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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그마의 서재

소녀 남편을 키우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판타지

아라나린
작품등록일 :
2016.06.03 11:34
최근연재일 :
2016.11.14 15:45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6,058
추천수 :
181
글자수 :
161,891

작성
16.06.28 02:51
조회
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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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6쪽

8

DUMMY

만찬은 제3식당에서 이루어졌다. 30명이 넘게 초대할 수 있는 제1식당과 10명 안팎의 지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제2식당과 달리 제3식당은 대대로 인원수가 적은 후작의 가족들을 위해 지어진 곳이었다. 자연히 다른 식당과 비교해서 제3식당은 크기가 작았으며 또한 여러 면에서 차별성을 두고 있었다. 그곳은 접근이 용이한 1층이 아니라 2층에 위치해 있었고, 음식이 식기 전에 내올 수 있도록 부엌이 자리한 부속건물과 붙어있었다. 사적인 얘기가 오가는 특성상 후작가를 섬겨온 가신가문의 시종들만 출입할 수 있었으며 방음에도 특별히 신경 쓴 곳이었다. 그리고 과시용으로 만든 식당이 아니어서 비교적 가구나 장식이 소박한 편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하질은 아니었다. 오히려 자주 사용하는 만큼, 그리고 화려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가풍에 맞춰서 모든 게 눈에 확 띄지는 않아도 고급품들로만 채워져 있었다. 엄청난 부자였던 호긴 백작가의 안주인으로서 고가품만 접했던 아델린조차 혀를 내두를 만큼. 단지 금색 광채가 없다 뿐이지 각기 다른 모양이 새겨진 식기는 하나만 팔아도 한 가정이 일 년은 충분히 먹고 살 정도로 비싼 것이었다.


“아버지, 오늘 어떤 일이 있었냐면요.......”

“그랬느냐?”

“그렇다니까요. 그랬더니 필리버 선생님이 저에게.......”

“하하!”

“호호호.”


대화는 무난하게, 그러나 아델린과는 무관하게 이어져나갔다. 아직 디저트가 나오지 않은 시점이었다. 고용인들이 조용한 손놀림으로 식기를 새 것으로 교체하고 스푼과 포크를 세팅하는 사이 아델린은 남몰래 한숨을 쉬었다. 가면처럼 미소 지은 채 저 3인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심신이 고달픈 일이었다. 그 탓에 고개가 잠시 쳐졌다. 앞에 놓인 식기에 새겨진 문양이 눈에 들어왔다. 흐드러지게 핀 다섯 장의 꽃잎들. 아델린이 백작가에 시집가서도 계속 써오던 자신의 문양이었다.


‘내가 막아야지. 이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건 고까워도 어떻게 하겠어?’


몇 번에 걸친 사고에 후작가는 재정난을 겪었고 그것이 호긴 백작가와 사돈을 맺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그러니 이번 생에서는 최대한 재정난을 막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신임을 얻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참 요원하다.


‘말을 걸 틈이라도 있어야 공략을 하든지 말든지 하지!’


벌써 후작이 영지에 온지 일주일이 지났다. 매일 저녁 만찬은 가족이 함께 해야 한다는 억지스러운 가법에 따라 후작과 아델린은 계속 마주쳤지만 후작은 숫제 철옹성이었다. 아예 접근할 루트도 없는 절벽 위의 성 같이 다가갈 틈을 내주지 않았다.


“아델, 오늘도 리안과 만났었다지? 뭐했니?”

“아, 네. 리안이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해서 관련서적 찾아보러 서재에 갔었어요.”

“신기하게도 공부하는 건 싫은데 누님과 같이 하면 재밌어요! 정말 좋아요!”

“어머, 언제는 이 어미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제일 좋다더니. 이제 난 뒷전인 것 같아 슬프단다.”

“어머니야말로 저 빼놓고 누님과 만나실 때 있으시잖아요.”

“그건 네 수업이 많아서 그런 거지. 그러고 보니 어째 나만 빼고 다들 바쁘구나.”

“그러네요. 영지일 때문에 아버지도 무척 바쁘시겠어요. 피곤하지 않으세요?”

“.......”

“이이도 참, 대답 하는 게 뭐가 그리 어렵다고.......”


필리아와 다리안은 어떻게 해서든 아델린을 대화에 끌어들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아델린이 대화에 끼어들라치면 후작은 입을 다물고 침묵했다. 불편한 분위기에 아델린이 쓰게 웃었다. 매일 이러니 필리아와 다리안에게 미안해질 지경이었다.


