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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프 먹은 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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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ty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0
최근연재일 :
2021.08.18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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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7,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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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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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본게임

DUMMY

준결승 첫 번째 경기가 의외의 결과로 끝나버리는 바람에 어수선한 분위기가 되어버린 콜로세움.

심판이었던 벨스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속히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지금부터 무신제의 두 번째 준결승전, 제로 베르닉 공 대 루카스의 대결을 시작하겠습니다. 두 선수 안으로 들어오십시오.”


가렌 이상으로 높은 인기를 가진 제로가 경기장으로 들어서자 어수선했던 콜로세움은 다시 열기가 띄기 시작했다.


“제로 님! 로열 가든을 위해 반드시 우승해주세요!”

“제로 님! 여기 한번 봐주세요!”

“제로 님! 너무 멋있어요!”


특히 여성 관람객들이 압도적으로 호응했다.

그녀들의 환호성에 경기장 안으로 들어선 제로는 화사한 미소로 보답했다.


“““꺄아아아!”””


그 미소에 실신하는 여성 관람객들이 속출했다. 하지만 그녀들과 같이 그 미소를 보던 데이지는 속이 안 좋았다.


‘으······이래서 보기 싫었는데.’


그녀가 오랫동안 콜로세움으로 돌아오지 않았던 이유는 제로의 활약을 보고 싶지 않아서였다.

무신제에서 제로의 우승을 저지할만한 인물은 가렌 밖에 없다고 생각한 데이지는 그전까지는 제로가 활약할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그녀의 예상대로 무신제는 흘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예상 중 빗나간 것은 가렌이 뜻밖의 강자를 만나서 패배하고 만 것이었다.


‘믿었던 가렌이 져버렸으니, 이제는 저 칼라드라는 자가 이기길 빌어야 하나?’


지금 경기장으로 나오고 있는 루카스라는 자를 볼 때, 제로를 이길만한 실력자가 아님임을 데이지는 직감했다.

이윽고 두 선수가 콜로세움의 중앙에 모이자 벨스는 입을 열었다.


“두 선수, 모두 싸울 준비 되셨습니까?”

“물론이야.”

“물론이오.”


웃으며 말하는 제로와 근엄한 목소리로 말하는 루카스.

두 선수의 의사를 확인한 벨스는 곧바로 선언했다.


“지금부터 준결승 2차전, 제로 베르닉 공 대 루카스의 시합을 시작하겠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자 거대한 체구를 지닌 루카스는 등 뒤에서 거대한 대검을 뽑아 들었다.


“무신제이니, 지위에 상관없이 전력을 다해 당신을 상대하겠소! 제로 베르닉 공!”


온몸을 강철 갑옷으로 무장한 루카스가 달려오자, 제로는 허리춤에 있던 화려한 검집에서 검을 뽑아 들었다.


“귀찮으니까. 순식간에 끝내줄게.”


뽑아 든 검에서 불길이 치솟더니, 이내 빠른 속도로 도신에 스며들었다.

하지만 그를 향해 다가오던 루카스는 상관없다는 듯 거대한 대검을 위에서 아래로 휘둘렀다.


“승리는 내가 가져가겠소!”


거대한 대검이 제로의 머리를 찍으려 하자,


“제로 님! 위험해요!”

“어서 피하세요!”

“꺄아아아!”


그를 걱정하던 여성 관람객들이 걱정스럽게 소리를 질러댔다.

그러자 제로는 웃으며 그녀들을 향해 외쳤다.


“숙녀분들, 내 걱정은 하지 마. 어차피 이번 싸움은 나의 승리니까.”


말을 마친 제로는 자신의 머리를 향해 내려오는 대검을 향해 들고 있던 검을 들어 올렸다.

그렇게 두 검이 서로 맞부딪히는 순간,


“앗, 뜨거!”


루카스는 손에 들고 있던 대검을 놓치고 말았다.


아니, 대검이 순식간에 녹아서 사라져버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루카스가 당황하고 있는 사이, 제로는 재빠르게 그의 얼굴에다가 검을 겨누었다.


