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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용 님의 서재입니다.

재능강탈 네크로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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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용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4
최근연재일 :
2022.05.27 00:2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5,368
추천수 :
389
글자수 :
116,377

작성
22.05.14 22:05
조회
341
추천
17
글자
20쪽

5화 – 이상적인 파티(2)

DUMMY

<5화 – 이상적인 파티(2)>



“박태용씨. 갑자기 왜 그래요?”


가장 먼저 당황한 것은 김춘배였다. 제 품에 꼭 끼고 있던 방패도 내려놓고 바닥에 내팽개쳐진 가방들을 주섬주섬 주워들려 했다. 하지만 김춘배도 다음 이어지는 그들의 대화에 표정이 굳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형의 이름만 빌려 쓰는 놈이라고 비웃던 길드 놈들의 콧대를 누를 수 있다는 생각에 점차 흔들렸다.


“아니 저희가 뭐 무리한 부탁을 했나요?”

“맞아. 오히려 아무것도 안 하기보단 이렇게라도 도와야죠.”

“······아니 그게 무슨─.”

“하하하. 맞습니다. 이런 거라도 제가 도와야죠.”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항의하려던 김춘배의 말은 자신을 치고 들어오는 강선우에 의해 잘려 나갔다.


‘아직 적대하면 안 된다. 녀석들은 이미 탑에 몇 번 들어왔던 녀석들.’


클리어만 안 했을 뿐. 레벨 차에 의한 격차는 작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네 명 전부 3레벨에서 4레벨은 되지 않을까···.




‘스켈레톤 하나로는 부족해. 적어도 두세 마리는 더 조종할 수 있게 되고 나서다. 그리고 방금 녀석이 쓴 스킬.’


상대의 공격력을 깎아내리는 약자멸시. 강약약강 그 자체의 성향인 녀석과 알맞은 스킬이었다.


‘역시 가지고 있었군. 아직 스킬 레벨이 낮은 것 같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스킬이다.’


그렇게 생각을 마친 강선우가 스켈레톤을 소환했다.


“제 소환수도 이게 더 편할 것 같네요.”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가방 4개를 2개씩 나눠 멨다. 그러고선 자신의 가방에서 조그마한 활 두 개를 꺼내 스켈레톤에게 하나, 자신에게 하나를 주었다.


“그건?”

“전투 보조용으로 들고 왔어요. 활은 처음이긴 하지만···.”

“아예. 잘해보세요.”


피식 웃으며 검으로 바닥을 툭툭 치는 박태용의 모습은 완전히 개 무시였다.


‘과연 무시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겠지.’

“그러면 어서 출발하시죠.”


강선우는 웃음을 지으며 녀석들을 향해 공손하게 말했다.


소란은 빠르게 사라지고 파티는 탑 안으로 진입하기 위해서 각자 무기를 정비했다.


“몬스터가 와도 문제는 없겠네.”


검을 들고 온 박태용, 창을 붕붕 돌리는 최유림, 소형방패와 검을 든 이진우 거기에 대형방패 하나를 들고 온 김춘배까지.


“뒤에서 맡겨주세요.”


보조로 활을 든 강선우와 스켈레톤. 그리고 사제인 정하림까지.


파티 자체는 이제 막 탑에 들어왔다는 걸 생각하면 매우 안정적으로 보였다.


‘겉으로만 그렇지.’


자신과 김춘배를 뒤통수치고 아이템을 가져가려 하는 약탈자 파티. 그리고 그걸 모르는 김춘배. 마지막으로 약탈자들을 죽이려는 자신까지.


이런 파티로 시작한다는 건 운이 없는 것인가. 아니면 미리 알고 있기에 운이 좋은 것인가.


강선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파티를 따라 신전 안쪽으로 향했다.


신전의 입구를 지나자 경쾌한 알림과 함께 메시지가 떠올랐다.


띠링


[탑에 입장하신 걸 환영합니다.]


