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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A의 서재입니다.

회귀자의 악마도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글쓰는J
작품등록일 :
2022.07.25 18:14
최근연재일 :
2022.08.05 22:38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888
추천수 :
22
글자수 :
87,783

작성
22.07.26 00:19
조회
76
추천
2
글자
13쪽

Episode 1. 고블린 케이브 (2)

DUMMY

* * *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다.

누구인들 안 그랬겠는가?

갑작스레 어딘지도 모를 어두침침하고 습한 곳에서 깨어난다면.


“불 켜!”

“이거 뭐야?! 몰래카메라야?”“여긴 어디야! 장난 치지마!”

“윽, 이건 뭐야 왜 이렇게 축축해.”


제각기 시간차를 두고 사람들이 한명씩 깨어날 때마다 소란은 더해갔다.

그 메시지는 사람들이 모두 깨어난 다음에야 나타났다.

반투명한 창이 눈앞에 보이자 모두의 눈에 황당한 빛이 떠올랐다.


《시스템 메시지》

모든 플레이어가 깨어났습니다. <30/30>

튜토리얼이 활성화 됩니다.

《상태창》을 열어보세요!


‘이게 무슨 장난질이지?’


그때의 나는 ‘현실적’이었다.

상태창인지 뭔지 따위 알게 뭐냐.

이딴 건 집어치우라고 성질을 부렸다.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다.

단 세 사람이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

그만큼 ‘군중심리(Crowd Mind)’는 치명적이다.

사람들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고, 각기 분노에 찬 목소리를 내뱉었다.


그때 귓가에 소리가 울렸다.

띠링!


그리곤 눈앞에 반투명한 창이 연달아 떠올랐다.

《스킬을 획득하셨습니다.》

《분노유발 [F]》


띠링!

《스킬을 획득하셨습니다.》

《혼란유도 [F]》


띠링!

《크리티컬 히트!》

《광범위한 대상이 상태이상에 걸렸습니다.》


띠링!

《스킬의 효과로 대상이 ‘혼란’에 빠집니다.》

《스킬의 효과로 대상이 ‘공포’에 빠집니다.》

《군중제어기(Crowd Control) 숙련 [F]의 효과로, 상태이상 ‘혼란’과 ‘공포’의 지속시간이 50% 증가합니다》


내가 처음으로 익힌 CC기.

그러니까, 군중제어(Crowd Control)기는 몬스터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사용되었다.


지속시간까지 강화된 CC기는 사람들을 더 큰 혼란에 빠뜨리고, 아우성치게 만들었다.

동굴 속엔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를 들은 고블린들은 우리를 ‘기습’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그땐 몰랐다.

눈앞에 연달아 떠오른 반투명한 창의 의미를.

그리고 내 행동이 불러올 결과를.


많은 사람들이 허망하게 목숨을 잃고 나서야,

간신히 고블린들을 무찌를 수 있었다.

다치거나 중독된 사람들도 부지기수였다.

만신창이가 된 사람들은 조잡한 함정을 피하지 못했고, 고블린의 공격에 피해는 계속 누적됐다.


간신히 보스 룸에 도달했을 때,

살아남은 사람은 10명이 채 안되었다.

그마저도 혼란, 공포, 출혈, 마비, 독 등 온갖 상태이상을 떡칠한 상태...


던전은 어떻게든 클리어 됐다.

고작 F랭크 던전《고블린 케이브》였다.

과거, 나와 민아는 간신히 살아남았다.

그러나 함께 포털에 휘말린 실종자 중에는

···우리 부모님도 계셨다.


민아는 두 다리를 잃고도 희망을 잃지 않았었다.

심지가 강한 아이였다.

그런데 전말을 알게 된 후, 민아는 눈에서 초점을 잃었다.


오갈 데 없는 강렬한 원망(怨望).

그건 본래 ‘내’게 향했어야 했다.그러나 민아의 원망은 스스로를 향했다.

민아는 그 후로 입을 열지 않았다.


고의는 아니었다.

모두에게 죄송하고 미안했다.

매일 악몽을 꾸었다.

나는 내 《오리지널 스킬》을 저주했고, 경솔한 내 행동을 후회했다.


그럼에도 시설에 입원한 민아를 책임지기 위해, 그 스킬에라도 의존해야했다.

