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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노레스 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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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di
작품등록일 :
2015.11.27 15:54
최근연재일 :
2015.12.16 10:31
연재수 :
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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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9,675

작성
15.12.01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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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만남, 이별, 그리고 또 하나의 만남 (4)

DUMMY

숲 속 깊숙이 있는 도적단 '황야의 까마귀' 기지에서 도적단의 단원 둘은 자신들에게 어떤 참극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채 멍하니 보초를 서고 있었다. 그들 중 덩치가 큰 사내가 하품을 하며 말했다.


"얼른 교대나 했으면 좋겠다."


"내 말이. 빨리 들어가서 잠이나 잤으면……."


아무런 긴장감이 감돌지 않는 상황. 긴장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긴 했다. 과연 누가 이 새벽에 그들을 공격하리라 생각하고 있을까? 하지만 그들의 생각을 깨부수는 이는 분명 존재하는 법.


"어? 저게 뭐지?"


순간 그들의 눈에 이상한 것이 보였다. 나타나서는 안 될 붉은 빛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그 빛은 그들에게 빠른 속도로 다가왔고 이내 두 사람의 미간을 꿰뚫고 사라졌다. 그 결과 불쌍한 두 명의 보초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숨이 끊어졌다. 그 직후 네오가 그들이 있던 곳으로 뛰어와 그들의 무기를 어딘가로 내던지고 손을 뻗어서 미간에 구멍이 난 두 사내의 눈을 감겨주었다. 그리고 어딘가로 손짓을 했다. 그러자 네오의 일행인 마을의 생존자들이 도적단의 기지의 문을 열고 안으로 최대한 숨을 죽이고 들어갔다. 네오는 자신이 죽인 두 사람을 보고 한숨을 내쉬고는 그들을 따라 들어갔다.


기지의 안은 횃불로 건물들과 연병장을 밝히고 있었다. 네오는 그것을 보고는 아까 자신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던 남자에게 말했다.


"그럼 작전대로 해주세요. 대신 들키면 망설이지 말고 도적들 사이로 숨어 들어가 그들 사이에서 혼란을 야기해주세요. 아시겠죠?"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생존자들 중 그나마 나이가 적은 사람들 일부를 데리고 도적들이 자고 있는 숙소로 조심스레 들어갔다. 그리고 재빨리 방으로 들어가서 자고 있는 도적들을 칼로 찔러서 죽였다. 깨어나려고 하는 사람 먼저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인기척을 느끼고 멀리서 깨어난 도적 하나가 그들을 보고는 창을 열어서 달아났다. 남자는 그를 보고 당황한 기색을 보이더니 그를 따라가려고 하다가 아까 전에 네오가 했던 말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저으며 자신과 함께 온 사람들에게 말했다.


"빠져나가서 다음 작전을 실행합시다."


남자를 따라온 생존자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재빨리 거기서 빠져나와 어딘가로 뛰어갔다. 더 죽이고 싶었지만 여기서 만약 더 죽인다고 남아있으면 그들의 목숨이 위험했기 때문이다.

밖으로 뛰쳐나온 도적은 경보 종을 울렸고 그 결과 도적들이 잠에서 깨어나서 싸울 준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걸 눈치 챈 네오는 한숨을 내쉬고 수인을 맺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옆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말했다.


"잘 싸우거나 하는 건 안 바랍니다. 많이 죽이는 것도 안 바랍니다. 하지만 당신들이 여기서 죽으면 여기 갇혀있는 가족들을 구해도 그들은 결국 당신들이라는 가족을 잃게 되니까 가능하면 사리면서, 최대한 피하면서 싸워요. 살아남아야 가족들 얼굴을 볼 수 있잖아요?"


네오는 그들을 독려하며 밖으로 나오는 도적들을 노려보았다. 그는 이내 수인을 완성시켰다. 그러자 열 자루 정도 되는 붉은 창이 그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그는 그것을 보고 남은 생존자들을 향해 외쳤다.


"가요! 가서 싸워요! 지원은 계속 해줄 테니까!"


네오의 외침에 생존자들은 도적들을 향해 뛰어가 공격하기 시작했고 네오는 손을 휘둘러 붉은 창을 날려 보냈다. 물론 그들의 공격은 도적들에게는 피하기 쉽고 바로 반격을 할 수 있는 것이겠지만 자신들에게 날아드는 붉은 창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들의 공격을 피하면 날아든 창에 꿰이고 창을 피하면 생존자들의 무기에 당해 쓰러졌다. 만약 붉은 창이 없어진다면 순식간에 도적단이 승기를 잡겠지만 그 붉은 창들은 계속 날아들어서 그것을 잡아낼 수 없었다.


