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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그마의 서재

소녀 남편을 키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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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나린
작품등록일 :
2016.06.03 11:34
최근연재일 :
2016.11.14 15:45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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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9
추천수 :
181
글자수 :
161,891

작성
16.07.15 23:30
조회
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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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4쪽

10

DUMMY

막연히 ‘어머니를 내가 죽인 걸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을 때와 달랐다. 후작이 밝힌 과거의 이야기는 아델린이 판단하기에도 자신을 싫어할만 했다. 버리지 않은 게 용했다. 그래서 아델린은 오히려 갈피를 못 잡았다. 딸로서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고 여겼는데, 아닌 걸 알게 되니 세워놓은 계획과는 별개로 혼란스러웠다. 젖혀진 고개가 아플 때까지 주저앉아 있던 그녀는 어느새 감았던 눈을 떴다. 그리고 양 뺨을 손으로 쳤다.


찰싹!


“아야.......”


방 안에 소리가 울려 퍼질 정도로 세게 맞았다. 아파서 절로 울상이 지어졌다. 그래도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한없이 가라앉고 있을 때가 아니다. 딘을 만날 날까지 8개월도 남지 않았다. 그 기간 안에 무슨 일이 있었든지 아버지에 인정을 받아야 한다. 계획에 지장이 생겼다고 해서 목적이 변하는 건 아니었다. 여느 딸처럼 굴긴 글렀으니 위험부담이 크긴 해도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된다. 그러니.......


“응......?”


아델린은 머리를 굴리다 말고 의아한 소리를 냈다. 뺨에서 손을 떼어내려던 순간이었다.


“으아....... 이거 뭐야?”


끈적거린다. 피부가 같이 딸려나가는 것 같은 불쾌한 느낌에 아델린이 눈살을 찌푸렸다. 손을 들어보니 초콜릿과 설탕, 크림이 범벅된 왼손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어딘가에서 달달한 냄새가 난다고 했더니 이것 때문이었나 보다.


‘이게 대체....... 아! 밀푀유구나. 식당에서부터 묻어있던 건가?’


아마 나올 때 묻힌 것 같다. 일어설 때 뭔가 소리가 났는데 그게 접시를 쳐서 난 거였던가. 그나마 오른손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지나오는 길의 문손잡이마다 칠을 해놓을 뻔했다.


‘아니지. 차라리 그랬다면 빨리 눈치 챘을 텐데.’


거울을 보지 않아도 자기 모습이 엉망일 거라 짐작할 수 있었다. 아마 묶었던 머리는 반쯤 풀어졌을 거고 왼쪽 볼엔 흙 가지고 장난친 아이처럼 얼룩이 묻어있을 거다. 거기에는 산발이 된 머리카락 몇 개가 묻어 한층 더 더러워 보이겠지.

가까스로 오른손으로 바닥을 짚고 일어선 아델린은 침대 옆의 줄을 당겼다. 한나를 불러 씻기 위함이었다. 세수처럼 간단한 일도 물을 길어 와야 하니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물어볼 것도 있고.

걱정스런 기색으로 들어온 한나는 아델린의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


“아가씨! 꼴이, 아니 얼굴이 그게 뭐에요?”


하마터면 무례한 언사를 내뱉을 뻔 한 그녀는 말을 얼른 바꿨다. 그것도 그리 정중하진 않았지만.


“식당에서 실수로 묻힌 것 같아. 씻을 준비를 해 줘.”

“이런....... 머리카락에도 묻었네요. 세수로는 안 되겠네요. 머리까지 감으셔야겠어요.”


욕실은 사적인 공간이니만큼 침실과 문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다. 하지만 욕조에 물을 받기 위해 하인들이 영애의 침실에 들락날락 할 순 없는 법. 일을 쉽게 하기 위해 욕실에는 바깥 복도와 연결된 문이 하나 더 있었다. 한나가 하녀들을 불러 지시하고는 침실로 돌아왔다.


“.......왜 그렇게 보세요?”


괜찮으냐고 물으려던 한나가 아델린을 의아하게 쳐다봤다. 눈을 가늘게 뜨고 얼굴을 훑어보던 아델린은 닫힌 욕실 문으로 힐끗 시선을 던지고 그녀에게 여상스럽게 되물었다.


“한나, 네가 내 친모를 만난 게 언제라고 했었어?”


