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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퀘이사T
작품등록일 :
2012.03.25 01:28
최근연재일 :
2012.03.25 01: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69,951
추천수 :
786
글자수 :
313,042

작성
10.09.09 17:14
조회
902
추천
10
글자
6쪽

5화. 그 희비에...

DUMMY

그 뒤로 난 정신을 잃고 3일간 쓰려져 있었다. 어찌된 영문이지, 칼 한자루를 공짜로 얻은 셈이었지만, 의심쩍은 것이 사실이다. 칼 주제에 사람을 움직이다니, 마법이 걸려있는 칼이래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역사서에 정확한 이름은 남아있지 않지만, ‘바람의 검’, ‘성검’같은 별명이 많은 검이에요. 이름은 류프레시아(luprexia) 고어로 ‘신의 바람‘ 이라는 뜻이에요.”

“성검이라...”

나는 검을 들어 손으로 쓸어보았다. 손 끝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금속의 감촉, 하지만 이 검엔 날이 없다.

“하지만 그땐 분명히...”

“‘바람을 가를 수 있을 때, 검은 눈을 뜬다.‘ 유일하게 남겨진 말입니다.”

키렐의 무뚝뚝한 이야기에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쨌든 감사합니다.”

“아니요, 그 검 스스로가 선택한 것. 저희는 검이 악용되는 사태를 막아왔을 뿐입니다.”


****

그로부터 3일 후,

난 키피스 산맥을 내려가고 있었다.

루리안은 곁에 없다.

루리안은 그 때 키피들의 마을에서 돌연 나타난 붉은 새가 가져다준 서신을 읽더니, 씁쓸해 보이는 표정으로 나에게 말했다.

“이제, 헤어져야 할 것 같네요. 아마 다시 만나게 되겠죠?”

아쉬운 기분이 든 건 사실이었지만, 루리안의 저런 표정이 더욱 걸렸다.

“무슨 일이?”

“아버지가 위독하시데요.”

아,

별로 좋은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던 그 사람.

“후우, 죽여도 죽을 것 같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이래서 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라고 하는 걸까요.”

“힘내세요.”

“고마워요, 참. 그리고 이거 가져가세요. 제가 있을 지 없을 지 모르겠지만, 이걸 피에스에서 보여주면 절 찾을 수 있을 지 몰라요, 없더라도 제가 알 수도 있고.”

루리안이 나에게 준 것은 붉은색의 휘장 같은 것이었다. 타오르는 듯이 날개를 펼치고 있는 붉은 새의 문양. 얼핏 보기에도 상당히 공을 들인 물건이었다.

“제국인이셨군요.”

“네.”

“그럼 꼭 다시 찾아 뵐게요.”

“기대 할게요.”


그렇게 헤어진 후 3달 동안 나는 키피스 산맥을 따라 최단 경로로 왕국으로 돌아왔다. 곧 다시 행해지는 칼 레트 아일. 그 대회에 다시 참여하기 위해서.

벌써 여름이 돌아왔다. 북부라지만 공기가 훈훈해졌고, 식물들이 생기가 넘쳤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온몸이 구질구질해졌지만, 기분만은 상쾌했다.

“신분증을 보여주십시오.”

뛰어난 제철 기술을 지닌 왕국이니만큼 이런 경비병들의 갑옷들도 볼만했다. 나는 주머니를 뒤적여서 귀족 전용의 신분증을 내밀었다.

“헛, 베럴가의 공자님이셨군요. 수고하십니다.”

“네, 수고하세요.”

갑자기 군기가 바짝 든 그들을 보며 난 웃음을 흘렸다.

“변함이 없구나.”

다른 나라를 돌아보고 와서 그런지 수도가 예전처럼 화려해보이지 않았다. 왕국의 마도공학은 형편없어서 아직까지 일부 귀족들의 가택에 밖에 하수도 시설이 설치되었을 뿐이었다. 오물을 길거리에 버리지는 않았지만, 한 곳에 모아두었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도시초입의 냄새는 고약하기 짝이 없었다.

평소에 자주 가던 여관으로 들어가 집을 풀었다. 먼지를 막아두기 위해 중요한 물건에는 천을 씌어두었었다. 가문의 문장, 루리안의 휘장, 그리고 키피스산맥에서 받은 검.

이 검은 날이 서있지 않아서, 실질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류프레시아라고 했었나, 이런 예식용 칼로 어떻게 그런 고목을 벨 수 있었는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뭐, 상관없나.”

