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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맛동산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영주가 제국을 건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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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맛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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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8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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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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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

DUMMY

#013화.




스틱스가 베서머 전로에서 뽑아낸 강철 1톤과 마차를 이끌 인부, 그리고 기사단장 아제로스 포함 10명의 기사와 병사 100명까지.


모두가 긴장감에 침을 삼켰다.


“꿀꺽!”


“크루거를 호위로 쓰시겠다니···.”


1만이 넘는 아투바 오크들의 족장이자, 익스퍼트 중급.


스트라우스령에 몬스터 웨이브를 일으킨 장본인이었던 그 크루거가 벨라인 영지까지 호위를 나선다는 말 때문이었다.


“주군. 괜찮겠습니까?”


비록 오크들이 어려운 노동을 해주고 있다지만.


크루거가 일으킨 몬스터 웨이브 때문에 가족을 잃은 영민들이 한둘이 아니다.


요한과 함께 벨라인 영지로 떠날 수행인들 또한, 크루거를 바라보는 시선은 공포감 다음이 증오심이었을 정도였으며.


스트라우스령이 이 꼴이 된 이유 중 하나가 아닌가.


하지만 요한은 단호히 답했다.


“저 자식 목에 달린 거 보이지?”


“가짜 노예 목걸이잖습니까. 저걸로 크루거를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크루거의 목에 채워진 노예 목걸이는 유사시 크루거의 어떤 행동도 제약하지 못하는, 그저 거적때기에 불과하다.


이를 걱정하며 아제로스가 요한이 결정을 재고해 줄 것을 간청했지만.


요한은 단호하게 말했다.


“아무런 제약 따위는 없는 그저 목걸이에 불과하지만, 크루거가 스스로 그걸 찼다.


그게 뭘 의미하는지를 모른다면 영지를 지키고 있도록.”


요한의 병사들을 보며 크루거가 툴툴거렸다.


“우거. 멍청한 것들. 애새끼보다 덜떨어진 놈들. 그러니 인간 오크가 죽을 때 아무것도 못 했겠지.”


“뭐라!”


그 말에 칼을 뽑아 들려고 한 아제로스를 진정시킨 건 요한이었다.


“멈춰라. 아제로스. 명령이다.”


차가운 표정으로 아제로스를 바라보며 요한은 담백하게 이야기했다.


“만약, 그대를 비롯한 기사단원들 중에 익스퍼트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저놈을 대동할 필요는 없었어.”


익스퍼트가 뉘 집 개 이름은 아니지만, 그렇게 말하니 주군을 지키지 못한 전적이 있던 아제로스가 고개를 떨궜다.


그래도 크루거는 위험하다고 여긴 아제로스가 조용히 요청했다.


“차라리, 저희끼리만 가는 건 어떻겠습니까?”


“스터틴 E. 벨라인 자작이 익스퍼트 하급이라던데, 그가 힘으로 겁박하면 아제로스 단장은 어떻게 할 거지?”


“그, 그건···.”


“귀족이라고 굳이 신사적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스틱스 님이 생산한 강철은 영지의 미래를 좌우할 일.


내가 벨라인 자작이라면 무력을 내세워서라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 할 것 같은데?”


이 모든 게 결국 크루거가 일으킨 몬스터 웨이브 탓 아닌가. 그럼에도 요한은 그를 대동하겠다고 했다.


안절부절못하는 아제로스를 보며 한숨을 쉰 요한이 크루거를 바라보며 질문했다.


“크루거.”


“우거.”


“너, 날뛸 생각이냐?”


“엿 같아도 네 명령을 무조건 따라야 하는 임시 노예다. 우거.”


“내가 죽으라고 명령한다면?”


“죽는시늉이라도 해야지 어쩌겠나. 네놈이 잘못되면 그 늙은이가 우리 부족을 전멸시킬 텐데.”


하여간 치사한 자식 어쩌고 운운하며, 오크 특유의 추임새인 우거를 남발하는 크루거를 가리키며 요한이 말했다.


“저놈이 스스로 찬 노예 목걸이엔 마법적 제약은 없지만, 저 녀석은 아투바의 군주다.


군주로서 다스리는 자들의 목숨값이 저 목걸이의 무게.


그걸 모른다면, 경은 빠져라.”


명백한 축객령에 아제로스가 고개를 화들짝 들었다.


“아, 안 됩니다! 주군!”


“그럼 그냥 입 닥치고 따라와. 귀찮게 왈가왈부하지 말고.”


폭발하는 화산 같은 마나를 가지고 있다는 스트라우스 가문의 성질 때문일까?


폭군처럼 말하는 요한의 말에 아제로스가 결국 고개를 떨궜다.


그 모습을 보며 크루거가 조용히 질문했다.


“충복에게 너무하는 것 아닌가.”


“내 명령을 따르지 않는 수족은 필요 없어. 넌 어차피 내 손에 죽을 놈인데, 뭐가 무섭다고 저러는 건지.”


그 말에 크루거가 툴툴댔지만, 요한은 눈썹도 꿈쩍하지 않았다.