“내가 들고 있는 이 검은 마강석으로 제작한 특별한 검이다. 세계에서 제일이라 불리는 아홉 개의 명검보다는 못하겠지만, 마법을 응용하는 데 있어서 매우 좋은 검이지.”


제로의 불꽃을 그대로 흡수한 검은 아직도 뜨거운 열기를 내뿜으며 아지랑이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내, 내가졌소.”


루카스는 이미 자신의 대검을 녹여버린 그 검 앞에서는 입고 있는 강철 갑옷도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깨닫고 곧바로 항복했다.

그가 항복하자 심판이던 벨스는 곧바로 선언했다.


“루카스 선수의 항복 선언으로 이번 대결의 승자는 제로 베르닉 공!”

“““우와아아아!”””


콜로세움을 가득 채우는 환호성과 박수 소리.

이렇게 무신제의 결승 진출자가 모두 결정되었다.


***


콜로세움 안에 있는 수많은 통로.

그 수많은 통로 중 유일하게 무신제의 참가자들만 지나갈 수 있는 통로에서 가렌은 씁쓸한 표정으로 홀로 주저앉아 있었다.


‘승부에서 진 건 그렇다 쳐도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니.’


대결에서 패배한 것은 금방 수긍했지만, 칼라드와의 압도적인 실력 차이는 가렌에게 벽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그가 자신의 현 실력에 실망감을 느끼고 있을 때.


“가렌!”


소피아가 통로 끝에서 달려왔다.


“소피아?”


달려오는 그녀의 모습에 주저앉아 있던 가렌은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씁쓸한 표정만큼은 쉽게 바꿀 수 없었다.


“가렌, 왜 그렇게 죽을상을 하고 있어?”


그 모습을 지켜보던 소피아가 안쓰러운 표정으로 묻자 가렌은 씁쓸한 미소를 보이며 입을 열었다.


“조금 전에 봤잖아······로열 나이츠의 대표로 나섰으면서, 꼴사납게 패배한 모습을.”


상대방과 막상막하로 싸운 것도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방적으로 농락당하다가 이내 일격으로 쓰러져버렸다.

경기 결과도 결과지만, 그 내용은 입에 담기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수치심이 섞인 목소리로 가렌이 말하자 소피아는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잖아. 상대가 말도 안 되게 강했던 것뿐이라고. 만약 내가 로열 나이츠의 대표로 나가서, 그 남자를 만났으면 나도 분명 졌을 거야.”


그녀의 말대로 칼라드의 강함은 너무나 비정상적이었다.

월드 클래스 중 나름 상위권에 머무는 가렌이 일방적으로 당한 것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기에.


위로라고 보기에는 약간 웃긴 그녀의 말에 가렌은 결국 웃으며 표정을 풀며 말했다.


“풋, 너다운 말이네. 그건 그렇고 여긴 어인 일이야? 데이지 공주님 곁에 있어야지.”


어젯밤과 달리 오늘은 무신제 당일.

절대로 소피아가 데이지의 곁에서 떨어지면 안 되는 상황이다.

그 점을 지적하자 소피아는 당당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건 걱정하지 마! 데이지 공주님은 물론이고, 국왕 폐하와 여왕 폐하의 허락을 받고 온 거니까.”

“국왕 폐하와 여왕 폐하까지?”


왕가 전체가 허락했다는 말에 가렌이 놀란 표정을 짓자 소피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게다가 가렌에게 전해달라는 국왕 폐하의 말씀도 있었어.”

“국왕 폐하께서 나에게?”


그 물음에 데이지는 환하게 웃었다.


“가렌, 네가 정말로 잘 싸웠다고 전해달라고 하셨어.”

“······!”


두 눈을 크게 뜨는 가렌.

이윽고 크게 감복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여기서 주저앉을 때가 아니군.”


왕가는 물론 자신이 경기장을 떠날 때 크게 환호해주던 국민들을 생각하며, 가렌은 더욱더 강해질 것을 맹세했다.


“그래, 그래야 가렌 답지.”


