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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di의 작은 책방

라노레스 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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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di
작품등록일 :
2015.11.27 15:54
최근연재일 :
2015.12.16 10:31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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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6
글자수 :
59,675

작성
15.11.3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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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1. 만남, 이별, 그리고 또 하나의 만남 (3)

DUMMY

정신을 잃었던 사람들은 어느새 깨어나서는 서로 지금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자신들은 분명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어째서 살아있는가 가 주된 이야기 주제였다.


한창 이야기의 꽃이 활짝 피어서 그들이 있는 방 안을 한 가득 메울 때 쯤 네오와 칼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그들의 그런 모습을 본 네오는 한숨을 내쉬었고 칼은 그들을 보며 기뻐하였다.


"다들 정신이 드셨군요!"


"칼! 살아있었구나!"


그들 중 제일 건장해 보이는 사내는 칼에게 다가가 그를 부둥켜안았다. 네오는 그런 두 사람을 보더니 다시 한숨을 내쉬고 그들을 지나가 사람들의 상태를 보기위해 다가갔다.


"잠시만 몸 상태 좀 보겠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네오는 낯선 사람인지라 그를 경계하며 손을 휘둘러 다가오지 못하게 했다.


"자넨 누군가? 무슨 짓을 하려고?"


그들 중에 나이가 제법 있어 보이는 남자가 그에게 그렇게 말했다. 네오는 그런 남자를 보고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눈동자를 움직여 한 사람 한 사람 훑어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저런 말을 하면서 거절할 정도니 기운은 확실히 차렸네. 근데 괜히 구해준 것 같단 말이야.'


"아. 그 분은 저희를 구해주신 분이세요."


칼이 그들과 네오의 상황을 보고 급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전혀 못 믿는 눈치였고 칼은 당황해서 네오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죄송해요. 원래는 다들 안 저러시는데 오늘 그런 일이 있고 난 다음이라서 신경이 좀 날카로워지셔서 그런가 봐요."


네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들리도록 말했다.


"됐어. 지금 시간이 많은 게 아니니까 이런 걸로 따지고 있을 수는 없어. 내일 낮이 되면 도적놈들은 포로들을 데리고 시장으로 갈 거야. 그러면 이미 늦어버려."


"잠깐. 그 도적이란 건 우리 마을을 습격한 그 도적들을 말하는 거요?"


아까 칼과 부둥켜안고 재회를 했던 남자가 네오를 보고 그렇게 물었다. 네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만?"


"하지만 그 녀석들이 어디 숨어있는지 알고? 그리고 만약 찾는다고 해도 혼자서 놈들과 싸울 생각이요?"


네오는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들이 안 가겠다고 하면 저 혼자 갈 생각입니다. 물론 혼자니까 전 개죽음을 당할 테고, 여러분은 빼앗긴 가족을 영영 찾을 수 없게 되겠죠."


어째서일까? 마지막 말은 뭔가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은 서로 웅성이더니 다시 그 남자가 대표로 그에게 말했다.


"그럼 도와드리죠. 납치된 건 우리 마을 사람이니 당연히 우리가 나서서 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순간 그 말을 들은 네오의 입가에 조소 비슷한 것이 떠올랐다. 하지만 너무 순식간이었기 때문에 눈치를 채는 사람은 없었다. 그가 그들에게 말했다.


"좋습니다. 도와주신다니 저야 감사할 따름이죠. 그럼 제 계획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네오는 말이 길어질 것 같아서인지 숨을 한 번 삼켰다. 그리고 하나하나 말해주기 시작했다.




작전 자체는 간단했다. 새벽에 동이 트기 전 도적들의 기지를 습격해서 도적들을 처치하고 잡혀있는 마을 사람들을 구해내는 것이다. 물론 숫자가 적기 때문에 너무 맞서려고 하지 말고 최대한 도망가면서 싸워야 하니 그 점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하고 사용할 수 있는 무기는 마을에서 죽은 도적들의 무기 중 그나마 멀쩡한 것들과 나무 막대기의 끝을 깎아서 만든 목창 같은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무기들이라는 것이다.


"솔직히 이렇게 해도 여러분들로써는 좀 많이 불리합니다만, 저도 여러분들을 도와서 있는 힘껏 싸우겠습니다. 아마 제가 도와드리면 쉽지는 않더라도 사망자 없이 싸움에서 이길 수는 있을 겁니다."


