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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시스 님의 서재입니다.

현실에서 내 아바타가 보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케네시스
작품등록일 :
2019.06.25 02:11
최근연재일 :
2019.07.10 18:3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1,092
추천수 :
37
글자수 :
32,680

작성
19.06.26 12:00
조회
111
추천
4
글자
7쪽

1-1. 유령이 내 캐릭터 아바타의 외형을 하고 나타났다.

아바타의 권리는 유저에게 있지 게임회사에게 있지 않아.




DUMMY

수화기를 내려놓은 노인은 침대 위에 누워있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딸아, 이걸로 됐니?”

“네.”


소녀는 노인의 표정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걸로 일단은 안심이군.’


대한민국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규모로 보면 소국 수준. 대국인 자신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며 경고를 내려달라고 부탁했는데, 아무래도 그게 들어맞은 것 같다.


‘아무래도 걔는 자기 나라에 대해 잘 알고 있나보네.’


하긴 그러니 거기서 그렇게 살았지...


그 순간을 회상하던 소녀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서, 그가 누구길래 네가 신경 쓰는 게냐.”

“할아버지는 그걸 왜 궁금해요?”

“네 어미를 생각하면 답이 나오지 않겠니.”


그 말에 소녀의 입이 열리지 않았다.


“아무래도 너는 어미의 피를 이은 것 같구나.”

“딸이 엄마를 닮는 데 이유라도 필요한가요.”

“적어도 그 점만은 담지 않았으면 했지.”


잠시 동안 둘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하아. 진짜 지 애미를 똑 닮았구나. 그래서, 기다릴 수 있겠니?”

“기다릴 수 있어요.”


아직 몸이 완전하지 않은 소녀는 침대 위에 누워 있다. 하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흔들리지 않았다. 정말로 재회의 순간을 기다릴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그 어떤 결정보다 단호하게.


‘역시, 부모 안 닮는 자식 없다더니... 하필 이 부분도 닮아버렸네.’


아비의 입장에서는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좋은 부분이다.


“그 나라 안에서 그와의 일을 방해할 사람은 없으니까요.”

“나도 보고를 받기는 했다. 확실히 그렇겠군.”


친구 없음. 남은 유/무형 재산 없음. 친척들과의 사이 험악. 부모 사망. 직계가족 없음. 이 조건들을 보면 깨어나자마자 손을 쓴 것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의문점은 하나. 멀다면 먼 나라 사람의 신상을 어떻게 잘 알고 있는가. 하지만 직접적으로 물으면 대답해줄 리 없다. 그렇기에 그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됐다. 나도 크게 터치하지 않겠다. 말 해줄 수 있는 것만 말해주겠니?”

“말 해줄 수 있는 건 단 하나에요.”

“하나?”


그래도 아예 아무것도 모르는 것보다는 낫기에 노인은 귀를 기울였고, 눈에 띄게 놀랐다.


“제가 살아있는 이유니까요.”


그녀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진 상태였다.


###


다음 날. 세이가 눈을 뜨자 병원 천장이 보였다.


“아, 나 쓰러졌지...”


곧 죽는다는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는 걸 기억해낸 세이는 한숨을 쉬었다.


[여, 일어났어?]


“그래. 푹 기절했다아아아?!”


분명 아무도 없어야할 침대 위에 무언가가 있었다. 사람이 있었다. 아니,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이질적인 존재였다.


‘사람이 전체적으로 푸른 컬러링을 가졌을 리가 없잖아!’


마치 파란 필터처리를 한 만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 평균 신장에 가까운 신장. 짧은 단발머리와 등 뒤에 맨 가방. 허리띠에 달린 검까지. 자세히 본 세이는 눈앞의 녀석이 누군지 알았다.


‘세, 세이렌?!’


세이렌. 세이가 ATF 당시 사용하던 캐릭터의 아바타. 그것도 클리어 직전의 모습이었다.


‘세이렌이 왜 여기에...’


“너, 넌 누구냐!”


[세이렌.]


소년의 말에 세이는 큰 충격을 받았다.


‘설마, 정말로 세이렌 본인이라고?’


그럴 리가 없다. ATF의 아바타가 어떻게 현실에서 나타난단 말인가.


“세이렌...?”


[기억이 맞다면.]


그 말에 세이가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 기억은 어디에 있는데!”


[네 머릿속.]


“뭐라는 거야, 이 녀석.”


갑자기 자기 머릿속이 들먹여지자 세이는 어이없었다.


“그 근거는?”


[내가 맨 마지막으로 본 남자가 그렇게 말했다.]


“그게 누군데!”


[그는 나에게 자기가 모정일이라고 말하더군.]


세이의 동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모정일...?”


모정일. 세계 최초로 VR게임 제작 프로그램을 만든 자이자 풀 포커스 시스템의 개발자. 그리고 AFT의 개발자이자 GM이기도 한 사람. 그리고 멀쩡하던 게임을 갑자기 데스 게임으로 바꾼 자이기도 했다.


