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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ty 님의 서재입니다.

너프 먹은 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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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ty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0
최근연재일 :
2021.08.18 01:19
연재수 :
10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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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97,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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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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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5. 자백

DUMMY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세인의 말.

그 말을 들은 스칼은 한 줄기 광명의 빛이라도 본 듯 기뻐하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고맙구나. 네 덕분에 이번 일을 무사히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는구나.


스칼은 무릎을 꿇고 앉아있던 세인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 주었다. 그러자 그녀는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직은 기뻐하실 때가 아닙니다. 곧 있을 회의에서 아버님께서 얼마나 슬픈 연기를 보여주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검은 옷으로 갈아입으셔서, 상중이라는 사실을 모두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 알았다. 그리하마.”


“그리고 갈아입으신 검은 옷에 붙어있는 값비싼 장신구들은 전부 떼어버리십시오. 그런 게 붙어있으면 사람들이 의심할 것입니다.”


“모두 내 말대로 하마.”


고개를 끄덕이며 옷장으로 향하는 스칼.

그런 그를 바라보던 세인은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그러면 소녀도 검은 옷으로 갈아입고, 회의에 참여할 준비를 할 테니,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그, 그러려구나.”


앞으로의 대처법을 알려준 그녀가 방 밖으로 나서자 스칼은 내심 소름이 돋았다.


‘아무리 내 딸이라지만, 같은 피를 나눈 형제가 죽었는데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다니.’


제로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도 세인은 태연한 표정으로 현실을 수긍했다.

지금으로부터 나흘 전, 동생인 리안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상대에게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소식을 들은 제로는 무신제가 끝나고 범인을 찾아낼 것이라고 하면서 화를 냈지만, 그녀는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다.


‘······내버려 두자. 저 애의 천성이 그런 거면 어쩔 수 없을 테니. 그것보다 지금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오늘 있을 회의부터 무사히 넘겨도 스칼은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았다.

검은 가운의 말대로 광폭룡을 죽인 자에 대한 정보를 모아야하며, 죽어버린 제로를 대신할 차기 당주를 다시 뽑아야 하는 일도 생겼다.

거기에 마지막으로 베르닉 가문의 핏줄인 리안을 죽인 살인범도 찾아서 복수해야 하는 일도 생긴 상황이다.


‘그건 그렇고 도대체 누가 리안을 죽인 거지.’


코앞으로 다가왔던 무신제 때문에 리안의 일을 신경 쓸 수 없었던 스칼.

그가 나흘 전에 들었던 보고는 리안과 그의 친구들, 거기에 베른이 이끄는 50명의 경비대가 모두 피투성이로 처참하게 죽었다는 것이다.


‘이번 일이 모두 무사히 끝난다면, 네 복수는 반드시 해주마. 리안.’


잃어버린 자식에 대한 복수를 마음속으로 굳게 다짐하는 스칼이었다.


***


해가 우뚝 솟은 정각.

킹존의 성안에 있는 넓은 정원에 수많은 사람이 모였다.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이번 무신제에 있었던 광폭룡 습격 사건에 대해 뒷수습을 하기 위해 모였으며 참여한 인원은 다음과 같았다.


로열 가든 왕가의 더반, 미네르바, 데이지.


육망성 가문 중 베르닉, 크로스, 타일런, 스마이더의 네 가주와 베르닉 가문의 장녀인 세인.


로열 나이츠에 소속되어 있는 가렌, 소피아, 레온, 발락, 디에고, 해럴드, 레이시아.


마지막으로 베유와 칼데론에서 초청되었던 셀레네와 프라이드 일행이 모였다.


원래라면 성 안에 있는 커다란 회의실에서 일을 진행하려 했지만, 광폭룡이 날린 불꽃으로 인해 그곳이 녹아 없어져 성 밖에 있던 정원을 임시회의 장소로 만들었다.


“그 친구들은 아직 인가?”


옥좌에 앉아있던 더반이 주변에 있던 병사에게 묻자, 그는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죄, 죄송합니다. 별채 쪽으로 사람을 보냈으니 곧 올 겁니다.”


회의에서 왕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초유의 상황에 모두가 초조해하고 있자,


“늦어서 죄송합니다.”

“죄, 죄송합니다!”


요란스러운 목소리와 함께 나타난 유성과 루델.

모두의 주목을 받던 두 사람은 앞에 있던 병사의 안내에 따라 주어진 자리에 가 앉았다.

그렇게 회의에 참여할 인원 모두가 참여하자 더반이 입을 열었다.


“흠흠! 모두 이 자리에 모여주어서 정말 고맙소. 여러분을 이렇게 모이게 한 이유는 어제 있었던 불온한 일과 더불어 앞으로의 대책을 위해서요.”


그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자, 더반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그 전에 있어. 우리 로열 가든을 구해준 저 친구에게 로열 가든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소.”


