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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맛동산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영주가 제국을 건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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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맛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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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8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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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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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07

DUMMY

#007화.





뭉뚱그려 왕국이라 부르긴 하지만, 정식 명칭은 캇셀도르프 왕국이라 부르는 요한의 나라가 막 발호했을 때.


불세출의 건국 왕의 곁을 지켰던 여러 기사 중 하나가 최초의 스트라우스다.


용병이었기에 명가의 마나 연공법이 없던 그는 타고난 재능 하나만으로 소드마스터에 달했고.


무수히 많은 적을 죽여 마침내 변경백이 되었으며 그곳이 스트라우스령이다.


300년 전의 일이었으며 그때부터 스트라우스 가문의 남자는 최소 소드 익스퍼트 하급은 매번 탄생시키는 명가 중의 명가.


근데 마나 연공법은 쓰레기다?


그럼에도 강했던 이유?


대를 이어 내려오는 말도 안 되는 마나 친화력 말고는 설명할 수 없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기초적인 대사활동은 인간이 딱히 의식하지 않아도 진행되는 것처럼.


역대 스트라우스들은 하나같이 마나 친화력이 정상적인 범주를 아득히 넘어 있었다.


“큭!”


“요한!”


“조용! 참아라.”


그리고, 그 재능이 요한에게도 있었다.


12살에 소드 유저가 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어린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단련하고 제대로 된 연공법을 쓴다면 재능있는 아이들은 12살에도 소드 유저가 되거든.


그들과 요한의 차이점.


요한은 마나를 느끼겠다며 관조하는 그 순간, 순식간에 소드 유저가 되었다는 거다.


재능은 확실하다.


잠시 요한의 몸에 마나를 투사한 파월은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한의 마나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인도했다.


‘이 아이의 속성은 불. 끊임없이 타오르는 순수한 불. 잘못 쓰면 자기 자신마저 불태워버리는, 그런 불이야.’


고티에 백작가 또한 마나 속성이 불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철저히 정제된 마나를 사용하며, 고티에의 검상은 열상을 동반한다.


하지만 요한만큼 뜨겁지는 않다.


이건 뭔가 업화(業火)와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끝없이 자신을 내던지며 노력한 이만이 가진 정제되지 않고 설명할 수 없는 뭔가 미묘한 것.


요한의 마나를 유심히 살펴보던 파월은 마침내 등에서 손을 떼며 사색에 잠겼다.


“아버지. 괜찮은 건가요?”


엘레나가 질문해도 대답하지 않았다. 고티에의 연공법? 요한에게 준다면 분명 적응은 할 것이다.


하지만, 맞지 않는 갑옷이다.


고티에 가문의 연공법은 마나를 정제해 화염처럼 다루는 방법이지 폭발적인 마나를 다루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요한.”


“네, 할아버지.”


“넌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하나는 상성이 맞지 않는 고티에 가문의 연공법을 전수받고 병신이 되는 것.”


요한은 단칼에 거절했다.


“싫은데요.”


“그렇지?”


“다른 방법은요?”


파월은 잠시 킥킥대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 체질로는 쓰레기 같은 스트라우스의 연공법이 정답이다. 세련된 형태의 연공법? 개나 주라지.”


파월의 느끼는 요한의 마나는 이러했다.


“난 기억나지 않던 시절부터 고티에 연공법을 사용했지. 덕분에 내 불은 아주 잘 정제되고 내가 원하는 만큼의 힘을 완벽히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너의 마나 친화력은 인간의 것을 아득히 넘는다. 네 안의 마나는 화산처럼 거칠고, 여차하면 주인인 너마저 불태워버릴 만큼 격렬해.


문제는 네가 인간이라는 거다. 인간의 몸으로 그런 친화력을 소화할 수가 없어.


