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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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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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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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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12.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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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오늘 넌 영화감독 같았어!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토요일 오후.

오랜만에 류지호가 주안역 광장에 발걸음을 했다.

하재근, 한수호 선배와 만나 먹자골목으로 이동했다.

주안역은 동인천역, 부평역과 함께 인천의 중심지다.

특히 주안역 남쪽 광장은 버스 교통망이 잘 발달되어 있어서 남구일대와 구월동, 연수동 등으로 가는 버스노선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통학하는 연하대생들이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등교했다.

교통의 요충지였기에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고, 사람이 모이는 장소다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자연히 유흥가가 형성되기 마련.

촛불커피숍은 청춘들의 대표적인 데이트 장소였고 슈슈노바, 터치라인, 비너스 등의 디스코텍이 성업 중이었다.

90년대까지 주안역 상권은 다른 가게에서 못 받는 손님만 받아도 먹고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호황을 이룬다.

신포고 방송부가 촛불커피숍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류지호, 오랜만이야.”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류지호가 통로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도도한 걸음걸이로 공다연이 걸어오고 있다.

류지호의 미간이 슬쩍 찌푸려졌다.

그녀의 뒤로 여성치고 어깨가 떡 벌어진 풍채 좋은 여학생이 뒤를 따르고 있다.

마치 공다연을 경호하는 모양새였다.

풍채가 좋은 여학생은 진명여고 방송부장 황혜경이다.

두 여학생이 테이블로 걸어와 신포고 방송부 맞은편에 앉았다.


“오호~”


하재근과 한수호의 입에서 탄성이 새어나왔다.


찰랑~


공다연이 생머리를 쓸어 넘기며 의기양양했다.

황혜경이 특유의 걸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재근 오빠, 오랜만이야.”

“잘 지냈냐?”

“수호도 방송부 연합회에서 보고 간만이다.”

“응, 오랜만.”

“안녕하세요. SPBS 17기 류지호입니다.”


선배들이 인사를 나눴다.

공다연은 다시 한 번 자연스럽게 긴 생머리를 쓸어 넘기며 슬쩍 류지호를 살폈다.


‘저게 바로 나를 보는 다른 사람의 눈이야.’


그녀는 그렇게 자신의 매력을 류지호에게 어필하고자 했지만, 이미 그녀는 안중에도 없는 류지호는 사무적인 어조로 입을 열었다.


“공다연, 인사드려. 15기 하재근 선배님, 옆에는 16기 SPBS 국장 한수호 선배셔.”

“JBS 12기 공다연이에요.”

“응? 그, 그래.”


하재근과 한수호는 뭐 이런 요상한 물건이 다 있나 하는 표정으로 인사를 받았다.

하지만 공다연은 그냥 고개만 까딱거릴 뿐이다.


“이년이 싸가지가 좀 없어. 오빠하고 수호 네가 이해해.”

“언니!”

“우리 이쁜이는 징징거리지 말고 가만있어. 혼난다.”


황혜경이 공다연을 건성으로 다독인 후,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우리는 왜 보자고 한 거야? 다연까지 콕 짚어서 함께 보자고 하고.”


하재근이 메뉴판을 건넸다.


“일단 마실 거부터 주문하자.”


공다연이 건성으로 메뉴판을 보며 류지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지난번에 나한테 잘난 척 한 거 어떻게 하냐, 무식한 것 탄로 났어.”

“무슨 잘난 척?“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 번>. 모른척 하시네. 흥! 그 영화 찍은 감독이 헤이우드 앨런이 아니라 다른 감독이더라?”


공다연이 ‘몰랐지?‘ 하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물론이지. 헤이우드 앨런은 연극의 원작자야. 영화에 출연만 했을 뿐이지.”

“그럼 알고도 나한테 뻥 친 거야!“


공다연의 눈초리가 치켜 올라가며 표독스럽게 쏘아붙였다.


“선배님들 계신데 목소리 좀 낮추지?”


그제야 정신이 든 공다연이 하재근과 한수호를 돌아봤다.

두 선배의 표정에 불만이 서려있다.


“뭐 마실래? 파르페?”

“됐어. 그냥 주스 시켜.”


공다연이 메뉴판을 신경질적으로 덮으며 대답했다.


“......”


선배들과 황혜경이 서로의 근황을 물으며 대화하는 가운데 류지호와 공다연 사이에 냉기류가 흘렀다.

잠시 후 종업원이 커피와 음료를 가져다놓고 돌아갔다.

한수호가 가방에서 라디오 대본을 꺼내 황혜경에게 내밀었다.


