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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내가 내리는 녹슨 서고

리라이트 마이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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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테리즘
작품등록일 :
2020.05.11 14:16
최근연재일 :
2020.07.08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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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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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4. 그믐달 결사 (3)

DUMMY

나연은 삐죽 솟은 앞머리를 가볍게 쓸어 넘기며 숨을 골랐다.


잠시 뜸을 들이던 그녀는 세빈이 궁금증을 내비친 찰나를 놓치지 않고 틈을 찔렀다.



“세 번째. 현재 우리 프로젝트엔 이과뇌가 전무한 상황이야.”


“이과뇌? 그게 무슨 뜻인데?”


“말 그대로의 의미야. 이과 분야에 특화된 뇌라는 뜻이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은 총 두 명. 그 중 한 명은 문과 분야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문과뇌의 소유자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과목을 고루고루 잘 하지만 뭔가 특출하게 뛰어난 분야는 없는, 굳이 표현하자면 팔방미인 뇌라고 할 수 있을까? 아무튼 이렇게 구성되어있어. 그 얘기는 다르게 표현하자면 이 프로젝트엔 지금 이과 분야에 특화된 인물이 결여되어있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지. 이런 상황은 우리가 세운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중대한 결함으로 작용할 것이고 자칫 잘못하면 프로젝트의 존폐가 걸린 위기가 찾아오게 될지도 몰라. 그래서 네가 필요하다고 얘기했던 거야. 귀중한 이과뇌를 지닌 윤세빈이라는 인재가.”



멋들어지게 일장연설을 마친 나연은 씩 웃으며 세빈에게 한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세빈은 그 손을 잡지 않고 팔짱을 유지한 채 질문으로 화답했다.



“솔직히 하나하나 반박하라면 할 수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일단 이거부터 물어볼게. 그래서 그 목표란 게 도대체 뭐야? 넌 이 프로젝트를 통해 뭘 이루고 싶은 건데?”


“좋은 질문이야. 구성원들 사이에 목표를 공유하는 건 물론 중요한 일이지. 우리가 이번 여름방학 동안 하고자 하는 건, 바로 요즘 선일시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연쇄살인의 범인을 색출해내는 것이야.”



드문드문 이야기꽃이 피어나던 식당 전체가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마치 대중 앞에서 공개적으로 밝히는 양 당당한 태도를 꿋꿋이 유지하는 나연의 선언에 주위에 띄엄띄엄 둘러앉은 아이들 사이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하나둘씩 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그 소란을 불러일으킨 나연은 주변의 분위기에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태연히 이야기를 계속했다.



“사실 처음부터 그런 거창한 목표를 세웠던 건 아니야. 이번 프로젝트의 본래 목적은 선일시에 퍼져있는 도시전설이나 뜬소문 같은 괴이쩍은 이야깃거리를 수집해 그 진위를 검증하는 것이었어. 처음에 지안이를 포섭할 때도 그럴 생각으로 불렀던 거고.”



가볍게 운을 띄운 나연은 그러나 앞에서 꺼낸 말이 무색하게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자화자찬을 늘어놓으며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촉망받는 기자탐정 꿈나무인 내게 고작 그따위 잡다한 가십거리를 취재하는 일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달성감도 없을 거고. 그리고 아는지는 모르겠는데 우리 학교신문은 겨우 한 달에 한 번 발행되거든. 근데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도가 높은 1면을 쟁취하기 위해선 그런 잔챙이들 가지곤 아무래도 힘들 수밖에 없지. 그래서 나온 묘안이 바로 요새 일어나고 있는 그 기묘한 연쇄살인사건을 우리들의 손으로 낱낱이 해부해서 멋들어지게 규명해보자! 라는 계획이야. 만약 성공한다면 비단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선일시 전체의 주목을 끄는 기자탐정 최나연의 화려한 데뷔로 이어질지도 모르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야심찬 포부를 밝힌 나연은 세빈에게 동의를 구하려는 듯 오른손 검지를 들어 그녀를 지목했다.


