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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맛동산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영주가 제국을 건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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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맛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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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8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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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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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17

DUMMY

#017화.




여기도 상거지, 저기도 상거지.


내 눈에 보이는 이주민들은 거지라는 표현 말고는 딱히 마땅한 말이 없을 정도로 엉망진창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임시 거주지는 간신히 비만 피할 수 있는 수준의 천막이 주를 이루고 있었고, 여기저기서 아기 우는 소리, 장거리 행군 이후 앓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이주민 수용소라면 어디에서나 있는 일이니, 패스.


가장 주의깊게 본 것은 오크들을 보면 기겁하는 모습들이었다.


“경비병.”


“네, 주군!”


“혹시, 오크들이 행패를 부리거나 한 적은 없겠지?”


“물론입니다.”


“흠···.”


혹시나 해서 물어봤지만, 일꾼이 된 오크들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이주민들은 오크들을 두려워했다.


몬스터와의 전쟁이 일상적이었던 변경백의 영민들과는 달리 그들은 오크같은 몬스터를 볼 일이 거의 없었을 테니까.


이들에게 오크는 위험한 몬스터. 이 인식을 바꿀 방법은 하나뿐이다.


“단상을 준비하라.”


“네.”


이내, 경비병들과 오크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나무상자들을 대충 쌓아 올린 높이 3M짜리 단상을 만들어냈다.


나는 그 단상 위에 올라 기사라면 반드시 익히는 마나 샤우트를 사용했다.


-주목!-


“!!”


모두가 나를 일순간 바라보았다.


경비병들은 경례를 올렸으며, 오크들은 고개를 조아렸고.


이주민들은 귀족의 복장을 한 내가 나타나자, 각자만의 방식으로 예를 표했다.


물론 그 한 번의 마나 샤우트로 내 마나는 거의 고갈되었지만, 이목을 집중시킨 것만으로도 이미 상황은 끝났다.


나머진 내 목청이 버텨주면 된다.


“스트라우스령에 온 것을 환영한다. 이주민들.


나는 변경백의 차기 주인이자 영주 대리인 요한 J 스트라우스.


너희의 영주가 될 자이며 너희와 함께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갈 자다.


너희들도 이미 보고 있겠지만, 스트라우스령은 많은 수의 오크를 [노예]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고용]하고 있는 곳이다.


이는, 오크들을 일꾼으로 쓰고 있는 영지 내부의 상황을 외부에서 보기엔 사특한 주술, 또는 흑마법으로 오인할 여지가 있어 채택한 고육지책일 뿐.


그들은 정당한 거래를 통해 스트라우스령의 노동력이 된 이들이다.


물론, 오크는 위험한 종족이므로 마법적인 강제력을 띄고 있는 노예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으며.


그것을 착용하고 있는 한, 그들이 영민이 될 너희를 해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물거나 해치지 않는다는 말이다.”


여기서 잠시 이주민들을 바라보니, 대부분이 오크들의 목에 채워진 노예 목걸이에 시선이 가 있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적용된 오크들은 대단히 훌륭한 일꾼이다.


그들은 지능이 높지 않기에 주도적으로 농사 및 작업을 진행할 수는 없지만.


스트라우스령의 영민들의 지시를 받아 많은 일들을 행하고 있다.”


이후, 나는 오크들이 우리 영지에서 어떤 일들을 하는지를 상세히 서술했다.


오물을 치운다던가.

농민의 명령을 받고 농사를 짓는다든가.

최근엔 우유 짜기나 도축까지 그 분야를 넓히고 있다는 말까지.


그러자 몇몇 이주민들은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자신들이 했던 일이기 때문이리라.


여기서 혜택을 제시한다.


“너희 이주민들에게는 3년간 면세와 함께 같은 기간 1 가구 1 오크 대여 정책을 시행할 것이다. 그것도 무료로.”


“1 가구 1 오크 대여?”


“그게 뭐지?”


여기저기 웅성거림이 커지기 시작했지만, 나는 그 시끄러움을 잠깐 방치했다.


그들끼리 1 가구 1 오크 무료 대여가 가지는 이점이 무엇인지 토론할 시간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도 2분 이상 지나면 이주민들끼리 의견이 단합될 수 있기에, 다시 한번 이목을 내게 집중시켰다.


“오크들은 너희가 가지고 있는 산업적 지식 기반을 대신 구현해 줄 존재들이다.


나는 내 재산인 그들을 너희에게 무료로 대여해줌으로써, 너희의 정착을 도울 예정이다.”


[1가구 1 미니 생체 트랙터] 증정이라는 말을 풀어서 말한 것에 불과하지만.


“숙련된 오크 일꾼 1명은 인간 일꾼 5명에 필적한다.”


이 정도까지 설명하니 그제야 이주민들의 표정이 바뀌었다.


몬스터로서의 오크는 위험한 존재였지만.


