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새글

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최근연재일 :
2024.08.28 09:05
연재수 :
947 회
조회수 :
4,059,310
추천수 :
124,812
글자수 :
10,512,340

작성
24.03.02 09:05
조회
1,871
추천
84
글자
22쪽

빅딜 해볼 생각 없어? (3)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스탠리모웬, 메릴린치, Rehman Bros.”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생상품에 크게 물려 있는 투자은행들이다.


“하이리스크 하이 리턴.... Jay는 뭐래? 별 다른 욕심이 없다고 해? 뭐 들은 거 없어?”

“그걸 왜 내게 물어. Jay는 네 보스야.”

“금융 비즈니스에는 통 관심이 없는 보스지.”

“Big Deal 해볼 생각 없어?”

“무슨 빅딜?”

“세계 3대 IB의 탄생!”


이 시기 전 세계 투자은행 순위는 골드만대거스-GARAYSTONE-스탠리모웬- Rehman Bros-메릴린치 순이다.

모두가 벌지 브래킷(Bulge Bracket)이라 불리는 사업모델을 전개하는 초대형 투자은행들이다.

즉 백화점이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을 한곳에서 판매함으로써 쇼핑의 편의성을 추구하는 것과 같은 방식의 금융서비스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부티크(Boutique) IB(투자은행)라 불리는 투자은행들이 있다.

작지만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는 선택과 집중 사업 모델을 추구하는 곳들이다.

대표적인 부티크 투자은행이 류지호의 처갓집에서 운영하는 G&P Finance & Management를 비롯해서 세계 7위권 Lazard Brothers, Evercore, Centerview 등이 있다.

이들을 독립투자기관이라고도 한다.

류지호가 소유하고 있는 GARAM Investments는 투자은행이라기보다 자산운용사 혹은 사모펀드에 가까웠다.

외형적인 규모는 초대형 IB에 비해 보잘 것 없다.

그럼에도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와 부동산, 선물시장, 엔터테인먼트, 벤처캐피탈 등에 특출한 투자성과를 과시하고 있다.

GARAM Invest는 외형적 규모에 비해 직원 연봉이 꽤 높은 편이다.

엘리트가 발에 차이는 월스트리트에서도 소수의 엘리트들만 선별해서 운용하기로 유명하다.

참고로 이 당시 자산운용사 1위 영국의 Barcleez Group의 자산운용 금액은 무려 2조 달러에 달했다.

반면에 GARAM Investments는 AUM(Asset under Management : 운용자산)이 약 4,900억 달러 수준이다.

글로벌 자산운영사 순위에서 대략 20~25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참고로 G&P는 1조 달러 운영자산으로 글로벌 순위 10~12위에 랭크되어 있다.

그런 가운데 제임스 파커가 매튜 그레이엄에게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대형 투자은행을 인수하자고 제안했다.


“JHO는 그것들과 가는 길이 다른데? 물론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어차피 G&P 단독으로는 그들 기업 못 삼켜.”

“GARAM과 합병한 후 모웬이나 Rehman Bros 아니면 메릴린치를 인수하겠다?”

“응.”

“CEO에서 물러나고 싶어서 그래?”


매튜 그레이엄이 의심의 눈초리를 마구 쏘아댔다.

무슨 꿍꿍이냐고 이실직고 하라고 눈빛으로 채근했다.

제임스는 꿍꿍이는 없다는 듯 태연하게 눈을 마주칠 뿐.


“......”


시간은 올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158년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적 투자은행 Rehman Bros마저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충격을 감당해 내지 못했다.

그 동안 Rehman Bros는 공격적인 모기지 채권 매수 정책을 폈다.

월가 투자은행 중에서 가장 많은 모기지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 많은 채권이 부실화되면서 3월에 들어서 Rehman Bros의 주가가 역대 최저치 기록을 연일 갈아치웠다.

2분기에는 28억 달러의 적자를 냈다.


“Rehman Bros를 인수할 회사를 찾지 못한다면, 역사에서 사라질 각오를 해야 할 거요.”