신전의 입구에 완전히 들어서자 플레이어들을 안내하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탑은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이 준비되어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성좌들의 안배. 탑의 끝을 향해 오르십시오.]

[제 0층 – 당신의 자격을 시험합니다.]

[플레이어 선별 – 고블린 사냥]

[스테이지 내의 모든 고블린을 사냥하십시오.]


“오올. 이제 시작이네.”

“후우. 괜찮겠죠?”


최유림은 창대를 신전의 돌바닥에 툭툭 쳐댔다. 김춘배는 옆에서 심호흡하며 긴장을 풀기 바빴다.


그때 강선우의 시야에는 메시지가 끝나지 않고 계속 갱신되었다.


[잊힌 신이 당신을 발견하고 미소를 띱니다.]

[잊힌 신이 당신을 주시합니다.]


“뭐?”

“왜요. 무슨 문제 있어요?”


당황해 말을 내뱉자 이진우가 뒤를 돌아보며 툭 쏘듯 물어보았다.


“아뇨. 메시지 때문에 놀라서요.”

“참나. 집중하고 따라오기나 해요. 어디서 몬스터 나올지도 모르는데.”


어물쩍 둘러대니 이진우는 강선우에게 혀를 차더니 다시 앞으로 향했다.


‘잊힌 신이? 그 녀석인가? 그런데 갑자기 왜? 그것도 0층에서··· 설마 내가 과거로 온 것이 녀석과도 관련이 있는 건가?’


성좌들은 플레이어에게 관심이 없다. 적어도 이제 막 튜토리얼에 온 플레이어들에겐 말이다.


정말 드물게 관심을 받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건 극소수였다. 강선우가 잊힌 신의 관심을 받은 것도 61층 이후였으니까.


강선우는 잊힌 신이 메시지를 보낼까 기다렸지만, 녀석은 주시한다는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아무 표시를 하지 않았다.


그건 몬스터를 만날 때도 마찬가지였다.


퀴퀴한 먼지가 풍기는 신전 통로에서 사사삭 하며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블린이다. 전투준비.”


- 케헥! 케에엑!


신전 통로의 한구석에서 발견한 네 마리의 초록 난쟁이. 고블린이었다.


“김춘배씨. 앞으로 나서요.”

“네, 넵.”


낡은 단검을 들고 달려드는 고블린들이 김춘배의 대형방패에 막히자 박태용과 그들의 일행이 검을 휘둘러 손쉽게 베어 냈다.

금방 고블린들의 시체가 생겨났다.


“크흐 쉽다 쉬워.”

“고블린만 잡으니까 쉬운 거 아냐?”

“이제 신전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니까 긴장 좀 해. 아 강선우씨 마정석 캘 수 있어요?”

“네. 어느 정도 배웠습니다.”


자기들끼리 시시덕거린 그들을 보며 강선우는 가방에서 단검을 꺼내 고블린 시체를 향해 찔렀다..


푸욱


단검을 시체에 찔러넣자마자 터져 나오는 핏줄기에 정하림과 최유정이 소리를 질렀다.


“꺄악 지금 뭐 하는 거예요? 피 다 튀잖아요!”

“아 씨. 지금 뭐하는 거야!”


강선우는 대답도 하지 않고 그대로 고블린의 뱃속에서 푸른 빛의 돌덩이를 꺼냈다. 피가 듬뿍 묻어있음에도 그 빛을 잃지 않는 보석이었다.


“마정석 챙겨야 하니까요. 시체 자체를 들고 갈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제가 해체를 좀 험하게 하다 보니. 하하.”


강선우는 웃는 낯으로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손으로 깨끗하게 채취한 마정석을 최유림에게 보여주었다.


“아 씨. 이쪽으로 오지 마! 옷 더러워지잖아!”

“강선우씨. 너무 세게 하는 거 아니에요?”


