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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안 님의 서재입니다.

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27,109
추천수 :
994
글자수 :
378,592

작성
21.06.24 06:00
조회
186
추천
7
글자
7쪽

88화. 이선미 살인 사건(6)

DUMMY

얼굴이 창백해질 대로 창백해진 두 사람은 손주인 전승민이 살아있다는 소식에도 기뻐할 여력이 없었다.


어이없게 죽임을 당한 딸 때문이었다.


인희는 두 분에게 손자를 인계하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 달라며 오빠 연락처를 적어주었다.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지만 정신을 놓은 두 사람을 두고 병원을 나오는 게 명 마음이 편치 않았다.


두 노부부는 멍하니 병원 중환자실 앞에 앉아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얼마 후 경찰이 왔고, 두 사람은 경찰을 따라가서 딸의 시신을 확인하고서야 목 놓아 울었다.


이선미 어머니는 기절을 해서 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 옆에서 이선미 아버지가 정신을 놓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


그 죽일 놈이 천벌을 받기 전까지 아직은 정신을 놓을 때가 아니었다.




다음날 아침 7시경 유일한 목격자였던 아들 전승민이 의식을 차렸다.


전승민이 깨어나기를 기다리던 경찰이 전승민의 진술을 확보했고, 이선미 살인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아침 8시가 다 되어 일어난 인한은 아침에 샤워를 마친 뒤 인희의 도움으로 봉합한 상처를 소독하고 밴드를 다시 붙였다.


순덕이 물었다.


- 괜찮은 겨?


“이 정도면 어디 가서 칼에 찔렸다고 말할 정도는 아닌 거 같아요. 하하하. 제가 정말 운이 좋았어요.”


- 다행이구먼.


가족끼리 모여 간단히 아침 식사를 마치자 모두 인한의 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 인희야, 차 세우면 너는 가서 전복죽이든 소고기죽이든 좀 사가야겄다.


“아, 이선미 씨 부모님 드리시게요?”


- 그려, 아마 지금껏 암 것도 입에 못 댔을 거여. 지금 뭔 정신이 있겄냐.


병원 주차장에 차를 세운 인한과 인희가 순덕의 당부를 듣고 병원으로 들어갔다.


올라간 지 한 시간을 넘기고 인한과 인희가 내려왔다.


둘 다 얼굴 표정이 많이 어두웠다.


- 왜들 표정이 그 모냥이여?


인희가 대답했다.


“승민이가 깨어났는데요···.”


- 어유, 깨어났어? 그럼 다행이잖어?


“그런데··· 깨어나자마자 울면서 자기 엄마를 아빠가 죽였다고 했대요. 애가 그걸 다 본 모양이에요. 이선미 씨 부모님도 결국 통곡을 하셨어요. 아··· 정말··· 이런 일 생기면 세상이 싫어요.”


- 그럼 그분들은 어쩌고 있어?


“도저히 못 먹겠다고 해서 간호사 샘한테 두 분 영양제 좀 처방받아달라고 했어요. 모두 상황을 아니까 담당의사 샘이 두 분한테 영양제랑 수액 처방해 주시더라고요. 그거 맞는 거까지 보고 내려왔어요.”


집으로 돌아온 순덕과 가족들 모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침묵에 빠졌다.


인한은 제 방에서 다시 잠에 들었고, 인희와 순덕은 멍하니 TV만 보았다.


즐거운 것은 오로지 분위기를 모르는 검둥이 뿐이었다.


검둥이는 순덕에게 산책가자고 졸랐지만 순덕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결국 혼자 놀다가 순덕 옆에서 같이 TV를 봤다.


어느덧 저녁이 가까워지면서 땅거미가 지기 시작했다.


TV에서는 여성 아나운서가 뉴스를 시작했다.


“인천 미추홀구 한 식당에서 등산모를 쓴 남성이 식당 직원에게 칼을 휘둘러 상해를 입히는 일이 있어났습니다. 그런데 사건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남성은 해당 식당에서 일하던 이 모씨의 남편으로 이미 3일 전에 이 모씨를 죽이고, 초등학생인 아들에게도 폭행을 가해, 중태에 빠져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박은숙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뉴스를 듣던 인희가 눈을 왕방울만 하게 뜨고 순덕을 쳐다봤다.


“할머니, 저거 우리 식당 얘기죠?”


엎드려있던 순덕도 고개를 번쩍 들었다.


방송에서는 기자의 설명과 함께 식당 CCTV화면이 흘러나왔다.


“당시 아찔했던 상황은 식당에 설치되어 있던 CCTV에 그대로 잡혔습니다. 식당에 등산모를 쓴 남성이 들어섭니다. 점심식사를 하려고 모여 있는 식당 직원 옆에 앉은 남성은 갑자기 칼을 꺼내어 주방장 강 모 씨에게 휘둘렀습니다.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마침 식당에 들어선 진돗개 등 두 마리가 각각 칼을 든 남성의 팔과 다리를 물어서 제압하고, 이어 주방장 양 모씨가 신속하게 제압에 합류하면서 가까스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박은숙이라는 기자가 설명하는 CCTV영상에서 인한이 칼에 찔리기 전에 장면을 멈추고, 기자의 설명이 이어진 뒤 순덕과 검둥이가 전경석의 팔과 다리를 물고 늘어지는 장면이 나왔다.


