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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의 악마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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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J
작품등록일 :
2022.07.25 18:14
최근연재일 :
2022.08.05 22:38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899
추천수 :
22
글자수 :
87,783

작성
22.08.05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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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Episode 3. 코볼트 광산 (4)

DUMMY

* * *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일요일 새벽, 전화벨이 시끄럽게 울렸다.


“후...”


한숨을 내쉰 서울시장 이재호는 침대에서 일어나 전화를 받았다.


“자네, 지금이 몇 신줄 아는가?”

“일요일 새벽에 내가 자네 전화를 받아야겠어?”

“그렇게 긴급한 일인가?!”


상대편에서 입을 열기도 전에 이재호는 짜증을 쏟아냈다.


“죄송합니다. 시장님!”

“내일...”

“내일?!”“아닙니다. 월요일 아침에 서면으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이재호는 전화를 끊었다.

전화 소리에 아내도 깨어났는지, 무슨 일인지 물어왔다.


“여보 무슨 일인데 그래요?”

“아니, 일요일 새벽에 비서가 전화를 하잖아.”

“허... 참 이 새벽 제정신인가?”

“시장이 말단 당직 공무원도 아니고, 밤새 5분대기라도 하란 거야 뭐야?”

“뭐 큰일이라도 난 거 아니에요?”“아니, 기본적인 대응은 할 줄 알아야 할 거 아니야. 그걸 일일이 나한테 다 물어서 하나?”


잠결에 깨어나 짜증이 솟구친 이재호는 비서의 전화에 몹시 기분이 나빴다.


“비서실 놈들 나중에 똑바로 교육해야겠어.”

그는 이내 분을 식히고는 잠에 빠져들었다.


‘성급했다.’


서울시장 비서실장 박종훈은 후회스러웠다.

자기 선에서 전말을 파악한 뒤에 전화해도 늦지 않았을 법했다.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 생긴 이상한 물체.

이미 네티즌들은 ‘포털’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만큼은 루머에 부화뇌동(附和雷同)하지 않고, 중심을 잡았어야 했다.


아직 실종자가 있는지 없는지 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고 주말이라 가용할 인력도 없는 상태.

톱스타 ‘케이’가 실종상태란 루머가 돌고 있긴 하지만, 아직 소속사의 공식 입장 발표도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 공연 하이라이트에 포털이 등장했기에, 대부분은 공연에 사용된 홀로그램인 줄 알고, 관객들은 그것의 의미를 나름대로 추론하고 궁금해하며 해산했다.


‘요즘 공연에 홀로그램 쓰는 일이야 흔한데...’

‘단순 기계 고장인데, 호들갑 떤거라면...’

‘괜히 나만 시장님한테 닦이겠는데.’

‘월요일까지 둘러댈 거리라도 만들어야겠다.’

‘이따 초롱이 데리고 서울랜드 가려면... 얼른 자야지’


박종훈은 스마트폰 액정을 끄고, 잠에 들었다.



* * *



1.



빠르게 옷을 걸친 시우는 헛기침을 하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여성은 시우의 접근에 놀랐는지 빽 소리를 질렀다.


“잠깐! 당신은 누구죠? 사람인가요? 요정? 정령? 그도 아니면 귀신?”

그녀는 동그란 눈을 크게 뜬채, 시우를 경계하며 살피고 있었다.


“저는 수상한 사람이 아닙니다. 물의 정령을 활용한 거에요!”

시우가 다급하게 외쳤지만, 의심은 줄어들지 않았다.


“이런 곳에서요? 그것도 나체로···?”

“물의 정령? 그런 게 실재하나요?”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시우는 난감해했다.


“일단 여기는 던전이고요. 저는 이 던전을 탐색하다가 물의 정령과 계약을 맺고 능력을 시험하고 있었어요. 광산이라 먼지도 좀 많은 것 같고 해서···”


“던전? 물의정령? 그게 다 뭐죠?”

【상당히 수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네. 차라리 정령으로 화제를 돌려보게.】


“휴 말로는 설명하기가 어려우니, 일단 이걸 좀 보셔요. 이게 물의 정령이에요.”