박태용마저 불쾌한 듯 인상을 찌푸리고 물었다. 마정석을 캐기 위한다지만 튀는 살점과 피에서 배겨나오는 악취는 불쾌하게 만들기 좋았다. 그리고 강선우의 해체는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강선우는 그런 피비린내에 익숙한 듯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제가 좀 험하게 하지만 마정석은 최대한 죽은 지 얼마 안 됐을 때 채취해야 하잖아요? 그리고 얼마나 손상 없이 캐는지에 따라서 가치가 다르니까요. 이 마정석이면 하나에 십만 원 정도 할걸요?”


돈에 관한 얘기가 나오자 박태용의 눈빛이 바뀌었다.


“그래요? 최하급 마정석이면 5만 원 안팎일 텐데.”

“하지만 잘만 캐면 문제없죠. 대신 좀 피가 튀지만요.”


그렇게 대꾸한 강선우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옆의 고블린에게 다시 한번 단검을 박아넣었다.


푸확


살점이 튀어 오르자 그 모습을 지켜본 정하림이 불쾌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한 마디를 내뱉었다.


“능력 없으면 잡일이라도 잘하던가.”


불쾌하다는 듯 선두로 나아간 정하림의 한 마디. 그건 파티의 분위기를 바꾸기 쉬웠다.


“오빠. 굳이 저 사람 데려가야 해?”

“그래도 안 데려갈 수는 없잖아. 같은 파티원인데. 대신 강선우씨가 여러 가지 도와주실 거야. 그래서 우리가 대신 싸워주는 거잖아?”

‘이것들 봐라.’


피를 닦아내던 강선우의 눈매가 좁혀졌다.


뱀 같은 녀석은 파티원들을 다독이는 척 교묘하게 자신을 파티에서 궂은일 담당으로 만들어 버렸다.


아까 가방을 들게 만드는 것도 그렇고 마정석 채취 등등. 체력을 다 빼놓게 하려는 속셈이리라.


좀 전부터 김춘배를 전투의 최선두에 세우는 것도 같은 이유였다.


통로를 지나며 튀어나온 고블린들을 상대로 몇 번의 전투를 겪은 뒤, 헉헉대고 있는 김춘배가 눈에 띄었다.

마찬가지로 강선우의 줄에는 고블린 시체만 20마리가 매달려 힘을 주지 않으면 끌리지 않았다.


쌩쌩한 건 박태용 4인조뿐이었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시작된 녀석들의 하대는 점점 거칠어지기 시작했고.


“저렇게 능력 없으니 이러고 있지.”

“나였으면 차라리 플레이어 안 하고 만다.”


거칠어진 그들은 자연스럽게 폭언까지 이어졌다.


“다음이 보스 몬스터 구역인데 일단 여기서 쉬고 가죠.”

“아씨. 아저씨. 땀 냄새 나니까 저기로 가시라고요!”

“강선우씨. 옆에 있으면 토할 것 같으니까. 좀 가줄래요?”


어느새 거리를 두기 시작한 파티원들에 의해 강선우와 김춘배는 구석에서 쉬게 되었다.


그 사이 박태용은 저 앞의 보스 몬스터를 살펴보고 있었다.


- 크륵. 크르르륵.


튜토리얼의 보스는 홉 고블린이었다. 머리에 달린 각뿔과 성인 남성 정도 되는 체구의 몬스터였다.


한 손에 든 곡도를 바닥에 긁으며 계단을 지키고 있었다.


녀석은 신전의 끝에서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바로 앞에서 그 주변을 지키는 고블린들과 함께 모닥불 앞에 앉아있었다.


“이제 보스면 끝인데. 어떻게, 보스부터? 아니면 저 녀석들부터?”


박태용이 자신의 동료들에게 말했다. 여기서 동료란 강선우와 김춘배를 포함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그야 당연히 쟤네들부터 죽여야지. 아저씨는 땀 냄새에 저 안경 쓴 샌님은 실실 웃는 거 짜증 난다니까.”

“저 녀석 피비린내 때문에 토할 것 같아. 짜증 난다니까. 오빠?”


최유림과 정하림이 기다렸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면서 불만을 쏟아냈다.


