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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ty 님의 서재입니다.

너프 먹은 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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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ty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0
최근연재일 :
2021.08.18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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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97,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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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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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58. 대비

DUMMY

흑막의 끄나풀이었던 스칼이 죽고, 그의 딸인 세인이 감옥으로 호송되자 더반은 어수선한 자리를 서둘러 정리했다.


“병사들은 저 배신자의 시체를 치우고 주변을 정리하라. 곧바로 회의를 다시 시작할 것이다.”

“““네, 알겠습니다!”””


더반의 명을 받은 병사들은 서둘러 스칼의 시체를 치워버리고, 피가 묻은 흙들을 파내어 다른 곳으로 옮겼다.

병사들의 노력으로 순식간에 현장이 깔끔하게 정리되자 더반은 근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지금 우리 로열 가든은 역사상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것 같소.”


그 말을 들은 대부분의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체를 알 수 없는 흑막을 필두로 파괴수 니드호그, 마신 아베스타, 바다의 지배자 리바이어던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기에.


하나의 초월체도 버거운 마당에 네 초월체를 동시에 상대하는 것도 모자라, 마신 아베스타의 밑에 있는 또 다른 구성 강국 데모니아의 군대까지 움직이면 필시 크나큰 전쟁이 발발할 것이다.


“적들의 공격을 대비하는 것이 시급한 일인데, 혹시 그들에 대한 대책이 있으신 분 계시오?”


그들에 대한 대비책을 물어보는 더반.

하지만 모인 사람들은 적의 압도적인 전력에 눌려 서로 눈치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하염없이 소중한 시간이 흐르고 있자,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다시 검은 장갑을 낀 유성이 오른손을 들며 질문했다.


“말해보게.”

“제가 아까 사기꾼 아저씨의 기억을 읽었을 때. 흑막 같은 존재가 은빛 열쇠를 들고 있는 게 보였는데, 그게 뭐 하는 물건입니까?”


스칼의 기억을 보던 유성은 흑막의 손에 은빛 열쇠를 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텔레파시 사용 시간을 전부 사용하여, 더는 남의 기억을 읽을 수 없었던 유성이 그것에 대해 물어보자 더반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1급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이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는 모두 알려주겠네. 그 은빛 열쇠란 물건은 봉인된 초월체들을 푸는 열쇠네.”


“구, 국왕 폐하. 봉인된 초월체를 푸는 열쇠라니요?”

“그런 물건이 존재했다는 말입니까?”

“육망성 가문의 가주인 저희조차 처음 듣는 말입니다.”


회의 장소에 남아있던 육망성 가문의 세 가주가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묻자 더반은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위험한 물건이기에 함부로 발설할 수 없었소. 그 물건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무신과 함께 초월체들을 봉인하는데 협조한 인물들뿐이었소.”


그 말을 들은 미네르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 역시 무신을 도와 초월체들을 봉인했던 사람 중 하나였기에.

어쩔 수 없었다는 그의 말에 세 가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자, 더반은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은빛 열쇠는 초월체의 수에 맞춰 총 열두 개가 존재하네. 열쇠 중 세 개는 무신 블레이드가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 아홉 개는 각각 아홉 대륙을 지배하고 있는 국가의 지배자들에게 나누어주었네.”


“그렇다면 이 대륙에 봉인된 초월체의 열쇠는 국왕 폐하가 소유하고 계셨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랬던 셈이지. 성안에 있는 보물 창고에 은밀히 숨겨 놓았었지만, 아까 그자의 말로 보아 파괴수의 봉인을 푸는 열쇠는 이미 빼앗긴 것 같네.”


어제 있었던 광폭룡의 습격으로 대부분의 사람은 성을 비우고 밖에 있었던 국민들의 구조 활동을 나서고 있었다.


하늘에서 불꽃을 쏘아댔던 용들 때문에 건물 곳곳이 무너져 그 밑에 깔린 사람들을 구하는 일이 시급하였기에, 더반을 포함한 왕가는 물론, 킹존을 수비하던 로열 나이츠와 병사들까지 대부분이 그쪽으로 붙었다.


하룻밤이 거의 지나다시피 한 구조 활동과 더불어 곧바로 이어진 이 회의 때문에 더반은 열쇠가 사라진 사실을 지금까지도 모르고 있었으며, 방금 그자의 말로 그 사실을 깨달은 자신이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더반이 씁쓸한 표정으로 입을 열자 유성은 자신이 읽었던 스칼의 기억을 알려주었다.


“제가 읽은 사기꾼 아저씨의 기억 속에는 광폭룡의 습격과 동시에 은빛 열쇠를 탈취한 것으로 나옵니다. 만약, 국왕 폐하께서 광폭룡이 죽자마자 그 사실을 아셨다고 해도, 이미 열쇠는 저들에게 빼앗긴 후일 테니, 그렇게 자책하실 필요는 없으십니다.”


