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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시스 님의 서재입니다.

현실에서 내 아바타가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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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시스
작품등록일 :
2019.06.25 02:11
최근연재일 :
2019.07.10 18:3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1,091
추천수 :
37
글자수 :
32,680

작성
19.06.26 19:45
조회
116
추천
3
글자
9쪽

1-1. 유령이 내 캐릭터 아바타의 외형을 하고 나타났다.

아바타의 권리는 유저에게 있지 게임회사에게 있지 않아.




DUMMY

[...무슨 근거로 그렇게 말하는 거지?]


“세이렌은 내가 개고생해서 성장시켰어. 그만큼 감정이입도 되어 있고.”


그 결과 GM에게 고문을 당할 정도로 세이렌은 크게 성장했다.


“무엇보다 인생의 1/8? 1/9? 정도를 함께해왔지. 고문도 같이 당하고 ATF의 세계에서도 마지막까지 같이 있었어. 그러니까 내가 그 녀석에게 존재 의의를 부여했다.”


[가상의 데이터 덩어리라고 해도 함께하는 시간과 과정, 마음가짐에 따라서 누군가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건가.]


“바로 그거야. 그러니까 설령 네가 진짜라고 해도 증거 없이는 네가 세이렌이라는 걸 못 믿는 거지.”


외형이 똑같다고 해서 갑자기 나타난 녀석의 말을 믿는다는 건 상대방이 진짜이든 가짜이든 세이렌에게 실례다. 그리고 자기 말대로라면 자칭 세이렌은 기억을 잃었다. 즉 증거를 내밀 수는 없다.


“그러니까 네가 세이렌이라는 건 못 믿겠어. 가뜩이나 지금 현실이 시궁창인데 더 이상 머리쓰게 하지 말아줘.”


[이럴 때는 네 심정을 이해한다고 했던가. 좋아, 하지만 그러려면 날 부를 이름은 뭐지?]


유령은 세이렌의 이름을 쓰지 않는다면 누군가에게 불릴 이름이 없다.


“...렌.”


[단순하군. 원래 이름에서 렌만 부르라는 건가.]


“애초에 내가 세이렌을 세이렌이라고 지은 이유가 그거거든.”

‘세이렌’에서 ‘세이’는 플레이하는 자기 자신, ‘렌’은 캐릭터 아바타 그 자체. 완전히 VR과 일체화하여 집중하는 풀 포커스 특성상 자신의 이름이 들어가야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었다.


“일단 네 외형이 세이렌이니까 ‘렌’의 이름을 사용하는 걸 허락해줄게.”


[고맙다고 해야 하나?]


“싫으면 ATFCD-13123532로 불릴래?”


[CD면 캐릭터 데이터(Charator Data)인가? 뭐 그리 자세하게 알고 있어?]


“내가 세이렌을 만든 시점이 대략 그쯤이었거든.”


보통 플레이어는 자신의 캐릭터가 서버에서 몇 번째로 만들어졌는지 기억하지 않는다. 아니, 애초에 찾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대한민국에서 게임 캐릭터란 그저 게임에 접속하기 위한 데이터 컨버전 시스템, 직설적으로 말하면 꼭두각시 정도니까. 유령, 렌은 세이가 ‘세이렌’이라는 캐릭터에게 얼마나 감정을 두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정식으로 인사하지. 내 이름은 이세이. 그냥 세이라고 불러.”


[알았다. 잘 해보자.]


세이는 렌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는 자신의 손을 뻗어 악수했다. 비록 서로의 손이 닿지 않았았지만 그건 상관없었다.


‘내 기억을 되찾으려면 적어도 이 외형의 제작자로 보이는 녀석이랑 함께하는 게 좋겠지.’


‘다른 사람이 이 녀석을 볼 수도 있고, 못 본다고 해도 불안해. 나는 지금 정부의 암살 위협을 받고 있다. 괜히 멀리 뒀다 나중에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느니 차라리 옆에 두고 관찰해야지.’