“아, 아델. 혹시 리안과 노는 게 힘들다면 언제든지 말하렴. 내가 귀찮게 하지 말라고 타이를게.”

“어? 전 누님 괴롭히지 않았어요!”

“네 수업은 앉아서 들으면 되지만 누나는 그게 아니잖니. 체력적으로 힘들 거야.”

“그래요?”

“괜찮아요, 어머니. 리안과 시간 보내는 거 저도 좋아해요. 리안이 착해서 절 많이 배려해주거든요.”

“들으셨어요, 여보? 저밖에 모르던 리안이 배려를 한 대요, 세상에.”

“......그래.”

“.......”


필리아가 말을 거니 가만히 있을 순 없었는지 그래도 후작이 대답을 했다. 비록 너무 단답형이라서 분위기가 순식간에 싸해졌지만 말이다. 다행히 하얀 바탕에 초콜릿으로 나뭇잎을 그려놓은 밀푀유('1000장의 나뭇잎'. 커스터드 크림과 파이 껍질을 층으로 포갠 페이스트리)가 디저트로 나오면서 공기가 조금 풀어졌다. 아델린은 후작이 여러 번 밀푀유를 먹는 걸 보고 입을 열었다.


“아버지, 맛이 어떠세요?”

“.......”

“그거 제가 만든 거거든요.”

“......입맛만 버렸다.”


모처럼 후작이 대꾸해줬지만 아델린은 기분이 팍 상했다. 신부수업의 일환으로 배워 심혈을 기울여 만든 요리가 폄하 당한 것이었다.

신부수업의 모토는 남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배우는 거였다. 그래서 고용인들이 책임지는 요리나 차 끓이기 등 손이 상하지 않는 선에서 여염집 주부가 할 만한 일들이 수업에 들어가 있었다. 물론 그것 외에도 아카데미에 가기 전 기본적으로 마스터해야 하는 예법이나 수놓기 등 귀족 영애에게 꼭 필요한 것도 선생을 초빙해서 배웠다. 그리고 아델린은 각 분야의 스페셜리스트 귀부인들이 인정할 정도로 실력이 좋았다.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벌써 두 번째 같은 수업을 듣는 것이니. 그 중 요리는 전생에서부터 아버지의 마음에 들기 위해 특별히 공을 들인 분야였다.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을 연구하고 주방에 직접 들어가 요리한 것이다. 전생과 입맛은 바뀌지 않았는지 아델린이 덧붙이기 전까지만 해도 후작은 분명 맛을 음미하느라 눈을 지그시 감았었다.


“......제가 더 정진해서 언젠가 아버지가 만족하실 수 있게 할게요.”


아델린은 잠시 숨을 고르고 나서야 간신히 미소 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계속 유지하긴 어려웠다.


“그럴 일 없을 테니 쓸데없는 짓 하지 마라.”


‘참자, 내가 참아야 해.’


어쩜 이리 재수 없는 말만 골라 하는지. 사람 말을 씹기 일 수에, 하는 말마다 가시가 돋쳐있었다. 아델린은 뭔가가 울컥 올라와서 티 내지 않기 위해 애썼다. 일주일동안 무시당한 자존심과 고까움이 아델린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진정하자. 딘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 쯤은 넘길 수 있어. 정말 별 거 아냐.’


그가 아델린을 위해 한 것에 비하면 진짜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델린은 참아야 하는 합당한 이유들을 머릿속으로 나열했다. 호긴 백작과 결혼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딘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후작을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훗날의 행복을 위해서 이 정도 수모쯤은 참을 수 있다. 그렇게 딘이라는 마법과도 같은 이름에 아델린이 겨우 진정되고 있을 때였다.


“아버지, 아델 누님께 너무하세요.”


생각지도 못했던 지원이었다. 아델린이 놀라 고개를 들자 다리안이 볼을 부풀린 채 후작을 원망스럽게 보고 있었다.


‘잘 했어, 리안!’


아델린이 다리안을 보며 기특해하고 있는 반면에 후작은 불쾌감에 미간을 찌푸렸다. 후작은 다리안을 혼내지 않고 아델린에게 싸늘한 눈길을 던졌다. 전부 다 그녀 탓인 냥.


“우린 가족이잖아요. 그런데 왜 누님에게 차갑게 대하세요?”

“리안.”


그런 후작에게 대드는 걸 저지하기 위해 필리아가 다리안을 불렀지만 그는 주먹을 꼭 쥐고 아버지를 노려보았다. 자신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아버지가 왜 누나에게는 다른 사람처럼 구는지 모르겠다.