[노예 목걸이] 라는 안전장치까지 착용한 오크가 인부 5명 분의 일을 할 수 있다고 하니 혹하기 시작한 것이다.


“노동에서의 해방. 그것이 스트라우스령에서 너희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혜택이다.”


[몬스터]가 아닌 [일꾼]으로 오크들을 바라보니, 이주민들의 표정이 상당히 변했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농업은 1차 산업. 무지 빡세다.


그 고된 일을 [행복]한 노동으로 받아들이는 자는 적어도 내 경험상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누려라.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을. 기존의 영민들도 구매하지 못한 노동력이 너희들의 혜택이다.”


그제야 이주민들은 오크들을 바라보며 잇속을 챙기기 시작했고.


“저 오크를 대여받고 싶은데.”


“근육 보니 일 진짜 잘하겠는데?”


내 옆에 있던 기사단장 아제로스는 변화한 이주민들의 시선을 눈치챈 건지 떨떠름한 표정으로 내게 질문했다.


“주군께서는 왜 그리 말씀을 잘 하시는 겁니까?”


최종면접까지 가서 7번 이상 떨어지면, 자기 어필이 늘 수밖에 없지.


물론, 아제로스는 혹독하기 그지없는 취업전선의 진실을 몰랐기에, 나는 에둘러 말해주었다.


“그냥?”


오늘의 일로 오크 노동자들에 대한 니즈가 영지 내에 퍼지게 될 터.


그리고.


[그놈]이 반응하겠지.


드워프제 강철 때문에 그놈은 [피해]를 봤다고 생각할터, 그걸 매꾸려 분명 움직일 것 같거든.


***


이주민들에게 1 가구 1 오크 대여라는 혜택이 주어졌다는 소식이 영지 내를 강타하자, 기존의 영민들도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수백 년간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왔던 우리도 오크는 대여를 못 받는데, 이주민들에겐 너무 과분한 혜택이잖아.”


“나도 장만(?)할 수만 있다면 한 마리 들이고 싶었는데.”


“이건 역차별이야.”


현재 스트라우스령의 노예라 쓰고 일꾼이라 읽는 아투바 오크들의 총 숫자는 900마리.


이들 대부분이 영지 직할지에서 농사를 짓고, 영지의 청결도를 상승시키는 일에 기여하고 있었고.


이들의 활약은 몬스터 웨이브를 일으킨 아투바 부족임에도 분노와 혐오를 일정부분 짓누를 정도였다.


그만큼 오크들은 일을 잘했다는 말이며, 몇몇 영민들의 경우 오크 한 마리 정도는 분양(?)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단계까지 다다른 것이었는데···.


요한은 그들을 분양하지 않았다.


그런데 굴러온 돌인 이주민에겐 1 가구 1 오크 대여라니.


이건 역차별이다.


“왜 우리에겐 그런 혜택을 주지 않으신 걸까?”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다니. 너무하시네.”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는 와중, 몇몇 영민들은 오크 일꾼의 현물가치에 대해서도 논했다.


“근데, 오크는 얼마쯤 할까?”


“투기장 오크는 200골드가 넘는다던데.”


“그건 투기장이고. 일 하는 오크라면 50골드 정도 아닐까?”


“하긴. 짐말 한 마리가 20골드였으니, 짐말보다 일을 잘 하는 오크라면 50골드가 맞겠지.”


그리고 이런 민심의 선두에 스트라우스령 내에 존재하던 상인길드장인 페카는 주판을 튕기기 시작했다.


“이거 돈이 될 것 같은데?”


시장에서 오크 일꾼의 가치를 산출하기 시작했다. 즉,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는 말인데···.


현재는 오크 일꾼에 대한 수요를 아투바가 감당하고, 요한이 관리한다.


이는 요한과 크루거의 조약과 함께, 영지 내 공신력이 요한에게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크 사냥은 불법이 아니지. 어느 영지에서도 권장하는 분위기고. 거기다 영주 대리는 상인길드와의 조약도 어겼고.”


상인길드는 어느 영지에나 있고, 각 지역의 물류에 영향을 끼친다.


이는, 영지 혼자서 모든 물산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필연적인 일.


영지와 상인길드는 상부상조가 원칙. 그런데 요한은 드워프제 강철을 벨라인과 직접 교역하면서 이 원칙을 살짝 넘었다.


여기에서 페카가 끼어들 건수가 생긴다.


그간은 비상상황이었던 영지의 상태 때문에 끼어들 수 없었지만···.


오크는 퇴치해야 할 몬스터.


그렇다면, 퇴치를 하면 된다.


그것이 [살해]가 아닌 [포획]으로 바뀔 것이며, 많은 이문을 발생시키겠지.


페카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비서.”


“네, 길드장님.”


“영주 대리님께 사업계획서를 보낼 것이다.”


머리에 근육만 들어있다는 가문이 스트라우스라지만.


