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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퀘이사T
작품등록일 :
2012.03.25 01:28
최근연재일 :
2012.03.25 01: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69,952
추천수 :
786
글자수 :
313,042

작성
10.06.12 11:39
조회
1,234
추천
8
글자
8쪽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DUMMY

***

시간이란 쏜살같이 지나간다던데, 그 말이 이토록 실감이 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근래에 한 일이라고는 먹고, 수련하고, 자고 이 3가지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기에 더욱 체감하기 힘들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시간 속에서도 기억이 남는 일이 한 가지 있었다.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올라온 휴리첼과 메이린을 본 일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해서 이 영지의 기사가 디고 싶습니다.”

“수고했네.”

“네?”

열성적으로 열변을 늘어놓던 휴리첼을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던 아버지는 검을 내렸다. 그리고 바로 임명장을 수여했는데, 그곳에는 휴리첼의 이름이 적혀 있어서 메이린과 휴리첼은 깜짝 놀란 눈치였다.

“어떻게?”

“안녕하세요?”

“루리안씨?”

“언니?”

두 사람의 표정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거야 쿡쿡.

근데, 놀렸다고 메이린한테 맞았다. 캬악! 못된 계집애 아무리 그래도 꼬집을 것 까진 없잖아. 스승님이 말리지 않았다면 내 살의 3분의1은 멍으로 뒤덮였을 거라고 장담한다.

오히려 이곳의 분위기가 몸에 맞는지, 휴리첼은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메이린의 거처가 문제였다. 집을 사기에는 여의치 않았고, 그렇다고 주군의 집에서 신세를 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아가씨, 마법사라고 했지?”

“네? 아직 견습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하지만...”

“그렇다면 아에니스 제국에 가보는 건 어떻겠소?”

“아에니스요?”

“그래, 잘 성장한 마법사라면 우리 쪽에서도 환영이니까, 알다시피 제국에의 교육 시설은 외국인에게도 개방되어 있으니 말이오.”

“그, 그렇지만...”

“자금이야 이쪽에서 조달할 테니까.”

“고, 고맙습니다! 자작님!”

그렇게 메이린은 일주일 만에 영지에서 제국으로 향했다. 듣자하니 족히 두 달은 걸릴 거리라던데... 어쨌던 잘 됐으면 하는 바램 이다.

한 달, 그 짧다면 짧은 시간이 흐른 후에, 우리는 여장을 꾸렸다. 목적지는 정해져 있는 듯 했지만 스승님이 나에게 알려주진 않았기에 나는 그저 따라가는 역할이었다.

“조금 더 있다 가셔도 될 텐데...”

엘리스 아줌마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후후, 꼭 데려가고 싶은 곳이 있어서요.”

“그러신가요?”

“다음에도 꼭 들려주세요.”

“물론이죠.”

아쉬운 기색이 역역한 목소리였다. 하기야 남자 밖에 없는 집이라서 그런지 두 사람이 유달리 가까워진 것 같았다.

“자, 갈까요?”

“네.” 먼지가 잘 끼지 않는 재질로 만들어진 긴 외투를 걸치고 신발은 통풍이 잘되면서 발을 편하게 해주는 가죽 신발을 신었다. 허리의 검대도 이상 없고, 등 뒤에 맨 배낭도 꼭 필요한 것만 모았다. 비상식량도 이상 무.

“잘 다녀와라, 폐 끼치지 말고.”

글해도 하나 밖에 없는 아들네미 여행 간다고 아버지는 하던 일도 도중에 멈추고 나와서 우리를 배웅하셨다.

“어느 정도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길어도 일 년은 안 넘을 거에요.”

“그럼 부탁하겠소.”

“예, 그럼 몸 건강히 지내세요.”


***

아직 깜깜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이른 아침이었는데도 거의 대부분의 기사들이 일어나 우리를 배웅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을 뻔했다.

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어.

그런 일념 하에 나는 빠르게 발을 내딛었다.

어스름히 새벽녘이 타오르다가 해가 머리위로 떠올라 빛을 발할 무렵, 우리는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골랐다.

추운 날씨임에도 몸을 움직였더니 땀이 제법 흘렀다.

“자, 마셔요.”

루리안이 차가운 물이 담긴 가죽 병을 내밀었다. 가죽 사이사이로 느껴지는 물방울에 손이 시원해졌다.

목 젓을 타고 시원하게 내려가는 물줄기에 기분이 절로 상쾌해졌다. 몸도 제법 노곤 한 것이, 이대로 풀 속에 스며들어 잠이 들고 싶을 정도였다.

“사람?” “네?”

사람이라니, 하기야 그렇게 이상한 일도 아니다. 이제 조금만 더 간다면 쿠모스 왕국과의 교역로가 보이니까, 그 사이를 빠져나온 사람이라고 봐도 이상한 일이 아니겠지.

“으아악! 사, 살려줘.”

척 보이게도 ‘달리기’라는 단어에는 참으로 부적합하게 생긴 몸매를 과시하며 달려가는 사람이 나타났다.

순간 치솟는 불안감에 나도 모르게 검으로 손을 뻗었다. 루리안은 나에게 손을 뻗어제지하고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여행자십니까? 살려주세요, 느, 늑대가!”