“다들 동의해?”

“아니 난 반대.”

“왜! 이진우 그새 정들었냐?”


박태용의 물음에 이진우가 반대했다. 그러자 최유림이 화를 냈다.


“미쳤냐? 이 자리에서 너부터 죽여줄까?”


잠시 최유림을 노려본 이진우가 혀를 차면서 저쪽을 가리켰다.


“저게 뭐?”

“눈깔이 있으면 똑바로 좀 봐라. 고블린 수 안보이냐?”


홉고블린과 함께 모여있는 고블린들. 홉고블린을 제외하고도 여덟 마리였다.


“보스를 잡아도 계단만 안 오르면 상관없잖아? 저 2인조는 적당히 미끼로 던져주자고.”

“네가 웬일로 괜찮은 소릴 하냐?”

“시끄러워. 멍청한 년이. 그래서 할 거야?”


이진우의 의견을 들은 박태용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이제 우리 파티는 불행한 일이 생기고 우리는 급하게 탈출하는 거야.

“우리는 보스와 싸우던 중 함께 한 동료가 사고로 당했다. 맞지?”

“풋. 그거 계속 써먹네?”


그들의 계획은 빠르게 준비되었다. 다만.


달그락.


근처에 뼈다귀 몇 개가 굴러 움직이고 있다는 걸 그들은 미처 몰랐다.


* * *


강선우는 자신을 향해 굴러오는 뼈다귀들을 챙겼다.


“······.”

“학생은 괜찮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닌 거 같은데···. 저 사람들 갑자기 왜 이러는지 참.”


나와 단둘이 구석에서 쉬고 있는 김춘배가 일행들의 눈치를 보며 속삭였다. 일부러 피와 살점을 몸에 묻혔는데도 김춘배는 신경 쓰지 않는 듯 다가왔다.


아니, 안색이 파리한 걸 보면 내색하지 않을 뿐이었다.


“너무 그러진 말고. 좀만 더 힘내봅시다. 학생.”

“괜찮아요. 이제 곧 끝이니까.”

“끝이요?”


되묻는 김춘배를 보며 강선우는 손가락 끝으로 횃불의 희미한 빛무리 끝을 가리켰다. 눈을 찌푸리며 살펴본 김춘배가 갸웃거리며 물었다.


“···음. 계단입니까?”

“네. 저 계단은 항상 보스가 지키고 있거든요. 보스만 잡고 계단을 오르면 클리어 할 수 있으니까요.”

“저기만 통과하면···.”

“네. 끝입니다.”


그 말에 힘이 난 듯 김춘배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이. 거기 빨리 오세요. 이제 보스만 남았으니까.”

“넵.”


이진우의 신경질적인 목소리에 일어선 강선우가 대답하며 일어났다.


‘그래, 슬슬 끝이지.’


누구의 끝이 될지는 녀석들은 모르겠지만 말이다.



* * *


모닥불에 모여있는 고블린들.


- 크륵?

- 케륵!


저벅저벅


그들이 있는 곳에 누군가 기척을 내며 걸어왔다.


“더, 덤벼라. 이 멍청한 고블린들아!”

- 케에엑! - 키에에엑!


김춘배가 커다란 방패를 들고 두드리며 소란을 끌자 순식간에 시선이 모이며 고블린들이 그를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김춘배에게 붙어야 할 일행들이 김춘배를 그냥 지나쳤다.


“크윽. 잠깐만요. 고블린 먼저 잡기로 했잖아요!”

“거기서 좀만 버텨봐요. 금방 갈 테니까.”

“아저씨 그것도 못 하는 건 아니지?”


김춘배가 달라붙는 고블린을 떨쳐내며 방패를 밀쳐내는 사이 박태용 일행이 홉고블린에게 달려갔다. 최유림이 비꼬듯 물으며 창을 들고 홉고블린에게 창으로 연달아 찔렀다.


“고개 숙여요!”


