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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안 님의 서재입니다.

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27,108
추천수 :
994
글자수 :
378,592

작성
21.06.19 06:00
조회
191
추천
7
글자
7쪽

80화. 고양이 테러 사건(6)

DUMMY

“아···.”


인희가 벙찐 표정으로 비로소 건물을 자세히 보았다.


건물들은 낡아서 창유리가 없는 곳도 있었다.


그리고 건물들 사이에 자동차도 전혀 없었다.


인희는 이제야 주변에 사람이 없었던 이유가 이해되었다.


이곳은 길냥이만 있고, 사는 사람이 없으니 인적이 없는 것이 당연했다.


그런 곳에 수영은 혼자 길냥이 밥을 주러 온 것이다.


순간 소름이 쫙 끼쳤다.


인한과 순덕이 오지 않았으면 수영과 자신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된 탓이었다.


인희가 몸서리를 치며 제 팔뚝을 손으로 문질렀다.


인희의 행동을 지켜보던 인한이 황당한 얼굴로 인희에게 물었다.


“너 이런 곳으로 고양이 물 챙기겠다고 온 거였어?”


인희가 인한의 말을 못 들은 체 하며 박 경사 얼굴을 마주보고 물었다.


“그럼···, 여기 CCTV도 없었던 거예요?”


“그럴걸? 지켜야 할 것이 없잖아?”


“길냥이들이 있잖아요. 그리고 길냥이 밥 주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 사람들이 아까 같은 일을 당하면 어떻게 해요?”


박 경사도 할 말이 없는지 어깨만 으쓱했다.


“그런데 말이야, 아까 그 남자 팔은 왜 그렇게 된 거야? 짐승에게 물린 자국이 있던데, 아무리 둘러봐도 짐승은 안 보여서 말이야. 아, 저 꺼먼 강아지는 빼고.”


“그 남자가 밀쳐서 제가 쓰러졌을 때 머리를 부딪혔는지···, 그 순간 정신이 반쯤 몽롱했었거든요. 잠깐 정신을 잃었던 것도 같고···. 그때 어디서 늑대 같은 소리가 났어요. 제가 정신을 제대로 차리고 쳐다봤을 때는 그 남자도 이미 쓰러져 있었고요.”


박 경사는 잠시 인희를 바라보더니 차분한 저음으로 입을 열었다.


“아까는 ‘가방으로 그 남자를 쳤더니 저를 밀치고 칼을 꺼냈다’고 했는데, 아닌가?”


“그··· 가방으로 내리친 건 맞고요. 저를 밀친 것도 맞아요···. 음··· 칼을 꺼내는 것도 분명 봤는데 그 다음은 기억이 없네요.. 헤헤.”


어색한 웃음으로 마무리하며 시선을 돌리는 인희였다.


“그럼 오빠는?”


질문을 받은 인한을 인희가 매섭게 쳐다보며 눈치를 주었다.


순덕과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지 말라는 무언의 언질을 못 알아들을 일이 없었다.


인한이 저를 쳐다보는 박 경사를 보고 갑자기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저, 저는 그냥 여, 여기 왔을 때 음···, 셋이 다 쓰러져 있어서···. 음, 인희부터 일으켜 세우고, 또··· 수영이란 친구 안아다 눕히고 신고한 거 밖에 없어요.”


“다른 것은 본 것이 없다? 예를 들면 큰 개라든가, 큰 늑대 닮은 개라든가, 호랑이 닮은 개라든가, 응?”


“어, 없죠.”


“그래? 흠···.”


인한과 인희 주변을 둘러보던 박 경사가 물었다.


“늘 같이 있던 할머니는?”


“아···, 할머니요? 집에 계시··· 있죠. 지금 시간이면 집 지키고 있죠.”


“···그래? 그런데 왜···.”


박 경사가 검둥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려 하자 눈치 빠른 인희가 재빨리 말을 돌렸다.


