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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천하제일미인을 마누라로 둔 남자 (원희전)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신유(愼惟)
작품등록일 :
2024.05.27 22:14
최근연재일 :
2024.06.26 21:20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114,708
추천수 :
2,888
글자수 :
213,847

작성
24.06.06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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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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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글자
16쪽

제9화. 첫 전투, 첫 전과.

DUMMY

난 정찰병의 첩보를 기다리면서 장병의 긴장을 풀어주고,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오 일이 흘러갔을 무렵, 포판현으로 보낸 정찰병으로부터 첩보가 도착했다.


내용을 파악한 나는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 아직 피씨현에선 소식이 없었기에, 좀 애매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결정을 내려야 했다. 그것이 지휘관의 역할이었다. 즉각 장수들에게 소집명령을 하달했다.


굳은 표정으로 착석하여 나를 바라보는 장수들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나는 입을 열었다.


“서량기병의 움직임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난 조조군을 먼저 상대하기로 결심했다. 그렇다고 서량기병을 그대로 놓아둘 수는 없는 법.”


난 잠시 말을 끊었다. 워낙 중요한 부분이었기에 그들은 내게 집중했다.


“노병 오백과 보병 오천을 피씨현으로 파병한다. 왕문. 이건 자네가 책임지게.”

“이 병력으로 수천에 달할 서량기병을 상대할 순 없습니다.”


왕문은 불안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난 싱긋 웃었다.


“기병의 황하 도하는 매우 어려운 일이야. 자네가 할 일은 서량기병 격파가 아니라 도하를 방해하는 걸세. 노병과 보병을 섞어 노병이 최소 일천 이상이 되어 보이도록 허장성세를 부리게. 그리고 집요하게 방해만 해. 그럼, 도하가 어려울 거야. 매일 전령을 보내고. 위험하면 지원군을 보내겠네.”

“알겠습니다.”


그제야 왕문의 표정이 밝아졌다. 시간을 벌어달라는 내 주문을 정확하게 파악한 것이다. 왕문이 버티면서 서량기병의 발을 묶는 동안 조조군을 대파해야 한다.


“내일 아침 일찍 포판현으로 출발한다. 이제껏 갈고 닦은 제장들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가 다가왔다. 자신 없다면 말하라. 이곳에 남기겠다.”

“포판현으로 달려가 싸우겠습니다!”


장수들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난 그들의 사기를 진작시킨 후, 돌려보냈다. 그리고 엄경을 따로 불렀다. 그와 함께 걸으면서 대화를 나눴다.


“자네는 마음이 복잡하겠군.”

“무슨 말씀이신지.”


엄경은 타는 속내를 감추며 대답했다. 순간 그의 머릿속에 원담의 밀명이 떠올랐다.


-결정적인 순간에 원희군의 발목을 붙잡아라.


“뭘 모른척하는가? 내가 여기서 대성공을 거둔다면 후계자에 임명되지. 그럼, 자네의 주군인 청주자사는 닭 쫓던 개꼴이 된다네.”

“소장은 정치를 잘 모릅니다.”

“그렇군. 난 혹시 어떤 밀명이라도 받았나 해서.”


난 말을 마치고는 흉포한 시선으로 엄경을 노려보았다. 엄경은 내 시선을 피하진 않았지만, 속마음을 숨기기 어려운 듯 눈꼬리를 가늘게 떨었다.


“난 가절월을 받았네.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지?”

“예.”


전시에 잘못을 저지른 부하장수를 최대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초법적인 권한의 상징이 가절월이었다. 엄경이 비록 원담 휘하장수였지만, 감히 가절월의 권위를 벗어날 순 없었다.


“최선을 다해서 싸우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자네의 목을 반드시 벨 걸세.”

“소장은 다른 마음을 품고 있지 않습니다. 어찌 의심하십니까?”

“의심이 아니라 확실하게 하자는 뜻일세. 이번 전투는 조금의 실책도 용납하지 않네. 최선을 다해 싸우는 와중에 어느 한 부대가 힘없이 밀린다면 전투는 어찌 되겠는가? 내가 걱정하는 건 그것일세. 최선을 다하게. 그렇지 않으면 용납하지 않겠네. 이곳은 청주가 아니라 하동군이야.”