저들의 계획이 너무 치밀한 것이었지 더반이 무능한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광폭룡이 습격하자마자 그를 저지하는 데 최선을 다한 더반이었으며,

만약 그가 광폭룡을 붙잡고 있지 않았다면 어느 정도의 피해가 더 발생했을지는 미지수에 가까웠다.


게다가 광폭룡이 죽자마자 국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지친 몸을 이끌고 그들을 구조하는 데 앞장서기까지 했다.

그런 훌륭한 왕을 칭찬할지언정 열쇠를 빼앗겼다고 욕을 할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어차피 막을 수 없었을 거라는 유성의 말에 더반은 고개를 끄덕이며 현실을 수긍했다.


“위로해줘서 고맙네. 자네 말대로 이미 지나간 일을 후회해봤자, 아무것도 변하지는 않겠지.”

“그렇습니다. 지금은 앞으로의 대책을 세우는 것이 시급합니다. 우선, 제가 알고 있는 사실들에 대해 여기 계신 분들에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여기 모인 사람들에게 유성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들에 대해 알려주기 시작했다.

맨 먼저 레이나가 자신에게 보여주었던 봉인에서 풀린 초월체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으며, 그와 동시에 그들을 풀어주고 있는 열세 번째 초월체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 사건이 일어난 배경에 대해 알게 된 사람들은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술렁이기 시작했다.


“벌써 초월체들의 봉인이 반 가까이나 풀렸다니.”

“정말이지. 끔찍한 일이로군.”

“이러다가 과거의 시대로 돌아가는 것 아니오? 초월체들이 세계를 공포로 몰아가던 그 시대로 말이오.”


봉인에서 풀려났다는 초월체들 때문에 몹시 혼란스러워하는 육망성의 가주들.

그런 그들과 마찬가지로 혼란스러워하던 더반이었지만, 그는 최대한 침착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설마 페르그스와 아베스타, 리바이어던에 이어 베헤모스와 타나토스까지 풀려났을 줄이야.”

“아베스타와 베헤모스, 타나토스는 어떤 녀석들이죠?”


광폭룡 페르그스와 바다의 지배자 리바이어던은 보았던 장면과 별칭이 이어져서 알기 쉬웠지만, 나머지 셋은 헷갈렸다.

그들에 대해 유성이 자세히 묻자 더반은 천천히 설명해 주었다.


“자네가 말해준 거대한 체구와 검은 날개를 지닌 자가 마신 아베스타일세. 그리고 산처럼 거대한 매머드가 대지의 침묵이라 불리는 베헤모스, 마지막으로 낫을 들고 검은 넝마를 입은 것이 공포의 추적자인 타나토스일세.”


“아, 그렇군요.”


이로써 유성은 레이나가 보여주었던 초월체들의 이름을 전부 알게 되었다.

드디어 깨달은 진실에 유성이 만족하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자, 미네르바가 자리에 일어섰다.


“더반, 풀려난 초월체들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욱 큰 문제는 지금 그들의 봉인을 풀어주고 있는 열세 번째의 초월체야.”


그녀의 말에 더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설마 열세 번째 초월체가 존재할 줄이야.”


유성이 알려주기 전까지 아무도 모르고 있었던 존재였던 열세 번째 초월체.

조금 전에 스칼의 정신을 지배하고, 자신을 초월체라고 말했던 그가 분명 열세 번째의 초월체라는 것을 여기 모인 모두가 알 수 있었다.

그 위험한 존재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모두가 고민하고 있자,


“아, 그 녀석은 제가 맡을 테니. 그렇게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유성이 열세 번째의 초월체를 상대하겠다고 나섰다.


“그게 정말인가?”

“그래 주실 수 있겠어요?”


재차 묻는 더반과 미네르바의 물음에 유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레이나와의 계약도 있고, 무엇보다 제가 아니면 그 녀석을 죽일 방법이 없거든요.”


이 세상에서 태어난 존재들이라면 그 누구도 초월체들을 죽일 수 없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유성이었기에, 그 일 만큼은 다른 누구에게 맡길 수가 없었다.

유성이 열세 번째 초월체를 상대하겠다고 말하자, 회의에 모여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서서히 밝아지기 시작했다.


“오오, 광폭룡을 죽이신 분이 나선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겠군요.”

“그렇습니다.”

“과연, 레이나 여신님께서 보내주신 분답군요.”


육망성의 세 가주가 찬양하였으며, 로열 가든의 왕가인 더반과 미네르바는 유성의 손을 잡으며 입을 열었다.


“우리 로열 가든을 도와주어서 정말 고맙네.”

“이 은혜는 잊지 않을게요.”


두 사람의 말에 유성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제가 도울 수 있는 만큼, 이 나라를 도와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저 혼자서 그들 모두를 상대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국왕 폐하와 여기 계신 분들이 절 도와주셔야 합니다.”


“그야 물론일세. 우리가 뭘 어떻게 도와야 하겠나?”