역시 주인님과 마님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셨나 보다. 그래도 생각보다 아델린이 의연한 듯 해서 한나는 마음을 놓았다. 실제 그녀의 속이 어떤지 모른 채.


“그야 미엘라 마님께서 주인님과 결혼하시기 조금 전이었죠. 그때 두 분께선 연애 중이셨어요.”

“넌 처음부터 어머니의 시녀로 왔다고 했지?”

“네. 미엘라 마님께서 제게 제안하셨어요. 곧 결혼을 할 텐데 가문과 의절당한 상태라서 아무도 데려갈 수가 없다면서, 숙식제공 할 테니 따라오라고 하셨지요. 허드렛일 하는 하녀도 아니고 시녀로 갈 수 있는 좋은 기회니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었겠어요?”


그래도 귀족이라기엔 지나치게 자유분방해 보여서 의심은 했었다는 한나의 말을 들으며 아델린은 의문을 품었다. 그러고 보니 외가에 대해선 들어본 적이 없었다.


‘의절했기 때문일까?’


귀족가에서 의절당하면 귀족이라는 신분은 남지만 일절 가문의 이름을 쓰지 못 한다. 여자가 시집오면 남편의 성을 따르기에 미엘라 브노아라는 이름을 당연하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의절 당한 시점부터 그녀는 처녀적 성을 못 쓴 거였다.

이제껏 궁금해 하지 않은 게 기이했다. 한나가 외갓집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는데도 왜 한 번도 물어보지 않았을까? 가끔 다도를 가르치러 오는 필리아의 어머니가 수업이 끝나고 나가다가 다리안과 마주치는 경우가 있었다. 아델린은 그럴 때마다 참 보기 좋은 조손지간이라며 부러워했었다. 그런데 그때조차 외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어렴풋이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미엘라에게 사정이 있어 절연 당했을 거라는 걸.


“어머니의 가문에 대해 혹시 들은 거 있어?”

“아니요. 마님의 장례식장에도 아가씨의 외가에선 아무도 오지 않았어요.”


외가에 연락이 가긴 갔을까? 어쩌면 연락조차 안 했을지도 모른다, 원리원칙을 지키는 후작이라면.


‘이것도 나중에 물어봐야겠네.’


가신들은 입막음 당했을 테고, 외가에 대해 말해줄 사람은 후작뿐이었다. 그러니 어떻게든 후작에게 다가가야 한다. 아델린은 그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질문을 던지려했다. 한나가 다른 말을 덧붙이지만 않았어도 그랬을 거다.


“아! 그래도 마님의 오라버니께서 오시긴 했어요. 한참 뒤에요.”

“오라버니?”

“네. 가문에 알리지 않고 몰래 오셨다며 조용히 마님의 묘지에 참배하시고는 주인님과 만남을 가지셨어요. 그때 아가씨도 보셨어요.”

“나를? 기억 안 나는데.”

“호호, 당연히 기억 안 나시죠, 돌도 안 지나셨을 땐데. 제가 그분 품에 아가씨를 안겨드렸었죠. 그런데.......”


한나는 미간을 찌푸리고 기억을 되짚었다.


“음, 그 뒤로 기억이 잘 안 나네요. 그분 품에 안기자 아가씨께서 울었고, 전 정신없이 아가씨를 달래며 나온 것 같네요.”


전생에는 들어본 적 없는 얘기였다.


“외숙부....... 는 어떻게 생긴 분이셨어?”

“네? 음. 저도 자세히는 못 봐서....... 언뜻 본 바로는 지적으로 생기셨어요. 아, 아가씨의 눈과 닮은 짙은 초록색 눈을 가지셨던 걸로 기억해요. 그때 아가씨가 외탁을 많이 하셨다고 생각했었거든요.”


한나의 말을 경청하던 아델린이 순간 멈칫했다.


‘이 자다.’


본능적인 감이었다. 후작의 이야기 속에 등장한 인물이 이 외숙부라는 사람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어쩌면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열쇠도 이 자에게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 또한 후작과의 일이 먼저 처리되어야 그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델린은 선제되어야 할 것들을 정리하고는 외숙부에 대해 물어보는 걸 잊지 않기 위해 한나의 말을 뇌리에 새겼다. 그러고는 한나에게 원래 물으려던 질문을 했다.


“한나, 하나만 더 물어볼게.”

“하문하세요.”

“나를 임신하셨을 때 어머니는 어때 보였어?”


