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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천하제일미인을 마누라로 둔 남자 (원희전)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신유(愼惟)
작품등록일 :
2024.05.27 22:14
최근연재일 :
2024.06.28 21:20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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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377
추천수 :
3,600
글자수 :
229,525

작성
24.06.0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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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글자
16쪽

제12화. 정치질.

DUMMY

우금군영.

우금은 방덕의 전령을 만났다. 그는 방덕의 친서를 펼쳐 읽고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서량기병이 원희기병의 발목을 붙잡았어. 어떡하든 수를 내어 원희보병을 격파한다면 하동군에서 원희를 쫓아낼 수 있다.’


우금은 희망으로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하후연기병이 무너진 후, 그는 걱정과 불안으로 불면증에 시달렸다. 만약 서량기병마저 무너졌다면, 우금군은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마초와 방덕이 원희기병을 확실하게 견제하고 있었다. 서신에는 원희기병을 유인하여 격멸하고 지원갈 테니,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내용이었다.


‘버티면 된다. 버티면 이길 수 있다. 또 그 사이에 적이 틈을 보인다면 그때 무너뜨리면 된다.’


우금은 마음이 안정되자, 서탁에 앉아 방덕에게 보낼 서신을 정성 들여 작성했다. 그간 휴식을 취했던 전령은 우금의 친서를 받아 들고는 곧장 방덕군영으로 달려갔다.


*


그 시각 조조군영.

조조는 우울한 눈빛으로 목책루에 올랐다. 그는 원소군을 죽일 듯이 노려보다가 입을 열었다.


“자네 생각을 말해봐.”

“허도의 예비대를 보내는 게 좋을 듯합니다.”

“그놈들은 정예가 아니야.”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정예병 수천을 선발하여 관중으로 보낸다면, 자칫 큰 혼란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장병들에게 하동군전투 패배를 알리면 사기가 저하될 테고, 그걸 숨기고 정예병을 보낸다면 후퇴하는 모습으로 비쳐 장병들의 사기가 급락할 게 분명합니다.”


곽가는 조심스럽게 진언을 올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조조는 인상을 찡그렸다. 당장에라도 하후연의 복수를 하고 싶은데, 원소와 원담이 그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동시에 물러나는 거라면 모를까? 한쪽이 먼저 발을 뺀다면 반대쪽에서 공격할 게 분명했다. 또 이런 팽팽한 상황에서 발을 빼는 쪽이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컸다. 조조는 후자가 두려웠다.


“그럼, 이대로 가만히 두고 보잔 말인가?”

“크게 보십시오. 아직 하동군에는 우금과 서량기병이 남아 있습니다. 또 기병도 일천오백 기를 수습했습니다. 바닥까지 떨어진 장병의 사기를 끌어 올린 후, 서량기병과 합심하면 원희군을 상대할 수 있습니다. 분하지만, 지금은 원소가 주도권을 쥐고 있습니다.”


조조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항병 칠만을 생매장했는데도 저런 저력을 드러내다니. 참으로 대단하구나.”


조조는 하후연에 관한 생각을 떨쳐내고, 원소의 저력에 초점을 맞췄다.


‘우금은 경험이 풍부하고, 서량기병은 용맹하니, 원희에게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묘재(하후연)가 급박하게 싸우다가 무너졌어. 신중했어야 했는데. 장수라면 신중할 줄도 알아야 하는 법인데.’


평소 하후연에게 신중하라고 몇 번이나 조언했었는데, 결국 지나친 용맹이 그를 죽음으로 몰았다고 생각했다. 조조가 직접 전투상황을 지켜봤다면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하후연의 죽음은 조조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자세히 살펴봐. 한번 붙어봐야겠어.”

“알겠습니다.”


곽가는 즉각 복명했다. 굳이 싸울 의사가 없는 원소군과 전쟁을 벌이는 게 불필요해 보였지만, 조조가 매우 분노한 상태였기에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곽가는 조조의 분노가 가라앉으면, 적당히 그를 달랠 생각이었다. 굳건하게 방어하면서 틈을 노리는 적을 공격하면 십중팔구 손해 볼 게 분명했다.


*


며칠 후.

원소군영.

원희의 친서가 도착하자, 원소는 즉각 원담과 책사를 불러 모았다.


“안 됩니다. 겨우 마씨와 혼인관계를 맺는 것도 모자라, 우부풍을 넘기다니요?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심배가 단호한 표정으로 반대했다.


“그렇습니다. 마씨는 변방의 천한 성씨입니다. 또 용맹한 기병을 보유했을 뿐, 세력이 크지 않습니다. 몇 개 현을 집어주면 충분합니다. 풍요로운 우부풍 전체를 넘기려는 건 유주자사(원희)의 실책입니다.”