고티에 연공법을 전수하면 쓸 수는 있겠지. 그러나 인위적인 방법으로 마나를 통제하려 들면 분명 몸 어딘가가 터져나갈게야.”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죽은 사위, 그러니까 네 아비는 수련도 많이 하고 전장에도 자주 나갔었지?”


“네.”


“그게 정답이야. 싸워. 그리고 계속 단련해. 너 자체를 강하게 만들어야만 강해진다. 스트라우스 연공법은 적어도 너에게만은 정답이었어.”


***


할아버지 파월의 결론은 결국 구르라는 거다.


일반적으로 연공법은 마나를 보다 정제해서 강하게 쓰는 걸 목표로 한다.


그러나 나는 다르다.

마나감응력이 너무 좋아서 정제된 마나를 쓰면 몸이 못 버틴다고.


그러니 시간을 들여서 몸을 강하게 만들고 세포 단위까지 마나를 깃들게 만들어 인간 자체가 강해지는 걸 노려야 한다나?


그랬구나.


그래서 아버지 아이작이 수련할 때마다 날 쥐잡듯 팼던 거야.


이런 걸 보면 조상 중에 오크가 섞인 게 분명해. 제기랄.


고티에 연공법 소란은 그렇게 끝났지만 두 가지 이득을 얻었다.


뭐, 이젠 은퇴도 하셨겠다, 영지를 관리할 일이 없던 외할아버지 파월이 지도 대련을 이유로 스트라우스령에 머물렀다는 것.


그로 인해 한시적으로 소드 익스퍼트 상급의 괴물이 영지 내에 상주하게 되었다.


몬스터 웨이브에 대항할 수 있는 패 하나가 늘어난 거다.


제일 좋은 건 내가 강해지는 거지만, 깨지고 나아가 끝내 이기려면 존나게 굴러야 해서 마음에 들지 않아.


그래도 해야 한다는데 서글프다.


뭐, 그런 이유로 외할아버지에게 지도대련이란 이름으로 신나게 얻어터지는 나날이 이어지고. 마침내 추수의 시즌이 다가왔다.


외할아버지가 가장 놀라워했던 풍요로운 작황과 오크 노예들이었다.


“우거! 영주님! 추수 끝났다!”


“존댓말 해야지.”


“끝났습니다. 우거!”


“쟤들, 오크 아니냐?”


“맞아요.”


“길들이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길들인 게 아니라 거래를 통해 노예로 만들었어요. 어차피 야생에 있었으면 지금쯤 동족의 배에 들어갔을 놈들이고.”


“노예 목걸이를 채웠으니, 안전은 하겠다만···. 쓸 만은 하고?”


“말이나 소랑 비교하는 게 실례일 정도에요. 힘은 가축보다 부족해도 체력이 끝내주고, 더러운 일도 마다하지 않거든요. 효용성이 좋습니다.”


분변을 모아 시비법을 해서 영지를 깨끗하게 만들었다는 말에는 할아버지도 놀랐다.


하긴, 고티에 영지 또한 중세 비스름한 이 세상에서 분변 문제로 골치가 아프겠지.


“혹시, 나도 오크 노예를 살 수 있느냐?”


결국, 할아버지도 만능 농기구 오크를 마음에 들어 하신 모양이네.


“연락을 넣어보도록 하죠. 그리고···. 함부로 죽이지 마세요.”


“왜?”


“크루거라는 오크 족장 놈이 아버지를 죽였거든요. 좋은 기억은 별로 없는 분이지만.


스트라우스가 제 것인 것처럼 아버지의 복수 또한 제 것이니까. 복수는 반드시 제 손으로 마무리 지을 겁니다.”


***


“우거? 인간 영주가 만남을 청한다고?”


“그렇다. 족장. 스트라우스와 대 수림의 중간지점에서 만나자고 한다.”


물품을 가져온 노예 오크가 고개를 조아리며 말하자, 크루거가 생각에 잠겼다.


안 그래도 한번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했는데 그쪽에서 먼저 나선다는 건 뭔가 원하는 게 있다는 말.


