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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천하제일미인을 마누라로 둔 남자 (원희전)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신유(愼惟)
작품등록일 :
2024.05.27 22:14
최근연재일 :
2024.06.26 21:20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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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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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8
글자수 :
213,847

작성
24.05.3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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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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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글자
16쪽

제3화. 군권을 장악하다.

DUMMY

장수들을 불러 모으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기에, 난 치소를 나와 말을 대령하라고 명령했다. 전체적으로 검은빛이 도는 거대한 말이었다. 한눈에 보더라도 막강한 힘이 느껴졌기에, 나도 모르게 감탄이 흘러나왔다.


전투마라고 다 같은 말이 아니었다. 여포의 적토마를 보지 못했지만, 이 말도 정말 훌륭한 말이란 느낌이 들었다.


“괜찮겠습니까?”

“뭐가?”


뚱한 표정으로 호위대장 조독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왜 조독이 걱정했는지 이해되었다. 내가 말을 타고 이동하다 떨어져서 기억을 잃었으니까.


“괜찮다. 속이 답답해서 한 바퀴 돌아야겠어.”

“소장이 모시겠습니다.”


난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흑표黑豹입니다. 표범처럼 사납고 용맹합니다.”


조독은 내가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기에 조심스럽게 말 이름과 뜻까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마음에 드는군.”


난 가볍게 몸을 날려 말에 올라탔다. 기사騎射스킬을 장착했기에 처음 말을 탔지만, 익숙하고 평온했다. 달리면서 화살을 날려도 괜찮을 거 같았다. 일단 오늘은 말 타고 달려볼 생각이었다.


손바닥으로 가볍게 흑표 허리 뒤를 치자, 빠르게 치고 나갔다. 난 안장에서 엉덩이를 살짝 들고, 허리를 앞으로 숙였다. 편안하게 말에 털썩 앉은 채로 달린다면 속력이 나지 않았다.


무력 98에 무쌍이란 스킬을 가져서일까? 내 몸은 날렵했지만, 강력한 코어근육으로 이뤄져 이런 자세를 오래 유지할 수 있었다. 달리며 돌아보니 오히려 호위기병 중 일부는 뒤처지고 있었다.


‘원희 이놈이 평소 제대로 훈련시켜 놓지 않았군. 뚱뚱한 놈은 탈락이다.’


난 힐끔힐끔 그들을 확인하며 옥석 가리기에 열중했다. 기병의 매력은 강력한 돌격이었다. 병사가 철갑주를 입고, 말도 마갑을 입고 출정한다고 가정할 때, 말이 받는 하중은 엄청났다.


물론 이런 철기병은 소수이고, 경보병이 주를 이뤘다. 말까지 갑주를 입히려면 돈이 많이 들었으니까. 난 철기병을 직속으로 두어 강력한 호위기병대를 구축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기병은 강력한 코어근육을 갖춘 날렵한 장병이어야 했다. 이만큼 기병 조건은 까다롭기에, 일반기병이더라도 보병보다 훨씬 나은 대우를 받았다. 더군다나 호위기병이라면 정예 중의 최정예였다.


호위기병에서 탈락한 기병은 기병대로 편입될 것이다. 강력한 호위기병을 만들고, 정점에 내가 선다면 돌격으로 조조군을 격파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시진 후.

군영으로 돌아오자, 장남·초촉·곽노가 기다리고 있다가 군례를 올렸다. 조독의 도움을 받아 말에서 내린 나는 장남·초촉·곽노의 어깨를 다독인 후, 안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나를 따라 들어왔다.


조독과 곽노가 좌측에 앉았고, 장남과 초촉이 우측에 앉았다. 확연하게 달라진 분위기에 장남과 초촉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변했다는 걸 들었는데, 오늘 직접 보니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었다.


난 이들을 차분하게 설득하려고 마음먹었다가 그만두었다. 대신 권위를 바탕으로 이들을 찍어 눌러 따라오게 할 것이다. 시간은 없고, 할 일은 많은데, 설득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순 없었다.