“아델 누님이 만들 때 저도 옆에 있었어요. 제 것도, 어머니 것도 안 만들고 오직 아버지 것만 만들었단 말이에요. 시간도 엄청 걸리고 땀도 많이 흘렸어요. 누님이 얼마나 고생해서 만드셨는데,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안 돼요.”


‘아니, 비교적 쉽게 만든 건데.......’


원래 디저트 종류 중에서 밀푀유가 만들기 어려운 측에 속했다. 그래도 숙달된 실력이라서 고생하진 않았는데 어린 다리안의 눈엔 그렇게 보였던 모양이다.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후작 거 하나만 만든 탓도 있을 테고. 아델린은 어색하게 다리안의 시선을 피했다. 그 순간 후작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식당에 울렸다.


“네가 나를 가르치려 드는 것이냐.”

“......그런 거 아니에요. 아버지께서 누님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으시는 것 같아서.......”

“그러면 그런 식으로 말해도 된다고 생각하느냐?”

“.......죄송해요.”


노한 음성에 다리안이 고개를 숙이고 사죄했다. 처음 들어보는 질책에, 그리고 여전히 아델린을 바라보는 차디찬 눈길에 다리안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후작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가족이라 했더냐.”

“......네?”

“누가 가족이란 말이냐?”

“아버지?”


고집스러운 입매가 벌어지며 상상치 못한 반문이 나오자 다리안은 눈물을 그렁그렁 단 채로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필리아는 과격한 후작의 언행에 새파랗게 질려 후작을 만류했다.


“여보,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후작이 어떻게 아델린을 여기고 있던지 간에 직접적으로 언급한 건 처음이다. 그것도 본인 앞에서 상처가 될 게 뻔한 말을.


“잠시 만요, 어머니. 이건 저한테 하신 말씀이니 제가 질문할게요. 아버지 말씀은 제가 가족이 아니라는 뜻으로 들리는데, 제 해석이 맞나요?”


마침내 아델린이 참지 못하고 후작에게 따져 버렸다. 말을 꺼내고 난 다음에 필리아가 얘기하도록 놔둘까 싶었지만 더 이상 듣고봐줄 순 없었다. 자신의 일을 가족이지만 타인에게 맡기는 것도 성미에 안 맞았다. 아델린이 맞서 노려보자 후작의 눈이 이채를 띠었다.


“적어도 주제파악은 제대로 하고 있군.”


‘하! 주제 파악?’


어떤 주제? 아버지에게서 무시당하는 딸? 친모를 잡아먹고 태어난 아이라는 타이틀? 어떤 게 되었든 간에 아델린이 후작의 친딸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즉, 아델린은 가족의 일원으로서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그런데 그걸 그녀와 가족의 연결고리인 후작이 부정하고 있었다.

아델린은 떨리는 눈동자를 감추려고 눈을 감았다. 요 며칠 솔직히 후작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다. 필리아에게서 자신의 출생에 대해 듣고 나니 그의 심정을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였다면 어땠을까? 아내의 죽음의 원흉으로 보이는 딸이 있다면, 살갑게 대하기 힘들지 않을까? 사랑하던 아내를 죽인 게 자신의 씨라고 생각한다면 더 끔찍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참고 착한 딸을 연기하려고 했다. 그가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물보다 진한 피가 섞인 존재니까, 그녀가 살갑게 다가가면 조금이라도 풀리리라고 오판했었다.


‘아무리 그래도 아버지가 딸한테 이러면 안 되지.’


동정하고 공감하는 걸 넘어서, 사랑했다던 부인이 남긴 유일한 흔적이자 자신의 혈육을 이따위로 대하면 안 된다는 건 분명했다. 후작에 대한 애정이나 기대가 없는 것과는 별개로 후작의 태도가 아델린을 분개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억울하다는 듯이 따지면 어린아이의 반항밖에 되지 않는다. 아델린은 나이답지 않게 차분하게 웃었다.


“제가 주제파악 제대로 하고 있다고 인정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네요.”


냉정하게 가라앉는 후작의 검은 눈을 보며 아델린이 고운 입매를 비틀어 올렸다. 귀여운 얼굴에 냉소가 어리자 분위기가 한층 더 살벌했다.


“아버지 역할을 못하는 후작님보단 낫지 않나요?”


‘당신은 아버지라는 호칭도 아깝다.’라는 속뜻을 담은 공격이었다. 이 와중에서도 아델린은 정도를 벗어나지 않았다. 욕을 쓰지도, 상대방을 지칭할 때도 예의에 맞게 불러주었다.


“물론 제 주제란 게 친모를 잡아먹고 태어난.......”


