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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맛동산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영주가 제국을 건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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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맛동산
작품등록일 :
2024.08.08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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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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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08

DUMMY

#008화.





크루거가 아투바 오크들을 데리고 철광산에서 자리를 빼면서 그간 막혔던 광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자원이라고는 곡물과 목재, 철광석밖에 없는 곳이니 당연히 캐야지.


“광산 작업을 하던 이들을 다시 모집해야겠다.”


“저기··· 그게 말입니다.”


집사 알베르토의 말을 듣고 나는 억장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아버지 아이작이 전사했던 몬스터 웨이브는 크루거가 이끄는 아투바 놈들이 일으켰고.


당시 광업에 종사하던 인부들이 대부분 죽어버려 현존하는 광부는 몇 명 남지 않았단다.


“외할아버지께서 죽여준다고 하실 때 말리지 말 걸 그랬나.”


일단은 일시적으로 노예가 된 오크들이 있어 광업을 재개하려 했지만.


광산업이란 게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철광석이란 게 갱도 안에 들어가 곡괭이질 하면 바로 괘가 되어 나오는 게 아니다.


채굴한 광석 덩어리가 과연 채산성 있는 물건인가는 다년간의 작업으로 익숙해진 숙련자가 확인하고 결정해야 하는데.


열 살 어린이의 지능을 가진 오크에겐 불가능한 일이다. 시키면 잘하는데, 작업관리자가 필요하달까?


설상가상, 크루거는 지능은 낮아도 현명하다. 녀석은 철의 중요성을 알기에 광산을 차지하고 채광하려 했지만. 멋모르고 덤비는 바람에 갱도 여러 곳이 폐쇄되기까지 했다.


하나부터 끝까지 전투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종족이라니까.


“광산이 붕괴할 위험이 있어 입구를 다시 만들어야 할지 모릅니다.”


“음···.”


잠시 침음하며, 광산은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


언제까지 내 영지 광산을 놔두고 이웃 영지 벨라인 산 철기를 들여올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벨라인의 영주도 스트라우스령이 무너지면 그다음은 자기라는 걸 알기에 폭리를 취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할인을 해주지도 않았다. 그쪽이나 이쪽이나 재정이 팍팍한 건 매한가지니까.


“올해도 중앙의 재정지원을 바라기 힘든가?”


“변경 지원 예산의 상당량이 고티에 백작가로 갔다고 하더군요.”


“···외가에?”


어머니의 본가이자 외할아버지의 가문인 고티에 백작가 또한 변경백이다.


왜 거기엔 재정을 투입하고 우린 안 주는거야? 여기도 뚫리면 왕국에도 몬스터 웨이브가 터진다고.


이대론 안 되겠다.


“외할아버지. 연병장에 계시지?”


“예. 주인님의 요청대로 스트라우스 기사단의 훈련을 도와주고 계십니다.”


대부분이 오러 유저 수준에 불과한 스트라우스 기사단.


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의 기사단장은 익스퍼트 하급은 되었는데, 아제로스를 비롯한 지금의 기사단은 전력이 많이 줄어있는 상황.


같은 변경백이라도 고티에 가문은 격이 다르기에 그곳의 훈련법을 도입해 달라고 요청했고 외할아버지 파월이 이를 받아주셨다.


연병장에 가자, 개인에게 폭행당하는 다수가 있었다.


[퍽!]


“커헉!”


“가드가 약하다.”


“보통 기사는 말 위에서 싸우지만, 익스퍼트부터는 말이 버티지 못해 백병전을 펼치게 된다. 필사적으로 익히도록. 다음.”


“이걸 지금 랜스 차지라고 하는 건가? 마나 실드도 뚫지 못하는군.”


···그냥 찌뿌둥한 몸을 풀려고 양학하시는 거 아니야?


저렇게 얻어터졌다가 혹시 누구 하나 불구가 될 것 같았지만.


얼빠진 나를 본 외할아버지가 한 손으로 연병장 옆에 있는 탁자를 가리켰다.


“아. 포션.”


