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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ty 님의 서재입니다.

너프 먹은 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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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ty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0
최근연재일 :
2021.08.18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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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7,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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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8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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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나무뿌리

DUMMY

달리던 마도 열차를 제임스가 강제로 멈추자,


끼이이이익.


선로에서 귀가 찢어질 것 같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큭······제발 멈춰라!”


수정구 안에 입력된 브레이크 기능을 사용하여 마도 열차를 멈추는 제임스.

선로 위에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거대 나무뿌리를 향해 달려가던 마도 열차는 충돌 직전 가까스로 멈출 수 있었다.


“휴······큰일 날 뻔했네. 어디 다치신 데 없으세요?”


충돌 위기에서 벗어난 제임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그러자 옆에 쓰러져 있던 다인은 머리를 부여잡으며 일어섰다.


“으으······크게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그것보다 저건 대체 뭐죠? 무슨 나무뿌리가 저렇게 크데요?”


두 사람의 바로 눈앞.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멈춘 마도 열차의 바로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거대 나무뿌리들은 마치 살아있는 뱀처럼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제임스는 이마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만약 마도 열차가 조금만 더 빨랐으면, 저 나무뿌리에 충돌했거나 휩쓸렸을지도 모르겠어.’


일어날 수도 있을 뻔했던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하던 제임스는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저 나무뿌리에 휩쓸려 버렸다면 자신은 물론 뒤에 타고 있는 데이지 일행이 크게 다쳤을 수도 있었기에.


그렇게 생각하던 제임스는 조금 전에 있었던 급제동 때문에 그녀들이 다쳤을 거라고 판단하고 서둘러 뒤에 있는 특별 칸으로 발걸음을 옮기려고 했다.


기관실 문을 열기 위해 손을 대는 그 순간,


“제임스! 대체 무슨 일이야!”


프라이드가 먼저 문을 열고 나타났다.

그녀가 모습을 드러내자 제임스는 안도하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프라이드 님, 어디 다치신 데 없으세요?”

“으······자다가 머리에 혹 난 거 말고는 괜찮아. 그것보다 무슨 일인데, 열차를 갑자기 세운 거야?”


울상을 짓던 프라이드가 자신의 머리에 난 혹을 만지며 묻자 제임스는 손으로 길을 막고 있는 나무뿌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갑자기 저 나무뿌리가 나타나 길을 막는 바람에,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무뿌리? 으엑, 저게 뭐야!?”


제임스의 뒤를 바라보던 프라이드는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거대 나무뿌리의 모습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녀가 몸을 부르르 떨며 묻자, 제임스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땅속에서 나타나더니, 선로를 막아버렸습니다.”


두 사람이 대화하고 있는 사이에도 계속해서 움직이는 나무뿌리는, 이내 멈춰있던 마도 열차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쨍그랑!


나무뿌리는 순식간에 마도 열차의 정면 유리창을 부수더니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으며, 그 모습을 지켜보던 다인은 까무러치듯 놀랐다.


“이, 이거 엄청 단단한 유리인데!? 저렇게 쉽게 부서진다고!?”


마도 열차에 설치된 유리들은 기본적으로 엄청난 속도의 풍압을 버틸 수 있도록 매우 단단하게 만들었다.


마도 열차의 기술자인 다인은 그 단단함이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해 잘 알고 있었으며, 그 유리가 저렇게 쉽게 부서지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다인이 깜짝 놀라고 있는 사이, 마도 열차 안으로 들어온 거대 나무뿌리는 여러 개의 뿌리로 나누어지더니 그들을 습격하기 시작했다.


““파, 파이어볼!””


갑작스러운 나무뿌리의 공격에 당황한 제임스와 프라이드는 일제히 손에서 화염을 뿜어내며 반격했다.

여러 개로 나뉘었던 나무뿌리는 두 사람의 불꽃을 맞는 순간, 순식간에 검게 그을려 잿더미로 변했다.