재무부장관이 Rehman Bros 회장에게 그 같은 통보를 했다. 그 같은 일방적인 통보에 충격에 빠질 틈도 없이 Rehman Bros 회장은 인수 기업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기 시작했다.

영국계 홍콩은행 HSBG, 중국 중신증권, 중동 국부펀드 등과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HSBG와는 논의테이블조차 꾸리지 못했다.

중동 국부펀드는 시쳇말로 날로 먹으려고 들었다.

마지막 남았던 중국의 중신증권과의 인수협상 역시 몇 번의 만남 이후로 결렬되어 버렸다.

협상 초기부터 워낙 양측의 이견이 컸고, 그 거리가 좁혀질 가능성이 희박했다.

그런 가운데 한국의 3대 국책은행 중 하나인 산업은행이 Rehman Bros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산업은행과의 협의는 상당히 구체적인 조건까지 진행이 됐다.

인수하고자 하는 지분은 51%.

절반은 Rehman Bros로부터 직접 매입하고 나머지는 시장에서 매입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그런데 Rehman Bros 회장은 결정적 패착을 저지르고 말았다.

인수가에 지나친 욕심을 부린 것이다.

당시 산업은행은 가격만 적당하면 인수를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내부 지침을 세웠다.

그 적당한 인수가격에 Rehman Bros 측에서 두 배를 더 요구했다.

한국의 정치상황까지 고려해 산업은행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믿었기 때문에 배짱을 부렸다.

처음 산업은행이 제시한 가격은 주당 6.4달러.

반면에 Rehman Bros는 그 2~3배인 12~14 달러를 요구했다.

그들은 오만했다.

한국의 산업은행을 호구로 여겼다.

게다가 자신들의 처지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한국의 산업은행장은 전 Rehman Bros 한국지부장이었다.

자신들에게 우호적일 것이란 큰 착각에 빠졌다.

또한 정의국 정권이 Rehman Bros 인수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고 철썩 같이 믿었다.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산업은행의 Rehman Bros 인수는 국정 감사 등 한국 내에서 논란이 상당했다.

아무리 산업은행장이 전 Rehman Bros 한국지부장이며 현 정권의 산업은행 민영화에 동조하는 인물이라고 해도, 현재 주가(5.1달러)의 두 배를 주고 지분을 살 정도는 아니었다.

여론의 뭇매를 맞는 상황에서 그 같은 무리수를 둘 순 없었다.

결국 산업은행이 Rehman Bros 인수 포기를 공식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하루 만에 Rehman Bros의 주가가 45% 폭락했다.

Rehman Bros가 파산보호신청을 하기 일주 일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믿었던 한국의 산업은행 협상이 결렬되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Rehman Bros는 영국과 월가의 대형 은행들을 연쇄적으로 접촉했다.

아니, 매달렸다.

모두가 연방준비제도를 포함한 미국 정부의 지원 없이는 만신창이가 된 중환자를 맡지 않으려 했다.

한편으로 물밑에서 은밀한 움직임이 있었다.

일본의 최대 금융그룹인 도쿄미쓰비시 뱅크와 G&P가 스탠리모웬과 은밀하게 Rehman Bros 지분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었던 것.

그런 상황에서 Rehman Bros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되었다.

매우 충격이었다.

무려 390억 달러라는 충격적인 적자를 낸 것이다.

암울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Rehman Bros 경영진은 어느 회사든 인수해달라며 사방에 호소했다.

그들이 매달린 금융회사에는 G&P Finance & Management와 GARAM Investments도 포함되었다.

매튜 그레이엄은 아직은 Rehman Bros를 삼킬 만큼의 체급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게다가 부실기업을 인수했다가 GARAM까지 휘청거릴까 염려했다.


“만일 한 푼의 인수대금도 없다고 한다면, G&P가 인수할 용의가 있습니다.”


제임스 파커는 Rehman Bros에 공짜로 달라는 제안을 했다.

모욕을 주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자산규모 6,390억 달러의 투자은행 Rehman Bros의 부채가 무려 6,200억 달러다.

이 시기 대한민국의 GDP가 1조 달러 쯤 된다.