필리아가 다시는 입에 담지 말라고 했던 표현을 아델린이 후작을 보며 한자 한자 곱씹었다.


“‘전 후작부인 미엘라를 잡아먹고 태어난 아이’라는 점은 조금 슬프지만요.”

“그 이름을 그런 식으로 입에 담지 마라.”


비꼼에도 별다른 반응 없던 후작이 짓씹듯 경고했다. 아델린의 예상대로 그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제 어머니에요.”

“네가 죽인 이이기도 하지.”

“여보!”


질세라 바로 이어진 후작의 지적에 필리아가 비명처럼 소리쳤다. 다툼에 익숙지 않은 다리안은 이미 히끅 거리며 울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아델린은 태연했다. 새삼스레 상처 입기엔 다분히 의도적으로 이름을 꺼낸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저더러 살인자라고 할 줄은 몰랐다.


“그래도 세상에 남긴 유일한 혈육인 건 맞죠. 이상하네요. 제가 듣기로는 제 친모를 사랑하셨다고 하던데 아닌 것 같으니.”

“뭐라?”

“그렇잖아요. 저를 대하는 거 보면 사랑하는 사람의 딸이 아니라 원수의 딸을 대하는 것 같잖아요.”

“.......”


‘어?’


아델린은 눈을 깜빡였다. 방금 굳건하던 후작의 시선이 흔들렸다. 갈피를 잡지 못 하는 사람처럼 혼란스러운 기색을 띠던 눈빛이 곧 검은 불길처럼 타올랐다. 격렬한 감정을 담은 눈빛이었다. 그가 잘못을 깨닫길 바라고 한 말이 그의 역린을 건드려 버린 것 같았다.


‘뭐야, 설마 진짜 사랑한 사이가 아닌 거야?’


“이제껏 사람들을 속여.......”

“조잘조잘 잘도 지껄이는군. 네 무례를 언제까지고 참아줄 거라 착각하지 마라.”


섬뜩한 목소리가 식당에 울리고 아델린의 말문이 막혔다. 딱히 예의를 벗어난 건 아니었으나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말처럼 후작이 무례라고 인식하면 그만이었다. 그렇다고 이렇게 찜찜한 채로 끝낼 순 없다.


“무례하게 비쳤다면 죄송해요. 하지만 제 친모에 관한 거라면 저도 알 권리가 있어요. 그것이 지금 아버지의 태도와 관련이 있다면 더욱더.”


이때 아버지라는 단어를 쓴 건 고의였다. 딸과 아버지 사이의 대화니 수장을 모독한 건 아니라는 암시. 후작도 그걸 알고는 피식 웃었다. 즐거워서가 아니라 어디까지 재롱을 피울지 두고 보자는 상전의 아량이자 경고였다.


“알아봤자 좋을 게 없을 텐데.”

“그건 제가 판단해요.”

“당돌하군. 내가 없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어서 네가 변한지 모르겠지만, 그리도 알고 싶어 하니 사실대로 얘기해 주지.”


아델린은 마른침을 삼켰다. 후작이 뜸을 들일수록 묘하게 불안해졌다.


“모두 나가라.”

“여보.......”

“리안을 데리고 나가시오.”


후작의 갑작스런 축객 령이 떨어졌다. 긴장한 아델린이 저도 모르게 움찔거렸지만 다행히 아무도 눈치 채지 못 한 듯 했다. 반대는 용납지 않는다는 듯한 음성에 필리아도 우는 다리안을 달래 나갔다. 작지만 사람이 북적거리던 식당에는 먹다 남은 디저트가 어지럽게 흩어진 채 아델린과 후작만이 남았다.

후작은 건너편에 앉은 아델린을 응시했다. 미엘라를 닮은 그녀를 보는 건 괴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행복하고 또 그만큼 절망적이었다. 그녀는 이제 곁에 없고 자신은 남겨졌다. 실망, 불안, 증오, 안도, 기쁨, 애틋함. 아델린을 볼 때마다 복잡한 감정이 들어서 그녀를 외면하는 게 최선이라고 여겨왔었다. 그러나 아델린의 변화로 그러지도 못하게 된 지금, 후작은 진심을 담아 말했다.


“그래, 네 말대로 넌 미엘라의 딸이지.”


입을 굳게 다물고 저를 응시하는 녹안을 보며 후작이 단호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러나 난 너를 딸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그 날 이후부터.”


이제부터가 본론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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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Nuan
    작성일
    16.06.28 06:37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15 아라나린
    작성일
    16.09.19 14:05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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