“복명복창 하도록. 크루거는 뭐다?”


“···주군의 충실한 노예입니다!”


“됐어. 이번 벨라인 행에서 너희가 기억할 것은 그것뿐이다.”


그렇게 불안한 수행원들의 마음을 대충 봉인한 요한이 영주성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외할아버지. 만일을 대비해 부탁드려요.”


그 말에 담긴 뜻을 알아차린 크루거가 몸서리를 쳤다.


[내가 잘못되면 아투바를 몰살시켜 주세요.]


“개자식. 썩을 놈. 우거. 인간 오크가 그립다.”


“그분은 미국 가셨어.”


“거기가 어딘데?”


“있어. 그런 데가.”


***


이 세계의 마법사는 지구로 친다면 과학자와 결이 비슷하다.


과학자들의 발명으로 인류 대부분은 문명의 이기를 누리지만, 정작 과학자는 극소수다.


마법사도 그와 같다.


연구에 매진하고, 마나를 매개로 현상에 변화를 주는 자들.


이들은 전장에서 대포나 로켓 같은 파괴력을 발산하지만.


일반적인 경우엔 연구를 통해 이 세상의 법칙을 이해하려 들고 수치화하는 것에 전문화된 자들이다.


그리고, 마법사들의 메시지 마법 또한, 다양한 현상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산물.


이를 통해 요한은 자신이 벨라인으로 향하고 있다는 걸 사전에 알릴 수 있었다.


“열흘 후, 스트라우스 변경백의 영주 대리가 우리 성에 방문한다고 통신을 보내왔습니다.”


스트라우스령의 전속 마법사가 보낸 메시지 마법을 전달받은 스터틴 E. 벨라인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영주 대리가 왜 오겠단 거지?”


“비밀리에 영주님과 맺고 싶은 계약이 있다고 합니다. 수행원을 100명 내외로 정한 걸 보면 전투 의사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전대 가주가 죽었으니 전쟁이 성립되진 않는다. 그럼, 진짜 뭔가 계약을 하고 싶어서 온다는 건데···.


설마, 동맹 제안인가?”


이웃한 영지는 잠재적인 적이지만 스트라우스 변경백이 무너지면 그다음은 벨라인이 최전방이 된다.


그걸 잘 알고 있던 스터틴은 그래도 스트라우스령과 가급적 척을 지지 않고 잘 지내왔다.


특히, 전대 가주였던 아이작 J 스트라우스가 군비증강을 할 때에도 많은 물자를 팔아 벨라인 영지는 막대한 이득을 봤지.


거기에, 스트라우스가 사실상 몰락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중앙 정부에서는 다음 변경백으로 벨라인을 내정하고.


예산 지원을 검토한다고 했었다.


즉, 스터틴은 어떤 이유에서든 스트라우스를 적대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트라우스령으로 보내는 철괴의 양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 이유가 궁금해 메시지 마법이라도 보내려던 찰나, 요한이 직접 방문하겠다고 연락을 해 왔다.


비밀리에 계약할 게 있다면서.


“망한 영지의 어린 영식이 뭘 계획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영주로서 영지에 이득이 될 방법을 모색할 뿐.”


물론, 한 가문의 차기 당주가 확실시된 인물을 만나는 만큼 그만큼의 예우는 할 생각이지만.


스터틴은 여차하면 무력으로 제압하고 스트라우스령까지 먹어 치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두 영지를 합치면 크루거를 상대하는 것도 가능할 테니까.”


물론, 파월 U 고티에라는, 혼자 군단급에 준한다는 왕국 최고의 기사가 스트라우스령에 말뚝을 박은 걸 몰랐고.


요한이 사실상 아투바 오크들을 야금야금 집어삼키고 있다는 것도 몰랐기에 하는 말이다.


그렇게 요한을 기다리던 스터틴.


그는 날짜가 되어 요한 일행이 다가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마중을 나섰다.


그리고.


마나를 통해 강화한 시선으로 멀리서 요한 일행을 살펴보던 스터틴은 수행원들 사이에 뭔가 이상한 게 섞여 있음을 깨달았다.


거대한 덩치를 가진 녹색의 근육질.


“오크?”


전용으로 만들어진 글레이브를 쥐고 있는 당당한 체구.


숨길 생각이 없다는 듯, 이글이글 피어오르는 오러.


“익스퍼트··· 중급!”


명백히 자신보다 강한 존재였다.


오크 주제에 익스퍼트 중급에 도달한 놈은 스터틴이 알기에 세상에 딱 한 마리.


스트라우스령을 망하게 한 장본인이자, 아투바 오크만으로 몬스터 웨이브를 일으킬 수 있는 크루거뿐이다.


“전군 비상!”


“크루거다!”


“아투바 족장 크루거가 왔다!”


[땡! 땡!]


비상종이 마구마구 울리고.


황급히 완전 무장을 마친 스터틴이 배틀 액스를 들고 전투를 준비하던 때.