“노예인가?”


지능이 10살 아이와 같다고 해서 어리석은 건 아니다.


가끔은 어른보다 똑똑한 10살도 있는 법이고, 크루거처럼 대규모 부족을 이끄는 족장은 힘과 현명함을 동시에 갖추는 법이니까.


“우거. 그쪽이 바라는 날짜는?”


“사흘 후. 무장을 해제하고 보자고 한다.”


익스퍼트쯤 되면 무기가 없어도 사람을 도륙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냥 존재 자체가 무기니까.


하지만 굳이 그렇게 말한다는 건 대규모 전쟁으로 비화하는 건 싫다는 뜻이겠지.


크루거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 자리에 노예 400마리를 끌고 가겠다고 전하거라.”


이로써, 스트라우스령에는 오크가 800마리가 된다. 한 번에 서너 마리를 낳는 오크 특성상 이렇게 보내도 개체수가 늘어난다.


“우거.”


아투바 오크 중에서 말단 서열인 자들 400마리가 노예가 된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가 환호성을 질렀다.


[발할라로 간다!]


오크를 노예로 팔아 필요한 물자를 얻으면서도 개체 수를 유지할 방법인 오크 노예가 생긴 상황.


크루거는 이게 정말로 마음에 들었다.


거기다 오크에게 문자와 농사 기술까지 알려준다니. 어쩌면 그 노예들이 오크 왕국의 기초를 만들지도 모르지.


“우거. 꿈은 클수록 좋지. 큭큭.”


***


사흘 후가 되어 갑옷만 챙겨입은 외할아버지 파월과 나, 그리고 100명의 스트라우스 기사단은 비슷한 숫자의 아투바 오크들과 크루거와 탁상 앞에 앉았다.


“이렇게 직접 보는 건 처음이로군. 반갑다. 요한 J 스트라우스. 변경백의 영주대리다.”


“크루거. 아투바 오크들의 족장. 우거.”


외할아버지는 크루거를, 크루거는 외할아버지를 서로 뚫어져라 노려보았다. 아마 강자들끼리의 시선 교환 뭐 그런 것 같은데···.


“네놈이 우리 사위를 죽인 놈이냐?”


“인간 오크를 묻는 거라면, 우거. 나 맞다. 근데 그거 전쟁이었다.”


“너희가 일을 벌이지 않았다면 없었을 전쟁이지. 뿌득!”


귀한 딸을 과부로 만들어버린 원수에게 할아버지는 살기를 뿜어냈지만, 크루거 또한 만만찮은 기세로 맞받아치며 회장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둘 다 그만하십시오. 외할아버지. 그리고 크루거. 그러려고 만난 자리가 아닙니다.”


오소소 돋아오르는 소름을 숨긴 체, 나는 크루거를 계속 바라봤다. 그제야 놈은 한숨을 쉬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강자를 데려오다니. 우거. 협박이라도 할 생각인가.”


“새로운 고객이 찾아오셔서 소개해 드리는 거다. 난 일종의 중개인이야.”


“?”


의아해하는 크루거를 보며 나는 정황을 설명해 주었다. 외할아버지는 일선에서 물러난 고티에 가문의 전대 가주로, 서북 지역의 변경백이란 것과.


스트라우스령에서 노예로 활동하고 있는 오크들의 모습을 보고 대량의 오크를 노예로 들이고 싶어 한다고.


“너도 들어서 알겠지만, 학대 정황은 없고 꽤 신사적으로 대우하고 있어.”


“똥 치우고 밭 가는 게 신사적이라. 우거. 인간의 말은 참 이상하다.”


“아투바 부족 최하층민으로 사느니 인간의 노예가 나을 뿐이겠지. 여길 발할라로 부르는 애들도 있더라고.”


“조금 먼 곳이다. 그곳까지 이동하는 동안 동포가 죽지 않는다는 보장은 어디 있지?”


