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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風 님의 서재입니다.

검계(劍契)이야기 첫 번째 -자객(조선, 1680)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일반소설

완결

南風
그림/삽화
渡海
작품등록일 :
2020.11.10 16:49
최근연재일 :
2020.11.14 00:38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35,391
추천수 :
306
글자수 :
248,789

작성
20.11.10 19:42
조회
399
추천
7
글자
3쪽

第 一 章 이름 없는 사내 (4)

DUMMY

-4-


다음 날 정오가 되자

윤정호는 적로를 타기 위해

다시 마당으로 나왔다.


윤정호가 내려준

옷과 신발을 신고서,

그는 어제보다도 더 조심스럽게

적로의 고삐를 쥐고

마당으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는 혹시라도

자신의 몸에서 역한 냄새가 나서

주인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었다.


어젯밤에 세 번이나 몸을 씻었지만,

오랜 세월

외양간에서 일하면서 몸에 밴 냄새는

쉽게 빠지지 않았고,

사실 그건

하루 만에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두 번째로 보는 주인은

모든 걸 이해한다는 듯이

그에게 어제와 같은 미소를 보여주며,

말없이 적로의 등에 올라탔다.


그는 혹시라도 탈이 날까봐

바짝 긴장하면서

적로의 고삐를 움켜쥐었다.


그 모습을 본 윤정호가 말했다.


“괜찮다. 긴장하지 말거라.

네가 긴장하면 적로가 불안해한다.

너는 그저 평상시대로만 하여라.

알겠느냐?”


“...네...”


“그래, 천천히, 천천히 해보자꾸나.”


주인의 자상한 말에

그는 뻣뻣하게 굳어있던 자신의 몸에서

서서히 긴장이 풀려가는 것을 느꼈고,


윤정호는 적로를 타고

그는 고삐를 잡은 채로

천천히 마당을 돌면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한 시진 정도 적로를 타고나서,

어제보다 능숙해진 말 타기에

기분이 무척 좋아진 윤정호는

그와 헤어질 때 다시 한 번 말을 꺼냈다.


“넌 이름이 없다고 들었다. 맞느냐?”


“...네...”


부끄러운 듯

그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앞으로 너를 부를 때,

마양(馬養)이라고 부르겠다.

말을 돌보는 사람이니까 말이다.”


“......”


“왜? 이름이 맘에 들지 않느냐?”


“...아닙니다...”


“그래, 내일 또 보자,

수고했다. 마양(馬養)아.”


윤정호는

자상한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한 번 더 불러 주고는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안채로 들어갔다.


주인이 돌아간 후

그는 난생 처음 느껴보는

또 하나의 신기한 경험을 했다.


적로를 씻기고 먹이를 주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지고

가슴 뿌듯한 충만감이 느껴졌던 것이다.


세상에 태어난 지

열여덟 해가 지난 다음에야

비로소 그는 이름을 얻은 것이었고,


그는 ‘마양’이라는,

주인이 붙여준 자신의 이름을

이부자리에 누워

입 밖으로 소리 내면서 밤새 되새겼다.


그날 밤

윤정호가 사람을 시켜

엄청나게 비싸고 귀하다는

향(香)주머니를 그에게 보냈지만,


자신의 몸에서 나는

짐승비린내를 감춰주는,

난생 처음 맡아본

신기하고 기분 좋은 향기보다도,


자신에게도

이제 이름이 생겼다는 사실이 더 기뻐서

그는 그날 밤 잠을 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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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계(劍契)이야기 첫 번째 -자객(조선, 1680)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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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第 二 章 인연(因緣) -22 20.11.11 297 3 8쪽
36 第 二 章 인연(因緣) -21 20.11.11 302 2 14쪽
35 第 二 章 인연(因緣) -20 20.11.11 298 4 4쪽
34 第 二 章 인연(因緣) -19 20.11.11 297 4 11쪽
33 第 二 章 인연(因緣) -18 20.11.11 337 4 8쪽
32 第 二 章 인연(因緣) -17 20.11.11 313 3 9쪽
31 第 二 章 인연(因緣) -16 20.11.11 310 3 4쪽
30 第 二 章 인연(因緣) -15 20.11.11 322 4 2쪽
29 第 二 章 인연(因緣) -14 20.11.11 314 2 6쪽
28 第 二 章 인연(因緣) -13 20.11.11 321 3 3쪽
27 第 二 章 인연(因緣) -12 20.11.11 343 5 14쪽
26 第 二 章 인연(因緣) -11 20.11.11 337 4 10쪽
25 第 二 章 인연(因緣) -10 20.11.11 354 3 10쪽
24 第 二 章 인연(因緣) -9 20.11.11 358 4 10쪽
23 第 二 章 인연(因緣) -8 20.11.11 351 4 8쪽
22 第 二 章 인연(因緣) -7 20.11.11 347 6 5쪽
21 第 二 章 인연(因緣) -6 20.11.11 349 4 3쪽
20 第 二 章 인연(因緣) -5 +1 20.11.11 363 5 11쪽
19 第 二 章 인연(因緣) -4 20.11.11 372 4 5쪽
18 第 二 章 인연(因緣) -3 20.11.11 365 5 3쪽
17 第 二 章 인연(因緣) -2 20.11.11 366 4 7쪽
16 第 二 章 인연(因緣) -1 20.11.11 382 4 11쪽
15 第 一 章 이름 없는 사내 (9) 20.11.10 379 6 3쪽
14 第 一 章 이름 없는 사내 (8) 20.11.10 382 5 7쪽
13 第 一 章 이름 없는 사내 (7) 20.11.10 384 6 8쪽
12 第 一 章 이름 없는 사내 (6) 20.11.10 398 6 4쪽
11 第 一 章 이름 없는 사내 (5) 20.11.10 397 6 2쪽
» 第 一 章 이름 없는 사내 (4) 20.11.10 400 7 3쪽
9 第 一 章 이름 없는 사내 (3) 20.11.10 409 6 5쪽
8 第 一 章 이름 없는 사내 (2) 20.11.10 445 7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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