“해, 해치웠나!?”


그 모습을 지켜보던 다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자,


쨍그랑!


밖에서 움직이고 있던 거대 나무뿌리들이 남아있던 창문을 부수며 마도 열차 안으로 들어왔다.


““파이어볼!””


두 사람이 다시 한번 불꽃을 쏘며 저항했지만, 이번에 들어온 거대 나무뿌리는 분열하지 않고 들어왔기에 불꽃에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렇게 거대 나무뿌리가 세 사람을 덮치려고 하자,


“하!”


기관실에 도착한 데이지가 주먹으로 거대 나무뿌리를 날려버렸다.

위력이 얼마나 강했는지 마도 열차 안으로 들어왔던 거대 나무뿌리들이 일제히 창밖으로 떨어져 나갔다.


“세 사람 모두 괜찮아요?”


가볍게 손을 터는 셀레네의 모습에 세 사람은 재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으, 응. 난 괜찮아.”

“도, 도와줘서 고마워.”

“가, 감사합니다.”


그녀가 보여준 압도적인 힘 앞에 모두가 전율하자, 그들의 뒤에서 데이지 일행이 도착했다.


“제임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아, 데이지 공주님. 그것이 말이죠.”


제임스는 조금 전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말해주었다.

그의 얘기를 듣는 순간, 데이지의 표정이 심각하게 굳어졌다.


“설마, 파괴수 니드호그의 봉인이 풀린 건가?”

“네!? 공주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옆에 있던 소피아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묻자 데이지는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대답했다.


“예전에 아버님에게 들은 적이 있어. 이 로열 가든에 봉인된 파괴수 니드호그에 대해서. 지금 제임스가 말했던 나무뿌리는 니드호그의 신체 중 일부일 거야.”


20년 전 무신 블레이드와 함께 파괴수 니드호그를 봉인한 더반.

그는 어렸던 데이지에게 그때의 일을 자랑삼아 종종 말한 적이 많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여행 이야기를 듣고 자랐던 데이지는 초월체들의 생김새에 대해 전부 알고 있었으며,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 파괴수 니드호그와 관련되어 있음을 바로 알 수 있었다.


파괴수 니드호그.

거대한 나무인 니드호그는 그 이명인 파괴수답게 대륙 곳곳에다가 자신의 뿌리를 내려 대륙은 물론 그 위에 사는 생명체들까지 먹어 치우는 괴물이었다.

그런 괴물이 봉인에서 풀렸으니, 이 로열 가든의 생명체들이 목숨에 위협을 받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마도 열차를 습격해온 나무뿌리가 니드호그의 일부라는 말에 모두가 할 말을 잃고 가만히 있자, 셀레네가 입을 열었다.


“데이지 언니, 그러면 저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우선 유성 님에게 물어보자. 그분의 뜻을 따르는 것이 좋겠어.”


니드호그의 봉인을 지키기 위해 루트 숲으로 향하고 있었던 데이지 일행.


그들의 목적은 광폭룡과 함께 킹존을 습격한 검은 가운을 저지하는 것이었지만, 이미 니드호그가 풀렸으니 그 목적은 잃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다른 전략을 세우고 싶었던 데이지는 광폭룡과 다를 것 없는 파괴수를 자신이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유성에게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를 물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데이지가 유성이 있는 칸으로 발걸음을 옮기려고 하는 그 순간,


“그러면 앞으로 나아가시죠.”


어느새 기관실에 도착한 유성이 앞으로 나아갈 것을 제안했다.

그의 발언에 모두가 놀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저, 저 앞으로 나아가자고요!?”

“하, 하지만.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습니다. 저 거대한 나무뿌리를 보세요.”


마리안과 제임스가 마도 열차 앞에 있는 니드호그의 나무뿌리를 가리키며 말하자 유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가야죠. 저 괴물을 지금 여기서 정리 못 하면 나중에 더 큰 골칫덩어리가 될 겁니다. 그럴 바에는 속전속결로 처리해야죠.”


