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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시스 님의 서재입니다.

현실에서 내 아바타가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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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시스
작품등록일 :
2019.06.25 02:11
최근연재일 :
2019.07.10 18:3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1,083
추천수 :
37
글자수 :
32,680

작성
19.07.07 19:33
조회
37
추천
3
글자
7쪽

1-6. 캐릭터부터 만들어야 한다.

아바타의 권리는 유저에게 있지 게임회사에게 있지 않아.




DUMMY

어카운트 스테이지(Account Stage). AFT에서 볼 수 있던 뉴비가 캐릭터와 외형을 정할 수 있는 장소. 그곳에서 세이는 헐떡대고 있었다.


[세이, 괜찮아?!]


“으응... 빌어먹을 기억이 떠올랐을 뿐이야.”


무릎을 꽉 쥐며 바닥을 짚고 일어난 세이는 문득 든 생각을 입에 담았다.


“근데 넌 왜 여기에 있냐?”


[...그러게?]


VR 속에서 자신 이외의 존재를 봤다는 괴담은 많다. 고장 난 AI라는 말부터 시작해 VR 도중 사망한 사람의 의식이 네트워크를 떠돌아다닌다는 말과 또 다른 인격들이 튀어나온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듣도 보도 못한 상황이었다.


<AFO에 온 걸 환영 한다네 친구!>


그때, 시스템 목소리가 들렸다. 계정 생성을 도와주는 NPC 보이스는 하이 톤이었다.


<숨을 헐떡이는 걸 보아하니, 풀 포커스 VR에는 처음으로 트랜스 한 것 같은데... 어중간한 마음으로 들어오지 말라고, FFVR의 세계에!>


NPC 보이스는 세이의 신경을 갉아먹는 말을 내뱉었다.


<유유라도 마시는 게 좋을 걸? 왜냐하면 그 상태로는 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당해낼 수 없으니까!>


“...이거 스킵 버튼 없나?”


애써 참으며 스킵 버튼을 찾지만, 튜토리얼도 아니고 계정 생성을 위한 상황이었던 만큼 스킵은 불가능했다.


<이 말을 듣고도 AFO의 세계에 들어올 자신이 있다면, 가상 키보드를 전개해 이름을 입력하라고! 아, 혹시 전개 방법을 모르나? 전개하는 법은...>


“알고 있거든!”


오른손을 뻗어 휘두르는 행동을 하자 눈앞에 가상 키보드가 나타났다.


<어머! FFVR을 해본 적 있나보네? 그런데 아까는 왜 GR발광을 했...>


NPC 보이스와 <이름을 입력 하세요>라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시스템은 무시한 채 손가락이 움직인다.


‘괘, 괜찮아. 원래 계정 생성이나 튜토리얼 같은 건 항상 손발이 오그라드는 걸로 시작해 쓸데없이 길어서 짜증나잖아.’


이윽고 이름이 입력되고, 엔터 버튼을 누르는 순간.


<닉네임 ‘키라토’는 이미 존재하는 별명입니다.>


중복되는 닉네임이라는 알림 창이 나타났다.


“....?!”


엑, 하고 세이의 입에서 약간의 놀람이 튀어나왔다.


<유감스럽군! 그 이름은 이미 누가 가져간 것 같네, 다른 걸로 하는 건 어때?>


[세이렌은 안 쓸 거야?]


“내가 AFT의 세이렌이라고 광고할 생각은 없거든.”


‘까발려지면 진짜 뒤질지도 몰라.’


세이는 현실로 돌아오고 나서야 자신이 AFT에서 한 짓이 엄청 미친 짓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해방된 지 이틀 밖에 안 되었지만, 만약 AFT의 플레이어가 있다면 PK를 걸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그렇다면 어쩔 거지? 다른 닉네임을 입력할 건가?]


“별 수 있나.”


결국 세이는 다른 선택지를 골랐다.


<닉네임 ‘파라곤’은 이미 존재하는 별명입니다.>



“응?”


파라곤도 이미 존재하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다른 이름을 해야 한다.


<닉네임 ‘에스나’는 이미 존재하는 별명입니다.>

<닉네임 ‘러브메리’는 이미 존재하는 별명입니다.>

<닉네임 ‘코발트’는 이미 존재하는 별명입니다.>

<닉네임 ‘아스트랄’은 이미 존재하는 별명입니다.>

<닉네임 ‘크로우’는 이미 존재하는 별명입니다.>

<닉네임 ‘싸이코폼프’는 이미 존재하는 별명입니다.>

<닉네임 ‘프시코폼프’는 이미 존재하는 별명입니다.>

<닉네임 ‘아스트라’는 이미 존재하는 별명입니다.>


굉장히 안쓰럽고 유감스러우니 생략. 몇십 분이 지나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닉네임 ‘닉네임짓기가미래정하는것보다어려워’는 이미 존재하는 별명입니다.>


“...에라이.”


화가 난 세이의 손가락이 오랜 기간 동안 애용해서 기억하고 있는 문자열을 재빠른 속도로 입력했다.


Seiren.


<이름 확인 완료! 정말 대단해! 네가 해냈어!>


“렌, 나... 답을 찾은 것 같아.”