그 모습을 보며 소피아는 미소를 지었다.


***


마침내 무신제의 마지막 경기인 결승전.

애초에 어느 정도 걸릴 것으로 짐작했던 경기 시간과 달리 8강과 준결승전이 대부분 속전속결로 끝나는 바람에 태양은 아직도 하늘에 존재하고 있었다.


“지금부터 무신제의 마지막 경기, 제로 베르닉 공 대 칼라드의 대결을 시작하겠습니다. 칼라드 선수는 안으로 들어오십시오.”


심판인 벨스의 말에 대기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칼라드가 콜로세움의 중앙 경기장으로 들어섰으며, 준결승전을 막 끝낸 제로는 경기장 안에서 여유롭게 대기 중이었다.

두 선수가 경기장에 모이자 심판인 벨스는 의사를 물었다.


“두 선수, 모두 준비됐습니까?”

“응, 물론이야.”

“······얼른 시작해.”


제로와 칼라드가 수락하자 벨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무신제의 마지막 경기, 제로 베르닉 공 대 칼라드 선수의 시합을 시작하겠습니다!”


벨스가 결승전 시작을 선언하자 콜로세움 전체가 열기에 휩싸였다.


“제로 님! 우승해주세요!”

“로열 가든의 명예를 위해 이겨주세요!”

“신에게는 아직 제로 님이 남아있습니다. 부디 이겨주셔서 제가 돈을 따게 해주십시오.”


콜로세움에 있는 대부분의 이들이 제로를 열렬히 응원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칼라드는 몸을 풀며 입을 열었다.


“너도 아까 그 녀석처럼 인기가 대단하구나.”

“저 같은 것보다도 당신의 명성이 더 대단하시지 않습니까.”

“응? 그게 무슨 말이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칼라드가 묻자 제로는 천천히 다가오며 입을 열었다.


“초월체이신 당신은 전 세계에서 명성을 날리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저 같은 놈이 감히 상대되겠습니까?”

“······뭐야? 네 녀석, 내 정체에 대해 알고 있었냐?”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칼라드의 물음에 제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버님에게 미리 전해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제 가문과의 약속을 이행해주시겠습니까?”

“약속?”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에게 제로는 웃으며 말했다.


“네, 이번 무신제의 우승은 저에게 양도해주신다고 들었습니다만.”


그 말에 칼라드는 두 눈을 크게 뜨더니, 이내 크게 웃기 시작했다.


“크하하하하! 그래, 그렇게 된 거로군. 어쩐지, 그 녀석이 나에게 결승전까지는 마음대로 움직이지 말라고 한 이유가 여기 있었던 거로군.”


한바탕 호탕하게 웃었던 칼라드는 오른손을 들었다.

그가 오른손을 들자 심판을 보던 벨스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


“칼라드 선수,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아, 있지. 아주 중요한 얘기야.”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던 제로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이것으로 내 우승은 확정이다.’


여기서 칼라드가 항복을 선언하면 승리는 자동으로 제로에게 넘어간다. 그렇게 된다면 제로는 그토록 손에 넣고 싶어 하던 데이지 공주와 결혼할 권리를 얻게 된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어간다고 생각하던 그 순간.


“이 승부는 나의 승리다.”


칼라드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제로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말이었다.


“그, 그게 무슨 말······.”


당황한 제로가 반박하려고 했지만, 말을 끝내지 못했다.


아니, 끝낼 수 없었다.


칼라드가 들고 있던 오른손이 어느새 위에서 아래로 내려와 있었고, 그 순간 제로의 몸 전체가 좌우로 갈라지고 말았기에.


털썩.


두 개의 몸으로 나누어진 제로가 막대한 피를 뿜어내며 자리에 쓰러지자 콜로세움 전체를 채우고 있던 뜨거운 함성은 차디찬 침묵을 맞았다.


이윽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꺄아아아아!”


한 여성의 비명이 콜로세움에 울려 퍼졌다.

그 비명을 시작으로 콜로세움 안은 커다란 혼란에 빠졌다.


“뭐, 뭐야!”

