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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맛동산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영주가 제국을 건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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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맛동산
작품등록일 :
2024.08.08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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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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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06

DUMMY

#006화.




깊은 고심 끝에 어머니께서는 결국 편지를 작성해주셨다.


부득이하게 현재의 내 나이와 경지, 특징과 영지 상황을 일부 알려야 했고, 15살도 안 되어 마나유저가 되었다는 소식 또한 알렸다.


거기에 생부 아이작이 가문의 연공서랍시고 만들어 둔 흑역사, 아니 자료를 동봉하고.


[아버지. 도와주세요.]를 마지막으로 하는 서신은 이내 마법을 통해 외가에 전해졌다.


“어머니.”


“말하거라.”


“고티에는 어떤 곳입니까?”


“뭐··· 거기도 변경백이라 사람 살기 좋은 곳은 아니었지. 추울 땐 심각하게 춥고, 여름엔 서늘하고.


덕분에 아주 좋은 참나무숲이 넓게 펼쳐져 있고, 앙질의 철광과 마나광산도 소유하고 있어서 금전적으로 힘들진 않아.”


우리가 가진 거라곤 땅과 철광석 광산뿐인데, 그나마도 아투바 놈들이 터를 잡는 바람에 외부에서 철을 사서 써야 할 판이다.


“꽤 잘 살겠네요. 농사는 어렵겠지만, 귀한 자원들을 얻을 수 있는 곳이라면 왕국 조정에서도 많은 교류가 있을 테니까요.”


“꼭 그렇지만도 않아. 스트라우스 가 몬스터를 방어하는 방패라면, 고티에는 국가들을 상대하는 최전방 요새니까.”


“국가 간 전쟁을 막는 최전선이란 말이군요. 그만한 실력을 갖춘.”


이미 스트라우스 가문의 여인이면서도 어머니는 친정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셨다.


이걸 조선의 역사에 빗대어보면, 내가 있는 스트라우스 변경백은 4군 6진과 비슷하고, 고티에 변경백은 한반도의 입구인 신의주 쯤이란 말이겠지.


“···거기도 골치 좀 아프겠어요.”


“그래도 네 외할아버지께서 상당히 강하셨거든. 아마 그분이 정정하실 때는 신성제국이나 엘븐하임도 함부로 국경을 넘지는 못할 거야.”


소드 마스터가 둘이나 있는 엘븐하임이면, 한 명만 보내도 고티에 변경백은 쑥대밭 되는 거 아닌가?


여긴 마법이 있는 세상이다.


당연히 과거의 전투를 영상화로 남기는 것 또한 가능하고, 엘브하임의 두 소드 마스터가 전쟁터에 나서자 펼쳐진 끔찍한 참상은 이미 기록 구슬로 남아 왕실 인사들에게 보여지고 있다.


그럼에도 인간은 깐프를 노예 삼으려 하고.


캬··· 진짜 인간의 빠꾸 없는 근성은 알아줘야 해.


잠시 어머니와 담소를 나누던 중, 마법 서신이 순식간에 날아와 우리 앞에서 날개를 펼치더니 풀썩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내가 가마.]


“···?”


어머니에게 자신을 [나]라고 표현할 수 있는 분이라면 가주나 외할머니나 외할아버지인데.


여기선 아무리 생각해도 외할아버지 같은데?


아니, 왕국 국경에서 가장 강력한 양반이 자리를 비운다고? 나는 그냥 연공서만 좀 달라고 한 건데?


“네 외할아버지의 문체야.”


어머니가 확인사살까지 하셨다.


“187마일(약 300km)정도 떨어져 있던가요?”


“네 외할아버지에겐 하루도 안 걸려 도착하실 수 있는 길이야.”


공간이동 전이 마법 같은 건 실전되어 사라졌다고 했으니, 말 타고 뛰어오신다는 건데, 그게 하루 안에 가능한 이동속도인가?


어안이 벙벙해진 나를 바라보며 어머니가 웃으셨다.


“지금을 즐겨. 오시면 뼈도 못 추릴 테니까.”


“그냥 돌아가시라고 하고, 스트라우스 연공법으로 갈아탈까요?”


“늦었단다.”


***


이 세계는 마나가 있기에 몇몇은 현대보다 뛰어난 부분이 있다. 이를테면 마법을 담은 아티팩트로 순식간에 경상 정도는 치료한다던가.


지친 말에게 포션을 먹여가며 체력과 갈증을 원점으로 만들어버린다던가.


결정적으로 속도가 부족하다면 헤이스트 마법을 걸어 말의 이동속도를 두 배로 만들어버린다던가.


이런 돈지랄을 하면 기수를 태운 체 시속 100km로 몇 시간을 질주할 수 있는 말을 얻을 수 있다.


심지어 그 말이 천하의 명마라면, 그 속도는 더더욱 올라가는 거고.


-터그덕! 터그덕!


