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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레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 그리드 : 살아남을 수록 강해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비레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2
최근연재일 :
2018.05.17 18:10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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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99
추천수 :
847
글자수 :
171,907

작성
18.04.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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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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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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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2화-길드를 털다

DUMMY

점주는 내가 다 털어갈거라고 말하자 갑자기 존댓말을 하며 나를 붙잡고 빌기 시작했다.

“제발! 그것만은, 그것만은 안됩니다! 다 가져가면 전 뭘 먹고 삽니까!”

“사람을 속인 대가를 치룬다고 생각해.”

나는 내 다리에 엉겨붙은 점주를 떼어내며, 노점 안에 있는 주머니를 샅샅이 뒤졌다.

어디보자, 이건 보물주머니로군. 가게로 따지면 계산대 같은 건가.

주머니 표면에 떠있는 금액을 확인한 내 얼굴이 자연스럽게 일그러졌다. 당연했다. 그 금액이 턱없이 작았기 때문이다.

“5000골드? 이거 밖에 안돼?”

“제가 아까 말씀드렸잖습니까! 여기 손님 별로 없다고요!”

“그래도 어느정도는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되는거 아니야?”

“그게 길드 본부에서 제 성적이 워낙 안좋다 보니 점점 금액을 줄여서...”

지상 몫지 않게 여기도 살벌하구만,

그럼 보물은 됐고, 물건이나 뭐 가지고 있나 봐야지. 어디보자, 이건 그때 요리할 때 썼으니 음식 재료 일거고...

“나한테 보여줬던 무기 주머니가 이거야, 아님 이거야?”

내가 주머니 두개를 들어올리자 점주의 얼굴이 말그대로 하얗게 질렸다.

“안됩니다! 절대 그것만은...! 그거 빼앗기면 저 진짜 길드에서 모가지라구요!”

“잘리면 어떻게 되는데?”

“여기 던전 한가운데에 버려집니다!”

거의 죽는 거나 다름이 없겠군.

"근데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이런 도둑놈! 하늘이 부끄럽지도 않아?!”

“내가 도둑이면 그쪽은 날강도...”

노점을 뒤지며 점주의 말에 대꾸하던 나는 순간 말을 멈췄다. 갑자기 양심에 찔려서가 아니라. 어떤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도둑이 있으면 경찰도 있을 거라는 사실 말이다.

“저기 혹시 그 길드에 힘 좀 쓰는 녀석들이 있습니까?”

“당연하다. 물론 본좌보다는 한참 못하지만, 그래도 일류고수 수준은 되는 녀석들이 제법 있다.”

그 수준이 어떤건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여튼 강하다는 거네.

추한오의 말에 점주는 이제야 그 사실을 깨달았는지 으스대기 시작했다.

“그래 네가 감히 길드원에게 손을 대고도 무사할 것 같으냐! 우리 길드에 있는 수백의 레인저(Ranger)들이 너를 추격해서 반드시 잡아낼 것이야!”

“그래, 바로 그거야.”

“...엥?”

나는 노점을 뒤지던 것을 멈추고 의자를 들고 점주에게 다가갔다. 흠칫하며 물러나는 점주의 몸을, 발페루스가 붙들었다. 나는 몸부림치는 점주의 앞에 의자를 놓고 앉아, 턱을 궤고는 물었다.

“그 레인저인지 뭔지 하는 놈들에 대해 자세히 말해봐.”


***


레인저(Ranger).

상점을 운영하는 길드원의 통제 및 안전, 그리고 기타 사고에 대응하는 특수요원들.

그들은 온갖 차원의 솜씨있는 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길드가 가지고 있는 무기와 마법도구를 활용하는데 익숙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룬스톤(Rune Stone)인가 뭔가 하는 것도 다룰 줄 알겠군.”

“그, 그래!”

점주는 내 말에 맞장구를 쳤다.