칼 레트 아일은 바로 내일.

나는 몸을 씻고(나갈릭 연합의 시설이 정말로 그리웠다.)깨끗한 천으로 검을 닦은 뒤, 그대로 침대로 직행했다. 검술 연습이라도 해야될지 싶지만, 몸의 피로가 다른 것들을 우선했다.


칼 레트 아일.

젊은 검사들의 우열을 가리기위한 대회였다. 나이는 30세 이전으로 제한되어 있었지만, 신분의 제약은 없었다. 1위에게는 기사작위

가 수여된다. 이는 평민들로서는 신분상승의 유일한 기회나 다름이 없었다. 때문에, 다른 나라의 검사들도 종종 참여하는 경우도 있었다. 뭐니뭐래도 파일로스에서 귀족의 지위는 막강 그 자체였으니까.

또한, 1위에게는 전년도 우승자와의 대련이 허락된다. 특별히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관중들로 하여금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일임에는 분명하다. 만약, 전년도 우승자와의 대결에서 이긴다면 그 사람에게는 남작의 위가 하사된다. 하지만 이는 드문 일로, 전년도 우승자가 이에 응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허억.”

나는 튕겨져 나간 남자를 보며 한심하다는 표정 그 자체로 한숨을 내쉬었다. 저런 실력으로 이런 대회에 참가하다니,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거다 저건.

분명 어딘가의 기사라고 했던 거 같은데, 기사라는 이름도 이제 한물이 간 건지, 솔직히 실망이다.

쓰러져서 헐떡이는 사람에게 손을 내밀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 쓰러진 자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승자, 리카세인 베럴!”

심판이 큰 소리로 소리쳤다. 나는 느릿하게 검을 들어 환호에 응하고는 대기실로 돌아갔다. 벌써 3번 정도 경기를 치뤘지만, 불만족스런 느낌이 들었다. 루리안과 같이 다니며 눈만 높아진 탓인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기사라고는 해도 어중이떠중이 정도는 눈에 차지도 않았다.

“부쩍 느셨군요.”

“안녕하신가요, 소미엘 남작님.”

부드럽게 웃는 학자풍의 남자, 그는 그러한 외모와는 다르게 뛰어난 실력으로 기사작위, 더 나아가 국경분쟁에서 선전함으로 남작의 작위까지 하사받은 대단한 사람이었다. 아버지를 따라 다니다가 서쪽의 국경선에서 몇 번인가 만났었다.

-----

느긋하게 쓸 시간이 한시간만 있었으면 좋겠네요 ㅠㅠ

좋은 하루되시길...

p.s. 루리안과 세인의 나이차이는 왕국 기준으로 조금 빨리 결혼하면 어머니와 아들뻘 정도의 나이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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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5화. 그 희비에... +3 10.09.21 1,001 11 10쪽
24 5화. 그 희비에... +6 10.09.12 919 11 10쪽
» 5화. 그 희비에... +4 10.09.09 903 10 6쪽
22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1 10.08.30 1,024 10 7쪽
21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3 10.08.26 897 9 8쪽
20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2 10.08.21 937 10 6쪽
19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2 10.08.10 987 8 7쪽
18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4 10.08.04 1,097 10 8쪽
17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1 10.07.31 1,083 11 8쪽
16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3 10.07.28 1,180 10 8쪽
15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2 10.07.27 1,082 9 9쪽
14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3 10.07.26 1,160 10 7쪽
13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1 10.07.13 1,185 8 8쪽
12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1 10.06.12 1,234 8 8쪽
11 3화. 그 평온한 공간에... +2 10.06.05 1,368 10 8쪽
10 3화. 그 평온한 공간에... +4 10.05.29 1,240 10 7쪽
9 3화. 그 평온한 공간에... +2 10.05.23 1,466 10 8쪽
8 2화. 그 여행 +2 10.05.22 1,476 12 9쪽
7 2화. 그 여행 +1 10.05.16 1,508 13 7쪽
6 2화. 그 여행 10.05.15 1,613 9 6쪽
5 2화. 그 여행 +2 10.05.09 1,803 10 8쪽
4 1화. 그 만남 +4 10.05.08 1,934 12 9쪽
3 1화. 그 만남 +4 10.05.07 2,149 13 6쪽
2 1화. 그 만남 +3 10.05.07 2,378 11 8쪽
1 1화. 그 만남 +3 10.05.06 4,113 1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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