한국이 1년 동안 버는 돈의 2/3 쯤 되는 자산과 부채를 가진 회사가 파산하면 그 파장을 상당할 터.

게다가 겉으로 드러난 부채가 그렇다.

잠재적인 부실을 계산에 넣지 않았다는 사실도 놓쳐선 안 되었다.

결국 Rehman Bros는 영국의 Barcleez Group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9월 13일 토요일 오전.


금융기관 CEO 및 관계자들이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다시 한 번 모였다. 그들은 Rehman Bros의 자산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모두가 인정할 정도로 Rehman Bros의 자산가치 평가가 이루어져야만 얼마에 인수할 수 있는지, 얼마를 부담해서 부실을 털어낼지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 참.... 자산이 예상보다 훨씬 더 부실하구만.’


자산 실사 결과, 인수할 수 없는 부실자산 규모가 700억 달러에 달했다.


“Barcleez에서도 인수금액 없이 넘기라고 했다며?”

“잠재 부실을 알 수 없으니까.”


한국산업은행에 당시 주가의 두 배의 인수가격을 불렀던 Rehman Bros의 굴욕이었다.

현실은 냉혹했다.

Rehman Bros로써는 Barcleez Group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9월 14일.


한국에서는 추석 연휴를 즐길 시간이다.

뉴욕 시간 일요일 아침 8시.

금융기관 CEO들이 초췌한 모습으로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모였다.

Rehman Bros과 관련한 문제는 심지를 바짝 타들어간 다이너마이트와도 같았다.


“Barcleez가 Rehman Bros를 인수하게 될 것 같습니다.”


재무부 장관이 좋은 소식이라며 참석자들에게 말을 전했다.

CEO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단 한 사람 제임스 파커만 빼고.

내심 90억 달러를 쏟아 부어야 할 스탠리모웬보다 부실덩어리인 Rehman Bros의 알맹이만 뽑아서 인수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제임스 파커였다.

M&A 수싸움에서 Barcleez Group에 밀린 모양이다.


“다만, 각 금융기관들이 총 330억 달러를 갹출하여 Rehman Bros의 부실자산을 매수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10억 달러 내겠소.”


JPM Chase Bank 회장이 자금 조달을 독려하고 나섰다.

이어 1~3위 은행들이 동참할 뜻을 내비쳤다.

희망은 금방 사그라들었다.

쉽게 문제가 해결될 것이었으면 대공황에 맞먹는 규모의 금융위기 찾아오지도 않았다.

영국의 금융감독기구인 금융감독청(FSA)에서 Barcleez Group의 Rehman Bros 인수협상에 딴죽을 걸어왔다.


- Rehman Bros의 잠재적 부실에 대해 미국 정부가 보증을 서야만 Rehman Bros 인수를 승인하겠다.


당연히 미국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도리어 Barcleez Group이 Rehman Bros의 모든 부채를 보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Barcleez Group은 미국측의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있었다.

그런데 영국 증시 규정상 인수 기업의 부채 보증을 위해선 주주총회 의결이 필요했다.

영국의 감독당국이 이런 규정의 예외를 인정해 주지 않는 한, 협상은 진전될 수 없었다.

결국 영국금융청은 Barcleez Group에게만 예외를 적용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자 Rehman Bros의 협상단과 월가의 주요 인사들이 연준 이사회 멤버를 찾아가 영국측의 요구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했다.

사안이 국경을 넘어 외교문제로 비화됐다.

마치 두 회사의 합병 문제가 미국과 영국의 자존심을 건 회담처럼 되어버렸다.

어쩔 수 없었다.

국제적으로 금융위기의 암운이 드리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인수합병 사안은 범국가적 문제가 되어버렸고, 세계적으로도 여파가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미국 연준 이사회의 입장은 단호했다.


“월가가 저지른 일이니 월가가 알아서 하십시오.”

“자금이 없으면 그냥 파산하세요. 그래야 지원 할 수 있으니까.”

“Rehman Bros가 파산해야만 시장이 진정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겁니다. 현명하게 처신하세요.”


Rehman Bros 경영진은 이사회의 단호한 태도에 절망했다.