더반의 물음에 유성은 머릿속으로 현재해야 할 일들에 대한 우선순위를 재빠르게 정했다.


“우선 파괴수 니드호그가 어디에 봉인된 지 알려주시겠습니까? 흑막이 거기로 향했으니, 그곳을 막는 것이 제일 급선무입니다.”


바깥에서 쳐들어오는 적보다 안에서 나타나는 적이 훨씬 위험하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유성이 니드호그의 봉인된 위치를 묻자 더반은 바로 대답해 주었다.


“육망성 가문 중 가이아 가문의 관리하는 루트 숲에 봉인되어 있다네.”

“가이아 가문의 관리하는 루트 숲? 혹시 저 세 분 중에 가이아 가문의 가주님이 계신가요?”


아까 육망성 가문의 가주들이라고 말했던 사람들을 쳐다보며 묻자 더반은 고개를 저었다.


“가이아 가문의 가주는 여기에 없다네. 그들은 대대로 루트 숲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어서, 좀처럼 밖으로 나올 수가 없거든. 그렇기에 이번 무신제에도 참여할 수가 없었지.”


이번 무신제에서 육망성의 여섯 가문 중 가이아 가문이 참여하지 못한 이유가 이거였다.

축제보다도 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기에.

그 말을 들은 유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여기서부터 거기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되나요? 지금부터 간다면 얼마나 걸리죠?”

“말을 타고 밤새도록 달려도, 족히 이틀은 가야 하는 거리일세.”

“······꽤 먼 거리군요.”


이미 적은 하루 전에 출발하였기에 자신과의 거리 차이는 상당하다.

공간이동을 사용하며 추격할 수는 있지만, 그랬다가는 전력을 다해 상대해야 하는 초월체를 상대로 전력을 다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현 상황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자 육망성 가주 중 한 명인 살리인 스마이더가 손을 들었다.


“국왕 폐하, 그리고 구세주님. 제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오, 뭔가?”

“······뭔가요?”


기뻐하는 더반과 구세주라는 말에 찝찝한 표정을 짓는 유성.

그런 두 사람에게 살리인 스마이더는 공손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이번 무신제가 끝나고 국민들에게 선보이려고 했던 마도 열차에 대해 기억하시는지요?”

“아, 그거 말인가!”

“어······신문에서 읽은 것 같네요.”


그러자 살리인 스마이더는 웃으며 말했다.


“마도 열차를 이용하여 루트 숲으로 향하신다면, 그곳에 하루 만에 당도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오오, 그렇다면 그걸 이용하면 되겠군.”


하지만 그 말을 듣던 로열 나이츠의 멤버 디에고가 손을 들었다.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만, 발언해도 괜찮겠습니까?”


하얀 제복에 훤칠한 키.

깊은 바다처럼 검푸른 머리카락에 안경을 착용하고 있던 그가 발언해도 되는지에 대해 묻자, 더반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말해 보게.”


그러자 디에고는 한쪽 무릎을 꿇고 보고했다.


“네, 국왕 폐하. 무척이나 송구스럽사오나, 어제 있었던 광폭룡의 습격으로 대부분의 마도 열차가 불에 타 사라졌습니다.”

“······뭐라고? 그게 사실인가?”


두 눈을 크게 뜨며 묻는 더반에게 디에고는 참담한 현실을 알려주었다.


“그렇습니다. 예비로 남겨둔 열차가 딱 한 대 남았는데, 문제는 용들에 의해 그 열차를 조종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전부 목숨을 잃었다는 것입니다.”

“······그럴 수가.”


씁쓸한 현실에 더반이 안타까워하고 있자, 옆에 있던 유성이 입을 열었다.


“아무나 조종할 수는 없나요?”

“네, 칼데론에서 안정성을 중시해서 만든 열차라, 열차 안에 등록된 사람이 아니면 움직이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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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64. 불길한 징조 21.07.03 39 0 13쪽
64 63. 근로자 21.07.02 43 0 12쪽
63 62. 다인 21.07.01 41 0 12쪽
62 61. 예상 밖의 만남 21.06.30 39 0 12쪽
61 60. 출발 21.06.29 4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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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8. 대비 21.06.27 42 0 13쪽
58 57. 선전포고 21.06.26 48 0 12쪽
57 56. 언쟁 21.06.25 43 0 12쪽
56 55. 자백 21.06.24 45 0 12쪽
55 54. 거짓말쟁이 21.06.23 47 0 13쪽
54 53. 뒷수습 21.06.22 47 0 13쪽
53 52. 모략 21.06.21 50 0 13쪽
52 51. 최강 21.06.20 49 1 14쪽
51 50. 개입 21.06.19 43 0 13쪽
50 49. 각자의 역할 21.06.18 42 0 13쪽
49 48. 광폭룡 21.06.17 46 0 13쪽
48 47. 본게임 21.06.16 43 0 13쪽
47 46. 이변 21.06.15 45 0 12쪽
46 45. 다과회 21.06.14 4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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