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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이 의 서재입니다.

실직한 마왕성 문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지하이
작품등록일 :
2022.10.26 12:21
최근연재일 :
2024.06.12 22:45
연재수 :
20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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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31
추천수 :
130
글자수 :
1,570,700

작성
23.05.29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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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71화 재침공

DUMMY

71화 <재침공>



마왕을 무찌르고 대륵에 평화가 찾아온 때였다.

그날은 용사일행이 셀레브리디 신전에 찾아간 날이었다,

에이린은 그곳에서 정체불명의 신부와 만났다.

그는 다짜고짜 자신들에게 대련을 요청했다.

말이 대련이지. 명백히 도발에 가까운 상황.

용사들은 주제 파악 못하는 신부에게 약간의 쓴맛을 보여주려고 했다.


“신성력은 축복과 정화의 힘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힘은 저마다 하늘과 땅의 격차를 보이곤 한다.”


그러나 신부는 세 명의 용사를 단신으로 때려눕히고도 지친 숨 한번 내쉬지 않았다.

용사의 힘이 무능력해 보일 정도로 손쉽게 제압했다.

그는 팔다리에 은으로 된 쇠말뚝을 꽂아 넣으며 천천히 이야기했다.


“정화가 특히 그러하다. 치유능력이 바로 정화를 근간으로 두고 있는 힘이다. 이 정화로 누구는 생채기 하나 치유 못하고, 누구는 사지가 잘린 것을 고치기도 한다. 그러면 너에게 묻겠다. 너는 이 기적의 중요성을 알고 있느냐?”


그 질문에 에이린이 욕지거리를 뱉었다.

신부가 캣니스를 버리고 온 자신들을 탓한다는 건 진즉에 알았다.

이런 식으로 대련하자는 억지를 부리며, 결과적으로 때려눕힐 정도로 싫어한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너희는 아무것도 모른다. 무엇도 알려 하지 않았다. 그 아이의 힘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이들을 구원할 건지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동료를 희생시킨 행동이 이렇게까지 미움받아야 할 일이었을까.

대륙을 위해 열심히 싸운 대가가 이런 형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부는 여전히 영문 모를 말로 자신들을 비난했다.

고작 여사제 하나 때문에, 대륙을 구한 자신들을 범죄자보다 못한 취급을 하였다.

마치 모두에게 숨긴 진실을 그만큼은 알고 있다는 듯이.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있기에 목소리를 높였다.


“너희는 뭐가 그리 떳떳한데! 치유능력밖에 없는 사제를 보내 놓고 이 이상 우리에게 무얼 바라는 거야?!”

“정화는 치유의 힘이 아니다. 더러움을 깨끗하게 하는 힘이다. 이 차이를 착각하지 마라.”

“그게 그거잖아! 그 잘난 정화로 목이라도 깨끗이 씻어서 죽었어야 했다는 거야? 마왕이라고! 희생은 어쩔 수 없이 생길 수 있잖아! 그런데 신체 강화의 축복도 못 쓰는 사제를 데리고 어떻게 했어야 하는 건데 이 망할 신부야!”


에이린은 히스테릭한 소리를 질렀다.

아까부터 그가 하는 말을 견딜 수가 없었다.

당장 무례를 사죄하고 칭송을 늘어놔도 부족한 판에, 자신들을 멍청이 취급하고 있었다.


“정화는 곧 생과 멸(滅)이다. 세상을 병들게 하는 더러움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힘이다. 그 힘을 바라기에 이곳까지 찾아오는 이가 한둘이 아니다.”


정화의 힘에 중요성에 대해서는 잘 알았다.

캣니스가 그 부류에 있어서 뛰어나다는 것도 진즉에 알았다.

하지만 전장을 뛰어다니는 동안, 신부가 아끼는 여사제는 약점 많은 치유포션 이상의 존재가 아니었다.

모든 위험을 부담한 건 자신을 비롯한 세 사람.

여사제는 모든 일이 끝나고 상처를 치유해주는 역할만 맡았다.

