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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맛동산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영주가 제국을 건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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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맛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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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8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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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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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12

DUMMY

#012화.




드워프의 공방이 만들어지는 동안, 우리 영지는 또 한 번의 대풍년을 맞이했다.


집사 알베르토로 추수되고 있는 밀과 콩, 감자 등을 보며 평소 그답지 않게 호들갑을 떨 정도로.


“시비법의 효과가 대단한 듯합니다. 올해도 풍작이로군요.”


“시비법이 대단하기보단 몬스터 웨이브로 인한 휴지기가 제법 길었던 탓이 크겠지.


밀은 지력을 많이 소모하는 작물이라 내년부턴 지금만큼의 대풍을 기대하긴 힘들어.”


말이 풍년이지, 오크나 드워프에게 식량을 나눠주면 간신히 몇 달분 비축하는 게 전부.


이걸 극복하는 방법은 결국 재정과 인구의 증가뿐인데, 현재 내가 기대하는 건 스틱스의 공방이다.


“알베르토.”


“네! 주인님.”


“스틱스 님을 뵈어야겠다.”


“알겠습니다. 주전부리를 준비하겠습니다.”


그래서 간단한 주전부리를 챙겨 스틱스를 만나러 갔더니.


커다란 달걀처럼 생긴 고로를 한창 제작하고 있더라고.


저거···. 베서머 전로 아니야?


드워프들이 다른 종족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금속들을 대량으로 제련해 낼 수 있었던 이유가 저것 때문이구나.


“고생하십니다. 스틱스 님.”


“무슨 일인가?”


“전로가 특이하군요. 드워프들이 대량의 금속을 제련해 내는 비법인 겁니까?”


“특수금속용은 아니고. 자네 영지에서 나는 강철을 제련할 용도야. 인간의 대장 기술은 너무 허접해서 말이지.”


감자술을 원샷하고 회오리 감자를 우적우적 씹으며 스틱스가 말을 이어나갔다.


“시비법인가 뭔가 하는 독특한 농법 때문에 두 번의 풍년은 맞이했지만, 내년은 어렵다는 걸 알아.


이건 자네 영지에서 고정적으로 식량을 들여오기 위한 고육지책일세.”


“철괴를 팔아서 식량을 사들이라는 말씀이로군요.”


“그래.”


“좋은 방법이네요.”


드워프가 만드는 강철괴다.


21세기 금속가공 기술을 웃도는 드워프제 강철이라면 그 값어치가 상상을 초월하겠지.


문제는.


폐광되기 전까지 우리 영지에 철광석을 납품하던 벨라인 영지처럼, 철광석을 주요 거래 품목으로 둔 영지들이다.



아버지가 영지를 급격히 쇠락시키는 바람에 현재 벨라인 영지는 우리 가문보다 군사력이 더 강하다.


몬스터 웨이브를 일으킬 수 있는 아투바 오크를 동원한다면 벨라인도 망하게 하는 건 가능하다.


그러나 오크가 몬스터로 인식되는 이상, 북방 대수림을 제외한 지역에서 크루거의 도움을 받았다가는 전 인류의 표적이 된다.


그렇게 했다간 대사제가 된 베네딕트조차 날 모른 척할 거다.


그에게 감자 축성과 면죄부라는 사업 아이템을 줘서 오크들을 노동력으로 부리는 건 무마했지만 사실 그 이상의 변호를 해야 할 어떤 의무도 없지.


그래서 조심스러웠다.


스틱스가 만든 베서머 전로는 지금의 스트라우스령이 소화하기엔 너무 큰 먹이였으니까.


그렇다고 마냥 숨기고 있을 수는 없지.


“좋은 전로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머지 일은 제가 알아서 하지요.”


회오리 감자와 감자술을 먹고 있던 스틱스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또 무슨 음모를 꾸미려고?”


“음모는요. 저는 지극히 정직하고 공정한 사람이라고요.”


학연, 인맥, 혈연 중, 혈연의 도움을 받겠다는 게 나쁜 건 아니잖아?


“한잔 받으십쇼.”


***


파월 U 고티에.


캇셀도르프 왕국의 서북방 변경백의 전대 영주였던 그는 외손자에 관심을 가지고 스트라우스에 머무르는 중이었다.


처음엔 마스터까지 노려볼법한 요한이 검술 재능을 썩히며 영지 발전에 매진하는 걸 보며 안타까워했지만.


조금씩,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나가는 스트라우스령을 보며 요한을 다른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오늘도 그렇다.


“잠시 영지를 맡아달라?”


“네.”


파월은 스트라우스령에 속한 인물이 아니다.


따라서 요한이 공석일 경우 그를 대리할 인물은 어머니였던 엘레나 J 스트라우스뿐.


하지만, 요한은 굳이 외조부에 불과한 자신에게 영지를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궁금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는?”