안 그래도 다른 곳에서는 마신 아베스타와 그 휘하에 있는 구성 강국 데모니아가 군대를 일으키는 마당에, 이곳에 있는 파괴수 니드호그를 놔두고 돌아간다?

그러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그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유성은 당연하게 강행돌파를 제시했다.


“그렇지만, 저 나무뿌리를 어떻게 없애죠? 웬만한 불꽃으로는 어림도 없는데요?”


프라이드의 물음에 유성은 자신의 뒤에 있던 케인에게 말을 걸었다.


“케인, 네가 가진 불꽃이라면 저 나무뿌리 없앨 수 있겠어?”

“······제가 가진 악마의 힘을 사용하면 가능은 할 겁니다.”


말을 마친 케인은 오른팔에 묶여 있는 붕대를 네 번 풀었다.

그러고는 깨진 열차의 창문 밖으로 나가면서 말했다.


“내가 열차 위에서 나무뿌리들을 전부 불태울 테니, 나무뿌리가 사라지는 즉시 마도 열차를 출발시켜라. 할 수 있겠지?”

“아, 알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제임스가 기관실에 있는 수정구에 마나를 주입하고 있자,


“저도 열차 위로 올라가서 케인 씨를 돕겠습니다. 혼자서 니드호그의 뿌리들을 없애는 건 힘들 거예요.”


셀레네 역시 마도 열차의 위로 올라갔다.


“저,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셀레네 님!”

“나도 같이 가! 셀레네!”


마리안과 프라이드가 그녀의 뒤를 따라나섰다.

그렇게 네 사람이 열차 위로 올라가자, 제임스는 깨진 열차의 창문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아이스 실드!”


얼음 방패가 나오더니 깨진 열차의 창문을 완벽하게 차단했다.


“이걸로 출발 준비는 모두 끝났습니다. 이제 나무뿌리가 사라지면 곧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출발하면 발생하는 풍압 때문에 얼음벽을 세운 제임스.

그런 상황을 전부 지켜보고 있었던 루델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유성에게 말을 걸었다.


“유성 형, 위에 계신 분들 괜찮을까요?”

“괜찮아. 위에 있는 건 케인이잖아? 게다가 그 여성분들도 무척이나 강한 실력자들이니, 별일 없을 거야.”


마도 열차 위로 올라간 케인의 신호를 기다리던 유성 일행은, 이윽고 마도 열차 전방으로 쏘아진 보랏빛 불꽃을 볼 수 있었다.


***


루트 숲 중앙에 있는 가이아 가문의 저택.

그 저택의 맨 위층에 있는 가주의 방에서 가이아 가문의 가주 블릿 가이아는 현재 일어난 일에 대해 몹시 당황해하고 있었다.


“큭······어쩌다 이런 일이!”


그는 오랜 기간 동안, 이 루트 숲을 지켜왔지만, 현재 자신의 눈앞에 벌어진 일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거대한 나무뿌리가 저택으로 밀려들어 왔기에.


현 상황에 놀란 블릿의 푸른 눈동자 속으로 나무뿌리가 달려들려 하자, 그는 재빠르게 몸을 굴려 회피했다.


‘설마, 니드호그의 봉인이 풀린 것인가!’


일어날 수 없는 최악의 사태가 눈앞에서 실현되었는데도 그는 믿을 수가 없었다.


파괴수 니드호그가 봉인된 위치는 과거 무신 블레이드를 비롯한 그의 동료들과 이곳을 수호하고 있는 가이아 가문과 그 사병들밖에 모른다.


게다가 파괴수 니드호그의 봉인을 풀 수 있는 열쇠는 킹존의 성안에 깊숙이 있으니 꺼낼 방법도 없다.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지? 우리 중에 이런 짓을 할 사람이 없는데?’