곽도가 빠르게 심배를 지지했다. 둘은 평소에 견원지간이었지만, 원희를 견제하기 위해 은연중에 힘을 합쳤다. 원소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순심을 바라보았다.


“우약(순심의 자). 자네도 같은 생각인가?”

“분명 우부풍을 넘겨주는 건 과한 조치입니다. 하지만 그걸 넘겨주고, 관중의 다섯 군을 얻을 수 있다면, 손해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마씨와 혼인관계를 맺어 그들의 힘을 이용할 수 있다면 조조는 물론이고, 형주자수부(유표)와 익주자사부(유장)를 견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원소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원담에게 고개를 돌렸다.


“청주자사(원담). 말해봐.”

“마초나 방덕은 믿을 수 없는 자들입니다. 소자는 현혁(원희)이 그들에게 놀아나는 게 아닌지 걱정됩니다. 그들이 현혁을 속여 안심시킨 후, 기습한다면 상황은 금세 역전될 겁니다.”


원담은 본질적인 부분을 파고들었다. 마등은 원래 원소를 지지했었는데, 원소가 관도대전에서 대패하자 조조를 지지했다. 변덕을 부린 전력이 있었기에 원담의 의심은 지극히 합리적이었다.


원소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원희를 믿고 싶었지만, 그의 경력이 너무 일천했기에, 적에게 속아 넘어가면 어쩌나 걱정되었다.


봉기, 신평, 신비는 일제히 원희의 제안을 격하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들은 원희의 일천한 경험과 마등이 배신한 전력을 부각시켰다.


“끄응.”


원소는 머리가 지끈거리자, 손바닥으로 이마를 짚으며 앓는 소리를 냈다. 그도 판단이 서질 않았다. 위중하여 체력이 바닥나자, 정신력도 크게 떨어졌다. 원소가 힘들어하자, 원담과 책사들은 입을 다물었다.


“물러가라.”


원소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그들을 물렸다. 그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가 견초를 호출했다. 문무를 겸비한 견초는 관도대전에서 많은 장수가 죽은 후, 곽원과 함께 떠오른 신성이었다.


곽원이 용맹하고 군재가 출중했지만, 지략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견초를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그리로 앉게.”


원소는 미간을 찌푸리며 견초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이걸 읽어보고 자네의 생각을 말해봐.”

“예.”


견초는 두 손으로 서신을 받은 후, 차분하게 읽었다. 그의 얼굴은 놀라움으로 가득 찼다. 그는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유주자사의 생각이 옳습니다.”

“옳다? 모두 지나치다고 생각하는데.”

“지나치지 않습니다. 어차피 관중 다섯 군은 조조의 땅인데, 마씨에게 우부풍 하나 주고, 네 군을 가져오는 겁니다. 또 그들이 우리와 손을 잡으면 관중에서 조조군을 확실하게 몰아낼 수 있습니다. 이는 매우 타당하고 옳은 제안입니다.”

“하지만 마씨는 한 번 배신한 전력이 있어. 그런 자를 어찌 믿겠는가?”


원소는 견초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지만, 짐짓 엄한 표정으로 추궁했다.


“난세에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또 조조는 이런 큰 제안을 하지 않을 테니, 마씨는 다시 우리 손을 잡을 겁니다. 또 혼인관계가 되면 마초나 방덕을 인질로 잡아야 합니다. 그럼, 두 집안의 관계는 돈독해질 테고, 마씨는 절대 배신하지 않을 겁니다.”

“내 생각이 자경(견초의 자)과 같도다.”


원소는 무릎을 탁치며 기뻐했다. 원담과 책사들은 순심을 제외하고 사실상 원희의 반대편에 서 있었기에, 그들의 의견이 편향되어 있었다.


하여 다른 의견을 들으려고 견초를 불렀는데, 정말 쏙 드는 발언을 쏟아냈다. 얼마 남지 않은 생명과 빨리 결정해야 하는 후계자 문제를 생각하면, 우부풍을 마씨에게 넘기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강맹한 서량기병을 보유한 마씨가 든든한 후원자가 된다면 이 또한 금상첨화였다. 물론 원소도 마등이 배신한 전력이 있어서 찜찜하고 기분이 나빴지만, 대의를 위해 언제든 소의는 집어던질 수 있었다.


“원강(곽원의 자)을 불러라.”


원소는 견초의 의견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곽원을 불렀다.


“원강은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저돌적입니다.”

“일단 들어보겠네.”


견초는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진언 올렸지만, 원소는 가볍게 거절했다. 한 사람의 의견에 휘둘릴 만큼, 원소의 귀는 가볍지 않았다. 이제껏 수많은 실패를 통해 그의 의지는 더욱 강해진 상태였다.


“부르셨습니까?”


커다란 덩치와 우락부락한 표정을 한 곽원이 씩씩하게 군례를 올렸다.