“군제를 개편해야겠어. 조맹덕(조조)의 위세는 갈수록 높아지고, 우리 원씨는 하나로 뭉치지 못해. 이런 상황에서 유주자사부가 중심을 잡고, 강한 군대를 양성해 놓는다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을 걸세.”


난 장수들과 일일이 시선을 맞춘 후, 속내를 드러냈다.


“철기병을 내가 직접 지휘하고, 기병은 여기 호위대장 조독이 통솔하겠네. 그리고 보병은 교위 장남, 초촉, 곽노가 각 팔천씩 나눠서 지휘하도록.”


청천병력같은 요구에 장남과 초촉은 물론이고, 곽노와 조독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불만 있으면 말하도록. 속으로 구시렁거리지 말고.”

“조독은 호위대장이라 기병전술을 잘 모릅니다.”


선임 초촉이 우려를 드러냈다.


“기병은 내가 전체적으로 통솔한다. 조독은 내 명령을 받들 뿐이야.”

“괜찮겠습니까?”

“뭐가?”

“이제껏 기병을 운용한 적이 없지 않습니까? 기병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돌격입니다. 자칫 몸이 상하기라도 하면 유주자사부로선 큰일입니다.”

“그럼, 큰일이지. 그래서 기병을 하나로 모아 내가 관리하겠다는 말일세. 관도대전 기억하지?”


난 눈을 부릅뜨고 그들을 노려보며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그때 장합과 고람이 경기병을 이끌고 지휘소를 급습하지 않았다면, 전투에서 패배하진 않았을 걸세. 설령 패배했더라도 대패는 없었을 것이야. 기병을 통합해서 내가 직접 관리해야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

“저희를 못 믿습니까?”

“기병을 통합하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겠다는 걸세. 자네들이 아니더라도 기병이 따로 관리되면, 수백 기를 이끄는 일개 기장이 배신하여 지휘소를 급습하면 그대로 끝나. 지금 기주나 청주에선 관도대전을 분석하며, 이 부분을 분명 고려할 걸세. 잘못된 걸 고치자는 말인데, 어찌 그리 감정적으로 대응하시는가?”


초촉은 입을 다물었다. 관도대전의 참혹한 대패는 몹시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지금도 원씨 휘하의 장수들은 장합과 고람이라면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장남이 다른 방향으로 질문했다.


“기병을 모두 모으면 오천삼백 기입니다. 지휘할 수 있습니까?”

“일단 오늘 중으로 모두 불러 모으게. 곧 자네들 앞에서 보여줄 테니까. 그때 가서 잘못이 있으면 지적하게. 잘못될 거 같다고 미리 지적하지 말고.”


장남도 입을 다물었다. 초촉은 장남과 눈을 마주치더니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지켜보고 그때 진언 올리자는 뜻이었다.


“차라리 제가 자사를 도와 기병을 이끌겠습니다.”


기장騎將이었던 곽노가 나섰다. 이에 난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고개를 흔들었다.


“일단 기병은 나와 조독에게 맡기게. 조만간 업성에 다녀올 생각이야. 돌아온 후에 기병과 보병을 대대적으로 충원할 텐데, 그때 기병을 늘릴 생각이네. 그러니 그때까진 보병 8천을 지휘하게. 이건 명령일세.”

“명을 받들겠습니다.”


곽노는 충성스럽게 곧장 복명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당장 기병을 보내도록.”


내가 일어서자, 장수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군례를 올린 후 물러났다. 그들이 물러나자, 조독이 조심스럽게 진언 올렸다.


“기병 지휘에 틈을 보이면 분명 장수들이 반발할 것입니다.”

“이제 달라져야지. 언제까지 어린애처럼 굴 순 없잖은가?”


난 가볍게 조독의 어깨를 토닥이고는 밖으로 나섰다.


그날 저녁.

기병이 모두 모였다. 이 중에서 철기병은 고작 팔백 기였다. 사천오백 기는 경기병이었다.