안 그래도 성직자의 축복이 부족하여 매 전투가 힘든 상황.

그런 무능한 여사제를 데리고 마왕까지 처리한 와중에, 대체 네가 뭔데 우리에 대해 함부로 말하냐고 멱살을 잡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입술을 짓씹는 데서 그쳤다.

눈앞의 신부가 제 팔다리에 말뚝을 박아 놓았기에.

분노로 씩씩대면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누군가는 작은 생채기를 치유할 수 없는 상처로 본다. 또 누군가는 생채기를 치유할 수 있지만 잘린 팔다리는 치유할 수 없다. 그러면 만약에 목이 잘리고 몸이 산산조각이 나도 치유할 수 있는 이가 있다면-”


과연 그 사람이 구제할 수 없는 더러움은 어떤 것이 있을까?

신부는 여전히 사람으로 보지 않는 눈빛을 하였다.

그들을 응시하며 질문을 던졌다.


“정화로는 생을 줄 수 없기에 멸이다.”


그 말을 끝으로 훈육은 끝났다.

하지만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당시에는 이해할 수 없었고, 애초에 이해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머릿속에 남은 건 그때의 말이었다.

정화로 생을 줄 수 없기에 멸.

치유 능력으로 살릴 수 없으니 없앤다니.

당장 알려줄 듯이 굴던 태도와 다르게 교단을 떠나고, 용사와 사이가 틀어지고, 마탑에 은둔한 뒤에도 답을 알 수 없었다.

그 뒤로도 며칠이고, 몇 주고, 몇 달이 지나도,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에 다다라서야 그 답을 얻었다.

다시 찾아올 줄 몰랐던 대륙의 끄트머리 왕국에서 답을 찾았다.

캣니스 센츄어리.

교단의 열한 번째 창.

그녀가 가진 정화의 힘은 단순히 상처를 치유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았다.


“허억-”

“에이린! 괜찮은 걸까냥?!”


에이린은 멈췄던 숨을 내쉬었다.

폐 속 깊이 막혀있던 숨이 터져 나왔다.

마나 호흡을 사용하여 어지러운 정신을 온전케 하려고 애썼다.


“우욱-”


그러나 마나 호흡을 시도하던 와중에 위액을 토해냈다.

난생처음 겪어보는 답답함에 가슴께를 붙잡았다.

마법사가 아니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공기 중의 마나 농도가 희박했다.

그에 비하여 신성력은 지나치게 많았다.


“고양이. 상황은! 상황은 어떻게 되고 있어?”


에이린은 어지러움을 참으며 물었다.

곁에 선 루나가 머뭇거리던 입을 열었다.


“그게 캣니스가 이상하다냐.”


어지러운 시야를 움직였다.

에이린은 한 번 놓쳤던 사람을 다시금 눈에 담았다.

캣니스 센츄어리와 이번 일의 주동자로 추정되는 남자.

이번 일의 주동자는 바닥을 기었다,

그 앞에 캣니스가 서 있었는데. 루나의 말대로 상태가 이상했다.


“이유를 말하지 않으면 곤란해요. 네 번째부터는 자아가 붕괴할 거니까요.”


한 번도 본 적 없는 차가운 눈빛을 하고 있다.

자신이 찾아왔을 때도 보인 적 없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었다.


“정말로 말 안 할 거예요?”


에이린은 조곤조곤 말하는 캣니스의 모습이 낯설다.

그녀가 아는 캣니스는 저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아니. 정말로 그런가···?’


무의식중에 던진 질문에 당황했다.

분명 낯설어야 하는 모습에서 이상한 기시감을 느꼈다.


‘대체 언제였지···.’


위화감의 정체를 찾기 위해 머리를 감쌌다.

수많은 기억이 만들어낸 도서관 안을 서성였다.

그중 단 한 번도 꺼낸 적 없던 기억을 찾았다.

대체 언제부터 있었는지도 모르는 기억.

