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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ty 님의 서재입니다.

너프 먹은 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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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ty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0
최근연재일 :
2021.08.18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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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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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97,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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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3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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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예상 밖의 만남

DUMMY

무서운 속도로 선로를 달려 나가는 마도 열차.

킹존을 빠른 속도로 벗어난 마도 열차는 이내 드넓은 들판을 가로질러가기 시작했다.


“우와! 정말 빠르다!”


열차 안에 있던 루델이 눈을 빛내며 창밖에서 빠르게 변해가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루델의 옆에 앉아 있던 유성 역시 창밖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 정도 속도면 정말 하루 만에 도착하겠는걸.”


마도 열차는 빠른 속도와 더불어 편안한 승차감을 주고 있었다.

유성이 여러모로 마도 열차에 대해 만족하고 있자,


“유성 님, 잠시 이 열차 안을 살펴보고 와도 괜찮겠습니까?”


서로 얼굴을 마주 볼 수 있는 반대쪽 자리에 앉아있던 케인이 말을 걸어왔다.


“이 열차 안을?”

“네, 저희가 있는 여기 말고, 다른 곳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 좀 하고 싶어서요.”


마도 열차는 총 6개의 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금 유성과 데이지 일행이 모여 있는 곳은 세 번째 차량 안이었다.

맨 앞에 있는 칸이 이 열차를 조종하는 관리실이라고 하면,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

그 점에 대해 확인하고 싶었던 케인이 정중히 묻자, 유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도록 해. 어차피 여기는 루델도 있고, 하물며 저기 계신 공주님 일행도 계시니.”


자신들이 앉아있는 좌석은 왼쪽의 맨 뒤인 방면, 데이지 일행은 오른쪽 맨 앞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일행 역시 창밖을 구경하고 있었으며, 그중 데이지와 셀레네만이 힐끔힐끔 유성 일행을 바라보고 있었다.


“네, 그러면 다녀오겠습니다.”


허락을 받은 케인이 네 번째 칸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셀레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셀레네 님?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마리안, 저 잠시 저분과 얘기 좀 하고 올게요.”


이 칸을 떠나고 있는 케인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하자, 마리안은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안됩니다! 저 사람은 언행도 과격한 데다가, 우리의 천적이라 할 수 있는 악마와 계약을 한 데몬 나이트이지 않습니까.”


아크 프리스트인 셀레네와 홀리 나이트인 마리안.

그런 두 사람에게 데몬 나이트인 케인은 그야말로 최악의 상성을 지닌 자였다.

게다가 처음 만났을 때 있었던 일을 지적하며 마리안이 조언하자 셀레네는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저희의 목숨을 구해주신 은인이시잖아요. 게다가 저기 계신 분이 신뢰하고 계신 분이기도 하시고요.”


말을 하던 셀레네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유성을 손으로 가리켰다.

강한 신성을 지닌 그녀들은 기본적으로 이 세계를 보호해주는 레이나 여신을 강하게 숭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여신이 보냈다고 하는 유성은 그녀들의 입장에서는 신이 보내주신 사자나 다름없었으며, 그가 보여준 압도적인 힘은 그의 주장에 신뢰성까지 보태고 있었다.


“그렇긴 하지만······.”


미심쩍은 눈으로 케인을 바라보는 마리안에게 셀레네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난 괜찮아요. 그러니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여기서 기다려주세요.”


말을 마친 셀레네는 케인의 뒤를 따라 네 번째 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마도 열차의 네 번째 칸.

두꺼운 커튼이 이 차량에 있는 창문 전체를 가리고 있어서 그 안은 매우 어두웠다.


“뭐가 이렇게 어두워?”


그곳에 도착한 케인은 왼손에 보랏빛 불꽃을 살짝 일으켜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시야에 서서히 들어오는 네 번째 칸은 앞서 있었던 세 번째 칸과 달리 앉아 있는 좌석들 사이로 새하얀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식당 같은 곳인가?”


주변을 살피던 케인은 창문을 가리고 있던 커튼을 오른손으로 거두었다.


스르르륵.


하나의 커튼을 열자 눈 부신 햇살이 어두컴컴했던 열차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음, 이제 잘 보이는군.”


시야가 확보되자 케인은 왼손에 피어오르고 있던 불꽃을 거두었다. 이윽고 열차에 남아 있는 커튼을 치우기 위해 움직이려고 하자,


“저, 저기······.”


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한 소녀의 목소리.

그 목소리에 깜짝 놀란 케인은 서둘러 고개를 뒤로 돌리자, 거기에는 셀레네가 우물쭈물한 표정을 지은 채 양손을 뒷짐 지고 서 있었다.


“······내게 무슨 볼일이냐?”


자신의 바로 뒤에 그녀가 서 있음에도 기척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사실은 케인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놀란 심장을 최대한 진정시키며 케인이 묻자, 셀레네는 뒤에 숨기고 있던 물건을 건네주었다.