하지만 바로 옆에 앉은 지안은 나연의 웅대하기 짝이 없는 야망이 혹여나 주위 사람들에게 들리진 않았을까 걱정되어 고개를 푹 숙인 채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세빈 역시 괜히 부끄러워져 고개를 살짝 돌린 채 나연의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글쎄... 뭐 네가 하고 싶다는 일에 대해선 대충 알겠는데. 그래서 그게 내가 그 프로젝트에 참여해야만 하는 당위성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거야? 난 사람이 죽은 그런 끔찍한 사건을 조사하는 일 같은 건 별로 하고 싶지 않은데?”



살인사건은 물론이거니와 수많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에 둘러싸인 지금의 이 상황 또한 마음에 들지 않았던 세빈은 단호히 고개를 저어 거절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나연은 미리 그녀의 대답을 예측했다는 듯이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그대로 공세를 이어나갔다.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그게 네 대답이라면 물론 존중할 생각이야. 하지만 지금은 내 얘길 좀 더 들어줬으면 해. 자꾸 언급하게 돼서 미안하지만 넌 어째선지 이번 살인사건에 대해 귀담아듣는 걸 대단히 싫어하고 있지. 그게 단순히 살인 같은 강력범죄에 혐오감을 느끼기 때문인지, 아니면 과거에 있었던 다른 비슷한 사건에 얽힌 기억을 건드려서인지는 내가 무당이나 점쟁이도 아니고 추리만으론 당연히 알 수 없어. 그리고 타인이 싫어하는 부분을 굳이 헤집어서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싶은 생각도 없고.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만약 이 연쇄살인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세상과 아예 단절된 게 아닌 이상 네 귀에도 사건에 관한 소식이 어떻게든 도달할 수밖에 없다, 라는 거야. 예를 들어볼까?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불과 어제 저녁에 매스컴을 탔던 세 번째 살인사건만 해도 온갖 매체에서 그 난리를 치며 대대적으로 보도했으니 너도 아예 모를 린 없을 거 아냐?”



세빈은 그다지 내키진 않았지만 하는 수 없이 나연의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어제부터 시작해 오늘 낮까지도 스마트폰 뉴스의 메인화면을 완전히 도배한 채 도무지 내려갈 생각을 안 하는 잔혹한 살인사건에게서 눈을 완전히 돌리는 건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거 봐. 이런 상황이 쭉 계속된다면 네 의지와는 상관없이 언제 끝날지조차 알 수 없는 고통스러운 나날을 감내해야만 하게 될지도 모르는 거잖아? 그렇다면 아예 네 손으로 직접 그 지긋지긋한 연쇄의 고리를 끊어버리는 게 어때? 원치 않는 일이 신경을 거슬리게 만든다면 차라리 그걸 이 세상에서 지워버리자구.”



나연은 세빈의 얼굴이 미세하게 일그러진 걸 알아채고 슬며시 입가를 끌어올리며 음흉하게 웃었다.



“후후, 너 방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 아직까지 범인의 정체는커녕 그 실마리조차 잡지 못한 이 사건을 우리들이 무슨 수로 해결하느냐고 묻는 것 같은 표정이네. 하지만 난 이렇게 생각해. 우리 학교 최고의 문과뇌와 이과뇌, 그리고 만사에 고루고루 능통한 인재가 한데 모이면 그깟 연쇄살인사건 정도쯤은 해결하지 못 할 리가 없을 거라고. 이것만큼은 머지않아 기자탐정으로서 온 세상에 이름을 날리게 될 내가 확실히 보증할 수 있어.”



답답함을 애써 가라앉히며 나연의 호언장담을 가만히 듣던 세빈은 더 이상은 인내할 수 없을 것 같아 다급히 손을 들어 그녀를 제지했다.



“잠깐만. 너 설마 날 바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네가 말한 계획의 현실성에 대해서도 물론 따져보긴 해야겠지만 지금은 그게 핵심이 아니잖아. 네 말대로 내가 살인사건 같은 음침하고 축 처지는 얘기를 접하는 걸 매우 꺼리는 건 분명한 사실이야. 근데 그걸 듣는 게 싫다고 해서 내가 스스로 그 전말을 뒤쫓는다면 가만히 있을 땐 굳이 느낄 필요가 없는 심적 부담과 불쾌함까지 추가로 겪어야 되잖아. 내가 도대체 왜 그런 손해를 감수해가면서까지 널 도와야하는데?”