그사이 강선우는 스켈레톤과 함께 준비했던 활을 이용해 다가오는 고블린들을 맞췄다.


화살 한 발에 심장이 꿰인 고블린 한 마리가 그대로 고꾸라졌다.


김춘배와 강선우가 고블린들을 향해 버티는 사이 박태용 일행은 홉고블린을 향해 계속해서 공격하고 있었다.


“너무 쉬운 거 아냐? 쟤네 그대로 죽으면 좋을 텐데.”

“몇 마리는 잡고 죽어야지. 그거도 못 하면 사람이게? 하앗!”


- 케륵!


최유림이 창을 호기롭게 내질렀다. 홉고블린이 곡도를 들어 창을 막았지만, 힘을 제대로 내지 못해 창을 쳐내지 못했다.


[약자 멸시가 발동 중입니다.]


“이 스킬 아무리 봐도 사기라니까?”


박태용의 스킬이 홉고블린의 힘을 빼놓고 있었다.


푹 푸북


그 사이 반대쪽에서 검을 휘두른 이진우가 홉고블린의 등을 베어버렸다.


“이거 이대로면 금방 죽이겠는데?”


박태용이 무난하게 흘러가는 전투에 입꼬리가 실룩였다.


- 크륵···!


떨그렁.


힘이 떨어졌는지 곡도까지 떨어트린 홉고블린은 색색거리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이놈도 별거 없구만?”


박태용이 보스에게 다가가 마무리를 지으려 했다. 그 순간.


피융!


그때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홉고블린의 머리에 화살이 박혔다. 그대로 풀썩 쓰러진 보스.


“뭐야?”


순간 당황한 박태용이 상황을 파악했다.

이 파티에서 화살을 쏠 수 있는 녀석은 한 사람뿐이었다.

얼굴을 왈칵 구긴 박태용이 고개를 돌리자 강선우의 활 시위가 흔들리고 있었다.


“미쳤냐? 야 막타를 네가 왜 쳐?”

“아 그게 실수로······.”

“이 새끼가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구라를 까네?”


흥분한 박태용이 달려와 강선우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너 고블린 잡고 있어야 하잖아? 고블린. 고블린···?”


이 녀석 분명 김춘배랑 함께 고블린들한테 둘러싸여야 했을 텐데? 주변을 살펴보니 이미 고블린들은 죽어있었다. 고블린 여덟 마리를 벌써 죽였다고?


그러나 의심은 이진우의 말에 흐지부지 사라졌다. 아니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야 박태용. 저길 봐봐.”

“왜?! 뭔데? ···어?”


홉고블린이 쓰러진 자리. 그곳에서 파란빛을 머금은 갑옷이 떨어져 있었으니까.


“희귀등급?! 튜토리얼에 희귀등급 아이템이 떴다고?”

“뭐? 말도 안 돼!”


탑에서 얻을 수 있는 일반장비가 백만 원에서 이백만 원 사이. 그리고 희귀등급의 아이템을 사려면 오백만 원에서 천만 원 사이를 호가했다.


그런 아이템이 튜토리얼부터 나왔다고?


박태용의 눈에 욕망이 일렁였다.


달려가 바닥에 떨어진 장비를 주우려 했지만, 잡히지 않았다.


[현재 소유권이 다른 플레이어에게 있습니다.]


“이런 씨.”


드롭된 아이템은 처치한 자가 먼저 획득 우선권을 가지게 된다.


즉. 현재 이 장비의 소유권은 저 강선우에게 있다는 것.


“끝까지 짜증 나게 하네. 아니 어차피 상관없지. 야 준비해.”

“언제 하나 기다렸네.”


박태용의 날카로운 말에 최유정이 피식 웃으며 창을 꺼냈다.


소유권? 그 사람이 죽으면 아무 상관 없는 문제 아닌가?


박태용의 일행이 김춘배와 강선우를 향해 무기를 치켜들었다.


“지금 뭐하는 겁니까!”

