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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시스 님의 서재입니다.

현실에서 내 아바타가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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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시스
작품등록일 :
2019.06.25 02:11
최근연재일 :
2019.07.10 18:3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1,089
추천수 :
37
글자수 :
32,680

작성
19.07.10 18:30
조회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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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6쪽

1-6. 캐릭터부터 만들어야 한다.

아바타의 권리는 유저에게 있지 게임회사에게 있지 않아.




DUMMY

AFT에서는 휴먼으로 고정되었기에 렌은 종족에 대해 관심이 많은 듯 했다.


[휴먼이 뭐가 좋은데?]


“모든 클래스의 위에 있는 궁극의 클래스거든. 딜러와 탱커를 동시에 수행하는 반반무많이 같은 ‘키라토’나 원거리면서 근거리도 꽤 하는 ‘에스나’같은 녀석도 있지.”


온갖 예시와 수식어를 붙여서 있어 보이게 말하지만, 게임 속 캐릭터의 아바타를 하고 있어서인지 렌은 세이의 말을 단번에 알아들었다. 간단히 말해서, 잡캐.


[그럼 키우기가 빡세겠군.]


“그래.”


누가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만든 유저 아니랄까봐 같은 생각을 한 이들의 시선은 휴먼에게서 벗어난 상태였다. 자연스레 손가락이 데미 휴먼을 누르자 이번에는 다섯 가지 종족으로 나뉘었다.


[수인, 아마조네스, 루파, 엘프, 드워프인가.]


동물의 특성을 띈 수인, 인간과 가장 흡사한 아마조네스, 소인족인 루파, 원딜의 엘프, 도구의 드워프. 최초의 FFVRMMORPG인 만큼 몸을 움직이라는 차원에서 AFT는 냉병기만이 구현되어 있었기에 경험을 살리려면 수인이나 아마조네스를 선택해야 했다.


[수인이냐, 아마조네스냐. 냉병기가 잘 어울리는 종족은 역시 이 둘이지. 어느 걸 할 거야?]


“동물의 특성을 한 수인은 예상치 못한 약점이 될 수 있어. 아마조네스로 가자.”


음파 공격에 큰 대미지를 입거나, 꼬리를 붙잡혀 고통을 받는 등 인간이 수인을 컨트롤 하는 건 의외로 까다로웠다.


「※아마조네스는 여성 플레이어만 선택 가능합니다.」


“...내 이럴 줄 알았어.”


[아마조네스는 네 기억 속에서 봤다. <유흥왕>이라는 TCG에서 아마조네스가 아마존 여전사 컨셉이라는 내용이더군.]


렌의 말을 무시한 채 세이의 머리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아마조네스가 여성 유저 한정이라면, 수인, 루파, 엘프, 드워프. 그 중에서 일단 루파는 배제하자.’


소인족인 루파는 최대 성장치가 초등학생에서 여중생 수준. 즉 커 봐야 140cm 정도다. 세이의 키는 약 170cm. 서로가 보는 시선이 달라 제대로 조종이 까다롭다.


‘남은 건 수인, 엘프, 드워프. 드워프도 빼자.’


AFT에서 세이는 대장장이와는 큰 연이 없는 인생을 살았다. 애초에 전문적인 스킬트리를 파고 들어야하는 대장장이는 자유를 추구하는 세이와 맞지 않았다.


‘수인이냐 엘프냐.’


물론 AFT의 감각을 그대로 계승하려면 수인이다. 비록 휴먼과는 다르지만 그래도 엘프보다는 냉병기와 익숙하니까.


데스 게임이 되어 목숨 걸고 자신의 무(武)와 기(技)를 단련한다. 아예 전투와 무관하게 생활하지 않은 이상 모든 AFT 플레이어이자 생환자는 힘을 갈고닦았다. 그것은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AFT를 직접 플레이한 자들만이 얻은 ‘경험’이자 가질 수 있는 ‘패’. 그것을 가장 잘 이용할 수 있는 건, 휴먼을 선택지에서 배제한 이상 수인뿐이다.


세이는 모험가였다. AFT의 꼭대기를 밟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탑을 공략하던 공략파가 아닌, 그저 유유자적 플레이하려는 사람이었다. 그저 플레이를 하기 위해선 레벨 업과 아이템이 필요해 억지로 싸웠을 뿐이다. 그리고 그 경험을 이용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이 넘어, 각종 스탯과 한정판 아이템 등을 가진 기존 유저들을 상대로 순조로운 플레이가 불가능한 상황에 도달했다.