나연은 세빈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끈질기게 논리의 허점을 물고 늘어지며 눈에서 불꽃을 튀기자 흠칫 놀라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지안은 이대로라면 해가 질 때까지도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꺼림칙한 느낌이 들자 조심스럽게 나서서 두 사람 사이에 개입했다.



“저기, 얘들아. 둘 다 너무 격해진 것 같아. 조금은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게 좋지 않을까? 두 사람의 입장 모두 이해는 되지만 서로가 나쁜 의도를 지닌 것도 아닌데 굳이 핏대까지 세워가며 첨예하게 대립할 필요는 없잖아? 게다가 다른 사람들도 다 쳐다보고 있고. 일단은 심호흡 한번씩 하고 침착해지는 게 어때?”



그제야 좀 전까지 머리에 피가 너무 쏠려있었다는 걸 깨달은 세빈은 내내 끼고 있던 팔짱을 풀고 나연에게 살짝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이렇게까지 열을 낼 생각은 없었는데...”


“아냐, 왜 사과하는 거야. 나야말로 부탁하는 입장이니만큼 좀 더 자중했어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 말에 동의할 것만을 강요하고 있었네. 기분을 불쾌하게 만든 점에 대해선 정말 미안하게 생각해.”



나연은 세빈에 질세라 더 깊게 고개를 숙이며 정중히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든 그녀의 표정이 다소 굳어있는 걸 보아하니 뭔가 할 말이 더 남아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내가 널 필요로 하고 있다는 그 간절한 마음의 진위만큼은 부디 믿어줬으면 해. 왜 네가 싫어할 거란 걸 뻔히 알면서도 끈질기게 권유했느냐. 우리 셋이 뭉친다면 무조건 이 끔찍한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여기는 굳센 믿음, 그게 바로 내 대답이야. 솔직히 탐정 지망생으로서 살인사건은 사실 어느 정돈 매력적... 이라고 느끼긴 하지만 결코 일어나선 안 되는 잘못된 일이란 것쯤은 당연히 알고 있어.”



세빈은 나연이 매력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때 살짝 볼에 홍조를 띤 걸 똑똑히 목격했지만 굳이 그 사실을 지적하진 않았다.


아마도 유명한 추리소설에 나오는 가공의 살인사건들을 떠올린 것이겠지, 라고 믿고 싶었던 그녀는 잠자코 나연의 이야기를 계속 경청했다.



“아까 전에 내 화려한 데뷔니 뭐니 하는 그런 실없는 얘기를 늘어놓긴 했지만 결코 흥미본위로 접근하고자 하는 건 아니란 걸 꼭 알아줘. 유명세를 타고 싶다는 욕망이 아예 없다고 하진 않을게. 근데 그건 어디까지나 같이 얻을 수 있으면 좋은 부차적인 성과일 뿐이고 제일 중요한 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 천인공노할 연쇄살인이 더 이상 일어나선 안 된다는 인본주의적 양심의 발로와 박애의 정신이라고 생각해.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 역시 인간인데 무고한 사람이 죽은 걸 보고 들떴을 리가 없잖아? 난 그저 이 일련의 사건을 저지른 범인을 붙잡아서 법의 심판대 위에 세우고 싶을 뿐이야. 탐정으로서의 본분도 물론 소중하지만 불의를 파헤치고 진실을 세상에 알려야하는 기자로선 더더욱 묵과할 수 없는 사건이거든. 그러니 제발 도와줘. 이렇게 부탁할게.”



나연은 마지막 순간까지 세빈의 마음을 돌려세우기 위해 알고 있는 단어를 총동원했다.


세빈은 나연이 자신의 손을 잡은 채 특유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이자 결코 받아들이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굳게 다졌던 결단이 살짝 흔들리는 걸 느꼈다.