“아저씨. 난 아저씨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거든? 그러니까 너무 원망하지 마?”

“큭큭. 어차피 우리 아니었으면 튜토리얼도 못 깼을 텐데 보스라도 본 걸 감사히 여기라고.”

“이런 ···개 같은. 너희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김춘배가 화를 냈지만, 그들에게는 귓등에도 들리지 않았다.


“네네. 우리 사람 아니니까 빨리 끝내자고.”


그때 묵묵히 가만히 있던 강선우가 박태용 일행을 보면서 말하길 시작했다.


“그래 빨리 끝내자.”


시야에 쌓인 메시지를 보면서.


[홉고블린을 처치했습니다.]

[레벨 업 했습니다. 언데드 소환 스킬의 레벨이 오릅니다.]


“근데 끝나는 건 내가 아니라 너네인 것 같다.”


최유정은 그런 강선우를 비웃었다.


“뭐라는 거야? 해체 하나 못하는 소환사 새끼가. 야 이진우. 칼 좀 줘봐. 저 새끼 멱따버리게”

“······.”

“야 내 말 안 들려? ······이진우?”

“끄윽. 끄으윽.”

“뭐, 뭐야!”


최유정은 대답이 없는 자신의 동료를 향해 고개를 돌리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다가온 강선우의 스켈레톤이 목을 조르고 있었다. 이진우는 자신을 옥죈 손뼈를 풀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풀리지 않았다.


“스켈레톤? 야 강선우. 이 새끼 지금 뭐 하는 거야!”

“일단 저 스켈레톤부터 부숴!”


박태용의 말에 최유정이 달려들어 창을 휘둘렀다.


챙!


어디선가 나타난 다른 스켈레톤이 단검을 들어 공격을 막았다.


“뭐야. 왜 스켈레톤이···.”


일반 스켈레톤과는 다르게 난쟁이처럼 작은 스켈레톤.

마치 고블린의 해골 같았다.


“고블린! 고블린 스켈레톤이다!”


눈치챈 박태용이 소리쳤지만, 안다고 달라지는 건 없었다.


“끄윽. 끄으으윽”


발버둥 치던 이진우를 향해 스켈레톤의 몸에서 푸른 전기가 감돌았다.


[당신의 하수인이 스킬 – 쇼크를 발동합니다.]


뇌전에 휩싸인 스켈레톤은 한순간에 이진우를 숯덩이처럼 만들어버렸다.


“이진우!”


순식간에 죽어버린 동료에 소리친 최유정이 달려가려 했지만.


딱딱딱딱


4마리의 스켈레톤 고블린이 뼈로 이루어진 검을 들고 움직이지 못하게 포위했다.


“이거 당장 소환 해제시켜!”

“왜? 자신들이 공격당할 거라고는 생각 못 했나 봐?”


강선우가 지금껏 써왔던 안경을 벗었다.


순진했던 표정은 어느새 차갑고 날카로운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네는 쓰레기다. 인간 쓰레기. 너네 같은 녀석들은 구제불능이지.”


살점과 피가 말라붙은 셔츠를 벗자 강선우의 단단한 상체가 드러났다.


“근데 다행히 너희는 재활용이 되는 쓰레기더라고.”


[부활의 제단이 소환됩니다.]


화륵 화르륵


강선우의 손짓에 푸른 귀화가 원형으로 터져 나오며 둘러쌌다.


“뭐야! 이 불꽃은?!”

“젠장, 귀환석을 ···끄아아악!”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품속에서 귀환석을 꺼내려던 박태용의 손에 화살이 꽂혔다.


데구르르


미처 붙잡지 못한 귀환석이 굴러떨어졌다.


강선우의 스켈레톤들은 녀석들이 움직이지 못하게 검과 활을 겨누었다.


촤르르르륵


신전의 대리석이 회색빛의 석판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허공에 단검이 생겨났다.


강선우가 허공에 떠오른 단검을 쥐고서 약탈자들을 향해 들었다.


“두 번째 제물이 된 걸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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