“어제 제게 주신 거 돌려드리려고요.”


그녀가 건네준 것은 어제 케인이 벗어준 검은 망토였다.


“······.”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던 케인은 조용히 검은 망토를 건네받더니, 등에 메고 있던 대검을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곧바로 검은 망토를 착용하고 다시 대검을 등에 메었다.

순식간에 검은 망토를 착용한 케인은 그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이제 볼일이 끝났으면 자리로 돌아가라. 나는 이 열차를 좀 더 확인하고 돌아갈 테니.”


커튼을 열며 다음 칸으로 이동하는 케인의 모습에 셀레네는 졸졸 따라가면서 말을 걸었다.


“저, 저기. 제 이름은 셀레네라 해요. 당신 이름은요?”

“······케인이라 한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는 케인.

그런 그의 뒤를 따라가던 셀레네는 조용히 그의 이름을 곱씹었다.


“케인······.”


그녀가 계속 따라오는 와중에도 네 번째 열차의 창문을 전부 연 케인은 다음 칸으로 넘어가기 위해 문을 열었다.


“어디까지 쫓아올 셈이지?”


자신의 뒤를 계속 쫓아오고 있는 셀레네를 향해 묻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열차 끝까지 같이 가면 안 될까요? 저도 이 열차 안이 궁금하거든요.”

“······네 좋을 대로 해라.”


그녀의 동행을 허락한 케인은 문을 열고 다섯 번째 칸으로 진입했다.

들어선 다섯 번째 칸 역시 햇빛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 어두컴컴한 공간이었다.


“여기도 어둡군.”


어두운 공간을 밝히기 위해 케인이 다시 한번 왼손으로 보랏빛 불꽃을 일으키려 하자,


“여긴 제게 맡겨주세요. 홀리 라이트.”


뒤따라오던 셀레네의 오른손에서 새하얀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이내 공중으로 둥글게 떠올랐다.

그녀의 손바닥 위로 둥글게 떠 오른 빛은 어두운 열차 안을 빛으로 가득 채웠다.


“자, 가실까요?”

“······그러지.”


앞장서서 가기 시작하는 그녀의 뒤를 케인이 쫓았다.

걸어가며 주변을 살피던 두 사람의 눈에 들어온 것은 수많은 침대였다.


“이곳은 수면하기 위한 장소인 것 같네요.”

“그런 것 같군.”


주변을 살피며 걸어가던 두 사람의 귀에,


드르렁!


요란한 코골이가 들려왔다.


“······케인 씨, 누군가가 여기 있는 것 같은데요?”

“······내가 앞장서지.”


분명 창고에 넣어둔 마도 열차이기에 누가 여기에 타고 있을 만한 이유는 전혀 없었다.

경계심을 바짝 세운 케인이 셀레네의 앞으로 나가더니 등에 메고 있던 대검을 오른손에 들었다.

그리고 천천히 코골이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천천히 움직였다.

한 걸음씩 전진할 때마다 소리는 커졌으며, 그와 동시에 케인과 셀레네의 발밑에는 내용물을 잃은 술병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술 냄새가 심하군.”

“그, 그러게요.”


두 사람이 손으로 코를 막으며 도착한 곳에는,


한 남자가 침대 위에서 이불을 발로 걷어찬 채 곯아떨어져 있었다.


술에 취해 곯아떨어져 있는 그는 건장한 체구에 짙은 흑갈색 머리카락을 지니고 있었으며, 새하얀 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고 있었다.


“이, 이 남자는 대체 누굴까요?”

“나도 지금 너와 처음 보는 데 당연히 모르지.”


그 말에 살짝 민망해진 셀레네가 얼굴을 붉히고 있자 케인은 자고 있던 그를 대검의 검면으로 살짝 건드렸다.


드르렁!


하지만 그는 그에 대한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더니, 오히려 코를 더 열심히 골아대기 시작했다.


“반응이 없는데요?”

“하아······어쩔 수 없군.”


결국 케인은 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그가 자는 침대를 왼손으로 잡더니, 이내 순식간에 뒤집어버렸다.


“켁! 무······무슨 일이야!?”


잠을 잘 자고 있던 그 남성은 갑작스러운 사태에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으며 깨어났다.

그가 잠에서 깨어나자 케인은 오른손에 들고 있던 대검을 겨누었다.


“넌 누구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케인이 대검을 겨누며 묻자 남성은 술에 잔뜩 취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내가 누구냐고? 나로 말할 것 같으면······우욱······잠시만······.”


말을 하던 남자는 갑자기 속이 안 좋아졌는지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있었다.


“이분 도와드려야 하는 거 아니에요? 어딘가 많이 불편하신 것 같은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하는 셀레네의 말에 케인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건드리지 않는 게 상책이다.”