원담의 명령을 이행하려다가 자칫 목이 달아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엄경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장군은 이 전투에서 패배하거나 성과를 내지 못하면 후계자에서 탈락하는 건 물론이고, 유주자사에서 내려와야 한다. 다시 말해 모든 걸 잃는다. 제대로 전투에 임하지 않는다면 내 목이 달아날지도 모르겠구나. 아니 달아날 것이다.’


엄경은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여기서 죽을 테고, 최선을 다한다면 원담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실로 진퇴양난이었다.


하동군으로 진군해 오면서 엄경은 나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알아버렸다. 그렇기에 속으로 갈등이 크게 일었다.


“엄경.”

“예.”

“현재에 최선을 다하게.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하고.”

“알겠습니다.”


엄경은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난 그 모습을 보고 원담이 야료를 부렸다는 걸 확신했다. 엄경은 맹장이었지, 교활한 사내가 아니었기에 속내를 숨기지 못하고 표정으로 드러냈다.


“유헌에게도 전하고.”

“예.”

“자네들이 원한다면 내가 지켜주지.”

“무슨 뜻입니까?”

“그건 자네가 잘 알 거야. 스스로 생각해 보게.”


그만 돌아가라고 손짓했다. 엄경은 군례를 올리고 물러났다. 답답한 듯 몇 번이나 한숨을 쉬고 물러났다.


*


엄경치소.

엄경은 급히 유헌을 불렀다. 유헌은 엄경으로부터 내 경고를 전해 듣고는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그걸 어찌 알았단 말이오? 자사께서 은밀히 내린 명령인데.”

“아무래도 장군께서 넘겨짚었는데, 내가 당한 거 같소.”


엄경이 자책했지만, 유헌은 그걸 지적하지 않았다. 유헌도 같은 상황이었으면, 그대로 당했을 것으로 생각했다. 둘은 용맹했지만, 그다지 머리가 좋다고 할 순 없었다.


“어찌하면 좋겠소?”

“현재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여기서 죽을 순 없잖소. 장군은 이 전투에 모든 걸 걸었으니, 우리가 수작을 부리면 분명 목을 칠 것이오. 아니 수작을 부리지 않더라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 목을 칠 것이오.”

“우리가 기병 이천과 보병 일만이오. 함부로 벌하지 못할···.”

“패배하면 장군의 눈이 뒤집힐 텐데, 그걸 따지겠소? 장군의 무예를 잘 아시잖소? 누가 장군을 막겠소?”


유헌은 원희의 무예와 용맹을 잘 알기에 반박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력을 다해 싸웠다가는 청주자사가 가만두지 않을 것이오. 필시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오. 그분도 눈이 돌아갈 테니까.”

“그래서 장군께서 지켜주겠다고 말한 거 같소.”

“그 말은 청주자사를 배신하자는 뜻이오?”


유헌의 반문에 엄경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험악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원담을 비난했다.


“청주자사께서 불가능한 임무를 하달했는데, 어쩌란 말이오? 청주에 있는 가족이 눈앞에 어른거리지만, 난 죽고 싶지 않소. 이건 다 청주자사의 잘못이오. 난 잘못이 없소.”


엄경은 그간 원담에게 쌓였던 불만을 쏟아냈다. 유헌 역시 그에 동조하며 원담을 헐뜯었다. 품성이 지랄맞은 원담이었기에, 엄경과 유헌은 그간 쌓인 게 많았다.


결국 둘은 원담을 배신하고 원희에게 붙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기에 원담을 향한 불만은 갈수록 커졌다. 그러면서 주군을 배신했다는 죄책감이 꽤 옅어졌다.


“하급장수들을 잘 다독이시오.”

“알겠소.”


엄경과 유헌은 다시 목소리를 낮춰, 앞일을 의논하기 시작했다. 업성으로 돌아갔을 때, 원희가 정말 지켜줄지 의문이었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일단 살아남는 게 중요한 그들이었다.


*


나는 포판현으로 빠르게 진군하면서 엄경기병 이천을 조독기병과 함께 가까이 두고 통솔했다. 엄경의 속내를 어느 정도 확인했기에, 조심하는 차원이었다. 또 기병을 유기적으로 운용하려는 조치였다.