엘레나 J 스트라우스의 부친이자 전대 고티에 가문의 가주이자 백작이었던 파월 U 고티에는 그 돈지랄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위인이었다.


심지어 본인이 소드 익스퍼트 상급이다 보니, 미쳐 날뛰는 말의 속도를 고스란히 받아내는 것도 가능하고.


-터그덕! 터드덕! 푸히히힝!


“후우. 그래 샬라. 좀 쉬어가자. 다른 말보다 두 배는 빨리 달렸으니. 20분만 쉬자꾸나.”


마나는 사용자가 어떻게 자신을 사용하려는 지에 따라 인간이 바라는 형태의 힘을 부여해준다.


검. 창, 활, 할버드, 방패 등등의 다양한 냉병기를 든 기사나 전사가 보다 빠르고 강하게 무기를 휘두르길 원하기에 마나도 그렇게 움직이고.


마법을 사용하는 자들은 신체의 강화보다는 자연 현상의 왜곡을 목표로 삼기에 속도 증강이나 물질강화, 그리고 파괴적인 폭발마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현상을 구현한다.


고티에 백작가 또한 전사 가문이지만, 이들은 마법사에 대한 대우가 무척이나 좋았고.


그에 걸맞는 아티팩트를 여럿 보유하여 말에게도 마법을 거는 자들이었다.


북방의 변경백 스트라우스가 주로 이종족이나 오크 같은 몬스터를 막아내는 최전방이라면.


고티에가 있는 서북부 변경백은 인종이 다른 타국의 군사와 맞서 싸워야 하기에 규모와 지원이 훨씬 많았던 탓이다.


“왜 이렇게 빠르게 가십니까.”


“니들이 느린거야.”


“현 당주님도 이런 건 못해요.”


“야! 소드마스터급 재능이라는데, 얼른 가야지. 속 터지게 하지 말고 말할 시간에 빨리 와!”


소드 마스터.


말은 쉽다.


하지만 이들의 출현 빈도는 극악이다.


얼마나 극악이냐면, 지금부터 당신이 죽고 다시 태어났는대 명실상부 남작가의 8남으로 태어나 임금까지 해먹는 수준이니까.


엘븐하임에 있다는 두 명의 소드 마스터를 제외하고 다른 종족에서 소드마스터가 사라진지 벌써 수백년이다.


그런데 소드마스터의 재능을 가진 것 같은 아이가 내 외손자라고?


전장에서는 오크처럼 야만스러웠다던 사위조차 그 재능이 범상찮았는데, 아들조차 그렇단다.


근데 뭐?


마나를 모은다. 몸에 채운다. 끝?


그딴 되먹지도 않는 연공법으로 소드 익스퍼트 중급이 되었단다.


제대로 된 연공법만 있었다면 최소 소드 익스퍼트 상급, 최대 소드 마스터가 탄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고티에가 아닌 건 아쉬울 일이나 어쨌건 혈육이 그만한 재능을 타고 났다는 것은 외조부로서 기쁘기 그지 없는 일.


이건 외할아버지로서의 인간적인 기특함이라면.


기사로서의 파월은 다르다.


비록 아들에게 가문을 물려주고 뒷방 늙은이로 물러났지만, 60년 이상 걸어왔던 무인의 길을 떠난 적 없던 파월이다.


단 한 걸음만 내딛는다면 닿을 수 있을 것만 같은, 갈망하던 마스터로의 길.


젊은 재능을 인도하다보면 뭔가 얻는게 있지 않을까?


그것은 무인으로서의 상승심에서 기인했다.


“한 시간 후, 스트라우스 변경백에 도착할 거다. 알아서 따라오든지 말든지.”


“아··· 어르신!”


완숙한 마나 장악력으로 아티팩트를 다시 가동시킨 파월은 헤이스트와 힐링, 그리고 쿨링을 동시에 사용하며 파월은 미친 듯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제기랄. 저분은 마법사를 하셨어도 대현자가 되셨을 거야.”


순식간에 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노년의 기사를 따라가야 하는 고티에 가문의 기사들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


[쾅!]


-습격인가!?


웨이브를 물리치고 난 지 몇 달이 지났고, 조만간 다가오는 수확의 시기를 준비하던 찰나.


스트라우스 변경백에 무지막지한 괴물 하나가 단독으로 공성전을 거는 듯 쾽음을 냈다.


[나는! 고티에 가문의 전대 가주이며 현재는 선대로 물러난 파월 U 고티에!


현 영주대리인 요한 J 스트라우드의 외조부이자, 엘레나 J 스트라우드의 친부이니라!


문을 열거라!]


소드 익스퍼트 상급.


언제든 소드 마스터로 발전할 가능성을 내포한 최상의 경지요, 일기당천이 가능한 전술파괴자가 왔다는 말에 순간 모두가 당황했지만.


이내 그가 밝힌 내용들을 토대로 서북방의 변경백 가문이 고티에라는 것을 깨달았다.


“설마, 백작 부인의 아버님이시며··· 왕국 최고의 기사이신 파월 경이십니까?”