그 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 득달같은 기억이 떠올랐다.


‘아, 그렇구나···.’


기억이 모두 떠올랐다.

이 기억을 잊고 있었다는 사실에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항상 용사의 뒤에서 움츠려있던 캣니스도 대담한 행동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아직 캣니스가 합류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용사들의 눈치를 보지 않았던 시절.

아직 자신들이 캣니스를 괴롭히지 않던 시절을 회상하였다.


-악한 사람이니 제대로 벌해야 해요.


아직도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식은땀이 흘렀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 잊으려 했던 기억임을 인지했다.

분명 피 한 방울 보이지 않던 상황이지만, 그래서 더욱 잊고 싶었던 기억.

용사와 캣니스가 첫 갈등을 빚었던 때의 기억이었다.


-그 아이가 너희 같은 범인들에게 맞춰줘야 할 필요는 없었다.


‘그 말대로야.’


신부의 말대로였다.

캣니스는 스스로 판단한 더러움을 정화할 능력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에게서 능력을 막고 판단을 빼앗았으면서 무능력하다고 채찍질한 건 자신들이었다.

현실을 왜곡한 일에서 비롯된 위선적인 감정들.

정말로 아무것도 보려 하지 않았다.


“기사단장님. 어서 말해주세요. 어째서 카마인 님을 이곳에 보냈고, 당신 또한 위험을 감수하고 이곳에 왔는지를요.”

“아. 아··· 하지 마··· 하지 마······!”

“그래요? 아쉽네요. 적어도 당신은 제대로 된 사람으로 남을 줄 알았는데.”


비명 지르는 소리가 다시금 에이린을 현실로 불러왔다.

여러 방향에서 빛줄기가 내리쬈다.

빛줄기에 닿은 부분부터 기사단장의 몸이 소멸하기 시작했다.


“안돼! 안돼! 하지 마! 안돼······!”


그 기세는 멈출 기미가 없었다.

비명을 지르던 성기사의 몸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윽고 안구만이 남아서 바닥을 굴렀다.

캣니스는 그 부산물을 줍고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일···이···삼···사···”


이전의 상황처럼 숫자를 셌다.

그제야 에이린은 숫자의 의미를 깨달았다.

그건 제한 시간이었다. 소멸한 남자를 다시 불러올 수 있는 시간.

존재 자체의 소멸을 체감시키는. 캣니스만이 할 수 있는 기상천외한 고문법이었다.


-아, 오셨어요? 방금 주변에 물어봐서 알아냈는데, 마신 숭배자의 끄나풀인 거 같아요.


“나는 도대체···”


에이린은 비명이 나올뻔한 입을 틀어막았다.

몇 번이고 용사들과 떨어졌던 여사제를 떠올렸다.

위험했을 상황과 다르게 아무렇지 않게 재회한 나날들.

지금 돌이켜보면 그녀가 안전한 장소에 있어서 라거나, 운이 좋아서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혼자서 정리하고 우리를 반겨준 거야.’


방해되지 말고 얌전히 지켜지기나 하라고 막말했던 지난날.

캣니스는 그런 말조차 제대로 못 지킨 자신들을 웃는 얼굴로 반겨줬다.

항상 어디선가 가져온 정보의 출처도 알 거 같았다.

그런데도 자신들은 그녀를 쓸모 없는 사람 취급이나 하고···.


“어떤가요? 대답할 이유가 되었나요?”


캣니스의 한마디와 함께 숨이 막힐듯한 신성력이 방 안을 채웠다.

사라졌던 기사단장이 다시 나타났다.

몇 번이고 존재를 부정당한 기사단장이 바닥에 엎드려서 애걸복걸 빌었다.


“제, 제발 봐다오. 난 아무것도 모른다. 모든 건 교황님이 시키신 대로-”

“거짓말이네요.”

“뭐···?”

“당신은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단호한 대답에 기사단장의 눈이 흐려졌다.

캣니스의 눈에는 뚜렷한 믿음이 존재했다.