시우는 한 발 다가가며 손 위로 물의 정령을 불러냈다.


“와···! 귀여워! 정말이네요?!”

【그것 보게. 여성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는 데는 귀여운 존재만한 게 없지.】


“어머? 너무 예쁘다. 네가 물의 정령이니? 정말 요정 같아!”

바싸고의 말 대로였다.

그녀의 관심은 온통 난생 처음 보는 정령에 쏠려있었다.

시우는 물의 정령이 그녀의 주위를 돌게 하고, 종종 물방울도 튀기게 했다.

어느 정도 그녀의 경계를 누그러트린 뒤, 시우는 먼저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정시우라고 합니다.”

“앗. 저는 김채린이에요.”

“채린씨는 어쩌다 이곳에···?”


“앗··· 그러게요? 알바 중에 파랗게 빛나는 뭔가를 바라본 것까진 기억이 나는데···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곳이었어요.”


“네, 저도 비슷해요 채린씨. 여기는 지구는 아닌 것 같아요. 마치 게임 같은데···”

시우는 채린에게 던전과 정령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했다.

물의 정령은 시우가 따로 지시하지 않아도, 채린에게 계속 재롱을 부리는 듯 했다.


【저 여자, 상당한 정령 친화력을 보유하고 있군. 마녀(Witch)의 재능이 있을지도 모르겠네.】

‘마녀의 재능?’

【그래, 저 정도의 정령 친화력이면, 정령계약도 문제없어 보이는군.】


‘흐음··· 지금 정령과 계약을 맺는다면, 꽤 성장할 수 있겠는데? 전력이 될 수 있으려나.’

“채린씨, 혹시 물의 정령을 직접 다뤄보고 싶지 않으세요?”

“네?! 저도 정령을 다룰 수 있을까요?”

“네 아마 가능하실 것 같아요.”


시우는 스킬 《계약하기 [E]》를 사용했다.

그리고는 정령과 채린의 계약을 매개했다.


띠링!

채린의 눈앞에는 반투명한 창이 떠 올랐다.

《시스템 메시지》

물의 정령이 계약을 맺길 원합니다.

물의 정령과 정령계약을 맺으시겠습니까?

채린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계약은 잘 성사된 듯 했다.


물의 정령과 계약까지 성사되자, 채린의 경계심은 거의 사그라들었다.

채린은 뒤늦게 생각난 모양인지 질문을 던졌다.


“엇··· 그런데 제가 이 아이와 계약을 하면 시우씨는?”

“괜찮아요. 정령은 하나면서도 여럿인 존재. 물이 방울방울 쪼개지기도 하지만, 바다로도 존재할 수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랄까요?”

시우는 말로 하는 것보다 보여 주는 게 편할 것 같아, 물의 정령을 다시 소환했다.

채린의 곁에도 물의 정령은 그대로 존재했다.


“아아··· 그렇군요. 정령과의 계약은 독점적인 게 아니겠네요! 혹시 물의 정령 말고도 다른 정령들이 더 있나요?”

시우는 채린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직접 다양한 종류의 정령들을 소환해 보여주었다.

소환된 정령들은 금세 채린의 곁으로 다가와 아양을 떨었다.


“너는 늑대니? 너는 바람 정령인가 보구나?”

야수정령은 꼬리를 흔들며 그녀가 내민 손을 핥았고, 바람의 정령은 머리칼을 날려 볼을 간질였다.“어머 얘는 꽤 멋지게 생겼네?”

불의 정령은 팔짱을 끼고 뿌듯해했다.

대지의 정령은 그녀의 스타킹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너도 있다고?”

채린은 그야말로 정령들의 사랑을 받는 존재였다.

“정령들은 다들 너무 귀엽고 예쁘네요!”


‘엄청난 정령 친화력! 저렇게까지 좋아하다니··· 좀 섭섭한데?’

【태생적인 친화력은 자네 이상으로 보이는 군】

그나마 까칠한 번개의 정령만은 뇌기를 보유한 시우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이렇게 예쁜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걸 보면, 시우 씨는 나쁜 사람은 아니겠죠?”

“아하하··· 물론이죠. 저도 이 던전을 탐색하다가 방금 막 정령들과 계약을 맺은 참이에요.”