강행군을 거듭하여 포판현에 도착했을 때, 조조군은 도하를 막 완료한 시점이었다. ‘조금 더 일찍 왔으면’하는 아쉬움을 삼키고, 즉각 돌격을 명령했다.


비록 보병은 내일이나 도착할 예정이지만, 기병이 육천이었고, 조조군은 이제 막 도하를 끝낸 시점이라 어수선했기에 해볼 만한 상황이었다.


“돌격!”


내 명령에 신호기병이 호각을 연속으로 길게 불었다. 동시에 난 철기병 팔백 기를 이끌고 선두에 서서 튀어 나갔다. 그 뒤를 조독과 엄경이 기병 오천이백 기를 이끌고 뒤를 따랐다.


용감해서 무모한 걸까? 아니면 무모하기에 용감한 걸까? 난 무조건 조조군을 공격하여 무너뜨린다는 생각만 하며 돌격에 집중했다. 분명 조조군은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그간의 강행군으로 지친 기병들이었지만, 내가 앞장서서 돌격하자, 고함을 지르며 내 뒤를 따랐다.


*


“전투준비!”


하후연은 급히 기병을 끌어모아 돌격 준비를 서둘렀다. 새까맣게 밀려오는 기병 돌격에는 돌격으로 맞불을 놓아야 했다. 가만히 방어하려고 했다가는 당하기 십상이었다.


돌격기병을 감당하려면 기병상대경험이 풍부한 궁병이 필요했는데, 말에 마갑까지 입힌 철기병 앞에서는 그마저도 무용지물이었다.


아쉽게도 그런 궁병은 변방출신이어야했고, 조조군엔 그런 궁병이 부족했다. 하여 하후연은 즉각적으로 기병을 정렬하여 돌격으로 맞불을 놓으려 했다.


“이런 미친놈을 보았는가?”


하후연은 기병대열을 맞추면서도 원희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원희기병이 나타났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설마 곧장 돌격에 나설 줄은 상상도 못 했었다.


“돌격!”


하후연은 우렁찬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고, 그가 앞장서서 돌격하자, 사천에 달하는 기병이 용맹하게 그 뒤를 따랐다.


“서둘러라!”


우금은 급히 보병과 궁병을 배치하며, 차분하게 다음 상황을 준비했다. 양측 합해서 일 만에 달하는 기병이 맞붙은 상황에서 보병이나 궁병이 끼어들 여지는 없었다.


“분명 지쳤을 텐데.”


기병전투를 바라보는 우금은 눈은 곤혹스러움으로 가득 찼다. 비록 선공은 빼앗겼지만, 체력 면에선 하후연기병이 훨씬 앞서 있었다.


원희기병은 멀리서 보더라도 강행군으로 지친 기색이 완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희기병은 하후연기병을 압도하고 있었다.


“도대체 뭘까?”


원희기병이 수적으로 우세해서? 그건 분명 아니었다. 전투 초반에 이 정도 수적 차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한참을 살피던 우금은 그 이유를 깨달았다. 그건 기세였다. 원희기병이 하후연기병보다 기세가 강렬했다.


우금은 하후연기병을 돕고 싶었지만, 양측 기병이 뒤엉킨 상황에서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하후연기병이 불리해져서 후퇴하면 궁병과 보병을 이용해 도울 생각이었다.


*


서걱.

적 기병의 살이 갈라지는 소리가 더없이 경쾌했다. 내 안에 살인마의 본성이 숨어있었던 걸까? 아니면 시대가 바뀌고, 여러 스킬이 복합되면서 나타난 현상일까? 난 스쳐 지나가는 상념을 지우며 앞을 막아서는 적을 무참하게 참살했다.


국사무쌍國士無雙.

누군가 지금 내 모습을 본다면 분명 이렇게 감탄할 것이다. 내 앞의 적 기병 누구도 내 칼을 받아내지 못하고 저승으로 직행했으니까.


얼마나 싸웠을까? 하후연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하후연의 얼굴을 아는 건 아니었다. 다만 이곳으로 오는 기병대장이 하후연이란 첩보를 입수했고, 그의 갑주가 화려했고, 말이 크고 훌륭했기 때문에 하후연이라 판단했다.