성문 밖에서 카랑카랑한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트라우스 변경백 영주 대리. 요한 J 스트라우스가 스터틴 E. 벨라인 자작과의 면담을 위해 왔다!”


그 와중에 요한은 크루거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내 병사들보다 널 먼저 알아보다니. 성능 확실하구먼.”


자신의 위명(?)이 벨라인까지 전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크루거가 괜히 어깨를 으쓱였다.


“우거.”


“칭찬 아니야. 멍청아.”


“···언젠가 결투하게 되면 네놈의 입만은 반드시 찢어버릴 거다.”


오감을 강화한 체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스터틴은 이내 경악했다.


“···노예 목걸이?”


크루거의 목에는 노예를 상징하는 목걸이가 걸려있었다.


***


단정한 팔자수염.


수십 년을 단련했음을 보여주는 탄탄한 근육.


잿빛 머리를 단정히 뒤로 묶은 중년 사내 스터틴은 내 옆에 서 있는 크루거를 경계하며 인사를 건네왔다.


“벨라인의 영주인 스터틴일세.”


“처음 뵙습니다. 진즉에 인사를 드렸어야 했는데···.


아시다시피 크루거 때문에 아버지께서 전사하시는 바람에 영주 대리를 하느라 사교계 데뷔를 하지 못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 왕국에서도 손꼽히는 기사 아이작의 죽음은 나도 애도하고 있었네.


헌데. 저 위험한 오크는 어떻게 노예··· 로 삼은 거지?


아니, 그 이전에.


저 위험한 오크가 마나도 담겨있지 않은 노예 목걸이를 차고 있는 이유가 뭔가?”


역시. 익스퍼트는 다르다.


노예 목걸이에 마나가 담겨있지 않는 걸 금방 파악한 것이다.


즉, 스터틴은 크루거의 행동을 제약할 수 있는 수단이 나와 그에게 없다는 걸 알아차렸다.


만약, 크루거가 작정하고 날뛰면, 최소한 스터틴 본인과 영지 병력의 10%는 날아갈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애당초 그렇게 의심하라고 크루거를 데려온 거다. 수틀리면 뒤집어버리겠다는 의사 표현이지.


“벨라인 자작님께서도 눈치채셨겠지만, 크루거는 제 노예가 아닙니다. 모종의 이유로 일시적인 협력을 하고 있지요.


다만, 자작님의 영민들을 안정시키기 위한 일종의 눈속임입니다.”


“그 망할···. 아니.


긍지 높은 아투바 오크의 족장이 고작 그런 이유로 자발적으로 노예 목걸이를 찬다고?


아무리 마나가 담기지 않은 것이라도 엄청난 수치일 텐데?”


혹시나 크루거가 날뛸까 봐 긍지 높다고 해주는 모습을 보니 나름 귀엽다.


새삼 크루거의 위험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느꼈지만, 그렇기에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크루거는 군주의 책무를 아는 오크. 그는 아투바 부족의 미래를 저와 스트라우스령에 걸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영주님께 스트라우스령의 미래를 걸어보고자 하는 중이고요.


크루거는 벨라인 자작님과 제가 동등한 계약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일 뿐입니다.”


내 말에 벨라인 영주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걸 보고 단숨에 눈치챌 수 있었지.


‘이 양반, 크루거가 없었다면 분명 날로 먹으려 했겠어.’


하지만, 크루거가 있다. 그걸로 상황은 반전된다.


“제가 찾아온 이유.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모종의 계약을 원한다고 들었지만, 메시지 마법엔 상세한 내용이 없었네.”


“제가 가져온 마차는 아직 살펴보지 않으신 모양이로군요.”


“크루거가 같이 왔는데 마차 따위를 살필 여유가 어디 있었겠나.”


모든 어그로를 크루거가 가져간 탓에, 가져온 마차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하는 스터틴을 보며 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약소한 선물을 드리고 싶습니다만, 허락하시겠습니까?”


“선물?”


“네. 오늘 벨라인 영지를 들른 이유를 단번에 설명할 수 있는 선물이지요.”


이후, 나는 크루거의 등에 매달려있던 커다란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리라고 명령했다.


[쿵!]


“뭐, 뭔가! 전쟁 선포인가?”


뭘 하더라도 금쪽이같은 크루거 때문에 당황하는 스터틴을 보니 약간 웃음이 나왔지만.


나는 손수 상자를 열어 스터틴에게 보여주었다.


“자세히 살펴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크루거와 나를 번갈아 보던 스터틴은 천천히 상자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 상자 안에 들어있던 물건을 본 순간, 그의 눈빛이 변해버렸다.


“뛰어난 기사이기도 하신 벨라인 자작님께서는 이 배틀 액스의 가치를 알아보실 겁니다.”


스터틴 E. 벨라인만을 위해 제작한 배틀 액스. 그것의 가치를 단번에 파악한 것이다.


“인간은 만들지 못하는 강철···. 그것으로 제련한 무기.”


“맞습니다.”


그제야 스터틴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설마, 자네가 가져왔던 마차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드워프가 생산한 강철들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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