“스틱스 님이 엄청난 전로를 만드셨어요.


드워프제 강철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장치인데 스트라우스의 이름으로 철강을 내놨다가는 골치가 아프거든요.”


“그래서?”


“벨라인과 파이를 나누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은 파월이 한심한 표정으로 요한을 바라보았다.


“힘을 길러 익스퍼트 중급만 되더라도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거늘, 왜 다른 것에 집중하는 게냐. 차라리 비축을 하지.”


익스퍼트는 초인.


초급이면 일반병을 상대로 일기당천이 가능하고, 중급을, 기사단을 상대로 일기당천이 가능하며 파월 같은 상급이면 홀로 군단이라 볼 수 있다.


마스터가 되면 태산도 갈라버릴 정도니, 그쯤 되면 국가 권력도 함부로 하지 못한다는 말.


잠시간의 치욕과 가난을 참는다면, 요한도 도달할 수 있는 게 익스퍼트였다.


파월이 생각하기에 깨달음만 잘 따른다면 요한은 마스터도 될 수 있었다.


“힘을 키워라. 너라면 20살에 익스퍼트에 도달할 수 있어.


영지가 궁핍하더라도 힘을 키우기만 한다면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어.”


“하지만 지금은 고작 14살이죠. 거기다 영지의 군사력은 얼마 되지 않고요.


지금 가지고 있지 않은 힘을 추구하느라 망한 영지를 더 몰락시키고 싶지 않아요.


병사를 모집하고, 영지를 부강하게 만들어야 해요. 그러려면 돈과 인력이 필요합니다.”


“내가 여기에 계속해서 머문다고 선언하지 않았느냐? 내가 있는 한, 그 누구도 스트라우스를 공격하지 못한다.


하다못해 그 크루거마저 눈치를 보고 있지 않더냐.”


파월의 말에 요한이 답했다.


“그건 외할아버지의 힘이지 제힘은 아니잖아요?”


“···뭐?”


“당장 고티에 가문이 전쟁에 휘말린다면, 그때도 외할아버지께서 여기 머무르진 않으실 것 아닙니까.


코치닐 제국의 황자 쟁탈전으로 국경이 혼란스러운데, 남의 힘만 믿고 있다가 망하면 책임져 주실 수 있어요?”


확실히···.


불온한 서북방 지역의 상황을 생각하면, 언제든 전쟁터로 향해야 하는 게 파월의 입장이었다.


“최악을 대비하는 거냐?”


“영주로서 당연한 거 아닙니까?


언제든 자리를 비우실 수 있는 외할아버지보다는, 영지의 병력을 키우는 게 천배 이득이에요.


그리고 익스퍼트는 무적이 아니에요. 아버지가 증명하셨죠.”


왕국 최강자였던 파월에게 소드 유저에 불과한 요한의 말은 꽤 인상적이었다.


이쯤 되니 요한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캇셀도르프 왕국의 강철 생산지 중 한 곳인 벨라인과 뭘 어쩌려는 건지.


“내가 잠시 영지를 맡아준다면 뭘 할 생각이냐?”


“벨라인의 영주와 만나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벨라인에서 곡물과 철광석을 사들일 계약을 맺을 거예요. 5년 단위로 갱신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제할 대금은 있고?”


“그들의 철광석을 제련해 돌려주면 오히려 우리가 돈을 받아도 모자르죠.”


“···.”


요한의 말에 파월은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했다.


“이런 참신하게 간악한 놈을 봤나.”


확실히, 드워프가 가공한 강철은 그 값어치가 엄청나다.


오히려, 이 경우엔 벨라인이 웃돈을 얹어주고 작업을 요청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철광석과 곡물을 넘기고 스틱스가 제작한 강철을 대금으로 받는다? 이건 무조건 벨라인에 남는 장사였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드워프제 강철을 생산한 비밀을 숨기려 들겠지.


만약 스트라우스령에 철광원석을 보내 드워프제 강철을 제작했다는 것을 다른 철광 산지에서 알아차린 순간, 벨라인의 이익은 그 순간 곤두박질칠 테니까.


물론 벨라인에서 먼저 영지전을 걸어 스트라우스를 차지하는 것도 한가지 옵션이지만.


요한을 대신해 영지를 경영해 주는 인물이 파월 U 고티에라면?


익스퍼트 상급으로, 사실상 캇셀도르프 최강의 기사가 요한의 외할아버지이자 영지를 대리 경영해 줄 정도로 가까운 인물이라고 한하고 있다면?


죽어도 못 쳐들어온다.


벨라인 영지에도 익스퍼트급 기사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상급부터는 전 세계를 통틀어 100명을 넘지 않을 정도로 희귀한 전력.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며, 몰살을 각오해야 한다는 말이지.