도적단의 단장은 무장을 완전히 갖추고 밖으로 나와 전장을 바라보았다. 붉은 창과 생존자들의 공격에 의해 자신의 부하들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는 길길이 날뛰며 옆에 있던 부하들에게 주변을 빠르게 훑어보라고 시키고 그도 같이 둔영을 쭉 훑어보았다. 붉은 창을 사용하는 마법사, 네오를 찾기 위해서였다. 얼마나 둘러봤을까? 그는 네오를 발견했고 들고 있던 창을 반대로 잡고 자신의 옆에 있는 부하들에게 외쳤다.


"마법사는 저기 있는 놈이다! 다들 보이나!"


"네!"


"좋아! 저 녀석을 죽이면 저 잡병들은 무너지게 되어있다! 저 놈을 죽여라!"


단장은 네오를 조금 더 노려보더니 기회를 포착한 듯 부하들을 보고 거칠게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그의 옆에 있던 부하들은 칼과 창을 들고 그에게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단장은 어딘가를 보더니 눈짓을 보냈다.


네오는 도적들이 자신도 목표로 정했다는 것을 눈치 채고 붉은 창을 그들에게 날려서 그들을 전부 꿰어버렸다. 그리고 다시 빠르게 수인을 맺어서 싸우고 있는 생존자들을 지원해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검은 복면을 쓴 사내가 그를 향해서 다가오고 있었다. 그렇지만 네오는 생존자들의 싸움을 돕는데 집중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남자의 접근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네오가 수인을 맺고 마법을 사용한 그 순간이었다. 복면의 사내가 칼을 뽑아들고 네오의 뒤를 찔렀다. 만약 네오가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마법을 쓰고 난 후라면 쉽게 대처할 수 있었겠지만 네오는 마법을 사용한 직후였기 때문에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누군가가 네오의 앞을 가로막고 사내의 검을 몸으로 받아냈다. 네오는 그것을 눈치 채고 재빨리 그 누군가를 밀어내고 순식간에 사내의 머리를 걷어차 넘어뜨리고 복부를 발로 세게 밟았다. 사내는 그 공격에 기절했고 네오는 고개를 홱 돌려서 자신을 구해준 사람을 보았다. 그리고 그의 차가운 얼굴에 보기 드문 경악이 퍼져나갔다.


"칼!"


그를 구해준 사람은 다름 아닌 칼이었는데 그의 가슴에는 복면의 사내가 휘두른 검이 꽂혀있었다. 네오는 재빨리 수인을 맺어서 그를 치유하는 마법을 쓰려고 했다. 하지만 칼은 힘겹게 손을 들어서 그의 손을 막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가서 사람들을 도와줘요 형……."


"위험한 짓 하지 말랬잖아!"


칼은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순간 무언가를 본 듯 네오를 밀어냈다. 그의 손에 밀려서 넘어진 네오는 얼른 일어나 칼을 보았고 칼의 몸에는 창이 몇 자루 꽂혀있었다. 네오는 그를 보고는 창이 날아온 곳을 보았다. 그 곳에는 무장을 제대로 갖춘 사내가 그를 노려보며 다시 한 번 창을 던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칼의 옆으로 다가가 수인을 맺기 시작했다. 그 때, 칼이 그에게 말했다.


"엘을……. 하나뿐인 여동생을……. 부탁할게요……. 형……."


칼은 그 말을 끝으로 눈을 감았다. 네오는 싸늘하게 식어가는 칼을 보고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수인을 완성시켰고 거칠게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수 십, 수 백 가닥 붉은 광선이 네오를 기점으로 생존자들과 교전 중에 있는 도적들에게 날아갔다. 광선은 순식간에 도적들의 몸을 꿰뚫었다.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 없었다. 광선은 너무나 빨랐고 그들을 쫓아갔기 때문이다.


단장은 자신들의 부하들이 마법에 꿰뚫려 죽어가는 것을 보고 성을 내며 들고 있던 창을 네오에게 있는 힘껏 던졌다. 하지만 그 창은 네오가 쏜 광선에 의해 부서지고 말았고 네오는 도적단의 단장을 노려보며 외쳤다.


"네 놈들은 절대로 곱게는 못 죽을 거다!"


네오는 단장을 험악한 얼굴로 노려보며 빠른 속도로 수인을 맺었다. 단장은 그걸 보고 다른 창을 들고 그것들을 네오에게 던지라고 손짓으로 명령하고 창을 던지려고 하였다. 그렇지만 네오의 수인이 그 명령이 실행되는 것보다 더 빨리 완성됐고 그가 손을 휘두르자 도적단의 단장과 그들 주변에 있던 부하들의 주위에 붉은 빛의 창이 여러 개 나타나 순식간에 그들의 사지를 꿰어버렸다. 그걸 맞은 단장과 그 부하들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하지만 죽지는 않았다. 분명 그 공격은 치명적이었지만 전부 다 급소에서 빗나갔기 때문이다. 그들이 그 공격을 받고 쓰러짐으로써 생존자들과 도적들의 싸움은 생존자들의 승리로 끝이 나게 되었다.



