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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퀘이사T
작품등록일 :
2012.03.25 01:28
최근연재일 :
2012.03.25 01: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69,954
추천수 :
786
글자수 :
313,042

작성
10.05.07 21:31
조회
2,149
추천
13
글자
6쪽

1화. 그 만남

DUMMY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생긋 웃어 보였다. 보통 이런 때라면 겁먹어야 되는 거 아닌가?

하지만 생각할 틈도 없이 늑대가 달려들었다. 흔히 소설 속에서 늑대는 별것 아닌 정도가 아니라, 아예 굴러다니는 돌멩이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착각이다.

완벽한 착각이다. 라고 외쳐주고 싶다. 늑대의 타고난 순발력과 일단 한 번 물리면 뭉텅이로 떨어져 나가는 살점은 공포스럽기까지하다. 거기다가 밤 눈은 인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뺨을 스치고 지나가는 발톱. 나는 이를 악물며 검을 크게 휘둘렀다. 몇 번이나 습격해본 경험이 있는 것인지, 늑대는 검의 궤적을 피해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나는 그 틈을 파고들어가 주먹으로 늑대의 배를 올려쳤다.

날 음식으로 아는 거냐! 침은 좀 닦아라 짜슥아!

한 가지 재밌는 점은 늑대의 비명소리나 개의 비명소리나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주먹에 맞는 늑대가 깨갱하며 날아가는 모습에 웃음이 나올 뻔했다.

“왼쪽!”

으아앗, 고기 헌납할 뻔했다. 식은땀이 절로 스며든다. 아쉽다는 듯이 이빨을 부딪치는 녀석에게 나는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렸다.

깨갱

얼쑤 좋구나아.

정작 검은 왜 써보지도 못하는지, 그 생각을 하자마자 기회가 왔다. 근육을 최대한 끌어당긴 후, 마치 팔이 화살의 시위가 된 것처럼 강하게 찌른다. 근육을 파고드는 섬뜩한 느낌, 하지만 이 때 넋을 놓고 있으면 검을 회수하기 힘들어 진다. 찌르는 순간의 힘을 이용하며 검을 뽑았다. 비릿한 냄새와 함께 붉은 액체 몇 방울이 얼굴에 튀었다. 순간 눈 앞을 가로막는 시커먼 구멍, 그렇지만 그 구멍 사이사이에 돋아있는 하얀 송곳은 어둠 속에서도 그 흉험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손을 뻗어 늑대의 목을 움켜잡은 뒤 또다시 달려드는 한 마리에게 선물로 증정했다. 그 선물 덕에 달리던 자세 그대로 고꾸라져 버렸고, 그는 선물에 대한 감사의 포즈로 넙죽 엎드려 절했다.

허헛,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나는 머쓱하게 웃으며 검을 거꾸로 잡은 뒤, 목으로 찔러 넣었다.

사람하고의 싸움이 훨씬 낫지, 야생동물 특히, 육식동물과의 싸움은 건강에 안 좋다.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검에 묻은 피를 허공에 대충 턴 뒤, 거꾸로 잡아서 늑대를 향해 던졌다. 머리털을 뭉텅이로 베었지만, 피부는 멀쩡했다. 그 놈은 이를 드러내며 울부짖더니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인간은 육식동물처럼 강한 이빨도 없고 초식동물 처럼 발달한 다리 근육도 없다. 하지만, 한가지 무기가 있다면 바로 머리다.

‘훼이크다 요놈아!‘라고 속으로 외치며 나는 왼쪽 허벅지에 메어두었던 단검으로 그놈의 머리를 찔렀다.

“후, 끝났나?”

그러고 보니 누군가가 있었던 것 같은데...제발 무사하기를 빌며 고개를 돌렸을 때, 그곳에는 늑대들의 시체를 한 곳에 몰아놓고 있는 여자가 보였다.

“무사하셨습니까?”

“네.”

하면서 빙긋빙긋 웃는 그녀의 옷에는 핏자국은 커녕, 늑대의 발톱 자국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전투를 회피했다고 하더라도 내 뒤에 서 있었으면 피 정도는 튀었을 것이다. 아니 하다못해 먼지라도 묻어있어야 되건만, 그녀의 옷은 아까전과 전혀 변함이 없었다.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도 될 일이지만 아버지가 징글맞게도 단련시켜 놓은 내 감각은 끊임없이 나에게 경계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잘 싸우시던데요? 틀이 잡혀 있었어요.”