“이게 뭐야?”

“우리가 방송제에서 공연할 라디오 드라마 대본. 너도 알다시피 우리가 아나운서는 좀 약하잖아. 너희 학교 축제는 우리 보다 며칠 일찍 하지? 그래서 여자 배역을 너희들이 좀 도와줬으면 좋겠어.”

“우리도 방송제 준비하기에 바빠. 두 탕 뛸 여력이 없어.”

“니들 아나운서 실력으로 인천에서 탑 쓰리 안에 들잖아.”


진명여고 방송부를 은근슬쩍 띄워주는 한수호다.


“너희는 2학년이 메인이고, 3학년이 서브잖아. 1학년은 허드렛일이나 하고.”

“1학년 빌려 달라?”

“암기 하는 것도 아니고 대본보고 읽는 건데. 혜경이 네가 가르쳤으면 안 봐도 비디오일 거 아냐. 부탁 좀 하자.”

“우리 애들이 좀 하긴 하지.”


황혜경이 우쭐한 태도로 말했다.

공다연이 끼어들었다.


“언니. 우리 의견은 안 중요해요?”

“너는 가만 있어봐.”

“저 오빠는 우리한테 도와달라는 건데요?”


공다연이 한수호를 손가락질 하며 말했다.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서 하는 나이인 7살 같다.

류지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 모습을 본 공다연이 빽 소리쳤다.


“못난이 넌 찌그러져 있어!”

“......?”


순간 테이블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류지호는 소파에 몸을 기대면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내심 공다연이 선배들에게 비호감으로 찍혀 캐스팅에서 제외되기를 바라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공다연이다.

그녀를 데리고 뮤직비디오를 찍을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렸다.


“언니 오빠들이 이야기 하는 데 어디서 감히! 혼난다.”


황혜경이 꾸짖었다.

겨우 고등학생 주제에 위계질서와 나이를 따지는 것이 가당치도 않지만, 어른이나 아이나 선후배 따지고 나이 들먹이며 예의범절 강요하는 것은 똑같다.

공다연이 입을 삐죽 내밀고 쥬스컵을 만지작거렸다.


‘아 씨! 쪽 팔려.’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류지호 때문에 버럭 화가 나서 흥분한 자신에게 꿀밤을 먹여서라도 바로잡고 싶다.

어떻게든 마음을 가다듬은 공다연은 그제라도 실수를 바로 잡아야겠다고 생각을 하고는 주스컵을 집어 빨대를 빨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가능한 최대한 우아한 자세와 도도한 표정으로 빨대를 빨았다.

하지만 머릿속은 조금 전 보인 추태가 신경 쓰여 복작거릴 수밖에 없었다.


“1학년들 지원은 생각해 볼게. 다연이는 왜 데리고 나오라고 한 거야?”


가만히 대화를 지켜보기만 하던 하재근이 입을 열었다.


“그건 내가 얘기 할게.”

“다연이가 이쁜 걸로 유명하긴 한데.... 오빠가 이러는 거는 쫌.....”


황혜경은 공다연에게 관심이 있는 줄 오해했다.

하재근은 그런 오해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차분히 설명을 이어갔다.


“우리 방송부가 뮤직비디오를 찍어. 너에게만 알려주는 건데, 이번 우리 방송제는 비디오카메라로 영상을 찍어 상영 할 거야. 뮤직비디오뿐만 아니라 학교소개, 방송부 소개, 축전도 비디오로 틀 계획이고.”

“비디오를 틀어? 방송제에서?”

“뮤직비디오 연출은 내가 맡았어. 3학년들이 주도해서 찍기로 했다.”

“호호. 신포고 범생이 오빠들이 웬일이래.”


하재근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이었다.


“노래는 ‘담배가게 아가씨’로 정해서 콘티도 나와 있는 상태야. 지금 남자 역할은 얼추 정해졌고, 여자 주인공 캐스팅 중이거든.”

“다연이가 지나치게 예쁘긴 하지.”


공다연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남자 주인공은 누군데요?”

“우리 애들하고 미팅했었다며?”


공다연이 고개를 까닥거렸다.


“원석이 기억하지?”

“옷 잘 입는 애요?”

“응.”


쪽쪽.

공다연이 빨대로 주스를 빨아먹으며 생각에 잠겼다.


‘뮤직비디오....’


황혜경이 진지한 얼굴로 한수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수호야, 우리 거래하자.”

“무슨 거래?”

“우리 방송제도 도와줘.”

“우리 아나운서 애들은 도움이 안 될 텐데.”