“만약 내게 무슨 짓을 하면 룬스톤으로 여기로 순식간에 이동해 널 쫓을 것이야!”

이건 좀 곤란하네.


내가 점주의 물건을 털고, 점주를 묶어두거나 아니면 어떻게 처리하면, 점주의 말대로 길드는 이상을 눈치채고 레인저인지 뭔지를 보내올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룬스톤인가 뭔가 하는 걸로 순식간에 나를 추격해오겠지,

그 추격을 떨쳐낸다고 해도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던전 내 유일한 편의시설이자 상점을 운영하는 막강한 세력에게 찍힌다는게 문제지. 그건 엄청 귀찮은 일임에 분명했다.

...물론 이 무식한 인간은 그딴거 신경 안쓰겠지만.

나는 추한오를 곁눈질 한다음, 좀 더 머리 속으로 주판을 튕겨보았다.

그에 비해 내가 얻는 이득은 이 점주가 가지고 있는 물품 밖에 없다.

이게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나는 주머니를 열어 그 안의 물건을 꺼내 바닥에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상점에게 그 물건이 각각 뭔지 설명해보라고 했다.

“내가 왜 그래야 하지?”

“발페루스.”

결국 발페루스에게 한참을 괴롭힘 당하고 나서야, 점주는 입을 열었다.

“...이건 무조건 주인의 손으로 돌아오는 부메랑입니다. 이건, 불에 면역인 방패고요. 그리고 이 칼은 얼핏 보기에는 평범해보이지만 날이 절대 나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건...

점주는 설명을 하다 어느새 직업병이 발동했는지 신나게 떠들어대었다. 나는 이대로 듣다간 끝이 없을 것 같아서 손을 들어 말을 멈추게 했다.

“애매하네.”

뭔가 엄청 좋다, 그런 물건은 별로 없고 다 그냥저냥인 물건들 뿐이었다. 물론 없는 것 보다는 좋겠지. 하지만 길드의 위협을 감수할 정도의 가치가 있느냐고 한다면,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내가 이것들을 왕창 들고 다닌다고 해서 뭐 이득 볼게 있을까? 내가 직접 다른 사람들에게 팔아치운다? 과연 다른 사람들이 뭘 믿고 나한테서 물건을 살까? 길드가 있는데 말이야.

요컨대, 이래저래 손만 많이 가고 귀찮아질 뿐이다.

“본좌 생각도 그러하다. 어차피 짐만 될 것이다. 그 카 뭐시기 하는 불검도 포함해서 말이다.”

“아뇨. 이건 쓸모가 있을거 같은데요. 여차하면 횃불 대신 쓸수도 있을 것 같고...”

“횃불이 왜 필요한가?”

“왜 필요하긴요. 갑자기 어두워지면 필요하잖아요?”

“그게 무슨 문제라도 되나?”

“안보이지 않습니까?

“본좌는 보인다.”


나는 더이상 추한오를 같은 인간으로 보는 것을 포기했다.


“그러면 아무것도 안가져가실 생각입니까?”

나는 발페루스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그럴리가 있나. 그냥 안들킬 정도로 적당히 뜯어가면 되는 거 아냐?”

내 말에 점주는 뭐라고 말하려다 발페루스를 보자마자 다시 얌전히 꼬리를 내렸다.

나는 점주를 내버려두고 다시 가게로 돌아가 물건을 이것저것 챙겼다.

일단, 이 카룸인가 뭔가 하는 칼은 무조건 챙기고, 힐링포션도 좀 챙겨야 겠다, 그리고 저주를 푸는데 돈이 얼마나 들지 모르니, 골드도 적당히 챙기자. 한 1000골드 정도면 되겠지.

그렇게 뒤적거리던 나는 그 때 구석에 꽁꽁 숨겨놓은 주머니 하나를 발견했다. 내가 그걸 집어들자 점주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그. 그건...!”

“이건 뭐야?”

“도, 돈입니다.”