괜히 건드렸다가 좋지 못한 상황이 열릴 것을 감지한 케인은 잠자코 그를 기다려주었다.

이윽고 속이 진정되었는지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다인. 한때는 마스터 클래스의 실력자로 명성을 떨쳤던 모험가지.”

“마스터 클래스의 모험가? 모험가가 왜 이 마도 열차에 타고 있는 거냐?”


세계 곳곳을 돌아다녀야 할 모험가가 킹존의 창고에 있던 마도 열차에서 나타난 것이 케인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눈앞에 있던 다인은 갑자기 눈가에 눈물을 고이더니 하소연하기 시작했다.


“흐윽······내 말 좀 들어줘! 1년 전에 갑자기 동료들끼리 작당을 하더니, 날 파티에서 추방했어. 게다가 그것도 모자라서 내가 가진 물건 대부분을 자기들이 가져가 버렸다고.”

“어머, 세상에.”


다인의 사연에 셀레네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와 달리 케인은 냉혹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건 내가 원하는 답이 아니야. 말 돌리지 말고, 여기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

“그게 이 이야기의 시발점이야! 그걸 얘기하지 않고선 내가 여기 있는 이유에 대해 말할 수가 없다고!”


격양된 목소리로 말하는 다인.

그의 태도에 살짝 열이 받은 케인이 대검을 들려 하자, 셀레네가 그의 손을 붙잡으며 다독였다.


“케인 씨, 이분의 이야기를 천천히 들어보도록 하죠. 얼마나 서러우시면 눈물까지 흘리시겠어요.”

“······쳇, 어디 지껄여봐라.”


그녀의 말에 진정한 케인이 다시 대검을 밑으로 내리자 다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그래. 잘 생각했어. 지금부터 내가 해주는 이 이야기는, 가슴 따뜻한 한 남자의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휴먼 스토리야. 어디 술 없나?”

“그냥 말해라.”


무뚝뚝하게 말하는 케인의 모습에 다인은 부루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쳇, 재미없기는······ 알았어. 얘기할게.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일이었어. 나는 어느 때나 마찬가지로 동료들과 함께 길드에서 준 임무를 마치고 길드에 돌아왔었어.”

“네, 그러셨군요.”


이야기를 들은 셀레네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자 다인은 말을 이어나갔다.


“임무를 마쳤으니, 보상금에 대해 배분을 하는 것은 당연하잖아? 서로에게 돌아갈 몫을 정하던 중 갑자기 우리를 이끌고 있던 대장이 그러더군. 나보고 파티에서 나가라고.”


“왜 그랬지? 평소에 행실이 지금처럼 안 좋았나?”


웃으며 묻는 케인의 질문에 다인은 발끈했다.


“그럴 리가 있겠냐! 내가 이렇게 술을 마시게 된 것도, 그 파티에서 추방되고 난 다음이라고!”

“아, 알겠어요. 알았으니까. 진정하시고 뒷이야기를 해주세요.”


셀레네가 중재하자 다인은 끓어오르는 화를 삭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


“하아······알았어. 나가라는 이유에 대해 대장에게 묻자, 그가 그러더군. 나의 성장은 너무 더디다는 것이었어.”

“성장이 더뎌요?”


그녀가 의아한 표정으로 묻자 다인은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래, 나는 마스터 클래스에 도달한 지, 벌써 5년이 지난 상황이야. 다른 동료들은 대부분 챌린저 클래스에 도달했는데도 나만 제자리에서 맴돌았지.”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올해로 스물아홉이다.”


그의 발언에 케인은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스물아홉이면 모험가로 치면 적은 나이는 아니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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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65. 폭주 21.07.04 41 0 12쪽
65 64. 불길한 징조 21.07.03 38 0 13쪽
64 63. 근로자 21.07.02 43 0 12쪽
63 62. 다인 21.07.01 41 0 12쪽
» 61. 예상 밖의 만남 21.06.30 39 0 12쪽
61 60. 출발 21.06.29 41 0 12쪽
60 59. 양 갈래 길 21.06.28 53 0 12쪽
59 58. 대비 21.06.27 41 0 13쪽
58 57. 선전포고 21.06.26 48 0 12쪽
57 56. 언쟁 21.06.25 43 0 12쪽
56 55. 자백 21.06.24 45 0 12쪽
55 54. 거짓말쟁이 21.06.23 47 0 13쪽
54 53. 뒷수습 21.06.22 47 0 13쪽
53 52. 모략 21.06.21 50 0 13쪽
52 51. 최강 21.06.20 49 1 14쪽
51 50. 개입 21.06.19 43 0 13쪽
50 49. 각자의 역할 21.06.18 42 0 13쪽
49 48. 광폭룡 21.06.17 45 0 13쪽
48 47. 본게임 21.06.16 43 0 13쪽
47 46. 이변 21.06.15 45 0 12쪽
46 45. 다과회 21.06.14 4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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