“옹이 구멍은 아닌지 날 알아보는 놈이 있긴 하구나.”


“신분 확인이 필요합니다. 요즘 불온한 오크들의 준동이 언제 일어날지 알 수가 없기에···”


‘참으로 기개있는 놈이다.’ 라는 혼잣말과 함께, 파월은 품 안에서 반지를 하나 치켜들었고.


이내 반지는 밝은 빛과 함께 고티에 가문의 고유 문양인 U를 홀로그램처럼 띄워올렸다.


“가문의 문장이다. 날 더 기다리게 하지 말고 당장 영주 대리와 딸에게 안내하도록.”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외할아버지의 예의라곤 개밥 말아먹은 수준의 깽판이지만.


문제는 이 깽판을 막을 수 있는 전력이 스트라우스령에 단 한명도 없었다는 것에 있다.


화약 병기가 필요없는 이유?


홀로 성문을 박살내버릴 수 있는 규격 외의 인간이 있기 때문이다.


소드 마스터는 하늘이 내리고, 8서클 이상의 대마법사 또한 하늘이 내린다지만, 그 아래의 소드 익스퍼트 상급은 그래도 몇 명 존재하거든.


“부술까, 직접 열래? 나 지금 무척 조급하다.”


그때, 성문이 천천히 열리더니, 모자가 함께 나타났다.


“아버지··· 강녕하셨어요?”


“외할아버님. 처음 뵙겠습니다. 외손주인 요한 J 스트라우스이며 올해 12살입니다.”


파월은 두 사람을 바라보며 눈빛을 빛냈다.


17살 소녀 때 정략혼으로 보낸 후, 십수 년 만에 만난 딸아이는 아직도 소녀같이 예뻤고.


제 아비에겐 적발과 적안을, 외견은 어머니를 물려받은 12살의 소년은 이미 소드 유저가 되어 있었다.


물론, 그 나이에 소드 유저가 되는 경우는 드물긴 해도 없진 않았지만.


소드마스터의 초입에 있는 파월에게만큼은 보였다.


요한이 호흡할 때마다 마나가 몸을 드나들고 있다는 게.


부단한 노력과 단련으로 마나를 모으는 것이 아닌, 그저 숨 쉬듯 자연스럽게 쌓여가는 마나.


“스트라우스 연공법 또한 그 효과가 훌륭할 텐데, 어인 연유로 우리 외손자는 할아비를 찾은 것이냐?”


그 말이 끝나자 요한이 한숨을 쉬며 스트라우스 연공법이 적힌 비전을 건내주었고.


“···장난하냐?”


살기로도 사람이 죽을 뻔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만 했다.


***


“···그러니까, 이 쓰레기가 진짜 스트라우스 연공법이라고?”


수십번을 설명하고 나서야 외할아버지 파월은 내 주장을 간신히 납득했다.


“그렇다니까요. 용병용 마나 연공법도 이것보단 나을 정도에요.”


“그렇겠지. 이건 그냥 개소리잖아. 마나를 모으고 몸에 쌓아? 끝? 어떻게 이렇게 당당한 개소리를 하느냔 말이야.


본디 마나란, 자유롭게 세상을 오가는 것이기에 정제하여 몸에 축적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하여 각 가문마다 무예에 걸맞은 연성법을 사용하여 마나를 최대한 끌어모으는데, 뭐? 마나를 모은다. 몸에 축적한다. 끝?


죽은 사위 놈은 고작 이런 장난 같은 방법으로 소드 익스퍼트 중급까지 올랐다고? 나 인생 완전 헛 살았네. 허! 무슨 이런 괴물 같은···.”


할아버지의 아버지 아이작 까기는 장장 반나절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렇게 대단한 재능을 바쳐주지 못한 스트라우스 가문의 연공법을 두고두고 까셨지.


나도 100의 100승만큼 동의하지만, 귀에 피날 것 같다.


“스트라우스 가문의 시조는 명망높은 귀족 출신이 아닌 용병 출신이었으니 제대로 된 연공법이 없긴 했겠지.


그럼 나중에라도 연구를 좀 하거나 몰락 무가의 것을 가져다 쓰기라도 해야 할 것 아니야!


이런 쓰레기로 연공을 했는데, 익스퍼트 중급이 된다고? 대체 무슨 형질을 타고 나야 이런 게 가능하냐고!”


음··· 그런 건 아닌데.


아버지도 살아생전 엄청 노력하셨거든. 연공법이 쓰레기라는 건 둘째치고, 그분의 노력은 대단했었다.


“옷을 벗도록. 네 등짝을 보자.”


마나 감별을 하려는 모양인 것 같아 파월의 말을 따랐다. 이내 그의 손이 내 등에 닿았다.


“화속성의 마나를 다루는 모양인데, 고티에 가문도 마찬가지다. 마나 로드 자체는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으니 확실히 기억하도록.”


이내, 아제로스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뜨거움이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


“허어. 이래서였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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