[네 기억 속에서 이런 말이 있더군.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말이.]


현 상황과 너무나도 적합한 비유였다.


“다물어.”


[네.]


엄청 화가 난 세이의 말에 렌은 군말 없이 따르기로 했다.


“내 게임 역사상 최악의 라이벌이었다, AFO 이름 짓기 시스템.”


참고로 최악의 적은 GM 계정과 시스템을 난무했던 정일이었다.


‘이 게임 망겜 이네.’


[그 근거는?]


‘이 닉네임, 전부 내가 AFT에서 봤던 것들이야.’


지금 AFO에서는 ‘에스나’, ‘러브메리’, ‘코발트’ 등 AFT에서 한가닥 했던 녀석들끼리 닉네임 다시 가져와서 단체로 모여 정모라도 하는 걸까. 트라우마로 인해 아무도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닉네임들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살짝 놀라움과 화가 있는 세이였다.


[그나저나 정말로 괜찮겠나?]


“내가 너무 오버한 것 같거든.”


다시 생각해보면 이 캐릭터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AFT 플레이어와 개발사 혹은 정부 관리자들 뿐. 그리고 그들 중에도 ‘현실 세계의 이세이 = AFT의 세이렌.’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 AFT에서 봤던 닉네임이 전부 사용 중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AFT 생환자일 가능성은 적다.


“정상적인 부모 혹은 주변인물이 있다면 AFT에서 살아 돌아온 녀석에게 다른 FFVR 게임을 소개시켜줄 리가 없지.”


[나는?]


“넌 사회 기준으로 보면 정상이 아니거든.”


한 사람에게만 보이는 사람이라면 사회 기준으로 볼 때 정상이 아니다.


[그런가...]


렌의 중얼거림을 무시한 채 세이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았다.


“나 진짜 미치기 일보 직전인데, 이제 게임하면 안 돼?”


<물론 안 돼! 종족을 설정해야지!>


“랜덤! 제발 부탁할 테니까 랜덤으로!!!!>


정일에 의해 AFT의 트라우마가 남은 세이는 게임을 플레이 할 의지가 없었다. 그저 현재 ‘렌’이라고 부르는 유령의 정체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서일 뿐. 나머지 설정은 전부 랜덤으로 해결하고 싶었다.


‘단 1초라도 더 이상은 있고 싶지 않아.’


<유감스럽지만 그런 기능은 없다!>


“...WTF.”


세이는 하는 수 없이 다른 설정들을 손보기 시작했다.


“우선, 성별은 남성으로 하는데 종족은 뭐로 하지?”


이왕 하는 김에 제대로 하기로 결정, 종족을 확인하자 크게 휴먼과 데미 휴먼으로 나뉜다는 걸 확인했다. AFT에서는 휴먼으로 고정되었기에 렌은 종족에 대해 관심이 많은 듯 했다.


[휴먼이 뭐가 좋은데?]


“모든 클래스의 위에 있는 궁극의 클래스거든. 딜러와 탱커를 동시에 수행하는 반반무많이 같은 ‘키라토’나 원거리면서 근거리도 꽤 하는 ‘에스나’같은 녀석도 있지.”


온갖 예시와 수식어를 붙여서 있어 보이게 말하지만, 게임 속 캐릭터의 아바타를 하고 있어서인지 렌은 세이의 말을 단번에 알아들었다. 간단히 말해서, 잡캐.


[그럼 키우기가 빡세겠군.]


“그래.”


누가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만든 유저 아니랄까봐 같은 생각을 한 이들의 시선은 휴먼에게서 벗어난 상태였다. 자연스레 손가락이 데미 휴먼을 누르자 이번에는 다섯 가지 종족으로 나뉘었다.




※현실 법률에선 게임 캐릭터를 비롯한 걔정 이런 것들 전부 게임회사측에 있습니다. 만약 유저에게 있다면 서비스 종료할 때 어마어마한 배상금을 물어야하니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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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6. 캐릭터부터 만들어야 한다. 19.07.10 45 0 6쪽
» 1-6. 캐릭터부터 만들어야 한다. 19.07.07 38 3 7쪽
9 1-5. VR에 접속하기로 했다. 19.07.05 44 3 6쪽
8 1-4. 고추되기 싫다, 하나 뿐인 길로 나아가기로 결정했다. 19.07.03 69 3 8쪽
7 1-3. 찾기 시작한다. 19.06.30 54 3 8쪽
6 1-2. 알기 위해서 장소를 옮겼다. 19.06.30 65 3 8쪽
5 1-1. 유령이 내 캐릭터 아바타의 외형을 하고 나타났다. 19.06.26 116 3 9쪽
4 1-1. 유령이 내 캐릭터 아바타의 외형을 하고 나타났다. 19.06.26 111 4 7쪽
3 1. 데스게임에서 돌아왔더니 죽을 위기에 처했다. 19.06.25 166 5 6쪽
2 1. 데스게임에서 돌아왔더니 죽을 위기에 처했다. 19.06.25 163 5 6쪽
1 0. FFVRMMORPG에서 현실세계로 귀환했다. 19.06.25 213 5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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