“하후연!”


난 포성이 울리는 듯한 큰 목소리로 하후연을 부르며 곧장 돌격했다. 그 뒤를 충용스러운 철기병이 따랐다. 하후연은 그제야 내가 원희란 걸 알아차렸다. 모두 흑색갑주를 입고 있으니, 그로선 내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카카캉.

난 하후연과 거칠게 맞붙었다. 강행군으로 지친 상태였지만, 그를 상대함에 부족함이 없었다. 어디서 그런 힘이 솟아나는 걸까? 스스로 놀라면서 하후연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이런 괴물 같은 놈.’


하후연은 속으로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허유, 장합, 고람이 항복하면서 원소군의 자세한 정보가 알려졌다. 당연히 그중에는 원희에 대한 정보도 있었다.


그가 알고 있는 원희는 이 정도는 아니었다. 그제서야 조조가 당부한 말이 떠올랐다.


-왠지 찜찜하다. 전투에 신중을 기하라.


조조답지 않은 당부였다. 하후연은 조조의 이 말에 의문을 품은 채, 출병했었다. 그리고 조조가 말한 그 ‘찜찜함’이 무엇인지를 이제야 깨달았다.


‘정보가 잘못되었다. 그것도 완전히 잘못되었어.’


그가 알고 있는 원희는 그저 무능하고 적당히 용맹한 장수였다. 군재는 말할 가치도 없었다. 그런데 오늘 보니, 마치 여포를 상대하는 느낌이었다. 원희 개인의 용맹도 용맹이지만, 기병을 이끄는 지휘능력은 감탄이 절로 터져 나왔다.


‘장합. 이 개자식이 거짓말을 했구나.’


하후연은 장합을 원망하며 이를 바드득 갈았다. 그는 이 위기를 극복하려고 갖은 수단방법을 썼지만, 좀처럼 기울어진 상황을 극복하긴 힘들었다.


카카캉.

다시 한번 제대로 칼이 부딪쳤고, 하후연은 뒤로 물러났다.


“겨우 이 정도인가?”


내가 비릿한 조소를 날리자, 하후연은 오기가 솟구쳤다. 그는 알아듣기 힘든 괴성을 내지르며 내게 달려들었다. 난 조금도 방심하지 않고 그의 공격을 차분하게 받아내며, 약점을 살폈다.


서로 튼튼한 갑주를 입고 있었기에 웬만한 공격으로는 상대를 죽이기 힘들었다. 이십여 합을 교환하면서 그의 공격패턴을 파악할 수 있었다.


깡.

강하게 칼을 휘둘러 반격했다. 주춤하는 하후연을 몰아붙이면서 목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목은 갑주로 탄탄하게 감쌌고, 다른 부위보다 작고 움직임이 활발했기에 공격하기 어려운 부위였다.


그럼에도 목 부위를 공격한 건 하후연이 강하게 칼을 휘두를 때마다 턱이 들리며 약점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하후연은 흠칫하며 뒤로 물러났다.


그대로 말을 몰아 왼손으로 그의 말 안장을 잡아챘다. 모험수였는데, 제대로 통했다. 동시에 칼로 그의 목을 베었다.


카카카캉.

칼이 철갑주를 베는 듣기 거북한 소리가 귀청을 때렸다. 연속으로 목을 베고 찔렀다. 이때 누군가 뒤에서 날 공격했다면 무방비였다. 뒤를 신경 쓰지 않은 건 호위기병을 믿었기 때문이었다.


연속된 타격에 하후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입으론 피를 토해냈다. 튼튼한 갑주 덕분에 목이 베이는 건 면했지만, 크게 다쳤을 것이다.


숨쉬기 괴로워하는 하후연의 목을 다시 한번 강하게 쳤다. 그러자 하후연은 말고삐를 놓치며 바닥에 굴러떨어졌다. 난 그대로 말에서 뛰어내려 하후연의 투구를 거칠게 벗겨내고는 목을 잘랐다.


창에 하후연의 머리를 꽂은 후, 말에 올라 높이 치켜들었다.


“하후연은 죽었다! 이 원희가 하후연을 죽였다!”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에 철기병이 ‘하후연이 죽었다’를 반복하며 외쳤다. 하후연기병은 순식간에 혼란스러워졌다.