서로의 속내는 다르지만 함께하기로 결심한 이상 우선 세이는 렌의 한계를 알아보기 위해 이런저런 실험을 했다.


“그래서, 넌 떨어질 수 없는 거지?”


[떨어지고 싶어도 떨어질 수 없어.]


실험 결과, 렌은 잠시나마 세이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것과 일정 거리 이상 멀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 기억을 되찾는다면 떨어질 수 있는 방법을 알 것 같지만...

“네 기억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은 뭔데?”

[몰라.]


렌에게 자신이 세이렌이라는 말을 한 건 모정일. 일반적으로 생각한다면 그에게 직접 찾아가 묻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 사람을 어떻게 찾냐고...”


문제는 현재 모정일은 행방불명 상태라는 것. ATF의 피해자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재벌가와 정치인들도 있다. 이들이 껴있는 사건을 재빨리 처리하지 않을 이유는 없으니 남은 건 단 하나. 그가 정부와 재벌의 추격을 뿌리치고 있다는 소리다. 이들도 찾지 못하고 있는데 일반 학생인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없다.


‘그나마 내가 그들과 비빌 수 있는 구석은...’


이 정체불명의 유령 하나뿐. 하지만 기억을 잃어 어느 능력이 있는지도 모르는 와중에 함부로 움직였다가는 오히려 들킬 수도 있다.


[일단 그 모정일이라는 사람에 대해 조사하는 게 어때?]


“그래. 그게 좋겠다.”


[그런데 어떻게 조사하지?]


“중딩... 아니 고딩이 할 수 있는 건 하나뿐이지.”


바로 인터넷. 인터넷 검열이 심심찮게 일어나는 대한민국이지만 평범한 학생인 세이가 접근할 수 있는 건 이것뿐이다.


‘정보가 조작되었을 확률은 100%에 가까워. 하지만 이대로 손 놓고 있는 것보단 나을지도 몰라.’


[그런데, 전자기기 있어?]


“아.”


렌의 묵직한 말에 세이는 현실을 깨달았다.


[돈은?]


“없지.”


[그리고, 밖으로 나갈 수 있겠어?]


“맞다...”


어제 너무나도 커다란 두려움 때문에 기절까지 했으면서 그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에 자기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그걸 보는 렌은 침대 옆을 가리켰다.


[네 짐이 있는 것 같은데, 한 번 열어보지 그래?]


세이가 시선을 돌리자 그곳에는 상자가 있었다. 조심스레 가져와 박스를 열자 옷가지들과 스마트폰, 노트북이 있었다. 무심코 스마트폰의 전원을 켜려던 찰나, 시작 화면에 뜨는 로고를 보고 의문이 들었다.


‘처음 보는 디자인의 로고다. 설마 이것들, 전부 다 내가 쓰던 게 아닌가?’


세이는 배터리를 분리했다.


[무슨 일이야?]


‘지금 이것들을 쓰면 안 될 것 같다.’


[어째서지?]


‘도, 감청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을 테니까.’

정보기관에서 도, 감청은 기본이다. 현실에서는 불법이지만 정보기관에서는 대놓고 쓰기도 하고. 컴알못인 세이가 정보기관의 도, 감청 프로그램을 찾아내 제거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내가 이런 거 조사한다는 거 알려진다면 정부는 날 희생양으로 쓸 거야.’


[그렇다는 확신은?]


‘언론만 보면 답 나오지.’


정치적인 추문이 터지면 항상 유명 연예인의 스캔들이 터진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대한민국 언론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유명 연예인들을 엮는 것도 한계가 있어.’


그런 상황에서 ATF 귀환자들은 훌륭한 소재감이다. 게임 속에서 있었으니 게임 업계를 싫어하는 학부모들의 호응과 정신과 의사들의 언론 플레이라면 충분히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다.