질문을 던지고 아델린은 초조해하는 자신을 느꼈다. 사실 대답이 어떻든 자신의 계획과는 상관없었다. 그저....... 기분 문제였다. 아니, 미엘라를 향한 신뢰문제이니 그보다 더 근본적인 것일 수도 있다.

어쩐지 긴장되어 보이는 아델린을 보며 한나가 안타까운 눈빛을 감췄다. 겪어보지 못 했으니 그 분의 모성애를 의심하는 것이리라. 조금만 더 사셨더라면....... 서로의 모습을 본 적 없는 모녀가 가여워서 한나는 일부러 밝게 대답했다.


“그야 행복해 하셨지요.”

“정말? 계속? 쭉?”

“그럼요. 결혼 후 얼마 안 되어 임신 사실을 아셨을 때부터 미소가 떠나질 않으셨어요. 그 흔한 입덧도 안 하셨고요, 가리시는 것도 없으셨어요. 배가 많이 불러와서 거동이 불편해 지시고, 가끔가다 아가씨께서 발로 갈비뼈를 차실 때면 아프실 텐데도 무척 기꺼워 하셨어요. 아가씨께서 그만큼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하시면서요. 임신기간 내내 힘든 기색 한 번 내비치신 적 없으셨어요. 배를 만지시며 아가씨께 조곤조곤 얘기하실 때 어찌나 평화로워 보였던지....... 정말 보는 사람도 뭉클해질 정도로 사랑스러운 눈길이었어요.”


눈가에 맺힌 이슬을 닦아내며 한나가 푸근하게 웃었다. 아델린도 이에 맞춰서 환하게 웃었다.


‘어머니는 사실을 모르고 계셨어.’


아셨다면 그 불안을 가장 가까이에 있던 한나가 눈치 채지 못 했을 리가 없다.


‘죄송해요, 어머니.’


아델린은 속으로 미엘라에게 사죄했다. 애꿎은....... 이라고는 할 수 없을지 모르겠지만, 장본인도 모르는 걸로 원망했다. 미엘라가 살아있었다면 무척 억울해 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다 이해한다며 감싸줬을까? 지금에 와서야 아델린은 알 수 없는 반응이었다.

어쨌든 수많은 의문 중 한 가지는 풀린 셈이었다. 미엘라는 후작에게 감춘 것이 없었다. 말하지 않은 것은 있었을지언정. 이걸로 아델린은 가정했던 상황보다는 당당하게 후작 앞에 설 수 있게 되었다. 적어도 후작을 일부러 기만한 죄인의 딸은 아니니까.

머릿속이 여전히 복잡하긴 했다. 그러나 저녁 내내 어깨를 짓누르던 짐 하나가 덜어진 것 같아서 아델린은 비로소 미소 지었다.


-----


욕조에 물이 차고 온도가 알맞게 맞춰지자 한나가 아델린의 목욕시중을 들었다. 뿌연 김으로 찬 욕실에서 아델린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따뜻한 물이 몸을 감싸니 안온한 느낌이 들었다. 긴장이 풀리며 잠이 쏟아지려고 해서 아델린은 정신을 차리기 위해 고개를 흔들었다.


“아가씨 가만히 계세요.”

“아, 미안.”


한나의 음성이 욕실에 웅웅 울렸다. 욕조에 누워 있는 아델린의 머리를 한나가 감기던 중이었다. 하마터면 귀한 머리카락을 뽑을 뻔 한 한나가 아델린을 향해 질책하고는 조심스럽게 머리칼을 손으로 빗었다.


“이제 기분이 풀리셨어요?”

“아, 괜찮아.”

“다행이네요. 아까 아가씨 얼굴이 너무 안 좋아보였었거든요.”


한나가 제대로 봤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델린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으니까.


“한나 덕분에 다 풀렸어.”

“정말요? 감사한 말씀이네요. 호호.”


신경을 이완시켜주는 오일이 들어간 욕조물을 두 손에 퍼서 아델린은 얼굴에 끼얹었다. 피부에도 좋다더니 얼굴이 보들보들해지는 느낌이었다. 나른한 목소리로 아델린은 뒤에 있는 한나에게 말을 걸었다.


“요즘 고향에서 온 소식 있어?”

“제 고향에서요? 네, 없어요. 잠시만요.”