뭐, 저게 있다면 불구는 면하겠지. 외할아버지에겐 몸풀이, 우리 기사단엔 실전보다 무서운 훈련이 끝난 후.


나는 외할아버지에게 질문했다.


“중앙에서 고티에 가문에게만 예산지원을 과하게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유가 뭐죠?”


내 질문에 외할아버지는 웃으며 대답하셨다.


“외진 곳에 있다 보니 코치닐 제국 쪽의 정보는 전혀 모르는구나.”


“망한 영지를 되살리는 거, 쉬운 게 아니거든요. 신경 쓸 겨를이 없습니다.”


“흠. 앞으론 알아두거라.”


외할아버지는 천천히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시기 시작했다.


우리 가문이 속한 캇셀도르프 왕국의 서쪽엔 중앙 대륙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봐도 무방한 코치닐 제국이 있다.


문제는.


현 코치닐 제국의 황제는 조만간 차기 황제가 될 태자를 내정해야 하는데.


후계자 선발전에 제국 북부의 초원지대를 누가 더 많이 차지하는지를 걸었다고 한다.


황자들은 눈이 돌아가서 급히 군대를 정비하고 제국 북부로 쳐들어갔고.


덕분에 제국 북부의 판세가 급격하게 바뀌고 있단다.


그러니 왕국에서는 고티에 가문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이종족과 달리, 북부 기마민족은 인간으로 이루어진 집단인지라 어디로 튈지 모르고 초원이 혼란해지면 먹고살기 힘드니 왕국을 공격할지 모른다.


그 최전방에 고티에가 있다.


“고티에가 뚫리면 나라가 위험해 질 수도 있겠네요. 젠장. 이러면 구걸도 못하잖아요.”


“그래. 그것들도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텐데, 감히 왕국에 눈독들이지 못하게 막아야지.


스트라우스령의 북쪽 대수림이야 몬스터와 이종족이 우글거리는 곳이니 고티에 가문에 대한 지원은 당연한 것이다.”


“뭐 하나 쉬운 게 없군요.”


“그래도 올해는 풍년을 맞이했잖느냐. 아마 많은 양의 식량이 남을 테니, 그걸 이용해보거라.”


“어떻게요?”


외할아버지는 먼 북방을 바라보며 웃으셨다.


“스트라우스령 북쪽엔 많은 광맥과 산이 있지. 광맥과 산 하면 뭐가 떠오르느냐?”


“···드워프?”


“그래. 평생을 광산에서 사는 족속들이다. 그들에게 제일 부족한 건 언제나 식량이었어.”


하긴, 광산 주변의 토지는 오염되는 법이다. 즉 식량을 가지고 거래를 하기 가장 좋은 이들은 드워프였다.


“제 아비를 죽인 오크 놈과도 거래하는 녀석이, 다른 종족이라고 마다할 것 같지는 않으니 주는 충고이니라.”


풍년. 그리고 제국의 태자결정전.


나는 그 즉시 외할아버지에게 고개를 숙였다.


“조언 감사드립니다.”


“온 김에 훈련이나 하고 가거라.”


그리고 포션은 내 차지가 되었다.


***


“살살 좀 하시지.”


얼얼한 어깨를 살살 돌리며, 나는 스트라우스령 북쪽의 생태를 기록한 서적을 찾았다.


스트라우스령은 몬스터와 이종족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지.


그 때문에 조상님들은 북쪽의 생태를 상세하게 기록해 두었다.


문제는.


우리 가문 사람들은 선조에 오크가 있나 싶을 정도로 난폭한 분들이 많다는 거다.


“엘프와 다크 엘프는 족장 딸내미를 증조할아버지께서 화평의 상징으로 첩실로 삼는다고 했다가 난리가 났다라···


그녀들은 지금도 현역이네.


웨어 타이거들은 고조할아버지가 족장의 딸을 남자로 오인하고 결투 후 죽였다고?


설마, 할아버지도 그런 망나니짓을 하신 적이 있나 하고 찾아봤더니.


“드라이어드의 영역에서 허락도 없이 만드라고라를 뽑으셨네.”