일종의 옵저버로 모임에 참석했던 매튜 그레이엄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들의 그 결정이 어떤 후폭풍을 가져 올지 알고는 있습니까?”

“그레이엄 주니어,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자넨 걱정하지 않아도 돼.”

“젠장!”


결국, Rehman Bros는 모든 희망이 사라진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생겼다.


“연준 이사회는 Rehman Bros를 버릴 생각인가 봅니다, 그들은 우릴 좋아하지 않아요.”


현 재무부장관은 골드만대거스 출신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이사회에는 공화당과 모웬 및 JPM Chase Bank 출신들이 많았다.

Rehman Bros 경영진 입장에서는 그 어디에도 자신 편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본인들의 부실 경영 원죄는 생각하지 않고.

남탓만 했다.

회의를 마치고 돌아가는 CEO들은 자연스레 Rehman Bros 다음은 누구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루에 수십억 달러 이상을 거래하는 158년 역사의 거대 투자은행의 유동성(현금)은 이제 하루를 채 넘기지 못할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메릴린치 회장은 회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Bank of US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분을 BOU에게 매각할 의향이 있습니다. 조건은 현 시점의 협상 안입니다.”


Bank of US 회장은 메릴린치 회장의 연락을 받자마자 전용기를 타고 뉴욕으로 날아왔다.

Rehman Bros 파산 발표를 하루 앞 둔 날.

BOU가 메릴린치를 주당 29달러 대략 50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메릴린치는 공공연하게 다음으로 파산할 대상으로 지목된 곳이었다.

Rehman Bros 보다 한 발 앞서 선수를 쳐버렸다.


“젠장!”


Rehman Bros 회장은 답답한 마음에 백악관에 전화를 걸었다.

백악관은 Rehman Bros 경영진과의 통화를 거절했다.

대통령 선거를 두 달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월스트리트고 나발이고 ‘중요한 것은 중산층이다’ 선거 캠페인이 판치는 상황이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월가의 문제를 외면했다.

재무장관이 말한 대로 금융기관들이 자금을 각출해서 큰 자금을 마련했다.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남은 선택지는 'Rehman Bros 파산' 뿐이었다.

Rehman Bros 경영진과 이사회는 그 같은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파산과 관련한 회의로 이사회가 밤늦도록 이어졌다.


“챕터 11을 권고 아니 강력하게 제안하네. 그 길 뿐이야. 다른 선택지는 없다네.”


챕터 11은 파산보호신청을 뜻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의 파산 권고 전화를 받고서야 Rehman Bros의 길고 긴 이사회 회의가 끝났다.


2008년 9월 15일 월요일 새벽 1시 45분.


Rehman Bros의 파산 보호 신청서가 인터넷으로 제출되었다.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파산 사건이었다.

겨우 마우스 버튼 한 번 클릭하는 것으로 대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다.


❉ ❉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의 최후통첩도 있었고, 인수해 줄 기업도 없다.

Rehman Bros는 결국 파산보호 신청서를 접수했다.

모든 희망이 사라지자 Rehman Bros 회장이 사퇴했다.

공교롭다고 해야 할까.

올해 3월 베어스턴스를 JPM Chase Bank 에 넘기는 결정.

8월에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국유화 조치.

9월의 Rehman Bros 파산 결정.

중요한 의사결정이 유독 일요일에 집중됐다.

월요일 개장되는 증시를 염두에 뒀기 때문일까.

주택가격 거품에서 시작된 이번 금융위기에 세계 각국이 그만큼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158년 역사의 Rehman Bros 파산!]


한국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오후 2시였다.

뉴욕시간으로는 9월 15일 새벽 1시.

미국 4대 투자은행 Rehman Bros가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 파산으로 6,700억 달러(약 700조원) 가량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는 기존의 기네스북에 오른 파산기록(월드컴)을 경신하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Rehman Bros에 투자하거나 대출 등 신용관계를 갖고 있던 금융기관들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하루 뒤.


The Wall Street Journal에서 특종이 떴다.