“보물은 저게 다라며? 거짓말한 거야?”

내가 윽박지르자, 점주는 바닥에 넙죽 엎드렸다.

“아닙니다! 그, 그게 보물이 아니라 돈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아마 직접 보시면 아실겁니다.”

점점 의심스럽다. 나는 칼로 주머니를 툭 치며 말했다.

“열어봐.”

그러자 점주는 주머니를 열어 그 안에 든 것들을 보여주었다.

“이건...”

“신기하게 생긴 물건이로고. 금도, 보석도 아닌 종이조각 아닌가?”


점주는 거짓말을 한게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건 정말로 돈이었으니까.


주머니 안에는 미국 달러는 물론, 우리나라 지폐까지 온갖 지폐 뭉치가 어지럽게 흩어져있었다.

나는 점주에게 물었다.

“이거 다 어디서 났어?”

“그, 교환 했습니다!”

“교환?”

“네! 그 여기 들어온 손님들 중에 각자 자기 차원의 돈을 가지고 계시는 분이 있으셔서... 그분들의 돈을 받고 물건을 줬습니다.”

“당신만 그래?”

“아뇨, 본부의 지침이니가 다른 길드원들도 전부 마찬가지 일겁니다.”

이상하군.

이 던전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는데 왜 돈을 받을까? 뭔가 수상한 냄새가 난다.

하지만 지금 당장 중요한 사실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여기서 보물을 우리나라 돈으로 바꾸면 되니까 말이지.

나는 일단 그 주머니를 받아 챙겼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것저것 챙기고 있는데, 갑자기 추한오가 내게 물었다.

“그런데 저 점주는 어떻게 할 것이냐? 죽일 것이냐?”

“아뇨.”

내 말에 추한오는 두 눈을 부릅 떴다.

“설마 놔주겠다는 것은 아니겠지,”

“놔줄겁니다.”

내 말에, 추한오, 발페루스, 그리고 점주가 동시에 움찔했다. 먼저 격렬하게 반응한 것은 추한오였다.

“네놈, 드디어 미친게냐? 놔주면 점주가 감사해서 너에 대한 것을 입다물어줄거라고 생각이라도 한 것이냐?"

“분명 길드에 다 고자질할 게 분명합니다!”

“아, 아닙니다! 살려만 주시면 입 다물고 있겠습니다!”

...잘들 논다.

나는 제각기 떠들어대는 추한오와, 발페루스, 점주를 흘겨보며 말했다.

“그냥 놔준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뭐라고?”

나는 점주를 가리키며 발페루스에게 말했다.


“너, 이 사람에게 붙어있어.”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다시 말씀드리지만 주인공은 악당은 아닙니다.ㅎㅎ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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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그리드 : 살아남을 수록 강해진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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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화-참사를 마주하다 18.04.18 1,371 21 9쪽
» 12화-길드를 털다 18.04.17 1,382 20 9쪽
12 11화-점주를 심문하다 +2 18.04.16 1,391 24 8쪽
11 10화-길드(Guild)를 만나다 +2 18.04.14 1,511 32 13쪽
10 9화-보물을 획득하다 +4 18.04.13 1,597 29 9쪽
9 8화-거상(Colossus)과 싸우다 18.04.12 1,662 29 14쪽
8 7화-마검(魔劍) 발페루스 18.04.11 1,813 33 11쪽
7 6화-함정을 돌파하다 +1 18.04.11 1,853 33 7쪽
6 5화-함정과 마주하다 18.04.10 2,058 37 10쪽
5 4화-무성(武聖) 추한오 +4 18.04.10 2,310 43 12쪽
4 3화-기연과 만나다 +2 18.04.09 2,409 42 12쪽
3 2화-탐험을 결심하다 +4 18.04.09 2,518 38 8쪽
2 1화-보물을 발견하다 +3 18.04.09 2,596 46 7쪽
1 프롤로그 +4 18.04.09 2,849 44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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