“그렇게 동포 생각하는 놈들이 식량 떨어지면 잡아먹나?”


“···인간. 우리라고 동포를 먹고 싶어 먹는 게 아니다!”


으르렁거리는 크루거를 보며 잠시 한숨을 쉰 후, 나는 오크 노예들이 끌고 온 마차를 건네주었다.


“새로 수확한 바타타야. 인간은 알맹이만 먹고 싹과 줄기는 못 먹거든? 근데 너희는 다 먹을 수 있더라고.


1기 노예 중 열 명을 부족으로 돌려보내지. 그들을 통해 농사라는 걸 지어봐. 배고프더라도 당장 먹지 말고.”


오크는 메뚜기떼처럼 한 지역을 모조리 작살내고 이동한다.


하지만 땅에서 식량을 수확할 수 있다면? 정주민이 되면 쉽사리 자리를 이동할 수 없다.


오크의 장점 중 하나인 신속한 기동이 어려워지는 거다. 지들도 지켜야 할 게 생기면 그때부터는 약점이지.


그렇게 되면, 축성기술이 있는 인간이 유리해지게 된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가.”


너 좋으라고 하는 거 아니야.


“나는 스트라우스의 주인이니까. 부친의 원수이기 이전에, 내 뒤엔 수만의 영지민이 있으니까.


그리고 너희도 대화가 통하는 지성체니까. 그걸로 이해 못 하겠으면 굳이 알려고 하지 마.”


“···넌 진짜 이상한 인간이다.”


“이젠 어린 인간이라고 안 하네.”


그 말에 크루거가 웃었다.


“인간은 가족애가 깊다고 들었다. 우거. 내가 밉지 않나?”


“밉지. 완벽했던 아버지는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사랑은 해 주셨으니까. 그러니 오래 살아라. 너는 내가 반드시 죽일 거거든.”


“크카카캌!”


평소 같으면 냅다 줄행랑을 쳐야겠지만, 오늘은 든든한 경호원인 익스퍼트 상급 외할아버지가 옆에 있다.


“내가 죽일 놈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오늘 한판 뜨자.”


“우거. 어른 있다고 나대는 건 영락없는 애새끼구나.”


“뭐래. 나 원래 애 맞아.”


이후. 신나게 얻어터졌다.


소드 유저와 소드 익스퍼트 중급.

그 차이는 해발 0미터와 한라산 급 차이쯤 되려나?


치명상은 할아버지가 막아줬지만, 크루거 또한 철저히 살수는 피했다.


“우거. 또 보지.”


“야.”


“너희, 거점 옮겨.”


이것도 익스퍼트 상급인 외할아버지가 옆에 계시기에 할 수 있는 말이다. 힘있는 사람이 없었다면 꺼내지도 못할 말이지.


“우거?”


“너희 지금 자리 잡은 데에 영지의 철광산이 있거든. 비켜주면 사례해 주지.”


“무기를 만들어 주나?”


“그건 아니고.”


미쳤다고 무기를 만들어 주겠나.


오크들은 야생에서 얻은 몬스터의 뼈와 가죽으로도 인간을 충분히 위협하는 놈들이다. 화살촉만으로도 매우 위험하다.


“생필품으로 줄게. 도자기나 오크통 등등, 너희가 못 만드는 인간의 물건들로. 어차피 바타타를 심고 수확하게 되면 담아둘 통은 있어야지.”


“우거. 그렇게 하지. 하지만 족장인 내게는 훌륭한 무기 하나를 만들어줘라.”


“글레이브 정도면 되려나?”


“만족한다.”


그렇게, 노예 거래와 철광산 확보는 끝이 났다. 외할아버지 파월은 멀어져가는 크루거를 바라보며 말했다.


“위험한 놈이다.”


“알아요.”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죽여줄 수 있다. 그리하는 게···.”


“싫습니다. 제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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