“박 경사님, 아까 그 남자, 얼마 전 산에다 고양이 죽여서 버린 사람 아닐까요?”


“응?”


“저희 사는 집 뒷산에서 연달아 며칠째 고양이 시체가 나왔대요. 잔인하게 죽였대요.”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있던 인한이 재빨리 제 스마트폰을 꺼내어 사진을 찾았다.


인한이 사진을 박 경사에게 내밀었다.


“이거 보세요. 이게 짐승이 죽인 모양은 아니잖아요? 두 마리 시체 다 제가 찾아서 신고했어요.”


인희는 제게 안 보여주던 사진을 인한이 박 경사에게 보여주자 저도 궁금한 마음에 고개를 들이밀고 들여다보았다.


“우엑!”


인희가 잔인하게 훼손된 고양이 사진에 그만 구역질을 했다.


인한이 미안한 마음에 인희 옆에서 살짝 등을 두들겼다.


“그걸 뭘 또 머리를 들이밀고 보냐···. 이럴까봐 일부러 안 보여준 건데.”


인한이 등 두들겨 준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울렁거림이 다소 진정된 인희가 또다시 말을 이었다.


“어윽···, 병원 실려 간 제 친구가 없어진 길냥이가 몇 마리 있다고 했어요. 여기 길냥이들도 다 이름이 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안 보이는 애들이 있다고 걱정했거든요.”


“뭐, 다른 곳으로 갔을 수도 있잖아?”


“길냥이도 자기 영역이 있어요. 더구나 일정하게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이유 없이 떠나요? 에이, 그건 아니죠.”


“······.”


“그 남자가 나타났을 때 주변에 길냥이가 한 마리도 없었어요. 여긴 늘 떼거리로 길냥이들이 모여들거든요. 밥 주는 시간과 사람을 아니까요. 그런데 어떻게 한 마리도 없어요?”


주변을 둘러보던 박 경사가 한 곳을 가리켰다.


“저기 보이는데? 어? 저기도 나오네.”


“아까는 한 마리도 없었어요. 얘네도 알고 피한 거 아닐까요? 한번 조사해봐 주세요.”


박 경사는 고개만 끄덕였다.


인희가 박 경사의 반응을 보고 말을 이었다.


“오빠가 찍은 사진 보내드려요? 수사에 도움이 되실 수도 있잖아요. 아까 그 나쁜···끼에게 물어보실 수 있잖아요.”


결국 박 경사는 인한에게서 사진을 문자로 받았다.


“할머니 스마트폰은 언제 돌려주시는 거예요?”


“아, 그렇지? 돌려준다는 걸 깜박했네. 오늘 어때?”


“내일 주세요. 아, 식당으로 갖다 주세요.”


“저녁때 집으로 가는 건?”


“병원에 간 친구한테도 가야하고, 제 상처도 치료해야하고, 머리에 이상 없는지 진료도 받아야 하고, 학교도 가야하고, 병원에 입원하신 할머니한테도 가야하고, 아, 저도 바빠요.”


인희가 쓸려서 다친 팔뚝을 보여주며 말하자 박 경사가 마지못해 수긍했다.


“흠···, 머리가···, 알았어, 그럼. 내일 보자.”


정말 머리를 부딪힌 것이 맞느냐고 물으려던 박 경사가 그만두었다.


어차피 김성규의 상처는 사람이 문 것이 아니다.


커다란 이빨자국은 육안으로 보아도 할머니라고 부르는 개 정도가 낼 수 있는 상처도 아니었다.


자꾸 물어봤자 모른다는데 지금은 괜한 헛수고일 것이 뻔해서 박 경사는 조 경장과 병원으로 향했다.


***


인희는 결국 담임교사에게 전화를 하고 수영이 실려 간 병원으로 향하던 인희가 인한에게 말했다.


“오빠, 안되겠어. 먼저 집으로 가.”


“할머니 때문에?”


“응.”


