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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맛동산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영주가 제국을 건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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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맛동산
작품등록일 :
2024.08.08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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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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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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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03

DUMMY

#003화.





“번식은! 우거! 지옥이다! 우거! 왜 내가 번 돈을! 우거! 내 마음대로 못 쓰는가!”


“나의 행복이 곧 나의 완성! 우거! 일하라! 먹고 마시고 즐기가다 나로서 간다!”


“우거!!”


적대적인 인간들에게 죽지는 않을까 걱정했던 100마리의 오크들.


그러나, 요한이 직접 나서며 위해를 금지하자 경계 대상이 되긴 했어도 죽는 일은 없었다.


“여기 있는 오크들은 물거나 해치지 않는다!”


거친 북방의 대수림에서 살았던 오크들은 주인의 명령을 거절할 수 없는 마법을 담은 노예 목걸이를 채우고.


혼란스런 공존이 시작된 지 약 1개월이 흘렀다.


그들이 가장 먼저 받은 교육은 여러 가지 사상교육(?)과 문자였다.


물론, 뇌마저 근육으로 이뤄진 아투바 오크들에겐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지만.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원래 비상 도시락으로 끌고 다니던 최약체 오크들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오크들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따듯한 잠자리가 제공되는 것과, 삼시세끼가 나온다는 것.


이런 호사가 있다니.


밑바닥 오크들은 반항 따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우거. 빵이 참 맛있다.”


“스프가 끝내준다. 우거.”


“무섭다. 왜 이렇게 우리에게 잘 해 주는 거지.”


몇몇 현명한 개체들은 대체 뭘 시키려고 이렇게 좋은 대우를 해 주는 건지 걱정했지만.


대부분은 야생에서 살 때보다 좋은 복지에 만족하며 점차 길들여지기 시작했다.


영주였던 요한이 그들 앞에 나타난 건, 간단한 글자 정도는 쓸 수 있게 된 한 달 이후부터였다.


“정식으로 인사하지. 너희의 주인인 요한 J 스트라우스다.”


“우거!”


“너희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잘 먹고 건강하게 자라서 스트라우스 령의 번영을 이끄는 것이다.”


스트라우스령의 주요 작물은 밀.


쌀보다 칼로리가 낮고 필수 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있지 않기에 보조 작물로는 콩을 기르고 있었다.


현재 식량고가 바닥을 보이는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다가오는 봄에 파종하려면 미리 농지를 갈아 엎어야만 했다.


기본적으로 인간보다 힘이 강한 오크들에게 내려진 요한의 첫 번째 명령.


“지력 회복을 위해 분변을 모아 뿌리는 일은 너희가 담당하도록.”


다름 아닌 농지의 분변 살포였다.


“우거!”


이내, 오크들은 영지 곳곳으로 흩어져 농가 및 귀족 가문의 분변을 하나 둘 모아오기 시작했는데···.


이는 영지 내에 전염병의 창궐을 막기 위한 계책이기도 했다.


지구의 중세가 그러했듯, 요한의 스트라우스령 또한 분변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었고.


마법과 비교적 가까운 귀족들만이 청결을 좀 챙기는 편이었다.


길가를 걷다가 봉변을 당하지 않기 위해 양산을 쓰고, 남자마저 하이힐을 신던 더러운 영지.


졸지에 똥지게를 짊어지고 다니는 오크들 덕분에 영지민의 거주지가 조금씩 청결을 찾아가기 시작한 것.


“우거! 분변은 버리지 말고 통에 모아두면 우리가 수거해가서 농지에 뿌리겠다!”


“영주님의 명령이다! 백성들은 결코 분변을 마구잡이로 버리지 말고 통에 고이 모아두도록!”


어차피 100마리의 오크들은 최하위 계급이었던지라 온갖 더러운 꼴을 부족에 있을 때 다 당해왔고.


이정도 일은 그리 어렵지도 않았다. 단지 냄새가 좀 고약했을 뿐.


물론 스트라우스령의 영지민들은 더러운 분변을 치워주는 오크들보다 영주였던 요한을 다른 의미에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왜 농지에 똥을 뿌리냐고.”


“우욱! 냄새 때문에 제대로 일을 할 수가 없잖아. 어휴···”


하지만.


그 와중에 요한은 몇몇 상인들에게 명령해 좀 더 분변을 쉽게 모을 수 있게 만들었다.


“분변 모아둘 오크통 팝니다.”


“이제 분변을 보실 분들은 집 안에 오크통을 두어 길이나 강에 버리면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내리실 겁니다.”


“아버님 댁에 오크통 하나 놔드려야겠어요.”


하지만 확실히 한 가지만큼은 달라졌다.


깨끗한 거리로 인해 자잘한 질병들이 조금씩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고.


고기가 고팠던 오크 노예들이 쥐들을 잡아먹으면서 전염병의 매개체 또한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것.


영지민들이 이를 깨달으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미 스트라우스령은 그렇게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


“하앗!”


