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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ty 님의 서재입니다.

너프 먹은 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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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ty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0
최근연재일 :
2021.08.18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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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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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97,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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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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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6. 언쟁

DUMMY

위협하던 해럴드와 레이시아가 굳어버리자 유성은 입을 열었다.


“루델, 이리로 와.”

“아, 네.”


풀려난 루델이 유성의 곁으로 쪼르르 달려왔다.

그러자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더반은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조금 전에 했었던 말을 제대로 얘기해 줄 수 있겠나? 사람들을 죽였다는 이야기 말일세.”


갑작스러운 유성의 자백에 더반은 혼란스럽기고 분노하기도 했지만, 냉정해질 수밖에 없었다.

눈앞에 있는 인물은 광폭룡 페르그스를 죽인 존재.

그런 존재를 함부로 적으로 만들 수는 없었으며, 무엇보다 증거와 증인도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자백한 사실이 너무나도 이상했다.

범행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줄 것을 더반이 부탁하자 유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 전에 저는 국왕 폐하에게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그게 무엇인가?”

“국왕 폐하께서는 어린아이의 생김새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고, 가진 것도 없는 주제에 귀족 영애의 곁에 있으면 죽이려고 드십니까?”


지금 말하고 있는 이야기의 주인공인 루델은 그 말을 듣는 순간, 그 당시가 떠올랐는지 몸을 떨면서 식은땀을 흘렸다.


“······그게 무슨 말인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사람을 죽이려고 하는 자가 세상에 어디 있다는 말인가?”

“놀랍게도 그런 녀석이 이 세상에 존재했었습니다.”

“······뭐라고?”


더반은 물론 모인 대부분의 사람이 그 말을 듣고 놀랐다.

사람들이 할 말을 잃고 빤히 바라보자, 유성은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그 녀석은 그런 이유로 한 아이의 생명을 빼앗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저에게 걸리는 바람에 살인에 실패했고, 그와 동시에 죽임을 당할 뻔한 아이의 용서로 저에게서 죽임을 피했죠.”

“······계속 말해 보게.”


이미 알고 있는 결말과 다르기에 또 다른 뒷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더반.

그가 계속해서 말해 달라고 요구하자 유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그 녀석은 그 아이의 용서로 목숨을 구원받았지만, 그 녀석은 회개하기는커녕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가문의 힘을 이용하여, 경비대까지 끌어들이더니 숲에 불을 지르고 저와 아이를 죽이려 했죠.”

“서, 설마. 자네와 아이를 죽이려고 했던 그자는······.”


앞서 말한 자백과 지금까지의 설명을 들으면 누구나 그 녀석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모두의 시선이 그자의 아버지로 향하자, 유성 역시 오른손으로 그자를 가리켰다.


“모두 눈치가 빠르시네요. 그자의 정체는 저기 거짓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람, 스칼이라는 사기꾼의 자식이었죠.”


그러자 서글픈 표정을 짓고 있던 스칼은 당황한 표정으로 얼굴을 바꾸었다.


“그,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요! 내가 사기꾼이라니! 게다가 제 자식이 그런 짓을 할 턱이 없습니다.”


다급한 목소리로 반박하는 스칼.

하지만 유성은 그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그런 짓을 할 턱이 없다고? 그자식은 너무나도 태연하게 했어. 나와 아이를 죽이기 위해 숲에 불까지 질러댔으니까. 믿기 어려우면 스노드롭이라는 곳에 있는 숲에 사람을 보내서 확인해 봐.”


“부, 분명 숲이 불타긴 했지만, 그건 네가 불을 붙였을 수도 있지 않은가! 죽은 사람들의 시체를 치우기 위해.”


어떻게든 끼워 맞추며 반박하는 그의 절박한 모습에 유성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반박했다.


“내가 그런 번거로운 짓을 내가 왜 해? 무신제에서 사용했던 기술만 썼어도 시체는커녕 숲 자체가 없어질 텐데?”


그 말은 거짓이면서도 사실이었다.

그때 당시에는 초능력을 다 사용해 쓸 수 없었지만, 그 진실을 여기 있는 사람들이 알 턱이 전혀 없었다.

유성의 의도대로 모여 있는 대다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고 있자, 스칼의 뒤에 서 있던 세인이 앞으로 나왔다.


“분명 당신의 힘이라면 가볍게 처리하겠죠. 하지만, 당신이 했던 말 전부가 거짓일 수도 있지 않은가요?”

“내가 굳이 거짓말을 해야 하는 이유는?”


그러자 세인은 양팔을 벌리며 입을 열었다.


“여기 있는 모든 분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죠. 일부러 먼저 자백하신 것도, 나중에 걸리는 것보다는 미리 말하고, 죽어버린 제 동생에게 모든 책임을 씌우면 그만이니까요.”