“가까이 오게.”

“예.”


곽원은 충직하게 대답하고 걸어와 원소 앞에 섰다. 원소는 원희의 서신을 건네준 후, 읽고 생각을 말해보라고 명했다. 곽원은 빠르게 읽고는 깜짝 놀라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뭔 소린가?”

“제가 유주자사를 그간 잘못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이 정도의 군재와 지략을 갖고 있는 줄 몰랐습니다. 아주 훌륭한 계책입니다.”


곽원의 대답에 원소는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걸 애써 참았다. 참으로 솔직한 곽원이었다.


“마씨는 나를 배신하고 조조를 따른 전례가 있네. 그런 배신자를 믿을 수 있겠는가?”


원소는 일부러 엄정한 표정을 지으며 곽원을 꾸짖었다. 과연 곽원이 어떻게 반응할지 자못 궁금했다.


“일단 관중을 얻고, 후계자를 선정하여 하북을 안정시키는 데 집중하십시오. 만약 마씨가 주제를 모르고 반란을 일으키면 토벌하면 됩니다.”

“허참.”


곽원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금세 천하를 얻을 거 같았다. 그렇다고 허무맹랑하지는 않았다. 때로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이렇게 과감하게 결단하는 것도 필요했다. 그리고 지금이 그때란 생각이 들었다.


원소는 그가 처한 상황을 생각하고는 좀 더 과감해지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원희가 얼마나 빨리 관중을 얻고, 우금을 요리할지 궁금했다. 제대로 한다면 그를 후계자로 지명할 생각이었다.


생각을 정리한 원소는 곧장 서탁에 앉았다. 그는 여러 장의 서신을 작성했고, 기주자사 및 대장군 직인을 찍었다. 내용은 길었지만, 정리하면 간단했다.


마등을 우부풍·안정군·북지군태수로 추천하고, 혼인을 추진한다는 내용이었다. 원소 스스로 관직을 내릴 수 없었기에, 황제에 추천하는 형식을 취했다. 마등은 이 추천서를 받고 곧장 태수로 행동할 것이다.


량주(서량) 안정군·북지군은 마등이 실질적으로 소유·지배하고 있었기에, 우부풍 하나를 준 셈이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추천함으로써 마등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그만큼 명분도 중요했으니까.


“자경.”

“예.”

“즉시 전령을 보내라. 유주자사는 신속하게 관중을 정리하고 업성으로 돌아오라고 일러라.”

“명을 받들겠습니다.”


견초가 즉각 복명하고는 물러났다. 원소는 곽원에게도 물러나라고 손짓했고, 곽원은 씩씩하게 군례를 올린 후 물러났다.


이 소식은 금세 원담과 원상 책사들의 귀에 들어갔다. 원소는 그들의 귀에 들어가라고 치소 안의 종사관들을 내치지 않고, 견초와 곽원의 의견을 들었다.


이는 원소의 독특한 정치방식이었다. 때론 독단적으로 결단하지만, 그걸 공개한다. 그리고 주변 반응을 면밀하게 관찰하여 옥석을 골랐다. 원담과 원상, 그를 따르는 책사들은 본의 아니게 시험대에 오른 셈이었다.


*


원담치소.

곽도·신평·신비는 굳은 표정으로 상석에 앉은 원담과 마주 앉아 있었다. 한동안 기분 나쁜 침묵이 흘렀고, 원담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리되면 결국 현혁(원희)이 후계자가 되지 않겠소?”


원담은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원희가 아니면 원상이 후계자가 될 것이므로, 원담은 현재로선 후계자구도에서 제외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트린 건, 원소 사후에 원상은 뒤집기가 가능하지만, 원희는 어렵다는 계산 때문이었다. 어느새 원담은 원상보다 원희를 훨씬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항의해도 바뀌는 건 없을 겁니다.”


신비가 강직한 어조로 진언 올렸다.


“어떡하든 유주자사가 실패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곽도가 손가락으로 턱을 만지며 중얼거렸다. 신비는 그런 곽도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곽도의 비열함이 싫었다.


“좋은 생각이 있소?”


원담이 반색하며 물었다. 곽도는 원담에게 눈짓했다. 독대하자는 신호였다.


“두 분은 물러가시오.”

“예.”


신평은 우물쭈물했지만, 신비는 곧바로 대답하며 일어섰다. 그리고 신평의 옆구리를 툭 쳐서, 밖으로 끌어냈다.


“형님. 뭘 얻어먹을 게 있다고 그러시오.”


신비는 부리부리한 눈을 빛내며 신평을 압박했다. 신평은 신비의 강직한 성격이 부러웠다.


“우린 청주자사부의 관리다.”

