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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시스 님의 서재입니다.

현실에서 내 아바타가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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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시스
작품등록일 :
2019.06.25 02:11
최근연재일 :
2019.07.10 18:3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1,082
추천수 :
37
글자수 :
32,680

작성
19.07.05 18:30
조회
43
추천
3
글자
6쪽

1-5. VR에 접속하기로 했다.

아바타의 권리는 유저에게 있지 게임회사에게 있지 않아.




DUMMY

세이는 버스를 타고 병원으로 돌아갔다. 움직이는 환자가 많아서인지 그리 큰 주목을 받지 않으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 뒤 문을 잠궜다.


“ALO...”


침대 끝에 걸터앉은 세이는 자신의 손에 들린 ALO 팩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


[뭐해?]


“아냐.”


생각에서 벗어나 세이는 옆에 둔 브레인 기어를 들어 올려 덮개를 열었다. <Aim For the Tower>라고 적혀 있는 팩이 담겨 있었다. 팩을 빼내 쓰레기통에 던져 넣은 뒤 ALO 팩을 장착했다.


“브레인 기어...”


의식을 2년 넘게 가둬두고 있던 족쇄이자 감옥. 지옥과도 같았던 마지막 GM의 고문에 대한 통증을 그대로 전해준, 세이에게 있어서 고문 도구.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이는 이걸 쓰고 다시 한 번 VR 세계로 떠나야한다. 진실을 알기 위한 유일한 길이기에.


‘이 무슨 엿 같은 운명이야.’


기기에 있던 랜선을 침대 근처에 있던 전용 콘센트에 꽂고, 머리에 씌운다. 그 다음 누워서 기동음을 외치면 의식은 현실이 아닌 VR세계로 향한다. 하지만 세이는 침대에 누웠음에도 기동음을 외치지 않았다.


[뭐 하고 있어?]


“무서워서...”


덜덜덜.


세이의 손이 다시 떨리고 있었다. 순수한 공포로 손은 수전증 저리가라 할 정도로 떨고 있었다.


‘나, 마약이라도 한 거 아니지?’


[무리하지 마. 현실에서 네가 죽으면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아냐, 갈게.”


이 쯤 되니 자신이 궁금했다. 과연 내 눈에만 보이는 이 녀석의 정체가 뭘까.

모정일의 장난이던, 시스템의 오류던 정체를 알고 싶었다.

한 숨, 두 숨을 내쉰 세이는 말했다.


“...드림 컴 트루(Dream come True).”


꿈이 현실로 다가온다는, 마법의 주문을.


VR에 접속하기 위해 모든 감각이 끊어지기 시작한다. 일종의 무중력 상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무것도 느끼지도 보지도 못한다. 침대의 감촉과 몸이 가진 무게감, 억누르고 있는 중력의 감감각이 사라졌다.


곧 브레인 기어의 전자기파는 각 뇌의 모든 감각기관을 순차적으로 돌며 관리자 권한을 강탈하기 시작했다. 차례차례 느끼지 못하는 감각을 떠올리며 세이는 한 가지 가설을 세웠다.


‘잠깐, 혹시 모정일이 AFT에서 인질로 삼은 건 배터리 폭발이 아니라...’


생각은 끝을 맺지 못하고 모든 감각이 차단되었다. 빛도, 소리도, 냄새도, 맛도, 촉감도 느낄 수 없는 절대적인 암흑. 그 어떤 시공간도 지각할 수 없는 무중력 공간. 가상현실로 가려면 현실과의 연결을 끊어야하기에 반드시 거쳐야하는 과정이지만, 이 모든 감각이 차단되는 잠깐의 시간 동안 세이는 오만가지 생각을 했다.


조금 전 했던 생각이 원흉이었다.


‘여기서 접속이 끊겨서 영원히 갇힐 수도 있는 건가?’

‘미치겠네, 내가 왜 여기로 온 거지?’

‘더 이상은 무리. 난 여기서 나가야겠어!’

‘안 되잖아?! 시스템 정지! 로그아웃!’

‘....’


세이의 자의식이 선명하게 떠오르기 시작한다. 의식적으로 억눌러두고 있던 공포감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너, 너는...’


의식적으로 억누르던 게 나오는 상황에 무의식에 반응이 없을 리는 없다. 무의식에 숨어있던 괴물들이 심연 속에서 눈을 뜨기 시작했다.



─비밀을 알아챈 이상 넌 살려둘 수 없다.



‘GM님! 저는 그저 우연히 봤을 뿐입니다! 살려주세요!’



─좋아, 솔직하게 말했으니 용서해주지.



‘그럼 저는 이제...’



─죽을 것이다!



‘야 이 18넘아! 개드립치지 말고 살려줘! GM! 이 각종 글리치 넘치는 하드웨어와 버그 넘치는 소프트웨어에 모든 감각이 통제당하는 가짜 세계 속에서 의식이, 브레인 기어 안에서 개죽음당하기 싫단 말야!’



─이 새끼가?



GM의 표정이 굳어진다.