인한이 차를 돌려 집에 도착하자 인희가 급하게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 뒤를 조용히 있던 검둥이가 인한보다 먼저 따라 들어갔다.


“할머니!”


- 잉, 화장실에 있어.


인희가 거실을 거쳐 화장실에 들어갔을 때 순덕은 그 안에 있었다.


문제는 수도를 틀지 못하니 산에서 뛰어온 그대로였다.


그 때문에 거실 바닥도 흙이 여기저기 떨어져 있었다.


수도 앞에 앉아 있던 순덕이 힘없이 말했다.


- 이 개 발로는 수도도 열 수가 없구먼. 쩝.


그 모습이 처량한 것이 우스워서 순간 인희가 제 팔 아픈 것도 잊고 웃고 말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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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29 달빛너머
    작성일
    21.06.19 12:44
    No. 1

    작가님 오늘도 연참하셨네요..
    잘 보고 있어요 추천^^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명안
    작성일
    21.06.19 22:46
    No. 2

    달빛너머 작가님^^ 감사합니다. 지금 작가님 글을 읽고 왔습니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순간인데.. 그래도 건강이 우선입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리드완
    작성일
    21.06.19 13:35
    No. 3

    잘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명안
    작성일
    21.06.19 22:54
    No. 4

    리드완 작가님^^ 저도 잘 읽고 있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꾸벅.. 그런데... 흥민이 여인의 한을 사는 것은 아니지요?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5 야근의신
    작성일
    21.06.19 17:12
    No. 5

    좌우로 밀거나 들어서 사용하는 수전으로 교체가 시급합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명안
    작성일
    21.06.19 22:55
    No. 6

    ㅎㅎㅎㅎㅎㅎㅎ 야근의신 작가님은 늘 저를 웃게 해주시네요. ^^ 푸흐흐흐흐흐 말씀 보고 나니 저도 고민이 됩니다.^^ 편안한 주말 되십시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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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6화. 이선미 살인 사건(4) +6 21.06.22 193 8 7쪽
85 85화. 이선미 살인 사건(3) +9 21.06.21 182 8 8쪽
84 84화. 이선미 살인 사건(2) +6 21.06.21 180 7 8쪽
83 83화. 이선미 살인 사건(1) +4 21.06.20 185 7 7쪽
82 82화. 고양이 테러 사건(8) +2 21.06.20 184 6 7쪽
81 81화. 고양이 테러 사건(7) +4 21.06.19 194 6 7쪽
» 80화. 고양이 테러 사건(6) +6 21.06.19 192 7 7쪽
79 79화. 고양이 테러 사건(5) +6 21.06.18 181 7 8쪽
78 78화. 고양이 테러 사건(4) +7 21.06.18 184 7 7쪽
77 77화. 고양이 테러 사건(3) +11 21.06.17 188 10 7쪽
76 76화, 고양이 테러 사건(2) +9 21.06.17 189 6 7쪽
75 75화. 고양이 테러 사건(1) +9 21.06.16 196 9 7쪽
74 74화. 거대한 그림자(3) +7 21.06.16 186 7 7쪽
73 73화. 거대한 그림자(2) +8 21.06.15 208 9 7쪽
72 72화. 거대한 그림자(1) +7 21.06.15 202 9 7쪽
71 71화. 인한 운전면허 따다 +8 21.06.14 213 9 7쪽
70 70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4) +6 21.06.14 193 8 7쪽
69 69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3) +8 21.06.13 189 8 7쪽
68 68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2) +2 21.06.13 190 7 7쪽
67 67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1) +6 21.06.12 207 6 7쪽
66 66화. 개도둑 사건(5) +5 21.06.12 199 9 7쪽
65 65화. 개도둑 사건(4) +11 21.06.11 201 11 7쪽
64 64화. 개도둑 사건(3) +7 21.06.11 196 9 7쪽
63 63화. 개도둑 사건(2) +10 21.06.10 198 10 7쪽
62 62화. 개도둑 사건(1) +4 21.06.10 231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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