로열 가든의 국왕인 더반이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유성을 향해 다가갔다.


“우리 로열 가든을 구해줘서 정말 고맙네.”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손을 내미는 더반.

그 모습에 미네르바와 데이지를 제외한 전원이 깜짝 놀라는 사이,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선 유성은 끼고 있던 검은 장갑을 벗고 정중히 더반의 손을 잡았다.


“뭘 그 정도 가지고요. 저는 제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자네에게는 물어보고 싶은 게 정말 많지만, 나중에 개인적으로 묻겠네. 그래도 되겠나?”

“물론입니다.”


흔쾌히 허락하는 유성의 모습에 더반은 고개를 돌렸다.


“스칼 공, 이번 무신제의 운영과 이 로열 가든의 내부 치안은 전부 베르닉 가문이 맡고 있었소. 그렇지 않소?”

“······그러하옵니다. 모든 것은 소인의 잘못이니,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하루 만에 매우 수척해진 얼굴로 눈가에 눈물을 머금고 있는 스칼.

그가 왜 이렇게 슬퍼하고 있는지 여기 모여 있는 대부분은 알 수 있었다.


“······제로의 일은 정말 유감이오.”


광폭룡에 의해 죽어버린 제로.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더반은 이해할 수 있었다.

만약 광폭룡에게 데이지가 죽었다면 자신은 저것보다 더 심한 충격을 받았을 것을 알기에.

더반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위로해주자 스칼은 눈물을 닦으며 입을 열었다.


“소, 송구하옵니다. 며칠 사이에 자식을 둘이나 잃어. 소인이 큰 결례를 저질렀습니다.”

“둘? 또 누가 죽었다는 말이오?”


두 눈을 크게 뜨며 묻는 더반에게 스칼은 씁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하옵니다. 소인의 막내아들인 리안이 누군가에게 살해당했사옵니다.”

“살해당했다고!?”


그의 발언으로 이곳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하자, 다시 장갑을 끼고 있던 유성은 옆에 있던 루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유성의 시야에 들어온 루델의 얼굴은 새하얗게 창백해졌으며, 온몸에서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을 괴롭혔던 인물의 이름이 거론되어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방금 거론된 사건이 자신과 전혀 관계가 없지 않음을 알고 있기에.


“유, 유성 형.”

“루델, 괜찮아. 형이 알아서 할 테니까.”


힘들어하는 루델을 진정시킨 유성은 다시 고개를 돌려 스칼을 바라보았다.


“네······소인의 막내아들뿐만 아니라, 그 아이의 친구들은 물론, 스노드롭 마을을 지키는 경비대장 베른과 50명의 경비대원까지 모두 죽었다고 하옵니다.”


한 마을의 경비대장과 50명의 경비대원까지 죽었다는 말에 모인 사람들은 더더욱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 그럴 수가. 그런 끔찍한 일이 벌어졌는데, 왜 나에게 알리지 않은 것이오?”


놀란 표정으로 묻는 더반의 질문에 스칼은 매우 힘든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제가 그 일을 전달받은 것은 무신제가 개최되기 사흘 전의 일이었사옵니다. 코앞으로 다가온 무신제도 문제였지만, 범인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어 사람을 보내 확인하고 있었사옵니다.”


“하나도 없었다는 말이오?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사건 현장을 목격한 증인이나 증거가 전혀 없다는 말이오?”


그 말에 스칼은 고개를 저었다.


“유감스럽게도 그 사건을 목격한 증인이 한 명도 없을뿐더러, 죽은 사람 전원이 이해할 수 없는 상태로 죽어있어서, 범인을 특정할 방법이 전혀 없었사옵니다.”

“이해할 수 없는 방식?”


의아한 표정으로 더반이 되묻자 스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하옵니다. 올라온 보고에 따르면, 죽은 사람 전원이 무언가에 짓눌려 압사를 당했다고 하옵니다. 하물며 그들의 시체 위에는 아무런 물건도 없었는데 말이 옵니다.”


50명이 넘는 인원이 전부 압사를 당했다는 말에 여기 모인 모두가 할 말을 잃고 가만히 있자,


“실례지만, 제가 발언해도 괜찮을까요?”


유성이 손을 들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더반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가? 말해보게.”

“네, 방금 그분이 말한 그 사건에 제가 관여되어 있거든요.”


그 발언으로 인해 모두의 시선이 유성에게로 집중되었다.


“그, 그게 사실인가?”


놀라는 표정으로 묻는 더반에게 유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어서 말해 보게.”


모두의 시선을 모은 유성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 사건의 범인은 바로 접니다.”


그 순간 여기 있는 전원의 말이 없어졌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범인 생포!”


갑자기 로열 나이츠의 멤버 중 하나인 해럴드가 검을 뽑고 유성에게 달려들었다.