아무리 부정하더라도 답을 알고 있으리라는 믿음.

그가 긍정하는 말을 토해낼 때까지 고문은 끝나지 않는다.


“기사단장님이라서 그런지 네 번은 거뜬하네요. 그러면 다음번에도 버틸 수 있을지··· 콜록.”


팔을 뻗던 캣니스가 기침을 뱉었다.

손을 치운 얼굴에 붉은 혈흔이 남았다.


“자. 시간은 모두 드렸어요. 다시 있다가 봬요.”


그런데도 제 상태를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팔을 뻗었다.

기사단장의 눈이 뒤집힌 사실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그저 고개를 갸웃 기울이고 할 일을 계속하였다.


“괜찮아요. 잠시 사라졌다가 나타나면 다시 일어나거든요.”


양측 모두 엉망진창 상태임에도 정보 수집을 멈출 생각은 없었다.

졸도한 기사단장의 얼굴에 손끝이 닿은 때였다.


“···그만해 캣니스.”


손을 뻗던 캣니스의 팔이 붙잡혔다.

공간 안에 휘몰아치던 신성력의 흐름이 한순간에 잠잠해졌다.

에이린은 캣니스의 팔을 잡아당겨서 품 안에 끌어안았다.


“캣니스··· 이쯤 하면 됐어. 이제 쉬어도 돼···.”


작은 몸을 놓지 않기 위해 단단히 붙들었다.

그런데 의외로 제 품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없었다.

분명 달가웠다. 달갑지만···. 왠지 낯설어서 천천히 거리를 벌렸다.


“누구세요···?”


이어서 캣니스가 뱉어낸 말.

에이린은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이 있었다.

곧바로 붙잡은 몸을 틀어서 제 얼굴을 바라보게 했다.

그러나 눈을 마주친 순간에도 똑같은 분위기가 계속되었다.


“캣니스··· 내가 미워서 이러는 거야···?”


신성력이 가득 차올라서 황금빛으로 빛나는 눈동자.

그 맑은 눈동자를 마주하자 숨이 턱 막혔다.


“어··· 언니가 대체 누구시길래···. 아, 혹시 이 기사님의 지인분이신가요?”


캣니스는 에이린을 알아보지 못했다.

에이린은 그녀가 묻는 말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최대한 감정을 절제한 목소리로 ‘너의 친구’라고 답하였다.


“제 친구요···?”


이에 캣니스의 표정이 혼란스러워졌다.

해야 할 일이 있는데 나쁜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이 막고 있으니 난감해하였다.


“어··· 제 친구분이시라면 잠시만 비켜주시겠어요? 공교롭게도 신벌이 이뤄지는 중이라서요.”


캣니스는 여전히 떨어지지 않는 에이린의 머리를 토닥였다.

이 행동은 에이린이 아직 열일곱 살이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였다.

아직 정신적으로 미숙한 시기여서, 용사라는 직책에 적응하지 못했던 시절.

오히려 자신보다 어린 여사제에게 위로받은 적이 많았다.


-그래도 용사님은 대단해요. 누구나 꺼려지는 일을 싫은 마음 없이 척척 해낸다는 건 쉽지 않잖아요.


모두 일이 안 풀렸을 때 찾아와서 해줬던 위로.

하지만 에이린도 이제는 안다.

그 말이 마냥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말이 아니었음을.

이 작은 소녀가 자신들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했는지를 말이다.

그래서 더 이상 그런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만해. 그만해도 돼···. 이제는 이런 일을 네가 직접 맡을 필요 없어.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책임질 테니까···. 그러니까··· 이제는··· 마음 놓고 쉬어줘.”


에이린은 있는 그대로의 진심을 전하였다.

몸 안에 축적했던 마력을 서서히 바깥으로 풀었다.

사방을 가득 채운 신성력의 영향력을 몰아내며, 캣니스가 폭주하던 힘을 강제로 진정시켰다.