아니, 왜? 그 순한 드라이어드를 건드렸대?


설상가상···


아버지는 드워프제 명검을 가지고 싶다고 허락도 없이 드워프 마을에 쳐들어갔다가 영구 밴 당하셨단다.


가장 가까운 지역에 있는 이종족이라서 좋게 다가갈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군사력에 진심이었던 아버지 아이작은 외교에서도 빵점이었구나.


그래도 나름 이해는 간다.


초대 스트라우스 백작에게 이곳 변경백을 맡긴 건국 왕은 개척한 북방은 가문의 영지로 인정하겠다고 발언했다.


즉, 아버지 포함 조상님들에게 영지 북쪽은 우리 땅이란 말이지.


문제는 이미 거기엔 이종족과 몬스터들이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었다는 거다.


그들 입장에선 우리가 침략자겠지.


엘프의 왕국 엘븐하임도, 드워프 왕국인 레드액스도 그래서 탄생했다지?


물론, 모든 이종족이 엘프나 드워프의 왕국에 사는 건 아니다.


이종족들이라고 해서 모두가 같은 생각과 생활 패턴을 가지는 건 아니니까.


여러 이유로 고향을 떠나지 않고 부족 단위로 생활하는 변경백 북부의 이종족들에게 선대 스트라우스 백작들은 또다시 인간의 혐성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준거고.


“망했는데?”


가진 거라곤 풍년 덕에 충분한 식량과 입구부터 다시 파야 할 광산뿐인데.


이걸 어떻게 한다···.


잠시 깊은 고민을 한 후, 나는 집사 알베르토를 불렀다.


“찾으셨습니까. 주인님.”


“북방의 드워프들과 화합의 장을 열고 싶어. 크루거에게 연락을 넣어.”


“또 그 오크를 만나시는 겁니까?”


“그래. 그리고 주신전의 대사제 베네딕트와 면담이 필요해.”


혹시 모를 이단 타이틀을 제거하기 위해, 적당히 부패하고 돈 좋아하는 베네딕트에게 새로운 사업 아이템도 알려줘야겠다.


믿음은 누구나 다를 수 있지만, 돈은 모두가 좋아하고 돈벌이 수단은 누구나 알고 싶어하니까.


***


“이게 뭡니까?”


스트라우스 주신전 성당의 대사제 베네딕트.


악마의 채소 바타타(감자)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축성이라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본 단에 보고한 결과.


바타타의 보급을 이끌어 많은 이를 굶주림에서 일부 해방한(주신전의 재산을 불린) 공로를 인정받아 중앙의 부름을 받게 된 상황이었다.


좋은 인연이 된 요한에게 호의적이었던 베네딕트는 급작스럽게 자신을 찾아와 종이 하나를 내민 영지의 작은 주인을 보고 의아해했다.


“면죄부라는 겁니다.”


“면죄부···?”


뭔가 크나큰 부와 명예를 안겨줄 것만 같은, 향긋한 냄새가 나는 단어.


베네딕트는 이 어리고 독실한 신자의 현란한 이야기에 점차 빠져들어 갔다.


“주신께서는 우리에게 참되고 바르길 바라시며 교리에서도 악행은 금하라 하셨습니다.


허나, 세상을 살다 보면 개인의 이기심이나 허영심, 혹은 부득이한 실수로 인한 죄를 짓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악독한 자들은 그 죄를 죄로 인정하지 않고 지옥으로 떨어지겠지만, 가끔 선량한 자가 본의 아니게 죄를 짓게 된다면 악행을 했다는 이유로 지옥을 두려워하며 평생을 겁에 질려 살게 되겠지요?”


“그, 그렇겠지요.”


“면죄부는 바로 그런 죄책감을 덜어주기 위해 존재합니다.


대부분 선하게 살아왔지만, 순간의 실수로 가벼운 죄를 지은 자가 진실로 뉘우칠 때, 주신께서는 너그러이 용서하신다는 공증서지요.”