그래서 나는 ‘CC셔틀’이 되었다.

어떻게든 민아를 위해서라도 살아냈다.



* * *



1.



시우는 던전 중간에서 자신에게 들러붙은 이 곤란한 악마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에 빠졌다.


‘일단 이대로 그냥 던전을 클리어하면 되는 건가? 악마 녀석이 노리는 건 뭐지···’


하지만 고민하면서도 확실한 것은 이 악마 덕분에 끔찍한 과거를 바로잡을 기회가 주어졌단 것이다.


【물론이다 인간. 이 바싸고님의 덕분이지.】


‘후··· 좋아 일단은 이 던전을 클리어하는데 집중 하겠어. 네 처분에 대한 건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시우는 일단 악마보다 눈앞에 닥친 던전에 집중하기로 했다.

악마는 당장 부모님과 민아에게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청각을 예리하게 가다듬은 시우는 어둡고 축축한 동굴을 계속 걸었다.

도중에 튀어나오는 잡다한 함정들을 손쉽게 처리하고, 소규모의 고블린 무리들을 다섯 번이나 몰살시켰다.


‘내 오리지널 스킬은 《군중제어기(Crowd Control) 숙련》, 과거에는 이 스킬을 저주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활용하기 좋아. 특히 다대일(N:1) 상황에서 유용하군.’


은신과 기습은 어떤 전투이건 효과를 발휘하는 가장 기초적인 전술이다.

이는 기습이 물리적으로 ‘치명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심리를 뒤흔들기 때문이다.

즉 상태이상 효과야말로 기습의 묘미였다.

하지만 시우는 그만의 오리지널 스킬인 군중제어기 숙련의 효과로 무려 50%나 긴 지속시간을 누리고 있었다.


‘전생에는 이 스킬을 활용할 줄 몰랐던 거군··· 그래서 간신히 밥벌이만 하는 CC셔틀로 살았어. 하지만 이번 생에는 다를 거야. 내 스킬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이제야 감을 잡았으니까.’


과거 첫 던전 입장에서 트라우마가 생긴 시우는 던전을 기피했고, 어쩔 수 없이 던전을 들락거리게 된 뒤에도 적극적으로 나선 적이 없었다.

동생을 책임지기 위해서라는 그럴듯한 핑계도 있었지만, 실은 내면 깊은 곳에 새겨진 ‘공포’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가 극복해야 하는 것은 던전 그 자체가 아니라 공포.’

시우도 어렴풋이 그 공포를 자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회귀한 시우에게 느껴지는 건 공포가 아니라 허무함이었다.


‘던전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너무나 쉽다. 나는 고작 이런 것에 빌빌거렸던 건가?’


【마음먹기 나름 아니겠나? 자네는 이 던전을 홀로 쓸어버릴 각오로 나서지 않았나. 과거에는 겁에 질린 한 마리 사냥감이었겠지만.】


‘네 말이 맞아. 이젠 그런 나약한 마음가짐으론 안 돼. 그리고 방심도 금물이지. 이제 사냥은 몬스터가 아니라 내가 한다!’


띠링!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헌터의 마음가짐 [F]》

《던전에서 감각과 민첩이 10% 상승합니다. 주의력을 잃지 않습니다.》


시스템은 시우의 마음가짐까지 알아차리고는 스킬을 생성시켰다.


‘시스템까지 돕는군.’



2.



‘도착인가?’


동굴 깊은 곳에서 옅은 빛이 새어 나왔다.

보스 룸으로 이어지는 포털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분명했다.

시우는 잠시 고민했다.


‘문지기까지 다 쓸어버릴까? 다른 사람들을 위한 성장 기회를 주는 게 좋을까?’


【인간 지금 능력으로 저 정도 숫자의 고블린들을 혼자서 처리할 수 있나?】


‘물론, 저 정도는 문제가 안 돼. 하지만···’

시우가 걱정하는 부분은 따로 있었다.

과거에 이곳에서 활약을 펼쳤던 그가 별다른 소득 없이 이 던전을 클리어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것.


시우는 결정을 내리고 발걸음을 돌렸다.


‘지금은 일단 돌아간다.’