지금 그녀는 유성이 하는 말은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것을 말한 것이다.

그녀의 말대로 죽어버린 사람들은 말이 없기에 반박도 불가능했으니까.

그러자 그 말을 들은 유성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야~. 말은 그럴듯하게 잘하네. 네 말대로 지금의 내 주장은 일방적이긴 해.”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아하게 고개를 숙이는 세인.

하지만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유성은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말이야. 넌 상대를 잘못 골랐어. 세인 양.”

“네? 어떻게 제 이름을 아시는 거죠?”


살짝 놀란 표정을 짓는 그녀에게 유성은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알려주었다.


“난 말이야. 내가 원하는 상대의 생각과 기억을 읽을 수 있거든? 너와 저 연기 잘하는 아저씨가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지 다 알고 있어.”

“······뭐라고요?”

“그, 그게 사실인가?”


깜짝 놀라는 세인과 더반.

그 두 사람은 물론 전원이 놀라 웅성거렸지만, 유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네, 그렇습니다. 제 능력 중 하나인 텔레파시입니다. 이 능력은 상대의 생각과 기억을 모두 읽을 수 있죠.”

“그, 그런 능력이 있어요?”


말을 듣던 프라이드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묻자 유성은 웃으며 끄덕였다.


“네, 그렇답니다. 프라이드 양.”

“시, 신기하다!”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바라보는 그녀를 잠시 뒤로 놔두고, 유성은 다시 세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자, 세인 양. 네가 어떻게든 나에게 죄를 묻고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너의 말은 이미 전제조건 자체가 어긋나 있어.”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간단하게 생각을 해봐. 만약 네 말대로라면, 나는 죄 없는 사람들을 마구 죽이고 다니는 미치광이 살인자여야 하는데. 지금의 난 여기 있는 사람들을 전부 안 죽이고 있잖아?”


태연하게 내뱉은 유성의 소름 돋는 발언.

그 말이 얼마나 무서운 발언인지를 여기 모여 있는 전원은 알 수 있었으며, 그와 동시에 세인의 말에 모순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말대로 유성이 미치광이 살인자였으면, 여기 모여 있는 사람 전원은 그에게 손쉽게 죽임을 당했을 것을 알았기에.

모두가 순순히 유성의 말을 믿기 시작하자, 세인은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그, 그렇다고 해도 당신의 말은 모두 일방적인 것 아니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을 가지고 놀다가 죽이는 사이코패스일수도 있잖아요!”


“······말이 너무 심하네. 그렇게 내 말을 못 믿겠다면, 내 말에 대한 확실한 신빙성을 보여주면 되는 거지?”


“어떻게 말이죠?”


“그거야 간단하지. 내가 사용하고 있는 텔레파시의 힘을 모두에게 제대로 보여주는 거지.”


세인을 바라보던 유성은 이 상황을 지켜보던 더반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국왕 폐하, 한 번만 저를 도와주실 수 있으신가요?”

“나 말인가?”


의아한 표정으로 묻는 그의 물음에 유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가 국왕 폐하의 현재 생각을 한번 읽겠습니다. 그러니 머릿속으로 아무거나 생각해주십시오.”

“······그거 재미있겠군. 알았네. 자네 마음대로 해보게.”


흔쾌히 머릿속을 읽을 것을 허락하자 유성은 더반을 쳐다보았다.

이윽고 그의 머릿속을 읽은 유성은 약간 얼굴이 붉어지며 할 말을 잃었다.


“왜 그런가? 어서 말해보게.”


히죽거리며 웃는 그의 모습에 유성은 민망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국왕 폐하, 그런 생각을 꼭 지금 하셔야 하는 겁니까?”

“하하, 지금 이곳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아서 그랬다네. 그러니 자네의 입으로 꼭 말해주게나. 하나도 틀리지 않고 말일세.”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는 유성과 세인.

그 둘의 대립은 이곳에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마치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처럼 만들고 있었다.

그 분위기를 풀어보기 위해 그런 생각을 했다는 더반의 말에 유성은 결국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입을 열었다.


“······데이지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우며, 무척이나 예쁜 나의 딸이다.”


유성이 말을 마치는 순간 정적만이 이 자리를 맴돌았다.

그렇게 다들 멍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자,


“풋, 역시 더반답네.”


유일하게 미네르바만이 그 광경을 보고 웃고 있었으며, 그녀의 옆에 앉아 있던 데이지는 얼굴을 붉히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버님! 이런 중요한 회의에서 그런 생각을 꼭 하셔야 해요!?”


그녀가 따지듯이 묻자 더반은 웃으며 말했다.


“하하, 살벌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그런 것이다.”

“그래도 그렇지! 체통이라는 걸 생각해주세요.”