‘난 당신한테 어떤 감정도 없었어! 우연한 목격이라고!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입을 다물고 있었다고! 당신과 다른 GM들에게 타깃이 될 만한 어떤 의도는 없어! 설마 진짜 GM일 거라고는 정말 몰랐다고!’




─알았으니까 판정을 내려주지. 페인 업소브(Pain Absorb) 시스템을 끄겠다!




GM은 시스템 창을 열더니 정말로 페인 업소브 시스템을 껐다. 감각이 아까와는 차원이 달라졌다는 게 느껴졌다.




‘뭐? 야 이...’



─받아라, 불에 달군 검으로 지지기!






붉은 빛이 감도는 검이 세이의 배를 꿰뚫었다.


‘으아아아아아!!!!!!’



단순히 검이 몸을 관통하는 것도 아프다. 그런데 거기다가 관통한 검이 불에 달궈진 것이라면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이 추가로 느껴진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아픈 건 살이 타는 고통이라 불리는 작열통. 그리고 어느 생물도 마찬가지지만 사람은 외부보다 내부가 약하다. 따라서 같은 공격을 받아도 고통은 두 배 이상.


'이 영화, 게임, 만화, 애니, 라노벨 개드립이나 치는 개새끼가!!!'



세이가 고통에 미쳐버릴 그 때, 렌이 다가와 세이를 붙잡았다.


[세이! 정신 차려!!]


‘으으윽....’


[이 자식 이런 고통을 겪었던 거야?]


예상 외로 끔찍한 광경이었기에 렌의 눈이 찌푸려진다.


[아니,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마음을 붙잡아, 세이!]


렌의 말에 세이는 정신을 붙잡았다.


“렌...?”


[이세이! AFT 클리어에 큰 공헌을 했잖아! 이겨내, 세이렌!]


‘그래, 난 세이. AFT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세이렌! 내가 하드캐리하지 않았다면... AFT는 클리어하지 못했어!’



「후각 접속 ─OK」


숨을 들이쉴 때와 내쉴 때의 느낌이 어느새 돌아왔다.


「청각 접속 ─OK」


시스템 알림이 들리기 시작했다.


「촉각 접속 ─OK」


알림창, 공간 윈도우라고 불리는 것에 닿는 느낌이 들었다.


「미각 접속 ─OK」


공기의 맛이 느껴졌다.


「시각 접속 ─OK」


보인다. 눈앞의 모든 것이.




※현실 법률에선 게임 캐릭터를 비롯한 걔정 이런 것들 전부 게임회사측에 있습니다. 만약 유저에게 있다면 서비스 종료할 때 어마어마한 배상금을 물어야하니까요.


작가의말

FFVR, 즉 VR에 완전히 집중할 수 있게 하려면 우선 현실의 모든 정보를 차단해야죠. 그리고 안전을 위해 그 차단을 한꺼번에 이룰 수는 없고요. (한꺼번에 하려면 감각 마비, 최악의 경우 몸을 못움직이는 사태가...) 그리고 보통 아무 감각도 느끼지 못하는 무중력 상태에 가까운 상황이라면, 지금까지 억눌러두고 있던 감정이나 트라우마는 나타나게 됩니다. 왜냐면 애써 억누른거지 잊은 게 아니고, 감각이 사라지면서 생각이 극대화되어 억눌러두던 것들을 꺼내오기 때문입니다.


사실 아무런 반응 없이 VR기기 쓰고 들어간 뒤 아무런 이상없이 즐겜하는 건 정신이 강철멘탈이거나 아니면 작가가 생각을 못하고 뺀 거나 다름없죠. 전류와 전자파가 갑자기 자기 몸 속에 들어와 헤짚으면서 감각 컨트롤 권한을 뺏고 있는데 멀쩡하면 그거대로 이상한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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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6. 캐릭터부터 만들어야 한다. 19.07.10 45 0 6쪽
10 1-6. 캐릭터부터 만들어야 한다. 19.07.07 37 3 7쪽
» 1-5. VR에 접속하기로 했다. 19.07.05 44 3 6쪽
8 1-4. 고추되기 싫다, 하나 뿐인 길로 나아가기로 결정했다. 19.07.03 69 3 8쪽
7 1-3. 찾기 시작한다. 19.06.30 54 3 8쪽
6 1-2. 알기 위해서 장소를 옮겼다. 19.06.30 65 3 8쪽
5 1-1. 유령이 내 캐릭터 아바타의 외형을 하고 나타났다. 19.06.26 116 3 9쪽
4 1-1. 유령이 내 캐릭터 아바타의 외형을 하고 나타났다. 19.06.26 111 4 7쪽
3 1. 데스게임에서 돌아왔더니 죽을 위기에 처했다. 19.06.25 166 5 6쪽
2 1. 데스게임에서 돌아왔더니 죽을 위기에 처했다. 19.06.25 163 5 6쪽
1 0. FFVRMMORPG에서 현실세계로 귀환했다. 19.06.25 213 5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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