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二 章 인연(因緣)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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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마양은
며칠을 걷지도 못할 정도로 심하게
마성을 회초리로 때렸다.
다소 말이 없긴 해도,
평상시엔 한없이 자상하던
남편의 처음 보는 무서운 표정과
서슬 퍼런 매질에
마성의 어미인 서산댁도
감히 나서서 말리질 못했다.
어찌나 세게 매질을 하는지,
마성의 가는 다리에서 터져 나온
시뻘건 피가
온 방 안에 가득 튈 정도였다.
마성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방바닥에 쓰러지자,
서산댁이 울며불며 매달려서
겨우 마양의 매질을 멈추었다.
마양은 피 흘리며 쓰러진 아들에게
무섭고 엄한 얼굴로 단호하게 말했다.
“세상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지켜야 할
상하의 관계가 있다.
오늘은 주인님이 베푸신 은혜를 봐서
이쯤에서 끝내겠지만,
앞으로도 또 그렇게
도련님을 네 동무들 대하듯
함부로 대하면
그땐 정말 용서하지 않겠다.
내 손으로 직접
물고를 내 버릴 것이다.
알겠느냐?
네가 죽을 때까지
아비의 이 말을
절대 잊지 말아라.”
다음 날 아침이 되어도
마성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아홉 살 아이가 견디기에는
너무 심한 매질이었으리라.
마성이 방에 누워 끙끙 앓고 있을 때,
민석이 미안한 얼굴로 찾아와
사과 하나를 머리맡에 놓고 갔지만,
마성은
아버지의 무서운 얼굴과
어젯밤의 끔찍한 고통이 떠올라
결국
사과가 상할 때까지 입에 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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