이 사태의 원인에 대해 침착하게 생각하고 싶었던 블릿이었지만, 니드호그의 뿌리들은 그를 내버려 두지 않았다.

계속 공격을 회피하는 그에게 질렸는지 거대했던 나무뿌리는 이내 여러 갈래의 나무뿌리로 나누어져 그를 포위하기 시작했다.


“젠장, 생각할 시간도 없군!”


자신을 향해 덤벼드는 여러 갈래의 나무뿌리를 향해, 블릿은 입고 있던 검은 제복의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 들었다.

그러고는 다가오는 나무뿌리들을 향해 있는 힘껏 검을 휘둘렀다.


써걱. 써걱.


자신을 둘러싼 나무뿌리들을 순식간에 베어버리는 데 성공한 블릿은 아내와 딸인 로젠을 찾기 위해 그녀들의 방으로 향했다.


‘제발, 두 사람 다 무사해다오.’


복도를 달리던 블릿의 눈앞에서 갑자기 천장이 무너지더니, 이내 거대한 나무뿌리가 그를 덮쳤다.


“이런!”


갑작스러운 기습에 미처 피할 생각을 하지 못한 블릿.


그런 그의 위로 나무뿌리가 습격하려 하자,


“아버님, 위험해요!”


어느새 달려온 로젠이 그를 밀쳐내고 같이 복도 바닥을 나뒹굴었다.


“큭······.”

“괜찮으세요!”


새하얀 잠옷 차림으로 달려온 로젠은 허리춤에 검 한 자루를 착용한 것 말고는 무척이나 가벼운 복장이었다.

로젠의 안부에 블릿은 안도하는 표정으로 그녀를 껴안았다.


“로젠,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구나.”

“아버님, 지금 이러실 때가 아니에요. 얼른 어머니를 찾고 여길 나가야 해요!”


이미 저택 대부분은 나무뿌리에 짓눌려 붕괴하기 직전이다.

얼른 이곳을 탈출하지 않는다면 이들은 무너지는 건물 혹은 거대 나무뿌리에 잡혀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은 자명했다.

서둘러 어머니를 찾고 탈출할 것을 로젠이 제안하자, 블릿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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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71. 추락 21.07.11 41 0 12쪽
71 70. 역할분배 21.07.10 40 0 12쪽
70 69. 도착 21.07.09 37 0 12쪽
» 68. 나무뿌리 21.07.08 40 0 12쪽
68 67. 야간 근무자 21.07.07 43 0 12쪽
67 66. 루델 21.07.06 42 0 12쪽
66 65. 폭주 21.07.04 41 0 12쪽
65 64. 불길한 징조 21.07.03 39 0 13쪽
64 63. 근로자 21.07.02 43 0 12쪽
63 62. 다인 21.07.01 41 0 12쪽
62 61. 예상 밖의 만남 21.06.30 39 0 12쪽
61 60. 출발 21.06.29 41 0 12쪽
60 59. 양 갈래 길 21.06.28 53 0 12쪽
59 58. 대비 21.06.27 42 0 13쪽
58 57. 선전포고 21.06.26 48 0 12쪽
57 56. 언쟁 21.06.25 43 0 12쪽
56 55. 자백 21.06.24 45 0 12쪽
55 54. 거짓말쟁이 21.06.23 47 0 13쪽
54 53. 뒷수습 21.06.22 47 0 13쪽
53 52. 모략 21.06.21 50 0 13쪽
52 51. 최강 21.06.20 49 1 14쪽
51 50. 개입 21.06.19 43 0 13쪽
50 49. 각자의 역할 21.06.18 42 0 13쪽
49 48. 광폭룡 21.06.17 46 0 13쪽
48 47. 본게임 21.06.16 43 0 13쪽
47 46. 이변 21.06.15 45 0 12쪽
46 45. 다과회 21.06.14 4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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