"아까부터 궁금했는데 당신은 누군가? 분명 우리만으로는 무조건 지겠지만 당신이 낀다고 해서 이길 것 같지는 않네만?"


네오는 그 말을 듣고 조금 고민을 하는 얼굴을 하더니 말해도 상관없을 거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마법사입니다.”


그 말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서로 웅성이기 시작했다. 마법사가 있다면 이길 수 있다, 라는 긍정적인 말도 있었고, 마법사라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 면서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네오는 더 이상 그들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했는지 손을 휘휘 내저었다.


"자, 그럼 작전 설명은 끝났으니 다들 마을로 내려가서 무기가 될 만한 것들을 가져와요."


네오가 그렇게 말하자 사람들은 하나, 둘 일어나서 오두막에서 나갔다. 칼도 그들을 따라서 나가려고 하자 네오가 그를 보고 말했다.


"넌 안 나가도 돼."


"아뇨. 네오 씨, 형이라고 불러도 되죠? 암튼 형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겠는데 저도 이 마을사람이고 제 손으로 반드시 구해야 할 동생이 있잖아요."


꽤나 어른스러운 말. 하지만 네오는 그를 말리고 싶었다. 칼을 다치게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칼의 표정에서는 이미 그 의지가 나타나고 있었고 네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그의 어깨를 토닥여주며 말했다.


"대신 나중에 싸울 때 너무 위험한 짓은 하지 마. 아버지도 네가 죽는 걸 원하지는 않으실 거야."


또 다시 아버지라는 말을 하려고 할 때 목에 무언가가 걸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칼은 고개를 끄덕이고 방에서 나가 앞서 나간 마을 사람들을 따라 나갔다. 네오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 아들은 참 못 말리겠어요. 너무 어른스럽고 책임감이 강하네요. 저도 저 애들과 함께 지내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네오는 천장을 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있을 수가 없다. 지금 그 공간 속에 있는 사람은 네오 단 한 사람뿐이기 때문에. 그는 그것을 알지만 여전히 천장을 본 채로 말했다.


"그런데 왜일까요. 메노를 아버지라고 부르려고 할 때마다 목에 걸려서 잘 나오지가 않아요. 그 때 그 일로 생긴 죄책감 때문에 그런 걸까요?"


역시나 대답은 없었다. 하지만 네오는 만족하는지 고개를 내리고 눈을 감았다.




이제 다 불타버린 마을에 남아 있는 것은 아직 땅에 묻히지 못한 많은 사람들과 마을에 나타난 자신을 마법사라고 소개한 남자의 손에 죽은 듯한 검은 두건을 쓴 도적들,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온 무기와 자경단이 사용한 무기들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두 명씩 짝을 지어 흩어져 무기를 찾기 시작했다.


“그보다 너라도 무사해서 다행이구나.”


칼과 함께 온 갈색 머리의 남자가 그렇게 말했다. 칼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저씨도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그보다 칼. 그럼 엘은…….”


“네……. 도적들 손에 끌려갔어요.”


그 말을 들은 남자는 인상을 크게 쓰며 바닥을 걷어찼다. 정말로 화가 난 것 같았다. 남자는 이내 한숨을 푹 내쉬고 다시 무기가 될 만한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칼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무기를 찾기 시작했고 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무기가 될 만한 장도리나 부러진 나무 막대기 같은 것들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남자는 이런 무기로는 힘들다고 생각했는지 좀 더 찾기 시작했고 말이다.


그 결과 두 사람은 도적들이 사용하던 칼과 도끼 같은 날붙이를 구할 수 있었다. 남자와 칼은 그것을 챙겨서 다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저씨가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칼이 그렇게 말하자 남자는 고개를 살짝 돌려 칼을 바라보았다.


“무슨 소리냐?”


“그래도 아저씨는 자경단에 있었던 경험이 있으신 분이잖아요. 그 마법사 분이 지휘를 한다고는 해도 경험자가 있으면 편할 거 아니에요.”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칼의 말이 맞다. 경험자가 하나라도 더 있으면 분명 이후 있을 도적들과의 싸움에서 조금은 나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나 말고도 다른 아저씨들도 다 자경단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으니 상황은 조금 더 나을 거다. 자, 그럼 우리도 이제 돌아가 다른 아저씨들이랑 합류해서 돌아가도록 하자.”