단장과 그의 함께 있던 부하들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죽어가고 있을 때 네오와 생존자들이 단장들에게 다가왔다. 생존자들 중 나이가 많은 사람이 단장을 노려보았다.


"네 놈들 때문에 우리는 가족을 잃었고 삶의 터전을 잃었어! 어떻게 보상할 텐가 이것을!"


"살…… 려줘……. 살려만 준다면 그 모든 걸 보상하겠어……."


단장은 생존자들에게 목숨을 구걸했지만 그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걸 조금 떨어져서 지켜보던 네오는 생존자들에게 다가갔다.


"이쯤 하시죠. 어차피 살려줄 마음은 티끌만큼도 없잖습니까."


그 말은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 말이었다. 생존자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단장은 죽어가는 얼굴로 네오를 쳐다보았다. 조금은 연민이 갈 것 같은 얼굴. 하지만 네오는 생존자들보다 더 냉담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서 그들에게 말했다.


"그럼 가서 워켄 씨와 합류해주세요. 아마 노예들이 갇혀있는 감옥에 가있을 겁니다. 그리고 혹시 칼의 동생을 보면 칼이 살아있었고 싸우다가 죽었다는 얘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워켄 씨에게도 이렇게 전해주세요. 그럼 여기를 정리하고 먼저 마을로 돌아가 있겠습니다."


"알겠네. 그럼 여기 뒷정리는 자네에게 맡기겠네."


생존자들 중 나이가 많은 남자가 대표로 그렇게 말하고 물러나 다른 곳으로 갔다. 네오는 생존자들이 저 멀리 가는 것을 보고는 단장을 보며 말했다.


"내가 말했지? 너희는 절대로 곱게는 안 죽을 거라고."


네오의 눈에서 기묘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무언가를 억누르듯 심호흡을 하더니 쓰러져 있는 도적들을 차가운 눈으로 쭈욱 훑어보고는 수인을 맺기 시작했다. 그러자 쓰러져서 죽어가고 있는 단장과 도적들의 몸 위로 아까 그들의 몸을 꿰뚫은 붉은 빛의 창이 열 자루 정도 나타났다. 그리고 네오가 손짓을 하자 그것 중 한 자루가 빠른 속도로 떨어져 그들의 팔에 꽂혔다. 그들은 비명을 질렀지만 네오는 그것을 무시하고 다시 손짓을 했다. 그가 손짓을 할 때마다 붉은 창은 그들의 몸에 꽂혔다. 하지만 그것들은 전부 급소가 아닌 부위에 박힐 뿐이었다. 네 자루, 다섯 자루, 여섯 자루……. 정확히 네 자루 남았을 때 네오는 그것들을 보고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자 남아있던 모든 창이 한데 뭉쳐서 아까의 창보다 훨씬 큰 창을 만들어냈다. 네오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미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죽은 사람들이 몇 명 있었다. 그는 냉담하게 고통에 몸부림치는 도적단의 단장을 보았다. 그리고 입술만 움직여 무언가를 말하고 손을 위에서 아래로 내렸다.



네오는 이젠 죽어서 싸늘해진 칼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아랫입술을 깨물며 이제는 듣지 못하는 그에게 말했다.


"내가 위험한 짓은 하지 말랬잖아. 왜이리 말을 안 듣냐?"


왠지 친근한 말투. 형이 동생을 타이르는 것 같은 말투였다. 하지만 역시 듣지 못하는 자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어딘가를 바라보더니 씁쓸한 눈으로 칼을 한 번 보고는 그를 껴안았다. 그리고 울기 시작했다. 소리 내서 엉엉. 그는 이내 울음을 그치고 그의 몸에 꽂힌 창과 칼을 뽑아주고 시체를 번쩍 안아 올렸다. 축 늘어진 상태라 무거웠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의 두 팔에 안긴 칼의 얼굴을 보고 말했다.


"여동생, 엘은 내가 반드시 지켜줄게.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역시나 대답은 없었지만 네오는 원하는 대답을 얻었는지 빙그레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내 입가에서 그 미소를 지우고 그를 안은 채로 도적단의 기지에서 빠져나갔다.


작가의말


저번 화에 추가된 분량이 있으니 저번화를 다시 읽고 오시면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이 소설은 다른 인소사이트에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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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만남, 이별, 그리고 또 하나의 만남 (4) 15.12.01 16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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