역으로, 스트라우스령도 벨라인의 손을 잡지 않으면 당장 돈이 들어올 구석이 없다.


요한은 일부러 그 약점을 드러내 벨라인의 영주에게 모든 상황을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착각을 심어주겠지.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익스퍼트는 확실히 될 수 있는 요한이 주도권을 점차 쥐게 된다.


시간은 곧 요한의 편이고 벨라인 영지는 적당히 방패막이로 이용당하다가 결국 예전처럼 스트라우스가 우위에 서게 될 것이다.


“내 온갖 인간군상을 봐왔지만, 네 나이에 너만큼 영악한 놈은 못 봤다.”


“알아차리신 외할아버지도 보통 분은 아니잖아요.”


“나야 70을 바라보는 노인네니 그만한 경험이 있는 거고. 네 녀석은 고작 14살에···. 허!


우직하다 못해 괴악한 스트라우스 가문에서 어떻게 너 같은 녀석이 태어난 거지?”


“외할아버지를 닮았나 보죠.”


너무 당당하게 말하는 요한을 보며 파월은 웃어버리고 말았다.


“도와주마. 마음대로 해 보거라. 내가 영지를 경영하는 동안 뭘 해주면 되겠느냐?”


“병사 지원 공고를 해주세요.

익스퍼트 상급이 직접 가르치는 병사라는 타이틀이면 지원자가 제법 있을 겁니다.”


그냥 있는 수준이 아니라 폭발할지 모른다.


강해지고 싶은 건 모든 남자의 로망. 익스퍼트 상급에게 교육받을 기회?


서민에게는 천만금을 주고도 얻지 못할, 신분 상승을 노려볼 귀중한 기회다.


“알겠다. 스틱스가 강철을 뽑아낸다면 그걸 가지고 갈 예정이지?”


“실물은 있어야 하니까요.”


“벨라인의 영주에게 드워프제 배틀 액스를 하나 선물해 주거라.”


“그쪽 영주의 주 무기가 배틀 액스인가 보군요.”


“그래. 근 100년간 익스퍼트 중급 이상을 배출하지 못하긴 했지만, 벨라인 가문 또한 뼈대 깊은 무가. 그들은 배틀 액스를 주로 다룬다.”


이후, 파월은 요한이 알아두어야 할 벨라인 영주의 정보를 간략히 가르쳐 주었다.


“현 벨라인의 당주는 스터틴 E. 벨라인 자작으로 마흔을 갓 넘긴 중년이다.


익스퍼트 초급의 무인으로 신중한 성격이나, 과감해야 할 땐 과감한 인물이지.


신앙심이 깊은 인물이니 주신전의 성수나 교서 등을 선물하면 좋아할 것이다.”


“꽤 상세하게 알고 계시네요?”


“원래 귀족의 가계도와 현 당주 정도는 상세히 알고 있는 게 정상이야. 네 경우엔 아이작이 전사하는 바람에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모양이지만···.


돌아오면 이 할아버지가 상세히 알려주도록 하마. 더불어 검술도 말이지.”


안색이 나빠진 요한을 바라보며 파월은 웃었다.


***


“우거? 미친 거냐?”


크루거가 생각하기에 요한은 정말 미친놈이었다.


영토에 묶인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를 깨닫고 과거 일으킨 몬스터 웨이브에 사과했다.


그래도 부친을 죽인 크루거와 요한은 분명 원한 관계.


크루거가 지극히 자기만 생각하는 오크였다면 파월이고 뭐고, 미래의 적이 될 존재는 눈앞에 등장한 순간 반드시 죽였을 거다.


그 이후, 박살이 나더라도 오크라면 원래 그러는 게 정상이고.


그걸 누구보다 잘 아는 놈이 요한일 텐데···.


벨라인 영지로 가는 동안 노예를 가장한 경호원이 되어달라고 크루거에게 부탁하러 왔다.


“여차하면 네놈의 모가지를 날려버릴 수 있다.”


“가능하겠지.”


“네놈을 죽이고 어딜 갈 수도 있다.”


“못 그럴걸?”


“우거?”


“이번에 만나야 할 사람이 익스퍼트 하급이야. 네가 없으면 그가 마음먹는 순간 나는 죽은 목숨이거든.”


익스퍼트 하급 따위.


크루거가 마음먹으면 혼자 10명도 죽여버릴 수 있다. 하지만 요한에겐 넘을 수 없는 산이나 마찬가지.


경호원이 필요하단 건 이해하겠다. 근데 왜 하필 그게 크루거란 말인가.


“미친놈. 진짜 미친놈.”


이놈이 아투바의 미래를 손아귀에 쥐더니, 눈에 뵈는 게 없나?


요한은 아무런 마법적 처리가 되어있지 않은 노예 목걸이를 크루거에게 건네주고 있었다.


“자. 받아.”


요한은 환히 웃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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