칼은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그렇게 다른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 합류 장소로 열심히 걸어갔다.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네오는 눈을 떴다. 생존자들이 마을로 내려가서 무기가 될 만한 것들을 가지고 돌아오는 것이리라. 네오는 그들이 그러는 동안 눈을 감고 잠이라도 자고 일어난 것인지 무언가 엄청 개운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그는 하품을 한 번 하더니 손을 들어 얼굴을 쓸어내렸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그가 있는 방으로 들어왔다. 그들의 대표로 보이는 남자가 자신들이 구한 무기를 보이며 그에게 말했다.


"당신이 말한 대로 무기는 구해왔습니다. 근데 이런 무기가 있다고는 해도, 당신이 정말로 마법사라고 해도 도적들의 수는 저희들의 배가 넘을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들을 이기겠다는 겁니까?"


네오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남자와 생존자들은 마법사와 함께 싸워본 적이 없다. 그래서 마법사 하나가 가지는 그 위력이 어떤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그는 그런 것을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정면으로 들어가서 우리들이 쳐들어왔다고 광고하고 싸울 생각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저희는 머릿수가 도적들보다 부족하니까요. 그러니 최대한 조용히 기습해서 수를 줄일 생각입니다. 그 과정에서 들킬 위험도 있지만요."


꽤나 많은 말을 한 호흡 만에 말한 네오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숨을 한 번 고르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어떤 형태의 전투에서든 마법사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아주 큽니다. 나중에 직접 경험해보시면 알게 되겠죠."


"말로는 해줄 수 없는 겁니까?"


"백 번 말로 하는 것보다는 한 번 보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요?"


네오는 말을 끝내고 몸을 돌려 방문 앞에 섰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그들에게 다시 말했다.


"새벽에 공격을 하기 위해 움직일 겁니다. 위치는 여기서 도보로 1시간 떨어져 있는 곳이더군요. 그 때까지 다들 쉬고 계세요."


그 말을 끝으로 네오는 방에서 나갔다. 남자는 그런 그의 모습, 태도를 보고 당황한 듯이 쳐다보았다. 그리고 생존자들을 모아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처음은 내일의 싸움에 대한 것이었고 끝은 네오에 대한 이야기였다. 대부분은 그에 대한 뒷담화였지만. 칼은 그들이 하는 네오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어쩔 수 없이 들었고 말이다.



새벽이 찾아왔다. 오두막 외벽에 등을 기댄 채 서서 자고 있던 네오가 가만히 눈을 떴다. 시간이 됐다.이제 공격의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그는 벽에서 등을 떼고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 비어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옷장과 침구류들이 마련되어있었다.아마도 여기가 이 오두막의 주인이 잠을 잘 때 쓰는 방이리라. 그는 그 곳에서 위에 입고 있던 재킷을 벗었다. 이어서 입고 있던 셔츠까지 벗어버린 그는 반라의 몸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차가운 가을밤의 공기가 그의 몸에 부딪혔다. 추울 만도 할 텐데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허공에서 긴 팔의 하얀 셔츠가 나타나 그의 손 위에 떨어졌고 그는 그것을 몸에 걸쳤다. 소매에 팔을 넣고 단추를 하나하나 잠그고. 단추까지 다 잠근 그는 아까 입었던 재킷을 입고 아까 입고 있었던 셔츠를 대충 접어서 허공에다 던졌다. 그러자 셔츠는 접힌 그대로 공중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는 옷매무시를 한 번 가다듬고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보았다. 옷은 그를 위해 만들어진 듯 딱 맞고 움직임에 불편한 것은 없었다. 그는 다시 재킷을 입고 오두막 밖으로 나갔다.


오두막 밖에서는 생존자들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무장을 한 채 서 있었다. 네오는 그들을 한 번 보고는 지휘관처럼 고개를 끄덕이고 그들에게 말했다.


"그럼 가죠."


아무도 그에게 반박하는 사람은 없었다. 싸움을, 전투를 앞둔 상황임을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다. 네오가 앞장서서 가기 시작했고 마을의 생존자들은 그의 뒤를 따라서 걷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쌓아둔만큼은 일단 달립니다


*이 소설은 다른 인소사이트에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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