지나온 길에는 몬스터도 함정도 모두 쓸어버린 상태, 시우에게 위협이 될 것은 더 이상 없었다.

시우는 전신의 긴장감을 풀고, 호흡을 가다듬은 뒤 동굴 안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미 눈도 어둠에 적응해 시야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띠링!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질주 [F]》


‘좋아. 스킬의 보조까지 있으면··· 사람들이 다 깨어나기 전에 도착할 수 있겠어.’


【인간, 능력이 충분하다면 왜 문지기와 보스까지 혼자 처리하지 않은 거지? 보상을 혼자 독차지 할 수 있을텐데?】


‘그래 봐야 F급 던전일 뿐이야, 그런 기회는 앞으로도 수도 없이 많아. 그것보다도··· 꼭 보고 싶은 장면이 있어.’


【흐음··· 나로서는 잘 이해할 수 없군. 일단은 알겠네.】


시우는 동굴을 빠른 속도로 주파해 사람들 곁으로 돌아왔다.

호흡을 가다듬고, 은신을 활용하여 다른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 않도록 조심하며 가족들 근처로 다가갔다.

일부 사람들은 깨어나 있었지만, 대부분은 상황파악도 제대로 못한 상태로 보였다.


‘늦지 않았군.’


시우는 부모님 곁으로 가 덮어둔 외투를 다시 걸쳤다.

어둡다 할지라도 굳이 고블린들의 피가 튄 모습을 보일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는 부모님과 민아를 가볍게 흔들어 깨웠다.


“엄마, 아빠! 민아야! 정신차려!”


정신이 든 가족들은 불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게 무슨 일이니?”

“아들, 여긴 어디냐?”

“오빠...우리 콘서트장에 있었는데?”


시우는 가족들을 안심시키며, 눈이 어둠에 적응하면 주변이 곧 보일 거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도 시우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일단 어둠에 적응하려 노력하는 분위기였다.



3.



시우가 가족들을 깨운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 정신을 차렸다.


그러자 과거의 그 메시지가 눈앞에 나타났다.


띠링!

《시스템 메시지》

모든 플레이어가 깨어났습니다. <30/30>

튜토리얼이 활성화 됩니다.

《상태창》을 열어보세요!


기다리던 시스템 메시지 창이 반투명하게 떠오르자, 시우는 모두가 혼란스러운 와중에 일부러, 크게 떠들었다.


“상태창!!”

“어, 이게 뭐야...! 정말 뭔가 보여요!”

“무슨 게임 같은데요?”

“다른 분들도 얼른 외쳐보세요!”


처음엔 모두 시우를 의심에 찬 눈빛으로, 거의 미친놈처럼 바라봤지만, 한 명씩 사실이라는 사람이 늘어가자 결국 모두 상태창을 외쳤다.

금세 모두가 자신 앞에 떠 있는 반투명한 상태창을 바라보고 있었다.


띠링!

경쾌한 알림음과 함께 새로운 창이 떠올랐다.


《시스템 메시지》

모든 플레이어가 상태창을 열었습니다. <30/30>

보상으로 추가적인 정보가 제공됩니다.


《시스템 메시지》

이 곳은 F랭크 던전《고블린 케이브》입니다.

던전에서는 여러분이 한 행위를 기반으로 스킬이 생성됩니다.

스킬을 활용하여 던전 보스를 물리치시기 바랍니다.

클리어 시 활약에 따라 공정한 보상이 제공됩니다.


짧지만 핵심적인 정보였다.

이미 젊은 사람들은 이를 일종의 ‘게임’으로 받아들이는 듯 했다.

나머지 사람들도, 상태창과 시스템 메시지를 보고 비현실적인 상황을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었다.

시우는 사람들의 앞쪽으로 나가 일부러 큰 소리로 말했다.


“여러분, 이건 무슨 게임인 모양이에요!”

“제가 게임을 좀 해봤으니까, 앞장서겠습니다.”

“어두우니까, 조심해서 제 뒤를 따라오세요!”


띠링!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선동 [F]》


띠링!

