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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風 님의 서재입니다.

검계(劍契)이야기 첫 번째 -자객(조선, 1680)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일반소설

완결

南風
그림/삽화
渡海
작품등록일 :
2020.11.10 16:49
최근연재일 :
2020.11.14 00:38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35,392
추천수 :
306
글자수 :
248,789

작성
20.11.11 21:19
조회
310
추천
3
글자
4쪽

第 二 章 인연(因緣) -16

DUMMY

-14-


마양이 마성을

회초리로 때린 다음 날,

일청당에 급한 전갈이 와서

윤정호와 마양은 급히 행장을 꾸려

개성으로 떠나야 했다.


일청당과 매우 큰 거래를 하는

개성 상인 김만수가

부친상을 당했다는

소식이었기 때문이다.


마양이 개성으로 급히 떠난 날 밤부터

사흘 동안,

마성은 엄청난 고열에 시달리며

사경을 헤맸다.


서산댁은

처음엔 그저 맞은 자리에 장독이 들어

열이 나나 보다고 생각했지만,


마성의 상태가 점점 심각해지자

마음이 다급해졌다.


사흘째 되던 날 밤,

마성이 헛소리를 해 대며

눈에 생기를 잃어 가자

서산댁은 아이를 둘러업고

한밤중의 저잣거리로 뛰었다.


온 거리에 명의로 소문이 자자한

김중선에게 가기 위해서였다.


해시도 넘어 자시로 향해 가던

야심한 시각이었으나

어미의 마음은 급하기만 했다.


그날은 마침 장이 섰던 날이어서

다행히 김중선은

집에 가지 않고 의원에 머물러 있었다.


노름방에서

환자를 봐 달라는 호출이 올까 봐

늦은 밤까지 의원의 불을 켜 놓았던 것이

어린 마성에겐

정말 천운이었을 것이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 헉헉거리며

급히 아이를 업고 뛰어온 서산댁에게서

마성을 받아 자리에 눕힌 김중선은

천천히 아이의 상태를 살폈다.


회초리를 맞은 자리가

여기저기 곪기 시작해

그 때문에

아이의 온몸에서 고열이 나고 있었다.


아마도 장독에 좋답시고

서산댁이

살이 터진 상처 곳곳에

생된장을 여기저기 발라 준 것이

아이의 몸에

오히려 해가 된 모양이었다.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구려.

아니, 도대체 누가

이 어린 것한테

이리도 심하게 매질을 했답니까?


사람의 탈을 쓰고 어찌

이런 잔인한 짓을······.”


하나하나 손으로 고름을 짜 내고

상처 부위에 고약을 붙이면서,

분노가 치밀어 표정이 구겨진

김중선이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


“평상시엔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닌데,

아이가 철모르고

엄청난 실수를 저질러서······


애아버지가

순간적으로 많이 흥분을 하는 바람에

이리 되었습니다.”


마지막 고약을 다 붙이고

기본적인 응급처치를 마친 김중선이

열이 오른 마성의 이마를

손으로 짚어 보더니 한마디 더했다.


“아무리 애가

엄청난 실수를 했다고 해도 그렇지,

아직 뼈도 제대로 자라지 않은

어린아이에게


이렇게까지 손속에 인정을 두지 않는

매몰찬 아비가

세상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거참, 진짜 몹쓸 사람일세.

애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쯧쯧······.”


김중선은 혀를 차면서

해열과 진통에 좋은 약재를 꺼내

달이기 시작했다.


아무 대답도 못하고 눈물만 글썽이는

서산댁을 바라보며

김중선이 표정을 바꿔

자상한 말투로 다시 말했다.


“탕약이 다 되려면

족히 한 시진은 걸릴 것입니다.


일단 급한 치료는 다 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열이 높으니

얼른 몸을 차갑게 해 줘야지요.


저기 있는 천에 물을 적셔서

고약을 붙인 상처부위만 빼고

아이의 몸을 구석구석 닦아 주십시오.


약이 다 될 때까지만

해 주시면 됩니다.


약을 마시면

조만간 열이 내리게 될 것이니

그렇게만 되면

곧 괜찮아질 것입니다.


아이들은 어른하고 달라서

회복력이 좋으니

너무 마음 졸이지 마세요.”


김중선의 말에

서산댁은 ‘정말 고맙습니다’

감사를 표하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김중선은

서산댁의 인사는 안중에도 없는 듯,

열에 들떠 신음 소리를 내며

아파하는 마성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한참동안 안쓰러운 눈길로

아이를 쳐다보던 그는

조용한 목소리로 나직이 내뱉듯 말했다.


“힘내거라······.”


다음 날 새벽,

마성은 열이 내리고

조금이나마 생기를 되찾았다.


천만다행이었다.


서산댁은

죽을 고비를 이겨 낸 아들이

무척이나 대견하여,

깨어난 마성의 몸을

한참 동안 부둥켜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평소처럼 그날도 역시

김중선은

서산댁의 강력한 고집에도 불구하고

치료비를 일절 받지 않았다.


평상시 그의 지론대로

환자가

아홉 살 아이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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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第 二 章 인연(因緣) -22 20.11.11 297 3 8쪽
36 第 二 章 인연(因緣) -21 20.11.11 302 2 14쪽
35 第 二 章 인연(因緣) -20 20.11.11 298 4 4쪽
34 第 二 章 인연(因緣) -19 20.11.11 297 4 11쪽
33 第 二 章 인연(因緣) -18 20.11.11 337 4 8쪽
32 第 二 章 인연(因緣) -17 20.11.11 313 3 9쪽
» 第 二 章 인연(因緣) -16 20.11.11 311 3 4쪽
30 第 二 章 인연(因緣) -15 20.11.11 322 4 2쪽
29 第 二 章 인연(因緣) -14 20.11.11 314 2 6쪽
28 第 二 章 인연(因緣) -13 20.11.11 321 3 3쪽
27 第 二 章 인연(因緣) -12 20.11.11 343 5 14쪽
26 第 二 章 인연(因緣) -11 20.11.11 337 4 10쪽
25 第 二 章 인연(因緣) -10 20.11.11 354 3 10쪽
24 第 二 章 인연(因緣) -9 20.11.11 358 4 10쪽
23 第 二 章 인연(因緣) -8 20.11.11 351 4 8쪽
22 第 二 章 인연(因緣) -7 20.11.11 347 6 5쪽
21 第 二 章 인연(因緣) -6 20.11.11 349 4 3쪽
20 第 二 章 인연(因緣) -5 +1 20.11.11 363 5 11쪽
19 第 二 章 인연(因緣) -4 20.11.11 372 4 5쪽
18 第 二 章 인연(因緣) -3 20.11.11 365 5 3쪽
17 第 二 章 인연(因緣) -2 20.11.11 366 4 7쪽
16 第 二 章 인연(因緣) -1 20.11.11 382 4 11쪽
15 第 一 章 이름 없는 사내 (9) 20.11.10 379 6 3쪽
14 第 一 章 이름 없는 사내 (8) 20.11.10 382 5 7쪽
13 第 一 章 이름 없는 사내 (7) 20.11.10 384 6 8쪽
12 第 一 章 이름 없는 사내 (6) 20.11.10 398 6 4쪽
11 第 一 章 이름 없는 사내 (5) 20.11.10 397 6 2쪽
10 第 一 章 이름 없는 사내 (4) 20.11.10 400 7 3쪽
9 第 一 章 이름 없는 사내 (3) 20.11.10 409 6 5쪽
8 第 一 章 이름 없는 사내 (2) 20.11.10 445 7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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