로 움직이는 녀석이 명령에 복종할 리가 없었지. 내 불찰이야. 어쨌든 그냥 둘 수는 없어. 어서 추적하자. 고로의 기는 느낄 수 있겠지?”

“저 그게... 탐지봉으로 아무리 추적을 하려고 해도 감지가 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는 처음 있는 일인데...”

“너의 탐지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은 결계 속에 있다는 뜻이다. 그 속에서 전투를 하고 있거나 아니면 잡혔거나 그것도 아니면 죽었다는 것인데... 어쨌든 밤에 전투를 했던 곳으로 가보도록 하자. 상대가 거기에서 싸우자고 했다는 것은 본거지에서 멀지 않았다는 뜻이니까. 그쪽에서라면 더 탐지가 잘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 그렇겠군요. 알겠습니다.”

하루토의 말에 마사히는 눈을 빛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고로를 찾기 위해 달려갔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갇혀 있던 고로의 눈도 번쩍 떠졌다.

“으음... 이것들이... 결박술을 제법 할 줄 아는구나. 힘이 아무리 세도 줄을 끊거나 풀 수 없게 해놨어. 하지만.... 흐흐. 내게 이런 비술이 있을 줄은 몰랐을 것이다.”

고로는 히죽 웃은 후 갑자기 이를 악물었다. 그러면서 눈을 부릅떴고 그 순간 그의 어깨가 으직 소리를 내면서 탈골되었다. 그 고통에 고로는 순간 비명이 터져 나올 뻔 하였으나 간신히 참고 헐거워진 밧줄을 풀고 나왔다. 그렇게 몸이 자유로워지자 그는 다시 팔을 움직여 어깨를 스스로 맞추었다.

“과거 닌자들이 썼다고 하는 인술... 취미 삼아서 배운 기술이 이렇게 쓸모가 있을 줄은 몰랐군. 그럼 어떻게 할까. 다시 기습을 할까? 아니다. 저들은 강하다. 혼자서는 무리야. 위치도 알아냈으니 일단 돌아가서 이들의 존재를 알려야 한다.”

고로는 한번 제대로 당한 후에는 나름 냉정한 판단을 하면서 창고를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서 익숙한 지형을 찾아보았다.

‘저기 저곳이다. 저기로 도망치면 내가 아는 길이 나올 것이다.’

고로는 그리 생각하면서 다친 몸을 끌고 달렸다. 안 그래도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 뼈를 탈골시키고 접골하는 인술까지 쓰는 바람에 의식을 겨우 유지할 정도로 만신창이였지만 그는 이를 악물며 발을 움직였다. 그렇게 고로는 비류의 결계 끝자락까지 도달하였다. 그와 동시에 마사히의 탐지술에도 고로가 감지되었다.

“음? 하루토 님. 걸렸습니다. 고로 님입니다. 고로 님의 기가 느껴집니다. 방향은 저곳입니다.”

“오케이. 당장 가자. 가면서 정확한 위치를 찾아봐.”

“알겠습... 응? 이게 무슨...”

“왜? 무슨 일인데? 뭐가 생긴 거냐?”

“바로 기가 사라졌습니다. 이 느낌은... 소멸과 유사합니다.”

“뭐?”

마사히의 말에 하루토는 멍한 얼굴을 하며 그를 보았다. 그러면서 그는 고개를 돌려 고로를 생각했다.

그리고 그 시점에 고로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의 목에 화살이 뚫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화살 끝을 겨우 보면서 고로는 전신을 부들부들 떨었다.

“하... 함정이 있었던가. 이, 이놈들이 감히 이 고로 님을...”

고로는 설마 이런 곳에서 자신이 죽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듯 어떻게든 몸을 움직여서 빠져나가려 했다. 그러나 화살에 뚫린 그의 목에서는 피가 철철 흘러나왔다. 산소를 뇌에 공급해야 하는 피가 빠져나가게 되면서 그의 뇌에는 산소가 부족하게 되었고 곧 고로는 전신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을 느끼면서 그대로 쓰러졌다.

그렇게 고로가 절명한 후 결계의 이상을 감지한 비류는 다시 방을 나왔고 곧 고로의 시신을 발견한 후 그를 결계 내부로 옮겨서 묻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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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히에이 산의 괴수 (2) 20.06.01 28 0 11쪽
25 히에이 산의 괴수 (1) 20.05.29 3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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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도음진리교 (8) 20.05.27 33 0 12쪽
» 도음진리교 (7) 20.05.26 25 0 12쪽
21 도음진리교 (6) 20.05.25 28 0 11쪽
20 도음진리교 (5) 20.05.22 32 0 12쪽
19 도음진리교 (4) 20.05.21 35 0 12쪽
18 도음진리교 (3) 20.05.20 29 0 12쪽
17 도음진리교 (2) 20.05.19 37 0 12쪽
16 도음진리교 (1) 20.05.18 3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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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봉신대의 기억 (2) 20.05.16 35 0 13쪽
13 봉신대의 기억 (1) 20.05.15 30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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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죽고 살아난 자 (2) 20.05.12 46 1 13쪽
6 죽고 살아난 자 (1) 20.05.12 51 1 14쪽
5 인산광역시 (3) 20.05.11 62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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