《선동의 효과로 대상이 ‘고양’ 됩니다.》

《군중제어기(Crowd Control) 숙련 [F]의 효과로, 상태이상 ‘고양’의 지속시간이 50% 증가합니다.》


【호오 선동이라, 확실히 이것도 ‘군중제어’로군. 군중제어기 숙련을 이런 식으로 활용할 줄이야.】


‘그래··· 전생에는 이렇게 의식적으로 사용하진 못했지. 하지만 이번에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선동이든 뭐든 활용해주겠어.’


몇몇은 시우의 말에도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게임을 해본 젊은이들의 비율이 많았기에 군말 없이 따르는 분위기였다.

시우의 부모님조차 조금 걱정하는 기색만 내비칠 뿐, 따로 제지하지는 않았다.


“괜찮겠죠 여보?”

“뭘, 친절하게 튜토리얼이라고 다 알려주는데, 별일이야 있겠어?”

“오빠 게임 덕후잖아 엄마, 맨날 새벽까지 헤드셋 끼고 공성전이니 레이드니 하던데 뭐...”

“그렇기야 해도···”


선동의 효과 덕분인지 사람들은 다소의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시우의 지시를 잘 따랐다.

시우는 사람들을 이끌고 동굴 안쪽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적절한 타이밍마다《선동 [F]》을 사용했다.


“저기, 벽에 무기들이 있어요!”

“저쪽이 길인 것 같아요!”

“앞에 무언가 보여요!”


거의 신들린 연기였다.


【자네, 원래 광대인가?】


‘··· 닥쳐 바싸고!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서라고.’

시우는 내심 부끄러웠지만, 선동을 활용해 사람들을 무장시키고 무사히 던전 안쪽으로 이끌 수 있었다.


‘이제 곧 문지기가 있는 곳.’


사람들은 과거처럼 부정적인 상태이상에도 전혀 걸리지 않았고 조잡한 꼬챙이나 고블린의 단검이지만 어찌 됐든 무장까지 했다.고블린 보다 커다란 성인이 무려 30명이였다.


‘과거에는 여기까지 10명도 채 안 되는 인원으로 도달했다. 내 CC 때문에··· 하지만 이번에는 달라!’


시우는 희미한 빛이 보이는 지점에서 미리, 간단한 전투 준비를 했다.


“저기 빛이 보여요! 여기가 고블린 케이브라 했고, 무기도 있던 걸 보면 저기에 분명 고블린들이 나오지 않겠어요?”

“이번에도 제가 앞장설게요.”

“두렵지 않으신 분들만 앞 열로 나와 주시고, 나머지 분들은 돌멩이라도 챙겨두세요!”

“그럼 가볼게요!”

띠링!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전투지휘 [F]》


띠링!

《선동의 효과로 대상이 ‘고양’ 됩니다.》

《전투지휘의 효과로 대상이 ‘규율’ 됩니다.》

《군중제어기(Crowd Control) 숙련 [F]의 효과로, 상태이상 ‘고양’과 ‘규율’의 지속시간이 50% 증가합니다.》


전투를 준비하는 시우의 눈은 한사람에게로 날아가 꽂혔다.


‘나와 민아의 생명의 은인’

‘하지만 난... 당신을 오랫동안 원망(怨望)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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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pisode 3. 코볼트 광산 (3) 22.08.04 21 0 14쪽
13 Episode 3. 코볼트 광산 (2) 22.08.03 28 1 13쪽
12 Episode 3. 코볼트 광산 (1) 22.08.02 39 2 13쪽
11 Episode 2. 악마와의 계약 (完) 22.08.01 41 2 13쪽
10 Episode 2. 악마와의 계약 (4) 22.07.31 38 1 13쪽
9 Episode 2. 악마와의 계약 (3) 22.07.30 42 1 13쪽
8 Episode 2. 악마와의 계약 (2) 22.07.29 42 1 13쪽
7 Episode 2. 악마와의 계약 (1) 22.07.28 62 2 14쪽
6 Episode 1. 고블린 케이브 (完) 22.07.27 57 2 15쪽
5 Episode 1. 고블린 케이브 (4) 22.07.27 72 1 13쪽
4 Episode 1. 고블린 케이브 (3) 22.07.26 90 2 16쪽
» Episode 1. 고블린 케이브 (2) 22.07.26 77 2 13쪽
2 Episode 1. 고블린 케이브 (1) 22.07.25 120 2 13쪽
1 Prologue. SS랭크 던전 22.07.25 136 2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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