요한의 말을 들은 베네딕트의 눈이 가늘어지더니, 이내 턱에 두 손을 괴고 허리를 굽혔다.


“더 자세히. 말씀해 보십시오.”


이후, 면죄부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전달받은 베네딕트.


그는 선량하지만, 작은 죄를 지은 자들을 다시 신실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좋은 아이디어를 내준 요한에게 세계 최초의 면죄부를 적어 주었다.


[성부 성자 성령과 주신의 이름으로 요한 J 스트라우스 변경백 대리 영주의 죄를 주신전에서 사하노라.


···중략···.


또한, 그의 고결하고 창의적인 발상은 무수히 많은 신자를 구원받게 할 것이니.


그가 신을 모독하지 않고 세상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는 한 세 번의 면죄를 허락하는 면죄부를 내린다.


성 베네딕트 아르트레스 조앙.]


“그 면죄부 중 하나를 오늘 좀 쓰고 싶습니다.”


“이유는요?”


“아투바 오크 무리를 사적인 이유로 고용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혹시 흑마법으로 오인하실까봐 하는 말인데, 정당한 거래입니다.”


“몬스터와 거래라··· 확실히 큰 죄입니다만, 면죄부가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요.”


이내 요한의 말을 들은 베네딕트가 눈을 감으며 성호를 올렸다.


“주신이시여. 어리고 작은 백성의 죄를 한번 사하여주소서. 이제 그대의 면죄는 두 번 남았습니다.”


“중앙으로 가시면 면죄부로 더 성공하실 겁니다.”


“모두 독실한 요한 형제 덕분입니다.”


***

“우거?”


한동안 만날 일이 없다고 생각했건만 며칠 만에 요한을 다시 만난 크루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투바 부족 8천을 잠시 병사 겸 일꾼으로 빌려달라고?”


“그래. 얼마면 돼? 얼마나 필요해? 후불도 되지?”


“우거. 네놈은 언제나 상식 밖의 이야기만 하는구나.”


눈앞의 어린 인간은 언제나 이런 식이다.


제 부모를 죽인 자신에게 살의를 마음껏 드러내면서도 필요한 것이 있으면 거래를 이야기한다.


이번에 그가 필요한 것은 북방의 삼림지대를 자유롭게 활보할 병력이었다.


“우거. 주신전에서 분명 문제 삼을 텐데? 우린 주신을 거부하는 몬스터가 아니냐.”


“그건 이미 해결했어. 주신전에서도 봐준다고 했다.”


대체 신관을 어떻게 구워삶은 건지 주신을 믿지 않는 몬스터를 고용하는 걸 허락한단 말인가.


“정말, 이단 심문관들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가.”


“너희도 이단 심문관은 무서운가 봐?”


“안 죽으니까. 우거. 그것들은 바퀴벌레보다 해롭다.”


자힐과 버프를 번갈아 하며 개 같이 달려들던 이단 심문관이 떠올랐는지 크루거가 진절머리를 쳤다.


“아무튼 얼마면 되는데?”


“돈이나 재물은 필요 없다. 우거. 필요한 건 농사를 가르쳐 줄 농민이다.”


크루거의 말을 들은 요한이 순식간에 알아차렸다.


“바타타 농사가 잘 안되는구나.”


“우린 농사를 지어본 적 없으니까. 노예로 보낸 동포들도 결국은 인간의 지시를 받으며 농사를 짓고 있다고 들었다.”


“흠···. 우리 쪽 농민을 이쪽에 파견해달라? 근데 뭘 믿고?”


“결코 물거나 해치지 않겠다. 절대 안전을 보장한다. 우거.”


크루거의 결연한 표정을 본 요한이 씩 웃으며 살벌하게 말했다.


“내 영민 털끝 하나라도 다치면 당장 외할아버지께 부탁해서라도 널 죽여버릴거다.”


“그 노인네는 무섭지. 알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22 avaron
    작성일
    24.09.13 20:36
    No. 1

    거래... 원수간에도 일시적 거래는 할수있지. 그것도 영지민을 위하는것 부족민을 위하는 것이니 안하는게 바보짖.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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