“제, 제로 님이 죽으셨어!”

“······또 망했네.”

“이 미친놈아, 지금 그게 할 소리냐!”


모두가 혼란스러워하고 있자 심판인 벨스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칼라드에게 외쳤다.


“카, 칼라드 선수! 이게 대체 뭐 하는 짓입니까?”

“뭐하긴? 대결에서 이긴 거지.”


태연한 어조로 말하는 그의 모습에 벨스는 더 따질 수가 없었다. 그의 눈빛에서 매서울 정도로 차가운 살기가 등등하였기에.

그 살기에 겁을 먹은 벨스가 꼼짝도 못 하자, 칼라드는 그에게 다가가 다시 한번 오른손을 높이 들었다.


“심판이 경기가 끝났는데, 할 일을 안 하면 쓰나?”


제로에게 했던 것과 똑같이 벨스를 향해 위에서 아래로 손을 내렸다.

그렇게 또 한 번의 참사가 일어나려던 그 찰나에.


“그만두지 못할까!”


국왕인 더반이 오른손에 번개 창을 들고 벨스의 앞으로 뛰어 내려왔다. 순식간에 나타난 그는 들고 있던 번개 창을 칼라드 쪽을 향해 휘둘렀다.


쾅!


그러자 칼라드가 휘두른 일격과 더반이 일으킨 번개가 서로 충돌하여 상쇄되었다.


“키야~내 주변을 날아다니던 날벌레가 감히 내 앞을 가로막아? 많이 컸는데?”

“네 녀석, 대체 정체가 뭐냐!”


마법으로 만들어낸 번개 창을 겨누며 더반이 묻자 칼라드는 웃으며 말했다.


“아, 날벌레는 이 모습을 처음 보는구나. 하긴, 본모습만 봤던 네 녀석이 나를 못 알아보는 것도 당연해.”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냐? 본모습?”


의아한 표정으로 더반이 재차 묻자 칼라드는 큰 목소리로 포효했다.


“여기 모여 있는 벌레들은 내 말을 똑똑히 들어라! 내 진짜 이름은 페르그스! 초월체 중 하나이며, 광폭룡이라는 이명을 지닌 존재가 바로 이 몸이니라!”


그 말에 더반의 얼굴에는 사색이 맴돌았고, 그와 동시에 콜로세움에 모여 있는 전원은 다시 한번 침묵을 맞이했다.


그리고 그 포효가 울려 퍼지는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콜로세움 아니, 킹존의 하늘을 수많은 용이 뒤덮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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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69. 도착 21.07.09 37 0 12쪽
69 68. 나무뿌리 21.07.08 40 0 12쪽
68 67. 야간 근무자 21.07.07 43 0 12쪽
67 66. 루델 21.07.06 42 0 12쪽
66 65. 폭주 21.07.04 41 0 12쪽
65 64. 불길한 징조 21.07.03 38 0 13쪽
64 63. 근로자 21.07.02 43 0 12쪽
63 62. 다인 21.07.01 41 0 12쪽
62 61. 예상 밖의 만남 21.06.30 38 0 12쪽
61 60. 출발 21.06.29 41 0 12쪽
60 59. 양 갈래 길 21.06.28 53 0 12쪽
59 58. 대비 21.06.27 41 0 13쪽
58 57. 선전포고 21.06.26 48 0 12쪽
57 56. 언쟁 21.06.25 43 0 12쪽
56 55. 자백 21.06.24 45 0 12쪽
55 54. 거짓말쟁이 21.06.23 47 0 13쪽
54 53. 뒷수습 21.06.22 47 0 13쪽
53 52. 모략 21.06.21 50 0 13쪽
52 51. 최강 21.06.20 49 1 14쪽
51 50. 개입 21.06.19 43 0 13쪽
50 49. 각자의 역할 21.06.18 42 0 13쪽
49 48. 광폭룡 21.06.17 45 0 13쪽
» 47. 본게임 21.06.16 42 0 13쪽
47 46. 이변 21.06.15 44 0 12쪽
46 45. 다과회 21.06.14 4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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