충분히 물에 적신 아델린의 탐스러운 금발을 놓고 한나는 두 손에 에센셜 오일 샴푸를 비벼 거품을 냈다. 그리고 정성스럽게 머리칼에 바르고 두피 마사지를 했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궁금한 게 많으실까, 우리 아가씨께서.”

“으음.......”


아델린은 한나의 손길을 기분 좋게 음미했다. 코끝으로 사랑스럽고 달콤한 프리지아 향이 맡아졌다. 봄꽃인 노란 프리지아는 그녀의 금발과 잘 어울리는 꽃이었다. 그래서 아주 어릴 때부터 프리지아 향이 담긴 제품을 써왔고 이젠 자연스럽게 향이 몸에 배여 있었다. 오히려 그 때문에 아델린은 목욕하거나 향수를 쓰는 경우에만 향기를 맡았다.


촤아악-


미지근한 물로 머리를 행구고 한나가 수건으로 부드럽게 머리를 닦았다.


“편지는 분명 보냈지?”

“네, 그럼요. 누구 분부이신데요. 바로 보냈죠.”

“내가 당부한 대로 쓴 거 맞아?”

“가려움증, 재채기, 콧물, 두통, 오한 등의 증세를 가진 이가 있으면 일단 격리하고 소식을 보내 달라. 설마 길지도 않은 이 말을 제가 잊어버렸을까 봐요.”


‘저 그렇게 늙지 않았어요.’라며 한나가 웃었다. 말을 하면서도 한나는 착실히 아델린의 몸을 닦고 오일을 발랐다.


“그런데 이건 감기 증세와 같은 것 같은데요. 고작 감기 걸렸다고 격리시키는 건 과민반응 아닐까요?”


아가씨께서는 주인님이 돌아오시기 며칠 전, 갑자기 자신의 가족 소식을 물으시더니 저렇게 지시하셨다. 시중인에 불과한 (자신은 무엄하게도 아델을 딸처럼 여긴다지만) 자신의 가족까지 챙겨주는 아델린에게 감동한 한나는 그 날로 브노아 후작가 소속 상인에게 소식을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상인들은 상행을 하며 소식을 전하는 역할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누구나 한 번씩은 다 앓는 감기에 예민하게 구는 아델린이 이상했다. 애초에 자신의 고향 일에 아가씨께서 관심을 가지시는 것부터가 의아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야.”

“그야 전염도 되고 죽기도 하는 게 감기라지만.......”


잠옷을 입으며 아델린이 신중하게 일렀다.


“아무튼 언제든 소식이 오면 꼭 나에게 가장 먼저 알려줘야 해.”

“네, 알겠어요. 염려 마세요.”


그래야 후작과 거래할 패가 생긴다. 사람의 목숨 여럿 걸린 것을 패처럼 생각하는데도 아델린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자신의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그들을 다 챙겨야 할 의무도, 여유도 없었다. 여리고 사랑스러운 외모와 다르게 냉정하고 잔인한 생각을 하며 아델린은 침대에 누웠다. 그래도 전생에 자기 자신도 못 챙겼던 거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었다. 내일 저녁에도 후작과 기싸움을 해야 하니 푹 자둬야 한다. 한나가 이불을 덮어주고 휘장을 치자마자 아델린은 골아 떨어졌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아델린의 손에 한 장의 편지가 들렸다. 한나의 고향에서 온 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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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 +2 16.09.27 719 5 12쪽
20 19 +6 16.09.24 281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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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 +2 16.09.19 530 6 13쪽
17 16 +2 16.09.17 333 4 14쪽
16 15 +4 16.08.11 569 5 18쪽
15 14 +4 16.07.27 601 4 15쪽
14 13 소녀 만남을 준비하다 +2 16.07.23 643 5 16쪽
13 12 +2 16.07.18 506 5 13쪽
12 11 +2 16.07.16 561 8 14쪽
» 10 +8 16.07.15 702 5 14쪽
10 9 +2 16.07.13 608 6 13쪽
9 8 +2 16.06.28 777 7 16쪽
8 7 소녀 후작과 마주하다 +2 16.06.18 619 7 12쪽
7 6 +4 16.06.16 513 8 15쪽
6 5 16.06.13 671 12 11쪽
5 4 +4 16.06.09 701 11 11쪽
4 3 +4 16.06.07 719 12 15쪽
3 2 +2 16.06.06 848 13 15쪽
2 1 아이 소녀가 되다 +6 16.06.04 1,117 13 13쪽
1 프롤로그 +15 16.06.03 1,262 2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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