“누가 아니라오. 다만 저건 모르는 게 낫소. 분명 공칙(곽도의 자) 저 자는 매우 위험하고 비열한 계책을 내놓을 것이도. 이게 잘못되면 필시 죽임을 당할 것이오. 당분간 형님도 청주자사와 공칙을 멀리하시오. 경고했소.”


신비는 단호하게 등을 돌려 멀어져갔다. 신평은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원담의 치소를 한참 바라보다가 물러났다.


한편.

원담은 곽도와 얼굴을 맞대고 낮은 목소리로 대화하는 중이었다.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유주자사가 후계자에 임명될 겁니다.”

“나도 알고 있소.”

“각오 되셨습니까?”

“뭐든지. 그런 병신새끼에게 밀리고 싶지 않으니까.”


곽도는 원담의 눈을 바라보았다. 강력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곽도는 속에 품고 있던 계책을 꺼내 들었다.


“이걸 조조에게 알려야 합니다.”

“그런다고 변하겠소?”

“솔직히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조조는 다릅니다. 그 휘하에는 영특한 책사들이 많으니, 분명 계책을 내 유주자사를 곤경에 빠뜨릴 겁니다.”


계책을 들은 원담은 눈빛이 크게 흔들렸다.


‘꼭 이렇게 해야 하나?’


“독하게 마음먹으십시오. 어차피 기주자사(원소)는 모릅니다. 그저 넌지시 사실을 알려주면 저들이 알아서 움직일 겁니다. 이대로라면 유주자사가 후계자로 선정되는 건 확실합니다. 주저할 때가 아닙니다.”

“어떤 방법으로 알릴 참이오?”

“제게 맡기십시오. 조조에겐 영천군 출신 책사가 많고, 저 역시 영천군 출신입니다.”


결국 원담은 고민 끝에 곽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곽도는 곧장 군례를 올리고 물러났다. 원담은 곽도가 저지른 일로 인해 피해를 보지 않을까 슬그머니 걱정되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원희가 후계자가 되면, 되치기는 불가능했기에 어떡하든 그의 발목을 붙잡아 실패하게 만들고 싶었다.


*


원상치소.

심배와 봉기는 침울한 표정으로 원상을 바라보았다.


“공부에 전념하십시오. 현재로선 기다리는 수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심배가 원상을 위로했다. 봉기는 아쉬움을 토했을 뿐, 곽도처럼 비열한 계책을 진상하지 않았다. 원상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원상으로선 방법이 없었다. 그는 원담이나 곽도처럼 비열한 계책을 쓰기엔 너무 어렸고, 심성이 강직했다. 한참 정적이 흐른 후, 원상이 입을 열었다.


“형님은 성공할까요?”

“조조군이 만만치 않고, 관중이 넓고 험한 곳입니다. 멀리 떨어진 업성에서 승패를 예측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보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심배는 차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하지 못했다. 이미 원소는 전력을 다해 원희를 밀어주고 있었다. 그렇기에 원상으로선 지켜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원희가 성공하면 원상은 그를 돕는 조력자로 남을 테고, 그가 실패한다면 원상은 후계자가 되어 꿈을 펼칠 기회를 얻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오로지 원희의 손에 달렸다.


심배와 봉기는 원상을 위로하고 치소를 나왔다.


“그런데 공칙 그 자가 가만히 있겠소? 분명 수작을 부릴 텐데.”


봉기가 멈춰 서서 곽도를 헐뜯었다. 심배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나지막하게 조언했다.


“조심하시오. 곳곳에 기주자사의 감시망이 뻗어 있소. 이번에 허튼짓하다가 걸리면 그땐 정말 용서치 않을 것이오.”

“나도 알고 있소. 별일 없어야 할 텐데.”


봉기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둘은 말없이 걷다가 헤어져 각자의 치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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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제21화. 사전정지작업. +12 24.06.18 4,483 127 16쪽
20 제20화. 냉정한 원소. +20 24.06.17 4,551 132 17쪽
19 제19화. 원담의 힘을 빼앗다. +7 24.06.16 4,514 119 16쪽
18 제18화. 차도살인(借刀殺人)[지도포함]. +8 24.06.15 4,721 101 17쪽
17 제17화. 오래 오래 사십시오. +5 24.06.14 4,588 109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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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제11화. 주고받는 협상의 묘미. +5 24.06.08 5,175 130 17쪽
10 제10화. 다음을 대비하다. +6 24.06.07 5,271 111 16쪽
9 제9화. 첫 전투, 첫 전과. +9 24.06.06 5,349 124 16쪽
8 제8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3 24.06.05 5,337 110 16쪽
7 제7화. 원희, 진군하다. +9 24.06.04 5,690 113 18쪽
6 제6화. 두 영웅 원담과 원상. +2 24.06.03 5,867 117 17쪽
5 제5화. 후계자가 되기 위한 조건. +8 24.06.02 6,184 12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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