하지만 세이는 그 ‘경험’이자 ‘패’를 사용하는데 망설임이 들었다. 공평하지 않아서는 아니다. 현재 계정이 있어 플레이를 단 한 번이라도 해본 유저는 모두 AFT 사태를 자기 생활이 바쁘다고 잊거나, 강 건너 불구경하며 신작 FFVRMMO라는 것에 눈이 멀어 사태를 무시하고 게임한 사람이다. 자신도 AFT 사태와 동일한 일을 겪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시작한 그런 자들이 공평, 불공평이라는 단어는 쓸 수 없다.


“젠장...”


머릿속에서 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한다. 몬스터를 상대로 오로지 냉병기만을 이용해 쓰러트려야 하는 상황이. 왼쪽 상단의 체력 바가 레드 존으로 떨어지지 않는 지를 신경 쓰면서 눈앞의 몬스터가 하는 공격을 피한다. 물론 그 와중에 공격을 해 쓰러트려야하는 건 당연한 일.


‘각종 매체에서 개나 소나 사용하던 검이 이렇게 쓰기 어려웠나’라는 생각과 ‘매체 제작진들 죽이고 싶다’라는 생각까지 하면서, ‘죽는다.’라는 압박을 견디며 하는 게 바로 FFVRMMORPG. 처음부터 ‘죽으면 페널티 받거나 아이템 쓰지 뭐.’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AFT를 실행했던 세이에게 큰 충격이었다.


“...지쳤어.”


더 이상 그런 일은 최대한 피하고 싶었다. 그런 마음가짐을 확고히 하니 남은 종족은 단 하나.


「※<엘프>로 하시겠습니까? 추후 변경이 불가능합니다!」


세이는 엘프를 고르고, <예>를 눌렀다.


[미쳤어?! 왜 엘프를 고른 거야?]


“렌.”


자신의 생각, 혹은 지식을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렌이 짜증났다.


‘아무래도 실시간 업데이트는 아닌 것 같군.’


[너 정말 아까 일 때문에 정신줄 놓은 거 아니지?]


“대학 전공에 맞춰서 취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모든 걸 놓은 듯한, 공허하면서도 허탈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것과 동시에 어카운트 스테이지가 소멸하기 시작한다.


[하아... 될 대로 돼라.]


<행운을 빕니다.>라고 속삭이는 시스템 메시지가 귀에 들리며 시야가 암전된다.





암전된 시야가 밝아지며 낯선 풍경을 담는다. 눈부신 태양마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이곳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오지의 느낌이 강했다.


“내가, 돌아왔다...!”


또 다른 VR세계. 오지 같은 숲에서 세이는 간단히 신고했다. 상대방은 없지만, 그에게 있어 일종의 각오를 다지는 행동이었다.


“결국엔 다시 와버렸구나.”




※현실 법률에선 게임 캐릭터를 비롯한 걔정 이런 것들 전부 게임회사측에 있습니다. 만약 유저에게 있다면 서비스 종료할 때 어마어마한 배상금을 물어야하니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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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 내 아바타가 보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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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캐릭터부터 만들어야 한다. 19.07.10 46 0 6쪽
10 1-6. 캐릭터부터 만들어야 한다. 19.07.07 38 3 7쪽
9 1-5. VR에 접속하기로 했다. 19.07.05 44 3 6쪽
8 1-4. 고추되기 싫다, 하나 뿐인 길로 나아가기로 결정했다. 19.07.03 70 3 8쪽
7 1-3. 찾기 시작한다. 19.06.30 55 3 8쪽
6 1-2. 알기 위해서 장소를 옮겼다. 19.06.30 66 3 8쪽
5 1-1. 유령이 내 캐릭터 아바타의 외형을 하고 나타났다. 19.06.26 116 3 9쪽
4 1-1. 유령이 내 캐릭터 아바타의 외형을 하고 나타났다. 19.06.26 111 4 7쪽
3 1. 데스게임에서 돌아왔더니 죽을 위기에 처했다. 19.06.25 167 5 6쪽
2 1. 데스게임에서 돌아왔더니 죽을 위기에 처했다. 19.06.25 163 5 6쪽
1 0. FFVRMMORPG에서 현실세계로 귀환했다. 19.06.25 214 5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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