난감해진 세빈은 반사적으로 지안을 돌아봤지만 마주한 그녀의 표정은 몇 주 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세빈아, 이번만큼은 나도 부탁할게. 솔직하게 말하자면 처음엔 평소처럼 별 생각 없이 거창하게만 세운 계획일 거라 생각했었어. 근데 지금까지 나연이가 며칠 동안이나 밤잠까지 설칠 정도로 진지하게 사전조사에 임하는 모습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거든. 쟤가 좀 전에 한 말에는 정말 진심이 담겼다고 생각해. 그리고 나도 사실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굉장히 안타깝고 가슴이 아파. 물론 실제로 우리들끼리 범인을 잡을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고 현실성이 있는지도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꼭 좀 해결해서 더 이상의 희생자가 생기는 걸 막았으면 좋겠어.”



지안에게서 나연을 두둔하는 얘기가 나올 거란 예상은 전혀 하지 못했던 세빈은 혼란을 느끼며 고개를 푹 숙인 채 장고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작 나연은 지안이 한 얘기가 신경 쓰였는지 입을 삐죽 내밀며 투덜거렸다.



“뭐? 현실성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당연히 할 수 있지. 내가 있는데 왜 못할 거라 생각해?”



지안은 평소에는 비교적 영민하지만 가끔씩 분위기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살짝 우둔한 오랜 소꿉친구가 얄밉게 느껴져 한숨을 푹 내쉬며 싸늘한 목소리로 그녀를 제지했다.



“하아... 제발 이럴 땐 좀 조용히 있으면 안 될까? 기껏 친구가 옆에서 도와주고 있는데 거기다 대고 찬물을 끼얹으면 그 친구가 널 어떻게 생각할 것 같아?”


“앗, 그러네. 미안해, 내가 생각이 짧았어. 얌전히 있을게.”



지안의 불평을 듣고 난 뒤에야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나연은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도 자기 앞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전혀 느끼지 못할 만큼 깊은 생각에 잠겼던 세빈은 이윽고 긴 침묵을 깨고 말문을 열었다.


작가의말

Tip) 세 번째 살인사건의 피해자는 40대의 남성이며 없어진 신체 부위는 혀입니다.


p.s.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최대한 끝까지 써보려고 했는데 결국 중간에 끊게 됐네요. 몸 상태도 좀 안 좋았고 워낙 중요한 부분이라 썼다 지웠다를 반복한 게 좀 많이 지연돼버렸습니다. 다음부턴 이런 일이 없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p.s.2 공지사항에서도 언급했었듯이 제목을 다시 원래대로 바꿨고 서장을 리메이크했습니다. 내용이 크게 바뀌진 않았지만 그래도 궁금하시면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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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4. 그믐달 결사 (5) +4 20.06.22 21 2 8쪽
16 1-4. 그믐달 결사 (4) +8 20.06.14 27 4 8쪽
» 1-4. 그믐달 결사 (3) +10 20.06.12 30 4 13쪽
14 1-4. 그믐달 결사 (2) +16 20.06.08 35 8 7쪽
13 1-4. 그믐달 결사 (1) +14 20.06.06 32 6 8쪽
12 1-3. 사자의 심장 (5) +14 20.06.04 34 7 16쪽
11 1-3. 사자의 심장 (4) +6 20.06.02 26 3 11쪽
10 1-3. 사자의 심장 (3) +4 20.05.31 28 2 9쪽
9 1-3. 사자의 심장 (2) +2 20.05.29 20 1 8쪽
8 1-3. 사자의 심장 (1) +4 20.05.27 27 3 8쪽
7 1-2. 흑과 은 (3) +8 20.05.24 29 2 11쪽
6 1-2. 흑과 은 (2) +6 20.05.22 31 2 9쪽
5 1-2. 흑과 은 (1) 20.05.19 31 1 9쪽
4 1-1. 녹슨 화원 (3) +2 20.05.16 36 2 10쪽
3 1-1. 녹슨 화원 (2) 20.05.14 52 1 8쪽
2 1-1. 녹슨 화원 (1) +16 20.05.12 64 4 10쪽
1 Prelude. 세빈 +10 20.05.11 127 13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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