역시. 이 사람의 실력은 적어도 나보단 위였다. 단순히 말투만이 아니다. 분위기 자체가 달랐다. 온화한 공기에 감싸여 감춰져 있지만, 그 진면목은 아무도 모른다.

약간은 긴장된 기분으로 주변의 늑대들을 정리하자 어느새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밤 셌네요. 잠을 못자서 어떡해요?” “아뇨 뭐, 야숙을 하다보면 이런 날도 있는 걸요.”

“어머, 태도가 너무 공손해졌는데요? 후훗.”

저 뒤의 묘한 웃음은 뭐지? 하지만 왠지 모르게 강한 사람이 옆에 있으면 긴장된단 말이야.

“이름이 어떻게 되시나요?”

“이름이요?”

“예, 이름.”

이 사람은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온화한 표정이라 던지, 사근사근한 말투라 던지 하는 부분에서 편안한 느낌을 주면서 술술 입을 열게 만든다.

음, 심문할 때 편하겠군.

“리카세인, 세인이라고 불러주세요.”

“멋진 이름이네요. 전 루리안이라고 해요.”

왜 갑자기 이름을 묻는 거지?

“세인.”

“네?”

“제 제자가 되지 않을래요?” 뭐, 뭡니까! 그 개연성 없는 질문은! 난데없이 그 소리가 왜 나오는데?

“첫 눈에 반했으니까요.”

시간이 정지, 공기도 정지. 자 리카세인 돌이 되어라!

“농담이에요 농담.”

내가 페닉 상태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자 그녀는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저기, 그런 농담 하나도 재미가 없지 말입니다?

“검이 마음에 들었어요. 곧고 일직선으로 뻗어나가는 검이, 요즘은 그런 검술을 익히는 사람이 드물거든요”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셔도.”

내가 곤란을 표하자, 그녀는 신선하다는 표정이었다. 아마 부정적인 대답을 받는 것이 처음이었나보다.

그녀는 곧 쿡쿡 거리며 웃더니 허리에 달린 검으로 손을 뻗었다.

“대련, 한 번 해볼래요?”

음 이런 요청은 거부하기 힘든 매력이 있다. 나는 씨익 웃으며 손잡이를 쥐었다. 이렇게 감이 부르짖는 '강자'와의 대련은 말이다.

“단, 조건이 있어요.”

불길한 예감이 든다.

“뭡니까?”

“제가 이기면 세인은 앞으로 제 제자가 되는 거에요.”

“불공평하잖아요!”

“어머, 뭐가요? 제 실력을 본 적도 없잖아요? 제가 세인보다 약할 수 있죠.”

말을 맞다. 말은 맞는데!

“자, 이럴 땐 그냥 지르는 거에요.”

울고 싶어졌다.

그녀의 눈은 결코 놓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로 반짝이고 있었다. 이 서러운 남자의 본능은 나를 놔주지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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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네요;; 쓰기는 한 오백자 정도 더썼지만, 끊기가 애매해서... 좋은 주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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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9 세르핀
    작성일
    10.05.08 13:40
    No. 1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1 엄친아친구
    작성일
    10.05.08 16:02
    No. 2

    루리안이 드디어 돌아왔습니다~~~~~~~~~~~~ ㅜㅗㅜ/ 감격!!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두억새
    작성일
    10.08.01 00:33
    No. 3

    음.. 자기가 대련하자고해놓고 조건을 내거는 건 오류같네요

    아 대화를 붙이시니 보기가 불편하네요 띄워주시면 보기 편할듯
    “검이 마음에 들었어요. 곧고 일직선으로 뻗어나가는 검이, 요즘은 그런 검술을 익히는 사람이 드물거든요”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셔도”
    이부분을
    “검이 마음에 들었어요. 곧고 일직선으로 뻗어나가는 검이, 요즘은 그런 검술을 익히는 사람이 드물거든요”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셔도” 이런식으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퀘이사T
    작성일
    10.08.01 03:35
    No. 4

    두억신님, 오타지적(?)여튼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대련에 대한 오류사항은 무협지의 마인드를 가지고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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