그는 로열 나이츠의 서열 9위였으며, 광폭룡의 습격 당시 콜로세움 밖에서 용을 상대하고 있던 멤버이기도 했다.

다부진 체격에 짧은 흑갈색 머리카락.

무척이나 급한 성격을 지닌 탓에 그는 제정신을 차리자마자, 유성을 잡기 위해 달려든 것이었다.


“해, 해럴드 멈춰.”


그 모습을 바라보던 레온이 말리려고 했지만, 너무 늦었다.

그렇게 해럴드의 검이 유성의 몸에 닿으려는 순간,


캉!


둔탁한 쇳소리가 정원에 울려 퍼졌다.


“······아니?”


휘두른 검이 가볍게 막힌 해럴드는 놀라는 표정으로 유성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유성의 그림자 속에서 대검을 들고 모습을 드러낸 케인이었다.


“이분이 누구인지 알고 감히 검을 들이대는 것이냐?”


화난 표정으로 케인이 묻자 해럴드는 다시 검을 겨누며 말했다.


“그 녀석은 살인자다! 자기가 스스로 범행을 자백했어!”

“이분은 살인자가 아니라, 구세주시다! 입 함부로 놀리지 마라!”


두 사람이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고 있는 사이,


“유, 유성 형.”


해럴드와 마찬가지로 로열 나이츠의 멤버 중 하나인 레이시아가 굳어있던 루델을 붙잡았다.


“이 아이가 다치는 꼴을 보고 싶지 않으면, 얌전히 투항하시죠?”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금발에 아리따운 외모와 여성스러운 몸매를 지닌 레이시아.

로열 나이츠의 서열 10위인 그녀 역시 해럴드와 마찬가지로 광폭룡 습격 사건 당시 콜로세움의 밖에 있던 용들을 처리한 멤버 중 하나였다.

그런 그녀가 레이피어를 들고 루델을 위협하자 유성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만약 그 아이의 몸에 상처 하나라도 난다면, 난 이 로열 가든에 무슨 일이 생기던 협력하지 않을 거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의아한 표정으로 되묻는 레이시아와 달리 로열 가든의 왕가와 레온과 발락, 그리고 셀레네와 프라이드 일행의 표정이 심각하게 굳어졌다.


“해럴드와 레이시아는 얼른 검을 거두어라!”


그 발언의 심각성을 깨달은 더반이 멈출 것을 선언하자, 해럴드와 레이시아는 재빨리 검을 거두었다.


“국왕 폐하, 이자는 방금 스스로가 살인자라는 것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왜 검을 거두라고 하시는 것이 옵니까?”

“맞사옵니다. 살인자는 서둘러 잡아넣으셔야 하옵니다.”


검을 거둔 두 사람의 한쪽 무릎을 꿇고 예를 갖추며 말하자, 더반은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짐이 너희들에게 묻겠다. 너희 두 사람은 짐보다 강하더냐?”

“소, 소인이 감히 국왕 폐하보다 강할 리가 있겠습니까.”

“소, 소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말을 들은 두 사람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젓자, 더반은 앞에 있는 유성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너희들이 잡으려고 했던 이 자는, 짐보다 훨씬 강한 광폭룡 페르그스를 어린아이 다루다가 쉽게 죽인 실력자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느냐?”


더반의 말에 두 사람이 얼굴이 새파랗게 창백해졌다.

광폭룡 페르그스를 죽인 실력자라면 자신들은 상대도 되지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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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68. 나무뿌리 21.07.08 40 0 12쪽
68 67. 야간 근무자 21.07.07 43 0 12쪽
67 66. 루델 21.07.06 42 0 12쪽
66 65. 폭주 21.07.04 41 0 12쪽
65 64. 불길한 징조 21.07.03 38 0 13쪽
64 63. 근로자 21.07.02 43 0 12쪽
63 62. 다인 21.07.01 41 0 12쪽
62 61. 예상 밖의 만남 21.06.30 38 0 12쪽
61 60. 출발 21.06.29 41 0 12쪽
60 59. 양 갈래 길 21.06.28 53 0 12쪽
59 58. 대비 21.06.27 41 0 13쪽
58 57. 선전포고 21.06.26 48 0 12쪽
57 56. 언쟁 21.06.25 43 0 12쪽
» 55. 자백 21.06.24 45 0 12쪽
55 54. 거짓말쟁이 21.06.23 47 0 13쪽
54 53. 뒷수습 21.06.22 47 0 13쪽
53 52. 모략 21.06.21 49 0 13쪽
52 51. 최강 21.06.20 49 1 14쪽
51 50. 개입 21.06.19 43 0 13쪽
50 49. 각자의 역할 21.06.18 42 0 13쪽
49 48. 광폭룡 21.06.17 45 0 13쪽
48 47. 본게임 21.06.16 41 0 13쪽
47 46. 이변 21.06.15 43 0 12쪽
46 45. 다과회 21.06.14 4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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