뉴스가 계속 이어졌다.


“그런데 이 남성은 해당 식당 종업원 이 모씨의 남편, 전 모 씨로 평소 의처증이 심했다고 합니다. 이 모 씨는 3일간이나 연락이 두절된 채 식당에 출근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경찰이 해당 사건을 수사하면서, 그의 집안에서 이 모 씨의 시신이 발견되었고, 전 모 씨에게 폭행당한 아들은 의식을 잃은 채 방에 갇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연이어 박은숙 기자가 목소리 톤을 올린 채 이선미가 발견된 화장실과 아들이 발견된 방 등을 소개하며 사건을 보다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평소 의처증이 심해 자주 이 모 씨를 폭행했던 전 모 씨는 3일 전 이 모 씨가 식당 일을 마치고 돌아온 시간이 평소보다 20분가량 늦자 이 모 씨를 의심한 전 모 씨가 화를 못 이겨 집에 들어온 이 모 씨를 살해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한 이 광경을 목격한 초등학생 아들까지 폭행한 뒤 의식을 잃은 아이를 방에 가둔 채 3일간 PC방에서 도박에 빠져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우와, 할머니, 사건이 어제 발생한 건데 벌써 뉴스가 나와요.”


순덕의 표정은 시큰둥했다.


- 박 경사 수사가 지대로 되나 보네. 후우···, 그러면 뭐 하냐.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할머니, 그래도 죽은 사람 억울하지는 않게 해줘야죠.”


순덕이 엎드려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았다.


‘이선미는 승천 했겄지? 우리 아들, 우리 며늘애기 한은 언제 풀어줄 수 있으려나.’


한참을 떠들던 뉴스가 끝이 났다.


검둥이는 주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든 마냥 즐거웠다.


검둥이가 순덕을 툭툭 건드리며 장난을 시작했다.


순덕이 고개를 들어 검둥이를 보더니 인희에게 말했다.


- 맞다. 검둥이 이놈 상 안줬지?


그랬다.


순덕도, 인희도 인한이 다치고, 이선미가 살해되면서 신경이 온통 그쪽으로 쏠리는 바람에 검둥이를 챙기지 못했던 것이다.


인희가 얼른 일어나 검둥이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을 꺼냈다.


다른 때에는 1개를 주더니 이번엔 2개를 준다.


순덕이 헛웃음을 웃었다.


- 아니, 뭔 상이 달랑 간식 두 개여?


인희가 모르는 소리 마시라는 표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건 할머니가 모르시는 말씀이고요. 개한테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아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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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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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91화. 나 여친 있어. +6 21.06.29 191 7 7쪽
90 90화. 이선미 살인 사건(8) +10 21.06.28 192 8 7쪽
89 89화. 이선미 살인 사건(7) +9 21.06.25 203 9 7쪽
» 88화. 이선미 살인 사건(6) +4 21.06.24 187 7 7쪽
87 87화. 이선미 살인 사건(5) +6 21.06.23 197 8 7쪽
86 86화. 이선미 살인 사건(4) +6 21.06.22 193 8 7쪽
85 85화. 이선미 살인 사건(3) +9 21.06.21 182 8 8쪽
84 84화. 이선미 살인 사건(2) +6 21.06.21 180 7 8쪽
83 83화. 이선미 살인 사건(1) +4 21.06.20 185 7 7쪽
82 82화. 고양이 테러 사건(8) +2 21.06.20 184 6 7쪽
81 81화. 고양이 테러 사건(7) +4 21.06.19 194 6 7쪽
80 80화. 고양이 테러 사건(6) +6 21.06.19 192 7 7쪽
79 79화. 고양이 테러 사건(5) +6 21.06.18 181 7 8쪽
78 78화. 고양이 테러 사건(4) +7 21.06.18 184 7 7쪽
77 77화. 고양이 테러 사건(3) +11 21.06.17 188 10 7쪽
76 76화, 고양이 테러 사건(2) +9 21.06.17 189 6 7쪽
75 75화. 고양이 테러 사건(1) +9 21.06.16 196 9 7쪽
74 74화. 거대한 그림자(3) +7 21.06.16 186 7 7쪽
73 73화. 거대한 그림자(2) +8 21.06.15 208 9 7쪽
72 72화. 거대한 그림자(1) +7 21.06.15 202 9 7쪽
71 71화. 인한 운전면허 따다 +8 21.06.14 213 9 7쪽
70 70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4) +6 21.06.14 193 8 7쪽
69 69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3) +8 21.06.13 189 8 7쪽
68 68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2) +2 21.06.13 190 7 7쪽
67 67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1) +6 21.06.12 207 6 7쪽
66 66화. 개도둑 사건(5) +5 21.06.12 199 9 7쪽
65 65화. 개도둑 사건(4) +11 21.06.11 201 11 7쪽
64 64화. 개도둑 사건(3) +7 21.06.11 196 9 7쪽
63 63화. 개도둑 사건(2) +10 21.06.10 198 10 7쪽
62 62화. 개도둑 사건(1) +4 21.06.10 231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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