“조독.”

“예.”

“기병을 재편성한다. 체구가 크지 않지만, 강한 힘을 보유한 자들로 철기병을 편성하라. 갑주의 무게를 줄일 수 없다면 기병의 무게를 줄여야 해. 그리고 배가 나오고 너무 덩치가 큰 자는 보병으로 전환하고, 날랜 자를 대신 선발하여 기병으로 충원하라.”

“자사. 보병이 하루아침에 기병이 될 순 없습니다.”

“알아. 기병 몇백이 무용지물이 되더라도 그렇게 해. 그럼, 다른 기병들이 바싹 긴장하여 열심히 노력하겠지.”


긴장을 불어넣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힘의 크기는 질량×가속도였다. 기병의 덩치가 커지면 질량이 늘고, 달릴수록 가속력이 붙기에 적에게 큰 충격을 줄 수 있었다.


하지만 다양한 작전을 운용할 때, 기병이 무거울수록 말은 빠르게 지칠 것이다. 난 돌격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기병을 운용해 조조를 압박할 생각이었기에 덩치 큰 기병을 선호하지 않았다.


물론 내가 타는 흑표처럼 뛰어난 준마를 모두에게 공급해 주면 상관없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게 현실이었다. 하여 날랜 기병으로 대체하고, 가속도를 높여 적을 강하게 타격하며, 작전 효율을 높이는 쪽을 선택했다.


머릿속에는 이 시대의 기병전술이 저장되어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지만, 그러려니 했다. 어차피 지금의 삶 자체가 말이 안 되었으니까.


며칠 후.

조독은 정확히 철기병 팔백, 경기병 사천이백 기로 기병을 개편했다. 다음 날부터 난 기병을 직접 지휘하고 조련하기 시작했다.


장남과 초촉은 높게 세워진 목책루에 올랐다.


“정말 사람이 달라지지 않았소?”


장남의 감탄에 초촉이 동의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이거야 원.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군.”

“다른 사람이오. 말투, 행동, 위압감 모두 그전과는 판이하게 다르오. 지난번 회의 때를 생각해 보시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장남은 말을 마치지 못하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해할 수 없긴 하지만, 어쩌겠는가? 분명 우리 주인인 유주자사신데. 그래도 다행이군. 정말 다행이야.”

“기병 빼앗겼다고 투덜거릴 땐 언제고 다행이란 말이 나오시오?”

“솔직히 앞날이 캄캄했잖은가? 기주자사(원소)께선 위중하고, 강력한 힘을 지닌 청주자사(원담)는 폐출되었고, 후계자로 거론되는 현보공자(원상)는 경험이 일천하셔. 유주자사(원희)께선 한량이나 다름없으셨고. 이 상태로 어찌 조맹덕과 싸워 이기겠는가? 하여 어찌 살아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자사께서 고민을 덜어주셨으니 어찌 다행이 아니겠는가?”

“달라지시긴 했지만, 예전으로 돌아가실지도 모르잖소?”

“아냐. 홰 까닥 돈 놈들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는 걸 봤나?”

“그럼, 자사께서 홰 까닥 돌았단 뜻이오?”

“그건 아니지만, 그와 비슷하지.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하니까. 한 별가를 비롯해 다른 관리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어.”


이후 둘은 입을 굳게 다물고 기병 훈련을 지켜보았다. 한참 동안 말없이 지켜보다가 초촉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 다른 생각하지 마. 그랬다간 목이 달아날지도 몰라.”

“내가 무슨 다른 생각을 했다고.”


장남이 펄쩍 뛰었다. 초촉은 그런 장남에게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그저 기병 훈련을 지켜볼 뿐이었다. 최악의 상황이 들이닥쳤을 때, 장남과 함께 조조에게 투항하려고 했었던 마음을 깨끗이 비워냈다.


원씨의 녹을 먹었던 그에게 치욕스러운 일이었지만, 앞날이 보이지 않았기에 그 자신과 가문을 위해 모질게 마음먹었었다.