[1850년 Rehman 삼형제에 의해서 설립된 158년 역사의 세계 4위 투자은행(IB) Rehman Bros Holdings Inc.가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대규모 파생상품 손실 등의 이유로 미국 파산법 Chapter 11에 따라서 뉴욕 연방법원에 파산보호 신청했다. 6,700억 달러에 이르는 역사상 최대 파산 금액. 세계경제가 패닉에 빠진지 하루, 조용히 사태를 지켜보던 금융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몇 년 전부터 미국이 부동산 광기에 병들어 있고 결국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 바로 미스터 할리우드와 월가의 망나니 매튜 그레이엄이다. 오늘 오전 GARAM Invest와 G&P 컨소시엄이 Rehman Bros의 미국 내 브로커-딜러 사업부문을 인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양측은 파산법원에 자산매각 승인을 요청했다. 법원 승인이 떨어지면 늦어도 20일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거래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GARAM과 G&P 컨소시엄은 메릴린치를 밀어내고 미국 4위 투자은행으로 올라서게 된다. 또한 주로 자산운용에 주력했던 JHO 계열의 금융그룹이 본격적으로 투자은행으로 변모하게 된다.]


“이 양반들이 도대체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 거야....”


류지호가 황당하다는 듯 보고를 하는 수석참모 데이빗 브레이텐바크를 쳐다봤다.


“......”


레오나의 출산과 딸의 탄생에 정신이 팔려 있던 류지호다.

사전에 점찍어 두었던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것은 나몰라하고, 난데없이 Rehman Bros라니.

그것도 장인과 함께 손을 잡고서.


“데이빗!”


류지호의 부름에 짜증이 담겨 있었다.


“예. 보스!”

“기사 말고, 정식 보고서 없어요?”

“특급보안을 요하는 인수 작전이었기 때문에 비서실에서도 이제 막 관련 사안을 확인했습니다.”

“기사에 보니까 브로커-딜러 사업부문에 한정한다는데, 해외 사업을 제외하고 뉴욕 본사를 중심으로 북미 사업만 인수한다는 겁니까?”

“Rehman Bros의 북미지역 IB 사업부문을 현금으로 인수하고, 타임스스퀘어 본사 건물과 뉴저지 등의 2개 데이터센터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뉴욕 금융사업부문의 판단으로는 그 정도가 안전 자산이라고 파악한 것 같습니다.”


브로커-딜러는 주식, 채권, 증자, 기업인수, M&A 자문, 증권거래 등을 주로 하는 사업이다.

매튜 그레이엄은 Rehman Bros의 파산 신청을 기다렸다가, 부실 자산을 쏙 빼고 Rehman Bros의 핵심 자산들을 야금야금 인수하기 위해 작업을 시작했다.

영국의 Barcleez Group도 미국 내 Rehman Bros의 핵심 자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거기에 일본의 오사카노무라증권, Stan Chartered도 슬그머니 골드만대거스에 Rehman Bros 실사를 의뢰했다.

류지호가 뜬금없는 M&A 전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가운데, 장인 제임스 파커가 LA로 날아왔다.

Rehman Bros 관련 사안은커녕 인사조차 생략하고 곧장 손녀의 방으로 돌진한 제임스 파커다.

손녀와의 첫만남을 방해할 수 없어, 류지호는 조용히 칼을 갈았다.

마침내 서재에서 류지호와 제임스 파커가 마주하게 됐다.


“뉴욕의 일은 신경 쓰지 마. 맷이 알아서 잘 할 테니까.”


제임스 파커가 선수를 쳤다.

류지호는 전혀 흔들리지 않고 맞받아쳤다.


“스탠리모웬의 지분 21%를 원한 거 아니었어요? 그 과정에서 GARAM이 2.3%를 확보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도쿄미쓰비시 파이낸셜에 양보했어.”

“왜요?”

“주당 25.25달러에 보통주 30억 달러, 우선주 60억 달러. 터무니없는 가격이란 판단에서.”


끄덕.


류지호로서도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대형 폭탄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마당에 주가가 얼마까지 떨어질지 알 수 없는 매릴린치의 지분을 그 돈 주고 살 이유는 없었다.