아투바 오크 웨이브 사건을 생각할수록 뼈져리는 것은 힘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마나가 있는 세상.


소드 마스터와 9서클 마법사도 이론상 존재한다지만 우리 영지의 마법사라곤 갓 초보를 벗어난 3서클 마스터와 그의 제자들 뿐.


적은 전력은 아니지만, 마법사는 유지비도 만만찮게 들어간다.


기사들은 소드 유저로 분류되어 마나를 느끼는 수준에 불과해 결국 힘이 부족하다.


결국은 내가 강해져야 한다.


이 세상은 초인이라는 존재가 있기에 화약 무기의 효용성이 없다.


5서클에 도달하면 광역기를 뻥뻥 써버리는 데다, 소드 익스퍼트 하급도 혼자 병사들을 쓸어버리는 시대인데 화포가 개발될 이유가 있겠나.


화약? 축제용이다.


누렁이 밥먹듯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웹소설을 읽던 시절, 대체역사물에서 사골처럼 나오던 분야였지만, 최종적으로 폐기되었다.


“방법 자체는 대략적으로 아는데, 만들어서 쓸데가 없어.”


마법도 있지만 신이 실존하는 세상. 그런 곳에서 분변으로 염초를 만들었다간 충분히 이교도로 몰리고도 남는다.


이미 영지 내 신전에서는 오크들을 노예로 받았다는 말을 듣고 이단이냐 아니냐를 두고 논쟁이 있었다고 했다.


그나마, 노예 목걸이를 씌우며 일단락됐지.


웃기는 놈들.


얼굴 반반한 엘프나 장인의 정점인 드워프들은 대충 눈 감아주는 주제에, 막노동 원툴인 오크들을 노예로 삼았다며 이단을 주장하다니.


그래서 나는 오크들을 대동해 신전 주변의 잡풀을 제거하고 신전 소속 농토를 갈아엎어 좀 더 많은 소출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런다고 주신전의 논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크는 한낱 몬스터에 불과하지만, 사용하기에 따라 성능 좋은 도구가 됩니다. 분변 처리를 비롯해 세탁과 청소도 지원해 드릴 수 있는데··· 생각 없으신지요?”


그렇게 신전의 잡일도 모조리 다 오크들에게 미뤄버리니, 그 편함을 깨달은 주신전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더라.


원래 교리란 게 그런 거다.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거든.


그렇게 스트라우드령에선 오크들이 밑바닥 일을 도맡아 하자 조금씩 그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요즘 거리가 깨끗해진 것 같지 않아요?”


“흠. 그러고보니 확실히 냄새는 좀 줄어든 것 같아.”


또 어느 날은 도로를 뒤엎고 그 위에 크고 평평한 자갈들을 깔기 시작했다.


[그간 비가 오면 길이 진흙이 되어 제대로 걷지조차 못하니, 이를 바로잡으려 한다.


이 작업은 오크들로 진행할 것이니 영지의 백성들은 참고 바란다.


또한, 정비한 도로를 사적인 이유로 파괴하는 자가 있다면 10년 징역형으로 다스릴 것이다.]


“오크들 진짜 일 하나는 기가막히게 잘 하네?”


“개간 안 된 산등성이에서 바위를 깨서 가져왔다던데? 그렇게 개간된 땅은 영지민 우선으로 나눠줄 거래.”


이런 소문을 인지하고 오크를 보니, 그냥 덩치 크고 험한 일 하는 동네 바보 녹색 형이었다.


“어이! 츄흐카!”


“영주님?”


“쉴 때 먹어. 하사품이야.”


“우거?”


“사탕이라는 거야. 자네들의 노고를 내가 잊지 않고 있으니 내리는 하사품이지.”


입안에 달콤함이 쫘악하고 퍼져나가는 순간.


츄흐카라는 오크는 스트라우스령이야말로 자신이 뼈를 묻어야 하는 곳임을 깨달은 모양이다.


눈이 왕방울만해졌거든.


“꿀맛입니다. 우거.”


“열심히 해. 무너진 시설 복구와 농지 개편의 핵심은 너희야. 너흰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오크고, 너희의 삶 속에서 그 사랑을 받고 있는 거라고.”


“영주님께 충성 다 바친다. 우거.”


이후, 츄흐카를 깨끗히 씻기고 영주성으로 데려갔다.


“고생이 많아. 혹시 괴롭히는 인간이나 동족이 있나?”


“우거. 없습니다.”


“다행이다. 하나 명하고 싶은 게 있는데, 오크 부족으로 돌아갈 수 있겠나?”


내 질문에 오크가 세상 다 산 표정으로 덜덜 떨었다.


“우거··· 저를 버리시는 겁니까?”


“아니. 자네처럼 성실한 오크라면 이제 영지민들도 받아들일 것 같아서.


어차피 나중에도 오크들을 주고받기로 했는데, 미리 받고 싶어.


대가는 올 초봄에 수확할 밀의 절반과 마리당 화살촉 50개야.”