그 마음을 돌려세운 건 원희였다. 조조와의 싸움에서 원씨가 밀리지 않으리란 희망을 보여주었기에, 초촉은 그런 마음을 접을 수 있었다. 그 역시 배신자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싶지 않았다.


지금도 기주·유주·청주에서 장합과 고람, 허유는 배신자였다. 또 그들의 가문은 원소에 의해 몰살되는 치욕을 맛보았다.


“초 교위.”

“말하게.”

“자사께서 이런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 후계자로 손색이 없지 않겠소?”

“손색없지. 시간이 없다는 게 문제지. 그분은 위중하신데, 과연 제대로 판단하실지.”


초촉은 말끝을 흐렸다. 그는 한형을 비롯한 문관처럼 똑똑하진 않았지만, 직접 칼을 들고 전투에 참여했기에, 본능적으로 위험을 인지하고 있었다.


“어쩌겠소? 자사를 믿고 따르는 수밖에.”

“그래. 그 말이 정답이다.”


초촉은 환하게 웃었다.


“계속 볼 거요?”

“먼저 가라.”


장남은 힐끔 초촉을 보더니, 그대로 목책루를 내려갔다. 초촉은 오직 원희가 기병을 지휘하는 모습을 그 자리에 앉아 지켜보았다. 그의 입에선 몇 번이나 감탄이 흘러나왔다.


원희는 어설프고 불안한 모습을 여러 번 표출했다. 그럼에도 초촉이 감탄한 건, 빠르게 오류를 수정하며 기병을 장악하는 모습이었다. 예전에 그가 알던 원희라곤 믿어지지 않았다.


끝까지 지켜본 초촉은 확신했다. 이 정도면 원희를 믿을 수 있겠다고.


*


난 빠르게 이 세계에 적응해 갔다. 물론 정치는 여전히 어려웠고, 시간이 지나도 발전이 없었기에 한형에게 권한과 책임을 주고 맡겼다.


이에 반해 군재는 정말 하루가 다르게 늘어갔고, 개인적인 무용 또한 장수들을 압도할 정도로 성장했다. 특히 말 타고 대련하는 마상무예는 초촉, 장남, 곽노, 조독을 상대로 승리했다.


물론 내가 그들의 주인이니까 함부로 대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실력에서 그들보다 윗줄이란 건 확실하게 느꼈다. 실력이 높은데, 어쩔 수 없이 봐준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


하긴 무력 98에, 무쌍 스킬을 갖고 있으니 이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문득 세상이 너무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냐.”


난 가만히 고개를 흔들었다. 이곳은 내가 주인인 땅이고, 이들은 모두 나의 부하들이었다. 그러니 대 뜻대로 쉽게 되었지만, 업성에 가면 다를 것이다. 또 조조를 생각하면 앞이 막막한 건 사실이었다.


“절대 지지 않겠다.”


난 주먹을 꽉 말아쥐며 굳게 다짐했다.


하늘이 더 높아지고 푸르러질 무렵, 난 철기병 팔백, 경기병 이천을 이끌고 업성으로 향했다. 굳이 이렇게 많이 끌고 갈 필요는 없었지만, 원소나 업성의 중신들이 갖고 있는 나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고 싶었다.


초촉과 장남이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한형이라면 충분히 통제하리라 믿었다. 또 아직은 원씨 세력이 멀쩡했기에, 그들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난 업성으로 이동하면서 기병훈련을 이어갔고, 나를 중심으로 기병이 운용되도록 훈련했다. 특히 어떤 상황에서도 깃발과 호각을 통해 내리는 명령에 신속·정확하게 따르도록 교육하고 또 교육했다.


보름 동안 그들과 함께 같은 밥을 먹고, 같이 자며 훈련하자, 장병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확실히 달라졌다. 업성에 도착할 즈음에는 그들의 눈빛에 나를 향한 존경심이 묻어났다.


*


업성.


“쿨럭. 쿨럭.”