물론 관망만 하다보면 결국 실기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주당 25달러는 추후 큰 손실로 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연막이었어요?”


진짜는 Rehman Bros의 북미 사업과 몇 개 자산이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아군에게까지도 숨기고 있었던 듯 싶었다.


“파산보호신청하기 전에 인수하는 것은 다 함께 망하는 길이었어.”


그래서 류지호도 설마 Rehman Bros를 인수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챕터 11 이후에 원하는 것만 쏙 뽑아 먹기 위해 스탠리모웬과 AIC를 조금 이용한 거야. Rehman Bros라는 거대한 고깃덩어리에 상한 부분이 얼마고 멀쩡한 부분이 얼마인지는 아무도 몰랐거든. 그나마 가장 멀쩡한 부분들만 골라서 집어먹기 위해 며칠 동안 여러 연막을 피웠던 거지.”

“맷과 실사에 직접 참여하지 않으셨어요?”

“월스트리트의 회계가 얼마나 복잡하고 교활한지 네가 몰라서 그래.”


솔직히 알고 싶지 않았다.

그래야 나중에 문제가 터졌을 때 실무자에게 떠넘기기라도 할 테니까.


작가의말

평안한 주말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8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Mr. 할리우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00 Christmas Cargo. (6) +10 24.03.15 1,587 88 23쪽
799 Christmas Cargo. (5) +3 24.03.15 1,454 68 25쪽
798 Christmas Cargo. (4) +8 24.03.14 1,606 83 25쪽
797 Christmas Cargo. (3) +3 24.03.14 1,511 78 25쪽
796 Christmas Cargo. (2) +8 24.03.13 1,677 84 25쪽
795 Christmas Cargo. (1) +8 24.03.13 1,664 79 24쪽
794 안 가본 길을 걷고 있었기에. (3) +6 24.03.12 1,800 91 23쪽
793 안 가본 길을 걷고 있었기에. (2) +3 24.03.11 1,778 87 23쪽
792 안 가본 길을 걷고 있었기에. (1) +5 24.03.09 1,846 83 21쪽
791 광폭행보(廣幅行步)! (4) +3 24.03.08 1,819 88 27쪽
790 광폭행보(廣幅行步)! (3) +2 24.03.07 1,803 81 25쪽
789 광폭행보(廣幅行步)! (2) +4 24.03.06 1,857 80 26쪽
788 광폭행보(廣幅行步)! (1) +3 24.03.05 1,915 88 27쪽
787 빅딜 해볼 생각 없어? (4) +5 24.03.04 1,859 90 24쪽
» 빅딜 해볼 생각 없어? (3) +8 24.03.02 1,872 84 22쪽
785 빅딜 해볼 생각 없어? (2) +6 24.03.01 1,834 79 22쪽
784 빅딜 해볼 생각 없어? (1) +4 24.02.29 1,824 80 22쪽
783 고집쟁이는 아니지만, 지나친 완벽주의자... +9 24.02.28 1,765 81 30쪽
782 돈을 번다는 건 분명 좋다! (2) +2 24.02.27 1,746 85 23쪽
781 돈을 번다는 건 분명 좋다! (1) +3 24.02.26 1,772 85 25쪽
780 이 사업은 무조건 된다! +11 24.02.24 1,857 83 27쪽
779 고마워요. 내게 다시 일할 기회를 줘서. +7 24.02.23 1,843 88 23쪽
778 놀면 뭐해... 일할 수 있을 때 바짝 해야지 (2) +4 24.02.22 1,787 82 23쪽
777 놀면 뭐해... 일할 수 있을 때 바짝 해야지 (1) +3 24.02.21 1,829 77 20쪽
776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6 24.02.20 1,852 77 23쪽
775 내가 오너인 걸 고마워해라... +5 24.02.19 1,825 87 23쪽
774 오빠, 화이팅! (3) +5 24.02.17 1,850 85 23쪽
773 오빠, 화이팅! (2) +6 24.02.16 1,766 87 22쪽
772 오빠, 화이팅! (1) +6 24.02.15 1,835 80 27쪽
771 복댕이! +9 24.02.14 1,846 93 2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