“도와준다고 해도 우리가 절대 사절이야.”

“아무리 그래도 당사자 앞에 두고 직설적으로 말할 건 뭐냐?”

“올해는 우리도 프로그램이 짜여있어서 힘들고... 내년 방송제에 너희들 하는 것처럼 할 수 있게 지원해줘.”

“우리도 처음 해보는 거라 어떻게 될지 몰라. 너희 학교는 비디오카메라도 없잖아.”

“너희 학교 거로 하면 돼.”

“겨우 라디오 드라마 잠깐 출연해주고, 통짜로 우려먹으려고 하네.”


어느 학교나 방송부는 자존심이 강했다.

학교 간 방송제에서도 은근히 경쟁심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콘셉트의 프로그램이 등장할 때마다 그걸 선보였던 방송부는 위상이 달라진다.

황혜경은 신포고 방송부가 뭔가 사고를 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건 우리가 결정 못해. 우리는 내년에 방송부 일에서 손을 떼니까. 이번 방송제도 여기 지호가 전부 기획한 거야. 이 녀석에게 물어봐.”


황혜경과 공다연이 동시에 류지호를 쳐다봤다.


“올해 신포고 방송부에 똘아이 하나 들어 왔나봐.”


공다연이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형들, 그 건은 그때 가서 논의하죠. 상은이가 부장인데 제가 결정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원래 의논하려던 주제로 돌아가죠.”


류지호가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

골치 아픈 일을 떠맡을까봐서다.


“다연이 어떻게 할래. 뮤직비디오 찍는 것 도와줄래?”

“못난이, 넌 어떻게 생각해?”


공다연이 류지호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내키지 않으면 하지 마. 우리가 스케줄이 촉박해서 빨리 다른 사람을 알아봐야 하거든.”


류지호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공다연이 대뜸 말했다.


“할게. 아니 해줄게!”


류지호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다연이는 결정 됐고, 드라마 출연도 빨리 답을 주었으면 좋겠어.”

“알겠어. 오늘 만난 김에 우리도 부탁할게 있어. 너희 방송부 축전 녹음해서 보내줘.”

“좋아.”


그렇게 공다연의 뮤직비디오 출연이 결정되었다.


“메~”


공다연이 혀를 살짝 내밀었다.

어떻게 하면 골탕을 먹일까 궁리하는 표정이다.

꽤나 피곤한 여자애다.

세상에는 좋은 인연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되는 하루였다.


❉ ❉ ❉


신포고 방송실 옆 교실에 험악한 인상의 학생들이 모여 있다.

불량서클의 회동이라도 열린 것처럼 분위기가 흉흉했다.

그 무리 한편에 고우찬이 끼어있다.


드르륵!


류지호가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3학년 선배님들 들어오랍니다.”


창가에 모여 있던 다섯 명의 학생들이 일어서서 우르르 몰려나갔다.

고우찬이 류지호를 향해 주먹을 들어 보이며 인상을 구겼다.

류지호가 항복이라는 듯 두 손을 들어보이는 것으로 응수했다.


“조금만 기다려 금방 끝나!”


학생들이 모여 있는 교실은 오디션 대기 장소였다.

신포고 방송부가 준비하는 뮤직비디오에 출연할 배우를 뽑기 위한 오디션이다.

뮤직비디오에서 필요한 역할은 동네 깡패.

방송부원들의 외모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따라서 평소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 위주로 오디션을 제의했다.

그렇게 학내에서 우락부락하게 생긴 친구들을 불러 모았다.

실제 폭력서클 멤버가 아니다.

외모만 험악한 순둥이들이다.


팡!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고우찬이 가볍게 발차기를 날렸다.

아버지의 우월한 유전자를 받아서 인지 타고난 강골에 싸움꾼이다.

거기에 태권도의 기술이 얹히기 시작했다.

운동으로 대성하던지, 어둠의 길을 가던지.

그런 길목에서 들어서 있다.


“방송실로 들어와!”


고우찬의 차례가 왔다.

고우찬은 처음 들어와 본 방송실이 신기한 듯 실내를 두리번거렸다.


“거기 바닥에 테이프로 표시한 곳에 서 봐.”


고우찬이 회의테이블 앞에 섰다.

트라이포드 위에 장착된 비디오카메라가 고우찬을 촬영하고 있다.


“여기 왜 왔는지 알지?”

“지호가 배우 시켜준다고 해서 왔는데요.”


하재근은 볼 것도 없다는 듯 외쳤다.


“합격!”


