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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di의 작은 책방

라노레스 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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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di
작품등록일 :
2015.11.27 15:54
최근연재일 :
2015.12.16 10:31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2,400
추천수 :
6
글자수 :
59,675

작성
15.12.06 11:33
조회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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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02. 엘 (3)

DUMMY

"헉……. 헉……."


타오를 것 같은 붉은 머리의 청년이 길가를 달리고 있었다. 그가 향하는 곳은 마을의 외곽. 그는 왜 달리고 있는 걸까? 왜 그 곳을 향해서 달리고 있는 걸까?


'무사해야 해요. 메노!'


그렇게 달려가던 청년은 숨을 고르기 위해 잠시 멈춰 섰다. 그는 어느 정도 숨을 돌렸는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그가 목표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메노!"


쓰러져있는 금발의 남성과 회색 로브를 입은 세 명의 괴한이었다. 청년은 숨도 돌리지 않고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아 괴한들에게 달려들었고, 괴한들은 가볍게 몸을 놀려서 그의 검을 피했다. 청년은 재빨리 그가 찾던 남성, 메노의 앞을 가로막아 그의 상태를 살폈다. 그는 아직 살아있는지 신음을 내뱉고 있었다. 청년은 그런 그를 뒤에 두고 괴한들과 싸우기 위해 검을 들고 자세를 취했다. 괴한들 중 둘은 우습다는 듯 들고 있던 도끼와 창을 들고 그를 처치하기 위해 자세를 취했다. 그 때, 뒤에 있던 마지막 남은 괴한이 그들에게 말했다.


"그만. 그 쯤 하면 됐다."


무기를 들고 있던 괴한들은 입맛을 다시며 무기를 거두었다. 하지만 청년은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검을 내려놓지 않았다. 그 모습에 그들을 제지한 괴한은 소리 내어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네 동료를 그 꼴로 만든 우리에게 복수를 하고 싶으냐? 하지만 지금의 너로써는 불가능하겠지. 그 남자는 너도 알다시피 아직 살아있다. 일단 그 남자를 먼저 살려야지? 지금 이러고 있다간 그 남자는 죽고 말걸?"


청년은 그를 노려보며 검을 넣고 메노를 힘겹게 업었다. 메노는 그제야 정신이 드는지 눈을 뜨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네오냐……."


"말하지 마요. 지금 당장 병원으로 데려갈 테니까 조금만 버텨요."


괴한은 그 모습을 보고 다시 소리 내어 웃더니 동료들에게 손짓으로 지시를 내렸다. 그의 동료들은 그의 지시를 보고 물러났고 청년, 네오는 그를 업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 때 그 괴한이 그에게 외쳤다.


"정말로 나에게 이번 일에 대해 책임을 묻고 복수를 하고 싶다면 네 녀석 몸속에 내재되어있는 힘을 깨워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나한테는 손도 못 댈 거다!"




"헉."


네오가 숨을 집어삼키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숨을 천천히 고르더니 이마가 젖은 느낌이 들어서 이마를 만져보았다.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그는 이마에 흐른 땀을 대충 닦아내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젠장. 갑자기 이 꿈을 왜 꾸는 거야.'


네오는 침대에서 내려와 욕실로 들어가 불을 밝히고는 세면대에 물을 받아서 세수를 했다. 그리고 세면대 앞에 붙어있던 거울을 쳐다보았다. 거울 속의 네오의 얼굴은 울상이 되어 있었다.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넌 왜 울상이냐."


돌아올 리 없는 대답. 하지만 그의 귓가에는 들려왔다. "잊고 싶어도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슬픈 기억이니까."


"잊을래야 잊을 수 없지. 그 날의 일은. 그리고 거기 있었던 그 회색 로브의 녀석도."


또 다시 그에게 대답이 들려왔다. "절대로 못 잊지. 그 녀석이 아니었다면 메노는 죽지 않았을 테니까. 그리고 넌 칼과 엘을 만날 수 있었겠지."