‘어제 나는 실제로 그렇게 될 뻔했어.’


[그건 그런가.]


‘어째서인지 작업하던 나를 놔두고 다른 희생양을 삼은 것 같은데, 안심할 상황은 아니지.’


만약 일이 갑작스럽게 터진다면 바로 자신을 쓸 거니까. 중학생에서 배움을 멈추고 게임을 했다고 해도 세이는 머리가 아주 나쁘지는 않았다.


‘근처 PC방은 당연히 깔려 있을 거니까 제외. 설령 아니더라도 사람으로 감시는 하고 있을 거야.’


[하지만 인간 세상... 그러니까 현실은 사람을 그렇게 막 부릴 정도로 사람이 넘쳐나는 건가?]


‘60억? 70억? 정도 되니까 적은 건 아냐. 뭐 우리나라 국가공무원도 썩어 넘치지는 않지. 하지만 이럴 때 동원되는 건 관계없는 부서에서도 동원되는 법이지.’


사람들이 무시하지만 경찰서 한 곳에 근무하는 순경 수는 적지 않다. 여기에 국정원 소속이면서 신분이 알려진 화이트 요원과 공익들을 이용한다면 사실상 감시망을 피해가는 건 불가능하다. 그저 24시간 체계를 유지하기가 힘들 뿐.


[그렇다면 방법은 없다는 건가.]


‘방법이 없진 않아. 그 사람들을 뿌리치면 된다는 거지.’


[그게 가능한가?]


‘되겠냐. 그게 가능하려면 적어도 모정일 정도는 돼야 해.’


모정일. 브레인 기어와 VR 게임 제작 프로그램에 ATF의 메인 개발자가 되어 부모의 지원 없이 순수하게 억대 자산가가 된 사람. 정부와 기업의 추적을 피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


‘아마 모정일은 안 잡혔을 거야. 그 사람이 잡혔다면 게임을 클리어하게 했겠지.’


[그런데 방법이 없는 것 치고는 꽤나 자신이 있어 보이는데, 어떻게 할 거지?]


‘이렇게다.’


세이는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잔액을 확인했다.


‘남은 돈은 이 정도인가. 좋아, 이 정도면 되겠다.’


[뭐하려고?]


렌의 질문에 세이가 자신만만하게 대답한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으려고 한다.’




※현실 법률에선 게임 캐릭터를 비롯한 걔정 이런 것들 전부 게임회사측에 있습니다. 만약 유저에게 있다면 서비스 종료할 때 어마어마한 배상금을 물어야하니까요.


작가의말

일반인 시점에선 미친놈이지만 (자기 기준) 죽을 뻔한 사람이 안 미치면 그것도 이상한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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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6. 캐릭터부터 만들어야 한다. 19.07.10 46 0 6쪽
10 1-6. 캐릭터부터 만들어야 한다. 19.07.07 38 3 7쪽
9 1-5. VR에 접속하기로 했다. 19.07.05 44 3 6쪽
8 1-4. 고추되기 싫다, 하나 뿐인 길로 나아가기로 결정했다. 19.07.03 70 3 8쪽
7 1-3. 찾기 시작한다. 19.06.30 55 3 8쪽
6 1-2. 알기 위해서 장소를 옮겼다. 19.06.30 66 3 8쪽
» 1-1. 유령이 내 캐릭터 아바타의 외형을 하고 나타났다. 19.06.26 117 3 9쪽
4 1-1. 유령이 내 캐릭터 아바타의 외형을 하고 나타났다. 19.06.26 111 4 7쪽
3 1. 데스게임에서 돌아왔더니 죽을 위기에 처했다. 19.06.25 167 5 6쪽
2 1. 데스게임에서 돌아왔더니 죽을 위기에 처했다. 19.06.25 164 5 6쪽
1 0. FFVRMMORPG에서 현실세계로 귀환했다. 19.06.25 214 5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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