“너, 너는 누구야... 유령...이냐?”


세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유령은 무슨 기술이지? 언제 사용하지?]


“하아? 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냐?”


세이의 말은 한 귀로 흘리며 그는 자기 할 말을 이었다.


[난 아무래도 기억을 잃은 것 같군. 아마 그 세계에서 떠날 때, 같이 오지 못했다고 추측할 수는 있어.]


세이는 지금까지 정체모를 소년이 한 말을 정리했다.


“그러니까, 너는 지금 세이렌이라고 하고 있어. 모정일이 그랬다면 맞을 지도 몰라. 하지만 증거가 없으니 넘어가고, 기/억/상/실이라고?!”


‘아니 애초에 기억을 남기고 이동할 수 있는 건가?’


하나하나 조목조목 따져보자 이해가 안 가는 것들 투성이. 더 심각한 건 이런 망상론자의 망상 같은 걸 지금 자신이 일일이 현실성 따져가며 정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 안 되겠다. 나 확실히 이상해졌어.”


생각해보면 VR의 전자파를 2년 넘게 쬈는데 이상해지지 않으면 오히려 비정상인 거다.


“왜 하필 이런 중요한 때에!!!”


현재 자신은 정부에게 목숨이 위협받고 있다. 아직 정부와 병원의 음모를 최대한 빨리 눈치 채고 대비해야하는 시기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목숨의 위기가 벌어질 것이다.


[진정해라. 네놈 때문에 내 생각이 방해받고 있다.]


“네놈 때문이잖아!!!!”


원인제공자가 할 말이 아니었다.


“어찌됐던 간에, 나는 네가 세이렌이라는 거 못 믿어!”


[어째서냐?]


“그야 당연히...”


파란 필터를 켜고 찍어낸 아바타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다.


그러고 하는 말이 자기를 지금까지 VR 속에서 2년 넘게 동고동락하며 자신의 목숨을 지켜준 파트너라는 것도 모자라 그 사실을 알려준 게 업계의 미래 따윈 신경 안 쓰고 멀쩡한 세계 최초 풀 포커스 VR게임을 한순간에 ‘캐릭터의 죽음 = 현실 죽음’의 룰을 추가한 데스 게임으로 만들어버린 제작자라고 한다.


현실이란 생각이 안 드는 건 둘째 치더라도 상식적으로 이 주장을 믿을 수 있을만한 사람은 없다.


“게다가 내 아바타는 AI가 없어!”


아무리 게임 제작사가 외계인을 갈아 넣는 일을 하더라도 플레이어의 캐릭터 속에 아바타를 외형으로 한 AI를 탑재하는 건 불가능이다.


[네가 나를 세이렌이라고 인정하지 못하는 증거는 뭐지?]


“세이렌은 내가 성장시켰으니까. 일개 캐릭터, 아바타가 아니라 바로 내 자신이라고!”


ATF는 기존 게임처럼 ‘직업’ 혹은 ‘클래스’라는 분류로 이미 만들어져 있는 몇몇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선택해 플레이 하는 게 아닌 자기가 직접 기술과 외형 등을 조합해 만들 수 있어 자유도가 매우 높은 게임이었다. 게다가 2년 이상 동거동락하며 죽을 위기도 함께 겪었다면

단순한 게임 캐릭터가 아니다.


‘마치 실제 사람처럼 말이지.’




※현실 법률에선 게임 캐릭터를 비롯한 걔정 이런 것들 전부 게임회사측에 있습니다. 만약 유저에게 있다면 서비스 종료할 때 어마어마한 배상금을 물어야하니까요.


작가의말

세이는 게임을 사랑합니다. 물론 현실에 타협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래도 할 건 해보는 타입이죠. 에바인 각이 나오면 안 하지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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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6. 캐릭터부터 만들어야 한다. 19.07.10 46 0 6쪽
10 1-6. 캐릭터부터 만들어야 한다. 19.07.07 38 3 7쪽
9 1-5. VR에 접속하기로 했다. 19.07.05 44 3 6쪽
8 1-4. 고추되기 싫다, 하나 뿐인 길로 나아가기로 결정했다. 19.07.03 70 3 8쪽
7 1-3. 찾기 시작한다. 19.06.30 55 3 8쪽
6 1-2. 알기 위해서 장소를 옮겼다. 19.06.30 66 3 8쪽
5 1-1. 유령이 내 캐릭터 아바타의 외형을 하고 나타났다. 19.06.26 117 3 9쪽
» 1-1. 유령이 내 캐릭터 아바타의 외형을 하고 나타났다. 19.06.26 112 4 7쪽
3 1. 데스게임에서 돌아왔더니 죽을 위기에 처했다. 19.06.25 167 5 6쪽
2 1. 데스게임에서 돌아왔더니 죽을 위기에 처했다. 19.06.25 164 5 6쪽
1 0. FFVRMMORPG에서 현실세계로 귀환했다. 19.06.25 214 5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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