셈에 약한 오크인지라 네 손가락으로 여러번 굽히고 펴고 한 다음 마침내 200마리의 오크가 이 안전한 공간에 필요하다는 결과를 도출해낸다.


음. 장족의 발전이야.


“원한다면 부족으로 돌아가도 상관없다.”


”히익!”


“싫으면 돌아오고.”


“감사합니다! 충성을 다합니다. 우거!”


오크들에게 문자는 없다.


이곳에서 오크 노예들은 인간의 문자를 배우고 있다. 모든 지성체가 같은 말을 쓰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오크들이 전투에 미친 광전사 이미지가 있긴 해도 그들도 지성체가 맞지.


야생과 문명.


그 차이를 누린 100마리의 오크노예는 어느덧 인간 세상에 물이 든 모양이었다.


자. 그럼 젊은이답게 큰 꿈을 꾸게 해 볼까?


“네가 200의 오크를 데려온다면 내 자네를 작업반장으로 임명할 생각이야.”


감투를 주겠다니, 눈빛이 변한다.


하긴, 오크 사회에선 걸어다니는 도시락이었는데, 인간 진영에 오니 감투를 준다?


평생 누군가의 위에 서지 못하고 흐지부지 살다가 잡아먹혔을 운명이 바뀌고 있는 거다.


“작업반장!”


“해 보겠어?”


“물론입니다! 우거! 이토록 인도적인 대우를 해 주시는 영지님이라면 제 목숨이 허락되는 한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


뭐 노예로서 열심히 하겠다는데 막으면 안 되지.


“그래. 부탁하지.”


***


“1헥타르면 상당히 큰 부지입니다만, 뭘 하시려는지요.”


“오크들 데리고 농사를 지어볼 생각이다.”


지금 우리 영지에 가장 급한 건 첫째도 식량, 둘째도 식량. 면접 때 단련한 말빨로 오크들을 일단 물러가게 했지만, 다음에 놈들이 웨이브를 일으키면 어쨌든 식량을 주긴 해야한다.


그러니 힘 좋은 오크들로 밭을 갈고 밀과 콩을 심는 것이다.


“밀과 콩 말고도 이 근처에서 자생하고 있는 야생초들도 확인해야 해. 그것들 중에 분명 먹을만한 게 있을 테니까.”


“···예. 주인님.”


물러가는 집사를 보며, 나는 다음으로 소와 말 등이 머무는 우리로 갔다.


100명의 기사들과 군마는 현재 우리 영지의 최강 전력. 녀석들이 먹는 것도 확인하려고 했는데···


“뭐야. 이거.”


동글동글하고 뭉특한 채소가 먹이통에 잔뜩 들어있다.


“이봐.”


“찾으셨습니까. 영주님.”


“이거 이름이 뭐지?”


“바타타라고 하던데요?”


“설마, 땅속에 열매가 맺히고 독 때문에 악마의 열매라고 불린다는 그 바타타?”


“잘 아시는군요.”


식량이 없어서 굶어죽을 판이라더니, 감자를 여물로 주고 있다고?


혹시, 이 세상에도 아메리카 대륙처럼 타 대륙이 있고 대항해 시대가 열린건가? 나중에 알아봐야겠다.


“이런게 농가에 널리 퍼져있나?”


“가축 먹이니까요.”


“한 열 개쯤 쪄와라.”


“···예?”


“확인할 게 있다.”


이내, 대충 불에 집어던져서 겉을 바삭하게, 안은 촉촉하게 익혀 온 바타타가 내 눈앞에 등장했다.


손에 가볍게 마나를 두르고 뜨거운 껍질을 하나 둘 벗겨낸 다음, 그 안을 베어무니···


“이 귀한 걸 고작 짐승의 먹이로 주고 있었다고?”


혹시나 싶어, 마굿간을 모조리 뒤졌더니 그 양도 상당했다.


“마구간 지기.”


“네, 영주님.”


“영지민들은 이걸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 거지?”


“보시다시피 말이나 소, 돼지 등의 먹이로 쓰고 있습니다.


줄기를 요리해 먹어보려고 했으나, 식중독을 일으키거나 사망하는 자들까지 속출하여 사람이 먹을 게 못 되지요.”


“그랬겠지. 이건 줄기가 아닌 알맹이를 먹어야 하는 음식이니까.”


“알맹이를 먹으라고요? 이단이란 소리를 들을 겁니다.”


이단··· 이단이라. 신이 실존하는 세상이라 주신교의 권력은 하늘을 찌른다.


즉, 주신전에서 바타타, 아니 감자를 이단으로 지정했다면, 이단이 맞고,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악마의 식물로 말했다면 진리가 된다.


하지만, 이 좋은 작물을 이대로 포기하긴 싫다. 가뜩이나 식량이 부족한데 어떻게든 식재료로 삼을 방법이 필요해.


고심 끝에 결국 나는 한 가지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


교리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교회의 권위와 이득까지 세워주며.

백성들의 이질감까지 동시에 막을 방법을.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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