“무서웠지? 홀로 서야만 했던 게 무서웠을 거야. 나도 그런 때가 있었는데 네게 위안을 얻었어. 그때를 떠올려서라도 좋은 일로 네게 갚아야 했는데. 멍청하게 미안한 일만 잔뜩 만들고···.”


에이린은 미안한 마음을 나열하며 웃었다.

머리 하나 이상 차이 났던 아이가 어느새 제 키와 맞먹게 자랐다.

미안한 마음과 후회로 가득 찬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저기··· 저는 괜찮아요. 언니가 왜 우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눈물을, 캣니스가 받아주었다.

여전히 작은 손으로 에이린을 안았다.

천천히 허리를 안은 손을 토닥였다.

정신이 온전치 않은 상태임에도 남부터 챙기기나 하는. 이렇게나 착한 심성을 가진 아이다.

에이린은 그녀를 서로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어라? 에이린 님···?”


어느새 줄곧 이상했던 캣니스의 눈빛이 돌아왔다.

캣니스가 에이린을 알아보고, 방 한 칸에 있는 루나에게도 시선을 보냈다.


“어라? 루나 님도 왔군요, 그런데 왜 에이린 님이 저를 안고 울고 있는 건가요···?”

“캣니스가 돌아왔다냐!”


발을 동동 구르던 루나의 안색이 밝아졌다.

자신이 아는 캣니스가 돌아오자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에이린은 곧바로 팔을 풀고 물러섰다.

고개를 돌리고 손을 들어서 눈물을 숨겼다.

캣니스가 그 행동을 미심쩍은 얼굴로 바라보던 그때였다.

그들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


“캣니스···?”

“얼굴에 피가···!”


안도하는 상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가만히 서 있던 캣니스가 피를 쏟아냈다.

눈, 코, 입에서 하염없이 붉은 피를 흘렸다.

캣니스는 쏟아지는 혈액을 손으로 받아내더니, 곧 병자처럼 새하얗게 질렸다.


“아, 이런. 제가 대체 무슨 일을······.”


휘청. 캣니스의 몸이 흔들렸다.

과도하게 신성력을 사용한 여파가 이제야 찾아왔다.

중심을 잃은 캣니스의 몸이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쳤다.


“캣니스!”


짙은 피로감을 못 버틴 눈꺼풀 너머로, 두 사람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담겼다.

결국 에이린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끝까지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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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77화 이안류 23.06.20 33 0 16쪽
87 76화 재침공 23.06.16 44 0 18쪽
86 75화 재침공 23.06.13 35 0 24쪽
85 74화 재침공 23.06.07 35 0 25쪽
84 73화 재침공 23.06.03 35 0 11쪽
83 72화 재침공 23.06.03 43 0 16쪽
» 71화 재침공 23.05.29 43 0 15쪽
81 70화 재침공 23.05.25 40 0 20쪽
80 69화 재침공 23.05.22 50 0 15쪽
79 68화 재침공 23.05.18 34 0 17쪽
78 67화 재침공 23.05.15 44 0 22쪽
77 66화 재침공 23.05.10 46 0 19쪽
76 65화 다시 한번 던전 23.05.05 48 0 18쪽
75 64화 다시 한번 던전 23.05.02 51 0 12쪽
74 63화 다시 한번 던전 23.04.29 48 0 14쪽
73 62화 다시 한번 던전 23.04.25 55 0 18쪽
72 61화 다시 한번 던전 23.04.22 51 0 18쪽
71 60화 다시 한번 던전 23.04.21 49 0 20쪽
70 59화 옛 인연 23.04.17 55 0 26쪽
69 58화 옛 인연 23.04.12 56 1 21쪽
68 57화 옛 인연 23.04.05 62 0 20쪽
67 56화 베르 23.04.01 55 0 13쪽
66 55화 길드 23.03.29 56 0 22쪽
65 54화 길드 23.03.25 64 0 16쪽
64 53화 길드 23.03.11 60 0 12쪽
63 52화 길드 23.03.08 6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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