“늑대?”과연 남자의 뒤로 늑대들이 침을 뚝뚝 흘리며 달려왔다. 근데 눈동자 색심상치 않다. 붉에 충혈된 눈동자에 힘줄이 솟아올라있는 다리, 잘봐주려 해도 정상으로 보기는 힘든 모습에 나는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 주변은 그래도 잘 발달된 곳이며, 사람도 자주 지나다닌다. 더더군다나, 옆의 숲에는 먹잇감도 충분하기 때문에 늑대가 굳이 위험하게 산 밑으로 내려와 사람을 공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마력...”

“네?”

과연 범상치 않은 모습에 걸맞게 늑대는 강했다.

루리안이 나를 돌봐줄 여유도 없을 정도였다. 나에게는 4마리 정도밖에 다가오지 않았지만, 그것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

앞뒤 자르고 말하자면 ‘미친듯이’강했다. 발톱이 부러지든 말든 상관없이 휘두르는 앞발에 손목이 시큰거렸고 그 이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소름끼쳤다.

“뭐야, 이 놈들은...!”만약 예전의 나였다면 곧바로 당해버렸을 것이다. 이 정도로 흥분한 늑대들이라니 인위적이라는 냄새가 저절로 풍겼다.

옆으로 구르자, 그곳을 따라 늑대가 휘몰아쳐 들어왔다. 허둥거리며 허리춤에서 단검을 찾아 콧잔등에 찔러 넣자, 또다른 늑대가 달려들었다.

숨이 턱턱 막혀왔다. 나의 반응 속도로는 감당하기 힘든 움직임이었다. 마침내 다리를 물리고 말았다. 송곳으로 살을 휘집어 파내는 것 같은 고통, 그리고 뼈에 맞물리는 그 이빨에 소름이 돋았다.

저절로 다리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어떻게든 이를 악물고는 검을 횡으로 휘두르자, 입가에 피를 잔뜩 묻힌 늑대는 눈을 흉흉히 빛낸 채 물러갔다.

기괴한 형상의 늑대 3마리, 그 모습은 ‘공포’였다.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와, 아득해지는 머리를 지탱한 채 서 있는 것도 힘들 정도였다.

“세인!”

루리안의 비명에, 내가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루리안이 옷에 흠뻑 피를 적신 채 나를 보고 있었다. 그녀가 가리키는 곳은 너덜너덜해진 나의 허벅지였다.

그것이, 버틸 수 있는 한계였다.

왜 심한 상처를 입으면 그 곳을 보지 말라고 하는 지 그, 이유를 알겠다. 맨 속으로 보기엔 힘들 정도의 상처에, 그 고통이 한층 배가되는 것 같았다.

쓰러짐과 동시에 늑대들이 달려들었다.

이대로 먹힐 수야 없지.

내가 펼칠 수 있는 한 계에 가까운 동작으로 한 마리를 날려 보내고 뒤로 굴렀다. 까딱했으면 목숨이 사라질 뻔했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숨을 죄여 오는 듯 한 공포에 전신이 저릿저릿 해졌다.

그 때, 눈앞에 불꽃이 피어올랐다. 아니, 불꽃이라기에는 조금 애매한 그것은 두 줄기의 선을 그리며 나선형을 이루며 만났다. 그리고 그 불꽃의 바로 밑에는...

루리안이 있었다.

동물들은 천성적으로 불을 두려워 한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지만 루리안이 불꽃에 휩싸인 검을 휘두르자 제 정신이 아닌 늑대들도 움찔거리며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리고 그 찰나를 가르며 불꽃의 검은 공간을 지배했다. 예전에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스승님의 검날의 색, 이제야 그 용도를 알게 된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매캐한 고기타는 냄새.

그리고 연신 비명을 흘리며 늑대들은 쓰러졌다. 그 강함에 대한 안도가, 나의 긴장을 풀어헤쳤다. 어떻게든 손에 잡고 있던 검이 떨어지고 눈꺼풀도 내려왔다.

이런 데서 잠이라니.... 안되는데....


----

당연하지, 감기걸리거든!(쿨럭)

오늘은 그리스 전이군요! 덕분에 일찍 올립니다.(하핫)

좋은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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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3 10.07.28 1,180 10 8쪽
15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2 10.07.27 1,082 9 9쪽
14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3 10.07.26 1,160 10 7쪽
13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1 10.07.13 1,185 8 8쪽
» 4화. 그 새로운 만남은... +1 10.06.12 1,235 8 8쪽
11 3화. 그 평온한 공간에... +2 10.06.05 1,368 10 8쪽
10 3화. 그 평온한 공간에... +4 10.05.29 1,240 10 7쪽
9 3화. 그 평온한 공간에... +2 10.05.23 1,466 10 8쪽
8 2화. 그 여행 +2 10.05.22 1,476 12 9쪽
7 2화. 그 여행 +1 10.05.16 1,508 13 7쪽
6 2화. 그 여행 10.05.15 1,613 9 6쪽
5 2화. 그 여행 +2 10.05.09 1,803 10 8쪽
4 1화. 그 만남 +4 10.05.08 1,934 12 9쪽
3 1화. 그 만남 +4 10.05.07 2,149 13 6쪽
2 1화. 그 만남 +3 10.05.07 2,378 11 8쪽
1 1화. 그 만남 +3 10.05.06 4,113 1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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