요한은 여느 스트라우스와는 달랐다. 이 점을 알고 있던 페카는 조심스러웠지만 선은 요한이 먼저 넘었다.


아주 살짝이지만 말이다.


“드워프 공방의 생산물을 상인길드와 나누지 않았어.


이건 상인길드를 유치할 때 영지 내에서 발생하는 특산품에 대한 우선권을 준다는 계약을 위반하는거야.


그러니 영주 대리는 오크 사냥을 오히려 지원해야 해.”


그 지점을 지적한 페카의 서신이 요한에게 닿은 후.


[사업계획서와 함께 영주성으로 들어오도록.]


답변이 돌아왔다.


폐카는 환히 웃었다.


이미 그의 마음속에서는 골드가 불어나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한탕 제대로 해 보자고.”


***


“소인, 스트라우스령 상인길드장인 페카라고 합니다.”


“사업계획서는 잘 받아보았다. 한데, 날 협박하는 듯한 문장이더군.”


“상인길드와의 협약은 영주 대리님께서 먼저 어기셨습니다.”


“틀린 말은 아닌데···.”


“이해는 합니다. 영지의 미래가 달린 일이었을테니.”


“이해는 하는데 청구서는 내밀겠다는 말이로군.”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차를 한잔 마신 후, 페카는 마저 말을 이어나갔다.


“영주 대리께서 드워프제 강철을 상인길드와의 조약을 어기시며 판매하시는 바람에 발생한 피해는 농사가 가능한 오크 노예로 메꿀 수 있을 겁니다.”


“아투바들은 안 될텐데?”


“야생 오크를 잡으면 되겠지요.”


미끼를 물었다.


페카에게 공개되지 않은 정보는 크게 네 가지다.


[1.드워프제 무기를 대량으로 공급받게 되었다.


2. 드워프의 공방에서 드워프제 강철이 생산되고 있다.


3. 벨라인 영지와 드워프제 강철을 독점 거래하기로 했다.


4아투바들이 감자농사를 시작하면서 놈들은 더 많은 숫자의 아이들을 낳기 시작했다.]


1~3의 경우, 극비리에 진행하긴 했지만 아마 페카는 어느정도는 알아차렸을 거다.


최근 생산하는 공구의 재질이 좋아서 말이지.


오히려, 가장 중요한 비밀은 4번이다.


아투바의 인구 증가는 크루거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였고.


그들 부족 내에서는 어느정도 동족상잔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약한 아투바 오크들에겐 죽음에서 구원받을 수 있는 스트라우스령은 발할라 그 자체.


이게 영지 내의 오크들이 최선을 다하는 이유다.


더구나, 아투바 부족은 북부 오크 중 최고의 세력을 자랑하는 대형 세력.


이곳 북부에서 아투바가 아닌 오크들은 잘 해봐야 1천 마리를 넘지 않고, 놈들의 족장들은 크루거만큼 말이 통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현대인이었던 난 아투바 놈들을 동등하진 않아도 [노예]가 아닌 지성체로 보고 있지만.


이건 크루거가 이끄는 아투바에 한정한다.


그 외의 오크 부족들은 아투바들처럼 스트라우스령에 진실하진 않을거다.


강제로 잡혀 노예가 됐는데, 어떻게 충성을 하겠나.


이 정보는 페카는 절대 알 수가 없다. 그는 익스퍼트 중급이 아니고, 크루거를 상대로 살아남을 수 없기에 아투바 부족의 거점에 들어갈 수가 없으니까.


물론, 스트라우스령에서만 볼 수 있는 기형적인 오크 노동자들은 상인의 시선에서 보면 돈이되는 현상.


길드장이었던 페카라면 물 수밖에 없는 떡밥이다.


그리고.


이놈을 조지려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아버지 아이작이 군비를 미친 듯이 증강할 때, 비리를 저지른 자들과 결탁한 상인길드장이 페카 이놈이었기 때문이다.


외부 영지에서 들여온 막대한 양의 불량 무기들은 죄다 이놈이 들여왔고.


영지에서 얻은 폭리 대부분을 캇셀도르프 왕국의 수도로 보내며 영지 내의 골드를 씨가 마르게 만든 원흉이기도 했다.


‘잘 걸렸어.’


나는 낭패라는 표정을 지으며 페카에게 물었다.


“병력은 어찌 충당할 생각이지?”


“길드에서 직접 충당할 겁니다.”


“영지 내에 내 통제를 받지 않는 병력이 돌아다니는 건 싫어. 차라리 내 병사를 무장시키는 건 어떤가?”


“상인길드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끙···. 대신 1년 이상 머무는 건 거부하겠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오크는 얼마에 팔 생각이지?”


“그건 저희 재량이지요.”


“알아서 하게. 대신 세율은 5할.”


“2할.”

“흠···. 3할.”


“2할 5푼.”


이런저런 계약조건을 적은 서류에 사인을 하고 페카를 낚은 후.


나는 크루거를 소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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