“와 이렇게나 많은 정령들 하고요?”

“저는 아까 물의 정령과 계약하니까, 뭔가가 몸에서 쑤욱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는데. 약간 지친 것 같아요.”

정령들은 최소 [E]랭크 이상의 존재고 본래대로라면, [F]랭크인 인간이 여럿을 감당하긴 어려웠다.

재능이 뛰어난 채린이지만, 아직은 힘에 부치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제법 정령사로서 성장을 기대해볼만한 인간이군.】


시우의 눈에도 그렇게 보였다.

“음··· 정령들이 채린씨를 저보다도 좋아하는 것 같네요. 아마 나중에 다른 정령들과도 계약을 맺으실 수 있을 거에요.”

채린은 시우의 말에 기뻐하는 기색이었다.


‘하지만 이정도 재능의 정령사가 왜 전생에는 알려지지 않은 거지?’

【이 던전의 위험성을 생각하면, 전생에는 허무하게 목숨을 잃었을 가능성이 크지 않겠나?】

‘확실히 그럴 가능성이 높아.’


“채린씨, 혹시 이곳에 도착했을 때,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셨나요?”

“아! 맞아요! 저쪽에 사람들이 쓰러져 있더라구요!”

“그러면 다시 그쪽으로 가볼까요?”

“이쪽 끝으로 가면 전투가 있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전투요?! 몬스터라도 나오는 건가요?”

채린의 얼굴에 불안한 기색이 스쳤다.


“음··· 비슷하긴 한데, 너무 걱정 마세요. 물의 정령을 활용하는 법을 좀 더 가르쳐드릴게요.”

“혹시 활 쏘실 줄 아세요?”

“아뇨... 올림픽에서 양궁선수들이 쏘는 모습을 본 게 전부에요.”

채린은 자신이 없는 기색이었다.


시우는 챙겨둔 활을 하나 꺼내들었다.

“그거면 충분해요. 이 활로 비슷하게 자세를 한번 잡아보시겠어요? 어차피 진짜 화살을 쏘는 건 아니니까···”

“화살을 쏜다는 이미지로 물의 정령의 힘을 빌려 물을 압축해 쏘아내는 거에요.”


시우는 대략적으로 채린의 자세를 잡아주고는 먼저 시범을 보였다.

“목표에서 끝까지 눈을 떼지 말고 집중해요!”

“물의 정령! 워터 애로우!”

우웅!

시우가 들고 있는 활에는 화살이 걸려있지 않았지만, 물이 압축된 화살이 생겨났다.

이윽고 시우가 시위를 당기는 시늉을 하자 물의 화살이 쏘아져 나갔다.


띠링!

《정령 마법을 생성했습니다.》

《워터 애로우(Water Arrow) [E]》


“우와!!”


시우의 시범을 지켜본 채린은 활을 쏘는 자세를 잡았다.


“처음부터 성공하긴 어려울 수도···”


우웅!

채린의 활시위에 물의 마나가 압축되고 있었다.

F랭크 임에도 E랭크 정령 마법을 단 한 번의 시연만 보고 따라할 정도의 재능!


“물의 정령! 워터 애로우!”

채린은 시우를 따라 외쳤다.


“시우씨 뭐라고요?”

“아··· 그대로 목표지점에 날린다고 생각하세요!”


슈웅! 콱!

그대로 날아간 물의 화살은 제법 단단한 광산 벽에 흔적을 남길 정도였다.


“시우씨! 성공이에요! 정령마법을 배웠다는 메시지가 떴어요!”

“네! 축하드려요!”

“그런 식으로 정령을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면 정령 마법도 여러 가지 익힐 수 있을 거예요.”

시우는 한손에는 활을 들고 물의 정령을 쓰다듬는 채린의 모습을 바라봤다.


‘꽤 이름을 날릴 정령사의 탄생인가? 분위기도 제법···’

【호오 역시 자네의 취향인가?】


‘시끄러워 바싸고. 전생에는 어딘가 휘말려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을 거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죽어갔을지. 하지만 이런 재능들을 발굴할 수 있다면, 앞으로 엄청난 힘이 될 거야.’