네오는 한숨을 내쉬었다. 맞는 말이다. 만약 메노가 거기서 죽지 않았다면 머지않아 네오는 메노의 혈육들과 더 빨리 만났을 테니까. 그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거울을 바라보았다. 거울에 나타난 네오의 미소는 완전 억지 미소였다.


"만약 내가 정말로 빨리 그를 데리고 병원에 갔더라면. 아니, 그의 행방을 더 빨리 찾아서 그를 따라가 말렸더라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겠지?"


잠시간의 정적. 하지만 대답은 금방 들려왔다. "아마도. 하지만 내가 메노를 그 장소에서 만났다면 지금 난 없었을 수도 있어. 그 자들이 날 죽였을 수도 있잖아?"


네오는 순간적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스산한 느낌. 죽음의 공포였다. 그는 한숨을 내쉬고 거울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때였다. 잠에서 깬 엘이 그의 뒤에서 옷을 잡아당긴 건. 네오는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려보았고 엘은 그런 그를 잠이 덜 깬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네오는 그런 그녀를 안아 올리며 말했다.


"미안. 잠 깼어?"


엘은 고개를 끄덕이고 무언가를 찾는 것인지 양 옆을 두리번거렸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들려줄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것 같았다. 네오는 그것을 눈치 채고 그녀를 한 손으로 안고 남은 빈손을 건네주었다. 그러자 엘이 거기다가 무언가를 적었다.


[왜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어요?]


잠이 덜 깬 그녀의 눈에도 네오는 슬퍼 보였나보다. 네오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대답했다.


"무서운 꿈을 꿔서 그래."


엘은 네오의 얼굴을 보고는 울상이 되었다. 그리고 그의 손바닥에다 적었다.


[네오. 그런 얼굴 하지 마요.]


그리곤 그의 품에 고개를 파묻었다. 네오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고개를 돌려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그의 얼굴은 피에로 같았다. 우는 눈을 하고 웃고 있는 분장을 한 피에로. 네오는 거울을 한 번 보고는 손으로 얼굴을 한 번 쓸더니 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메노가 죽는 날의 꿈을 꿀 때마다, 일에 지쳐서 무너지려고 했을 때마다 난 이 아이와 이 아이의 오빠를 생각하면서 버텼지. 그리고 이젠 이 아이를 만났지. 다시는 휘청거릴 수 없어. 포기의 갈림길에 설 수 없어.'


그는 남은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그러자 그의 귓가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오늘로 이런 일은 끝내자. 엘이 있으니까. 엘이 옆에 있다는 걸 항상 생각하면서 포기하지말자고." 네오는 고개를 끄덕이고 침대로 갔다. 엘은 졸려서 그런지 벌써 그의 품속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네오는 그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고마워. 엘. 그리고 잘 자렴."


그렇게 말하자 엘이 미소를 지은 것처럼 보였다. 네오는 다시 한 번 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가만히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머리가 맑았다. 쉽게 잠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작가의말

좀 쉬었네요. 다음화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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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03. 저주 받은 성녀 (1) 15.12.16 174 0 9쪽
11 02. 엘 (5) 15.12.09 166 1 19쪽
10 02. 엘 (4) 15.12.07 283 0 12쪽
» 02. 엘 (3) 15.12.06 149 0 7쪽
8 02. 엘 (2) 15.12.04 176 0 10쪽
7 02. 엘 (1) 15.12.03 243 0 10쪽
6 01. 만남, 이별, 그리고 또 하나의 만남 (5) 15.12.02 164 0 12쪽
5 01. 만남, 이별, 그리고 또 하나의 만남 (4) 15.12.01 168 0 12쪽
4 01. 만남, 이별, 그리고 또 하나의 만남 (3) 15.11.30 173 0 13쪽
3 01. 만남, 이별, 그리고 또 하나의 만남 (2) 15.11.29 247 0 11쪽
2 01. 만남, 이별, 그리고 또 하나의 만남 (1) 15.11.28 198 0 7쪽
1 00. 이별 그리고 약속. 15.11.27 260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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