원소는 심하게 기침하고는 입을 막았던 비단 손수건을 들여다보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얗던 비단 손수건은 선홍빛 피로 붉게 물든 상태였다. 조조에게 대패하고 걸린 울화병이었다.


“유주자사께서 내일 도착 예정입니다.”


심배가 조심스럽게 보고했다.


“그래. 조금 변했다지?”


원소는 입술에 묻은 피를 닦고는 냉정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기주, 청주, 유주, 병주의 웬만한 소식은 업성으로 전해졌다. 특히 원담, 원희, 고간(병주자사)에 대한 정보는 세세한 부분까지 전달되고 있었다.


그전에는 스스로 강력함을 믿었기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조조에게 대패하고, 기주에서 일어난 반란을 진압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더 촘촘하고 세밀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조조에게 다 빼앗기리라고.


“다양한 소식이 들어왔는데, 직접 보고 판단하시지요. 첩보보고가 조금 과장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직접 봐야겠어. 사람은 그리 쉽게 변하지 않으니까.”


원소는 가만히 입을 다물고 생각에 잠겼다고 화제를 바꿨다.


“현사(원담)는 아직도 그러는가?”

“예. 품위가 떨어지는 행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군재는 여전하지?”

“물론입니다.”


원소는 아쉬움에 몸을 떨었다. 군재가 뛰어난 적장자 원담이 품위를 지키며 대호족에게 지지받았다면 후계자 문제로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폐출되었기에 아쉬워해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자꾸 신경이 쓰이는 건 그의 병이 나날이 깊어져 갔고, 조조의 세력은 강성해지고 있어서였다. 또 후계자로 내심 기대하고 있는 원상은 너무 어렸다.


‘십 년만 살 수 있다면.’


원소는 안타까웠다. 십 년이면 원상도 장성할 테고, 그럼 후회 없이 눈을 감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십 년은커녕 1년도 장담하기 어려웠다. 그만큼 그의 병은 위중했다.


그렇기에 원희가 달라졌다는 소식은 그에게 일말의 희망을 주었다. 물론 원희의 무능력함을 알고 있었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쉬고 싶군.”

“쉬십시오.”


심배는 정중히 예를 취하고 물러났다. 치소를 나온 심배는 하늘을 바라보며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큰일이다. 현보(원상)공자가 후계자가 되면 청주자사가 가만있지 않을 터인데. 과연 유주자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심배는 원희가 분란을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그가 달라졌다는 보고를 많이 받았기에 더욱 걱정이 들었다. 사실상 후계자인 원상은 어린데, 경쟁자인 원담과 원희가 강력한 힘으로 그 자리를 노린다면, 조조만 좋은 일 시켜주는 셈이었기 때문이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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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제19화. 원담의 힘을 빼앗다. +6 24.06.16 3,597 10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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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15화. 협상, 맹장을 얻다. +8 24.06.12 4,068 99 16쪽
14 제14화. 대권 조각을 하나씩 맞추다. +3 24.06.11 3,949 102 17쪽
13 제13화. 각자의 처지. +6 24.06.10 4,052 98 16쪽
12 제12화. 정치질. +9 24.06.09 4,087 97 16쪽
11 제11화. 주고받는 협상의 묘미. +4 24.06.08 4,186 113 17쪽
10 제10화. 다음을 대비하다. +5 24.06.07 4,254 94 16쪽
9 제9화. 첫 전투, 첫 전과. +7 24.06.06 4,328 107 16쪽
8 제8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2 24.06.05 4,293 94 16쪽
7 제7화. 원희, 진군하다. +8 24.06.04 4,590 96 18쪽
6 제6화. 두 영웅 원담과 원상. +1 24.06.03 4,737 97 17쪽
5 제5화. 후계자가 되기 위한 조건. +7 24.06.02 4,991 105 16쪽
4 제4화. 원희, 존재감을 발휘하다. +4 24.06.01 5,101 106 16쪽
» 제3화. 군권을 장악하다. +6 24.05.31 5,424 9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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