두 모녀가 아옹다옹하고 있는 사이, 유성은 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때? 이 정도면 내 말이 진짜라는 걸 믿겠어?”

“크윽······.”


여기 모인 사람 중 가장 강한 더반의 머릿속을 읽음으로써 유성은 자신의 힘이 진실임을 증명했다.

그녀가 더는 반박 못 하고 가만히 있자, 유성은 스칼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 사건은 아들이 저지른 일이니, 당신은 몰랐다고 쳐. 하지만 그렇다고 당신 죄까지 없는 것은 아니야. 자녀 교육을 어떻게 했으면, 아무 죄 없는 아이를 그렇게 쉽게 죽이려고 해?”


“그,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죽은 건 내 아들과 마을의 경비대들이지 않은가! 자네는 아무런 죄가 없다는 건가!”


그 말에 유성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없는데요.”

“······뭐라고?”


당당한 유성한 태도에 스칼이 할 말을 잃고 바라보았다.


“당연하 거 아니에요? 50명이 넘는 무장 집단이 불을 지르며 우리를 죽이려다가, 나에게 반격당하고 죽은 것이 내 탓입니까? 아무런 죄도 짓지 않은 어린아이를 지킨 것이 죄입니까?”


정당방위.

무장한 경비대가 먼저 불을 지르며 자신들을 공격했고, 그 뒤 반격했다는 사실을 유성은 여기 있는 모두에게 알린 것이다.

회의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유성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자, 스칼은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들이 먼저 죽이려고 했어도, 당신 정도의 실력자라면 그들을 죽이지 않고 살려둘 수 있지 않았나!”


과잉대응.

광폭룡을 죽일 정도로 압도적인 실력자가 마을의 경비대를 상대로 전력을 다할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해 묻자 유성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개소리 적당히 하세요. 당신 아들 말만 믿고, 숲에 불을 지르며 저와 아이를 죽이려 했던 그 살인자 집단을 제가 왜 살려줘야 하나요? 그들을 살려주면 훗날 다른 피해자들이 생길 게 뻔한데.”


죽임을 당한 리안과 경비대 사람들은 하나같이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었다.

죄책감이라고는 전혀 가지지 않은 채 태연하게 범죄 행위를 저지르고 있었으며, 살려준다고 해도 회개할 인간들이 전혀 아니었다.

애초에 회개할 정도로 선한 인간들이라면 그런 짓을 하지도 않았을 테니까.

그렇게 격렬한 언쟁이 끝을 보이자, 더반이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누가 옳은지에 대해 결판이 난 모양이군.”

“구, 국왕 폐하?”


얼떨떨한 표정을 짓는 스칼을 무시한 채, 더반은 유성에게 다가가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자네를 의심해서 정말 미안하네. 설마 경비대가 그런 끔찍한 짓을 할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네. 로열 가든의 모든 국민의 국왕으로서 대신 사과하겠네.”

“······저보다, 그자들로 인해 힘든 삶과 마음고생을 한, 이 아이한테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유성은 자신의 옆에 굳어 있던 루델을 앞으로 데려왔다.


“그 아이는?”


더반의 물음에 유성은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 아이가 바로 제가 구한 아이입니다. 제가 구했을 때 당시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은 것도 모자라, 한쪽 눈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리안에게 몸 전체가 멍이 들 정도로 맞아 심각했었죠. 지금은 제가 치료를 해서 원래 모습을 되찾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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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65. 폭주 21.07.04 41 0 12쪽
65 64. 불길한 징조 21.07.03 39 0 13쪽
64 63. 근로자 21.07.02 43 0 12쪽
63 62. 다인 21.07.01 41 0 12쪽
62 61. 예상 밖의 만남 21.06.30 39 0 12쪽
61 60. 출발 21.06.29 41 0 12쪽
60 59. 양 갈래 길 21.06.28 53 0 12쪽
59 58. 대비 21.06.27 42 0 13쪽
58 57. 선전포고 21.06.26 48 0 12쪽
» 56. 언쟁 21.06.25 44 0 12쪽
56 55. 자백 21.06.24 45 0 12쪽
55 54. 거짓말쟁이 21.06.23 47 0 13쪽
54 53. 뒷수습 21.06.22 47 0 13쪽
53 52. 모략 21.06.21 50 0 13쪽
52 51. 최강 21.06.20 49 1 14쪽
51 50. 개입 21.06.19 43 0 13쪽
50 49. 각자의 역할 21.06.18 42 0 13쪽
49 48. 광폭룡 21.06.17 46 0 13쪽
48 47. 본게임 21.06.16 43 0 13쪽
47 46. 이변 21.06.15 45 0 12쪽
46 45. 다과회 21.06.14 4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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