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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퀘이사T
작품등록일 :
2012.03.25 01:28
최근연재일 :
2012.03.25 01: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69,950
추천수 :
786
글자수 :
313,042

작성
10.05.15 21:23
조회
1,612
추천
9
글자
6쪽

2화. 그 여행

DUMMY

***

아무리 참을 래도 한숨이 절로 새어 나온다. 저 신화 속에서나 들어봤던 아귀(餓鬼)의 모습이 이럴까? 식신이 들린 듯한 기새로 우리가 잡아온 사슴을 아작 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고래를 가로 저었다.

“샛길로 왔으면서 비상식량도 챙겨오지 않은 사람들이 어딨어요?”

그러자 아귀 하나, 성별은 음, 남자 같다. 가 분연히 소리쳤다.

“제길, 이 길이 빠르다고 했다고! 나는 분명히 그놈들이 말해준 일정에 맞춰서 식량을 갖고 왔어.”

나는 또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엔, 속았다는 얘기군요.”

“속아요?”또 다른 아귀. 성별은 여자, 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상당히 놀랐다는 표정에 나는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이 길은 현지인들이나, 아니면 훈련을 제대로 받은 산악대원들 아니면 넘어 다니기 힘들어요. 길 잃기 십상이거든, 댁들 처럼.”

“그, 그놈들을!”

두 손을 부르르 떨 며 그 남자는 분노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지.”

그리고 여자는 어께를 으쓱했다.


“그러니까, 남자 분이 휴리첼씨 이쪽 분이 동생인 메이린씨? 인가요.”

“네.”

대충 헝겊으로 얼굴을 문지르자 한결 나아보이는 소녀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흠,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네요.” “우와, 정말요? 오빠 축하해. 거짓말이 아니었구나.”

“뭐, 뭐야?”

휴리첼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동생을 내려다 보았다. 듬직한 장신에 몸 전체의 근육이 고루 발달해 있었다. 허리에 메어져 있는 검집도 실용성을 목적으로 하는 물건이었다. 즉, 상당한 실력자로 보인다는 소리다.

“아! 휴리첼이라면, 기껏 목숨을 살려 놓았더니, 내 물건 내놓으라고 소리 지르는 부잣집 도련님 때문에 작위까지 박탈당했다던 그 사람?”

“바로 그 본인 앞에서 말하지 말아주지 않겠나.”

“제가 어떻게 ‘물에 빠진 사람 구해놨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라는 속담을 몸소 실천한 사람을 모를 수가 있겠어요.”

그는 이를 갈며 손가락에서 굵직굵직한 소리를 내었다.

“너, 나한테 불만 있냐?”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럼 없겠어요? 남의 식량을 깨끗하게 비워놓은 사람이 할 대사가 아니라고 봅니다만.”

내가 들어도 상당히 ‘그게’없어 보이는 대사다.

“어후, 이 꼬마 왜 이렇게 밉상이야!”

그는 이를 갈며 나를 삿대질 했다.

나는 씨익 웃었다. 이제 조금만 더 부채질 하면 된다. 심통에 가까운 마음이지만, 아무래도 강한 사람과 대련해 보고 싶다. 더더군다나, 스승님도 있으니까, 목숨 위험해질 위험도 없고 만사형통이라는 거지.

그 때, 내 어께에 스승님의 손이 와 닿았다. 문제는 그 손에 무시무시한 힘이 실려 있었다는 건데, 하마터면 비명이 나올 뻔했다.

“세인.”

귓가에 조용히 속삭이는 목소리. 하지만 그 이유모를 싸늘함에 나는 몸을 떨어야 했다.

루리안은 열을 내고 있던 그에게 한껏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죄송해요.”

“아, 아니 뭐 그러실 것까지야. 저희도 잘 한 건 없으니까요.”

휴리첼은 한 손으로 머리 뒤를 쓰다듬으며 전형적으로 여자에게 약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쩔쩔 맸다.

“킥. 바보야, 바보.”

그리고 그 동생의 신랄한 대사가 이어졌다.


내가 바라마지 않던 대련은 결국 무산되어 버렸다.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지만 차마 하자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솔직히 무섭거든.

그렇게 짐을 꾸리다 보니 나는 그들이 식수마저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물도 안가지고 다녀요?”

“아, 그거라면 걱정 없어요.”

메이린은 생긋 거리며 말했다. 나보다 약간 어릴까? 얼굴에는 생기발랄한 미소가 걸려 있는 그녀를 보면 저절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눈을 감은 뒤, 어딘지 모르게 차분해 보이는 표정으로 정신을 집중했다. 그리고, 내 눈 앞에는 어린애 주먹만한 물덩이가 생겨나 있었다.

“에, 에엑?”  

난생 처음보는 기이한 현상에 내 입에서는 이상한 소리가 흘러나오고 말았다.

“헤헷, 대단한 건 아니지만 전 마법사거든요.”

“물의 마법사? 독학하신건가요?”

루리안은 다소 놀랐다는 표정이었다. 그만큼 마법사는 수가 적은 존재였다. 예전에는 대규모의 마법사들을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그런 부대를 이루기에는 마법사의 숫자가 극적으로 부족했다. 약 3만의 상주 병력이 자리하고 있는 우리 영지에서도 보지 못했던 존재였다.

“어떻게 아셨어요?”

“후후, 동생이 마법사거든요. 글쎄요, 이걸 답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그런 느낌이 들어서요.”

“우와, 정말이요? 어느 정도 수준이신데요?”그녀는 마치 밥을 보고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 같은 표정으로 루리안에게 연신 질문을 해대다가, 퍼뜩 놀라며 말꼬리를 흘렸다.

“아, 실례되는 얘기였나요.”

“아니요, 본 지 너무 오래 돼서 뭐라고 할 수가 없네요. 제가 기억하는 건, 막 입문할 때 뿐 이거든요.”

“그래요?”“그러고 보니, 잘 지내고 있으려나?”

루리안은 어딘지 아련해 보이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여어! 준비 끝났습니다.”

휴리첼의 목소리에 우리는 우리들의 행장을 꾸렸다. 그는 밦 값이라며 약간의 나무을 해가지고 왔는데, 아무래도 밤에는 땔감이 있어야 편했기 때문이다.

“하암, 오늘도 밤 셌네.”

나는 기지개를 폈다. 그러자 루리안은 나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괜찮겠어요? 성장기인데.”

“하하핫, 걱정마세요.”

“우와, 과보호가 심하시네.”

“거기, 당신은 빠지시지.”

“뭐야? 이 꼬마가!”

두 여자는 쓴웃음을 지었다.


----

짧네요;;

요즘 글 쓸 짬이 안 나서.... 앞으로는 토일 주간 연재가 될 듯 해요. 그럼 좋은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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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3화. 그 평온한 공간에... +2 10.05.23 1,466 10 8쪽
8 2화. 그 여행 +2 10.05.22 1,476 12 9쪽
7 2화. 그 여행 +1 10.05.16 1,508 13 7쪽
» 2화. 그 여행 10.05.15 1,613 9 6쪽
5 2화. 그 여행 +2 10.05.09 1,803 10 8쪽
4 1화. 그 만남 +4 10.05.08 1,934 1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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