시우는 단순히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만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파티, 길드원 더 나아가 동료를 확보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웬만하면 던전에 더 뻔질나게 드나들어야겠군.’

‘케이 형과도 얼른 연락을 취해봐야겠어.’


【그 녀석과 저 여자 정령사를 만나게 할 생각인가? 그건 좋지 않은 생각이군.】

‘무슨 소리야? 앞으로 당연히 영입해야지.’

【저 여자는 네 스타일인거 아니었나? 그 케이란 인간은 악마인 내가 봐도 미남이지만··· 자네는 뭐 그 정도는 아니지 않나?】

‘시끄러워 바싸고.’


바싸고와 시우가 투닥거리는 동안 채린은 정령마법을 연습하고 있었다.

“시우씨 말대로 하니까 금방 정령마법을 익혔어요! 감사해요!”

“혹시 이렇게 하면 방어마법도 될까요?”


채린은 이미 눈앞에서 물의 정령을 이용해 가르쳐 주지도 않은 워터 쉴드를 펼치고 있었다.

그야말로 청출어람(靑出於藍).

채린은 하나를 가르쳐도 열을 활용할 재능의 소유자였다.


‘재능 하나는 진짜군. 실전 전투는 아직 모르겠지만··· 정령술의 습득과 응용 속도는 엄청나. 역시 재능은 불공평해.’


【뭘 그러나 자네. 여인의 재능을 시기하는 남자는 추하다네. 거기다 예로부터 그런 말 못 들어 봤는가? ‘악마의 재능’이라고. 전생의 자네와 지금의 자네는 완전히 다르네. 내 장담하지.】


‘시기하는 게 아니야. 정말 재능에 감탄했을 뿐이라고. 보통은 저렇게 강해지는구나 싶더라고. 내가 뇌명신공을 익힌 건 재능의 영역은 아니었으니까. 꼼수를 좀 부린 것뿐이지.’


【뭐 그런 재치도 다 자네의 실력이네.】

【인간님 저도 있다구요! 제 능력도 분명 인간님에게 도움이 될 거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악마들의 위로를 받을 줄이야. 그래 더스토 고마워. 앞으로도 잘 부탁해.’


채린은 시우와 길을 걸으며 물의 정령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은 연습했다.

길을 걷는 채린과 시우의 곁에는 다양한 정령들이 함께 했다.

덕분에 던전이라는 생소한 곳이지만, 채린은 겁나기보다 즐거운 기분이 들었다.


‘정령들이라니, 너무 예쁘고 신비하다.’

‘사정을 모르고 시우씨를 이상한 사람으로 의심했네.’


“시우씨, 아까는 오해해서 미안해요.”

“갑자기 던전에서 나체로···”

시우는 재빠르게 채린의 입을 막았다.

“굳이 또 반복해서 강조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도 충분히 민망하니까요···”

“아··· 네에 죄송해요.”


둘은 함께 사람들이 쓰러져있는 곳을 향해 걸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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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Episode 3. 코볼트 광산 (2) 22.08.03 28 1 13쪽
12 Episode 3. 코볼트 광산 (1) 22.08.02 40 2 13쪽
11 Episode 2. 악마와의 계약 (完) 22.08.01 42 2 13쪽
10 Episode 2. 악마와의 계약 (4) 22.07.31 38 1 13쪽
9 Episode 2. 악마와의 계약 (3) 22.07.30 42 1 13쪽
8 Episode 2. 악마와의 계약 (2) 22.07.29 43 1 13쪽
7 Episode 2. 악마와의 계약 (1) 22.07.28 63 2 14쪽
6 Episode 1. 고블린 케이브 (完) 22.07.27 57 2 15쪽
5 Episode 1. 고블린 케이브 (4) 22.07.27 73 1 13쪽
4 Episode 1. 고블린 케이브 (3) 22.07.26 91 2 16쪽
3 Episode 1. 고블린 케이브 (2) 22.07.26 77 2 13쪽
2 Episode 1. 고블린 케이브 (1) 22.07.25 121 2 13쪽
1 Prologue. SS랭크 던전 22.07.25 138 2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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