하재근이 의견을 구한다는 듯 3학년들을 돌아봤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단단한 체격.

도저히 고등학생으로 보이지 않는 험악한 얼굴,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고도 남았다.

고우찬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류지호를 돌아봤다.

류지호는 슬그머니 엄지를 추켜올렸다.


“태권도 안 시켜요?”

“응. 넌 볼 것도 없어.”


고우찬을 낙점함으로써 동네 깡패 캐스팅이 마무리되었다.

남자주인공은 1학년 최원석, 여자주인공은 진명여고 방송부 공다연, 공다연에게 딱지 맞는 용팔이는 2학년 이재호, 꼴두기는 이철웅, 동네 깡패는 고우찬과 오디션에서 합격한 세 명의 3학년 선배들이 결정되었다.

특별출연으로 류지호의 담임을 섭외하기로 했다.


“재호야, 카메라 챙겨. 뮤직비디오 섭외하는 김에 지호 담임 인터뷰도 찍자.”

“인기투표 1위한 거 소감 따게요?”


류지호가 물었다.


“출연 거절해도 인터뷰는 미리 찍어놔야지.”


류지호와 두 선배는 1학년 교무실로 들어갔다.

잔업 하는 교사 몇 명이 보였다.

교감이 학부형으로 보이는 중년여성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류지호가 담임 연정훈에게 인사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병문안 못가서 선생님이 미안하다.”

“아니에요.”

“퇴원한 거야?”

“염려해주신 덕분에요.”

“자식, 말도 어른스럽게 하네. 그래 몸은 좀 어때?”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답니다.”

“천만다행이구나.”

“여기 형들은 방송부 2학년이에요. 선생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 같이 왔어요.”

“무슨 일인데.”


연정훈은 뮤직비디오 출연을 부탁에 격렬하게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다.

한수호와 류지호가 끈질기게 설득을 벌였다.

한편 교감은 진학상담을 할 일이 없다.

담임을 맡지도 않을 뿐더러, 진로상담 담당교사가 따로 있다,

그럼에도 버젓이 진학 상담을 하고 있다.

교감이 난감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시다시피 경욱 학생의 성적으로는 4년제 대학은 무리에요.”

“후기도 안 될까요?”

“글쎄요. 담임선생님이 원서를 써줄지 모르겠네요.”


학생이 면목이 없어 고개를 푹 숙였다.


“인마, 그러게 내 말 들어. 내가 체육선생님에게 말 해 두었으니까 체육특기생으로 갈 수 있게 준비하란 말이야.”


교감이 학생에게 하는 말이 아니다.

학부형 들으라고 하는 말이다.

저런 말을 거리낌 없이 말하는 것이 가관이다.


“저는 운동을 못하는데요.”


상담을 받는 학생은 문과다.

게다가 운동하고 담을 쌓고 있다.

숨 쉬기도 운동이라면 그것 외에 운동이란 걸 해본 적도 없는 그로서는 교감의 말은 너무 황당한 소리였다.


“너희 집 부자라며? 네 아버지에게 돈 좀 쓰라고 해. 그럼 내가 너 대학 보내줄게.”


교감이 이런 기가 막힌 소리를 버젓이 지껄이는 대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20여 년 후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당장 교육청에 고발을 당해 해직되는 것은 물론 형사처벌 감이다.


“도통 말귀를 못 알아듣는 건지. 아무튼 아버님에게 내가 한번 만나자고 전해.”


교감은 짜증스런 어조로 당부의 말을 했다.


“엄마 모시고 왔는데 아버지는 왜?”

“너 바보냐?”


말이 통하지 않는 것 같아 공연히 화를 내는 교감이다.


“넌 이만 가봐. 어머니하고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학생이 넙죽 인사하고 교무실을 나갔다.


“아, 내 정신 좀 봐.”


학생이 완전히 빠져나가자, 학부형이 핸드백을 열어 손을 넣었다 뺐다.

그녀의 손에는 흰 봉투가 들려있다.


“재호야, 시작해도 돼?”

“잠깐만.”


이재호가 교감 쪽으로 비디오카메라의 줌을 당겼다 풀었다 몇 번 반복했다.

비디오카메라의 포커스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오케이. 스탠바이.”

“선생님, 지금부터 인터뷰 시작할게요.”


카메라가 돌아가고, 이재호의 큐사인과 함께 한수호의 질문이 시작됐다.

우연이겠지만, 카메라의 방향이 교감 쪽으로 향하고 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인터뷰 저 너머로.

학부형과 진학상담을 하고 있는 교감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작가의말

올 한 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년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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