장대에 꽂힌 머리는 분명 하후연의 것이었다. 그걸 본 하후연기병은 다리에 힘이 풀렸다. 아직 그걸 보지 못한 기병들은 하후연이 살아있음을 알리는 음성을 듣길 원했다. 그게 아니라면 신호병의 호각 소리를 듣길 원했다.


하지만 하후연이 살아있다는 어떤 음성도 신호도 들리지 않았고, 깃발의 움직임도 없었다. 하후연이 죽었다는 확신이 들자, 그의 기병은 크게 혼란스러워졌다.


“모조리 섬멸하라!”


난 단호하게 명령했다. 그러잖아도 기세에서 밀리던 하후연기병은 꼬리를 말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일부는 극렬하게 저항하다 죽임을 당했고, 일부는 무기를 버리고 항복했다.


난 항복하는 기병을 죽이지 말라고 소리쳤다. 이 난전에 수천의 기병에게 내 말이 제대로 전달될 리 없지만, 그래도 철기병을 보내어 내 뜻을 전달했다.


육성이 어려운 기병이었다. 이들을 항복시켜 내 부하로 만든다면 장차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난 도주하는 기병을 추격하는 것보다 남은 자들을 항복시키는 데 주력했다.


우금은 장애물을 쌓고 방어에 집중하며 입구를 열어 하후연기병을 받아들였다. 원희기병이 따라오면 손해를 감수하고라고 문을 닫고 싸울 생각이었는데, 그들은 따라오지 않았다.


대충 전장이 정리될 즈음, 해가 서산으로 기울어지고 있었다.


‘이럴 수가.’


우금은 기병 숫자를 파악하고는 암담함에 눈을 질끈 감았다. 살아 돌아온 기병은 겨우 일천오백 기였다. 무려 이천오백 기가 죽거나 항복했다는 뜻이었다. 더군다나 하후연까지 죽었다.


조조의 분노에 찬 질책이 귓전을 때리는 듯했다. 우금은 고개를 흔들어 걱정을 떨쳐내고는 방어에 집중했다. 감히 반격은 꿈도 꾸지 못했다. 대패하여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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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제23화. 차분하게 대비하다. +8 24.06.20 3,344 112 16쪽
22 제22화. 조조와 동급으로 올라서다. +9 24.06.19 3,434 110 16쪽
21 제21화. 사전정지작업. +11 24.06.18 3,553 113 16쪽
20 제20화. 냉정한 원소. +19 24.06.17 3,634 118 17쪽
19 제19화. 원담의 힘을 빼앗다. +6 24.06.16 3,597 106 16쪽
18 제18화. 차도살인(借刀殺人)[지도포함]. +7 24.06.15 3,768 85 17쪽
17 제17화. 오래 오래 사십시오. +4 24.06.14 3,666 95 17쪽
16 제16화. 위험을 대비하다. +2 24.06.13 3,849 98 15쪽
15 제15화. 협상, 맹장을 얻다. +8 24.06.12 4,068 99 16쪽
14 제14화. 대권 조각을 하나씩 맞추다. +3 24.06.11 3,949 102 17쪽
13 제13화. 각자의 처지. +6 24.06.10 4,052 98 16쪽
12 제12화. 정치질. +9 24.06.09 4,087 97 16쪽
11 제11화. 주고받는 협상의 묘미. +4 24.06.08 4,186 113 17쪽
10 제10화. 다음을 대비하다. +5 24.06.07 4,254 94 16쪽
» 제9화. 첫 전투, 첫 전과. +7 24.06.06 4,328 107 16쪽
8 제8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2 24.06.05 4,293 94 16쪽
7 제7화. 원희, 진군하다. +8 24.06.04 4,590 96 18쪽
6 제6화. 두 영웅 원담과 원상. +1 24.06.03 4,737 97 17쪽
5 제5화. 후계자가 되기 위한 조건. +7 24.06.02 4,991 105 16쪽
4 제4화. 원희, 존재감을 발휘하다. +4 24.06.01 5,101 106 16쪽
3 제3화. 군권을 장악하다. +6 24.05.31 5,423 9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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